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소프트웨어 개발 및 유통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원고 A
원고 A은 2011. 5. 1.부터 2017. 5.경까지 피고의 솔루션사업부의 본부장 및 상무로 근무하였고, 2012. 12. 26.부터 2017. 8. 7.까지 사내이사로 등기되어 있었다.
피고는 솔루션사업부에 대한 내부 감사를 실시한 결과 원고 A이 2013. 9. 30.경부터 매년 결산기인 9. 30. 무렵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 등으로 실적을 허위로 부풀렸고, 이로 인하여 피고가 솔루션사업부의 적자 운영상황을 알 수 없게 되어 부서 해체 등 구조조정 대상이 되어야 할 솔루션사업부에 2014. 11. 28.부터 2016. 6. 28.까지 합계 766,300,105원의 운영지원금을 지급하게 된 정황을 발견하였다.
피고는 원고 A에게 소명의 기회를 주었고, 원고 A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업무상배임 혐의로 형사고소 하는 한편 2017. 8. 7.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원고 A을 해임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임'이라 한다).
원고 B
원고 B는 2014. 7.경부터 2017. 6.경까지 원고 A과 같은 솔루션사업부에서 원고 A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영업 담당 부장으로 근무하였다.
피고는 위 감사과정에서 원고 B가 피고의 거래처인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의 사내이사로 등기되어 있는 점과 피고의 탄자니아 사업과 관련한 이중매입 정황을 발견하였고, 이에 관하여 2017. 6. 7.경 원고 B에게 소명의 기회를 준 뒤 2017. 6. 15. 아래와 같이 해고통지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해고'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제4호증의 1, 제7호증의 1, 2, 을 제1,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A
원고 A은 피고의 근로자이므로 이 사건 해임은 피고의 일방적 해고에 해당한다. 피고는 원고 A에 대하여 소명자료를 제출하거나 변명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채 서면통지도 없이 2017. 5. 22. 구두로 해고를 통지하였으므로, 위 해고는 절차상 위법하고, 해고사유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실체상으로도 위법하여, 위 해고는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2017. 5. 23.부터 복직시까지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 B
원고 B는 D의 주주이고, D의 사내이사로 등기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위 원고가 피고에 입사하기 전 D에 근무하였기 때문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거나 D의 경영을 책임질 지위에 있지는 않으므로, 해고사유인 이중취업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해고는 해고사유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실체상 위법하여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 B에게 2017. 6. 16.부터 복직시까지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본안전항변에 대한 판단
주장
피고는, 원고 A이 이 사건 해임 후 곧바로 2017. 6. 27. 주식회사 E(이하 'E'이라 한다)을 설립하여 영업을 시작하였고, 원고 B 역시 이 사건 징계해고 후 이의제기를 하지 아니한 채 E에서 근무하고 있는바, 이 사건 해임 및 징계해고 시점으로부터 1년 이상 경과된 후 제기된 이 사건 소는 원고들이 피고에서 실제로 근무할 의사 없이 단지 해당기간 동안의 급여 지급만을 구한 것으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어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로부터 해고된 근로자가 퇴직금 등을 수령하면서 아무런 이의의 유보나 조건을 제기하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그로부터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 그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소를 제기하는 것은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으나, 다만 이와 같은 경우라도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이를 다투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다거나 그 외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상황하에서 이를 수령하는 등 반대의 사정이 있음이 엿보이는 때에는, 명시적인 이의를 유보함이 없이 퇴직금을 수령한 경우라고 하여도 일률적으로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보아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1996. 3. 8. 선고 95다5184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원고들이 퇴사한 후 1년 남짓 지난 후인 2018. 7. 27.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고, 을 제17호증의 기재 및 이 법원의 동안양세무서, 성동세무서에 대한 각 과세자료제출명령 회신결과에 의하면, 원고 A은 퇴사 후 2017. 6. 27.경 E을 설립하고 대표자로서 운영하여온 사실, 원고 B는 2017. 7. 1.경부터 E에서 근무하며 급여를 받아온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갑 제4호증의 1, 2, 을 제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들이 근무가 종료한 때로부터 약 1년 남짓 경과한 후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을 두고 장기간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② 피고는 원고들을 업무상배임 등 혐의로 형사고소 하였는데 담당검사는 이를 수사한 후 2018. 3. 26.경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하고 2018. 4. 4.경 처분결과를 통지한 점, ③ 그 후 원고들은 피고의 대표이사 F를 무고 혐의로 형사고소한 점, ④ 원고들은 자신들에 대한 수사기관의 위 처분결과를 수령한 후 약 4개월이 지나기 전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점, ⑤ 원고들이 권리를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피고가 신뢰하였을 만한 별다른 사정도 존재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수사기관의 원고들에 대한 수사의 추이를 지켜보다가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이 내려지자 이를 계기로 이 사건 소를 준비하였을 가능성이 적지 않으므로, 피고가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는 원고들이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피고와의 근로관계를 다투지 않았다거나 피고가 이제는 원고들이 이를 다투지 않을 것으로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갖게 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본안에 대한 판단
원고 A에 대한 판단
원고 A이 피고의 근로자인지 여부
관련 법리
주식회사의 이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은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고,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 다만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등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1988. 6. 14. 선고 87다카2268 판결, 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본 사실과 갑 제6, 7호증, 을 제3 내지 13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 A은 피고의 임원으로서 회사와의 신임관계 하에서 일정한 자율성을 갖고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일 뿐, 달리 원고 A의 지위나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불과하거나, 실제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등 종속성의 징표를 발견하기 어렵다.
주식회사의 이사 등 임원은 회사와의 신임관계 하에 중요 자산의 처분이나 양도 등 업무집행의 방향이나 내용을 결정하는 회사의 공식적인 기관이어서(상법 제382조 제2항, 제393조 제1항 참조), 일반적으로는 소속 회사에 대한 종속적인 관계를 상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특정 주식회사의 임원으로서의 지위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실질적으로는 회사의 지휘·명령하에 종속적인 관계에서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은 당해 임원의 근로자성을 주장하는 측에서 이를 입증하여야 한다.
(2} 그러나, ① 원고 A이 본부장이었던 솔루션사업부는, 피고가 ITS, BIS 사업분야의 사업 유치를 위하여, 피고의 그룹사 G 주식회사의 교통솔루션팀을 피고 본사로 영입하면서 신설된 부서이고, 피고는 원고 A로부터 보고 및 승인절차를 거쳐 업무를 처리하게 한 것이 아니라 원고 A로 하여금 재량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하게 한 후 그 결과를 사후 보고받는 방식으로 솔루션사업부를 운영하였던 점, ② 원고 A은 별도의 솔루션사업부 은행 계좌를 개설하여 관리하면서 자금 사용에 있어 결정권을 행사하였고, 부서 직원 채용에 있어 권한을 행사하기도 한 점, ③ 원고 A은 근로시간이나 휴가의 사용 등과 관련하여 일반 종업원들을 그 대상으로 예정한 취업규칙상의 규율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 A은 2017. 1. 1. 피고의 근로계약서에 서명날인을 하였고 위 근로계약서에는 원고 A이 근로자로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부동문자로 기재된 피고의 근로계약서 양식을 이용하였기 때문으로 위 사실만으로 원고 A이 근로자라고 보기는 어렵고, 위 근로계약서에는 '근로시간과 관련하여 기본적인 출결사항만 체크하고 나머지 사항에 대하여는 원고 A의 자율에 맡기며 임금을 근로자의 능력·실적 및 공헌도 등을 평가하여 연단위로 결정하는 제도인 연봉제도로 운용하는 것에 동의합니다(탄력근무제 운영)'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피고의 임원인사관리규정 6. (2)항에 의하면 임원의 보수는 연봉계약에 의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원고 A이 보유한 임원으로서의 지위가 단지 형식적이거나 명목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이에 반해 원고 A은, 자신이 실제 임원으로서의 지위와 권한을 행사한바 없다면서도, 일반적인 위임이나 도급관계에서 이루어지는 업무지시나 보고를 넘어 대표이사 등 직위상 상급자들에게 업무보고 등을 함으로써 사용종속성의 징표인 지휘·명령 관계하에 들어서게 되었음을 추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정들에 대해서는 밝히고 있지는 못하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 A이 실질적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 A의 해고무효확인청구 및 임금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 B에 대한 판단
인정사실
갑 제5, 6호증, 을 제12, 13, 14, 18, 19, 20, 29, 30, 3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 각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가 이 사건 징계해고의 근거로 삼은 취업규칙 5. 1. 3 (7)항은 '회사의 허가 없이 자기사업을 직접 영위하여 회사와 경쟁하거나 타인의 사업에 종사하지 말아야 한다', 5. 1. 5 (4)항은 '사원은 회사업무 이외의 타 업무에 종사해서는 안된다'고 각 규정하고 있다.
원고 B는 2014. 7. 23.경 피고에게 '본인이 금번 귀사에 입사함에 있어 하기 제조항을 필히 준수할 것을 서약합니다. 2. 회사의 제규칙, 사규 및 명령을 어기지 않겠습니다. 5. 회사의 허가 없이 타직에 종사하지 않겠습니다.'는 내용이 포함된 서약서를 제출한바 있다.
D의 법인등기부등본에 의하면 원고 B는 2012. 12. 13. D의 사내이사로 취임하여 2015. 12. 13. 중임된 뒤 현재까지 그 직을 유지하고 있다.
원고 B는 2014. 7. 4. D와 사이에 '원고 B 퇴사시 주식(지분율) 및 등재이사에 관한 권리 행사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합의한다. 1. D 대표이사는 원고 B에게 어떠한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한다. 2. 원고 B가 소유한 주식(지분) 전체 대한 어떠한 권리 행사도 하지 않겠다. (원고 B 소유 지분율 - 25% / 7,500주)'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원고 B의 업무용 컴퓨터에는 D와 주식회사 H 사이의 2015. 8. 26.자 발주서, D와 주식회사 I 사이의 2015. 7. 3.자 발주서 등을 보관되어 있었고, 피고의 거래처였던 J 주식회사 및 D와의 정산관련 자료도 보관되어 있었다.
피고는 D 측에 원고 B가 D의 주식배당 등 일체 금전적 이익관계가 없다는 점, 2014. 7. 퇴사 후 주식 전체에 대한 권리 행사가 없었다는 점, 피고와의 모든 사업과 관련하여 D의 사업진행 관련한 일체의 간섭·권리·지시가 없었다는 점에 관한 확약서를 요청하였으나, D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 및 위 인정사실과 그 각 인정 근거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B는 피고 재직기간 동안 피고의 허가 없이 D의 등기이사로서 D의 발주 등 계약에 관여하여 온 것으로 인정되는바, 피고 취업규칙 5. 1. 3 (7)항 및 5. 1. 5 (4)항에 위반되는 행위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원고 B의 위와 같은 겸직은 특히 원고 B가 피고의 솔루션사업부 내에서 맡은 업무가 영업 담당인 점, 피고의 솔루션사업부는 ITS, BIS 사업 분야의 사업 유치를 주된 업무로 하는데 D 역시 피고의 솔루션사업부와 거래관계 있는 업체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단순한 겸직이 아니라 피고에게 손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는 중대한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 B의 해고사유는 인정되므로, 원고 B의 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도영(재판장) 이효은 정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