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8. 6. 30.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018. 7. 1.부터 2019. 1. 31.까지는 매월 11,225,000원, 2019. 2. 1.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는 매월 11,025,000원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5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18. 7. 1.부터 2018. 9. 18.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2019. 5. 31.까지는 연 1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 및 2018. 7. 1.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매월 11,225,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 지위
피고는 국민연금법 제24조에 따라 설립되어 보건복지부장관의 위탁을 받아 국민연금사업 등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설립된 법인으로서, 국민연금기금 투자전략의 수립, 기금의 운용 등을 위하여 기금이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기금운용본부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원고는 2008. 12. 1. 피고에 기금운용직으로 입사 후, 2차례 계약이 갱신되고 한 차례 계약기간이 연장되어 계약기간 만료일이 2018. 6. 30.로 정해져 있었다. 원고는 2014. 7. 1.부터 2017. 5. 24.까지 피고 기금운용본부 산하 B실 C 팀장으로, 2017. 5. 25.부터 2018. 6. 30.까지 B실장으로 근무하였다.
이 사건 해고
D그룹 계열회사인 E 주식회사('E')와 F 주식회사('F')는 2015. 5. 26. 이사회 결의를 거쳐 합병비율을 1(E) : 0.35(F)로 하여 합병하기로 하는 합병계약('이 사건 합병')을 체결하고, 2015. 7. 17. 합병계약서의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를 개최하기로 하였다.
피고는 E과 F의 주주로서, 피고 기금운용본부는 이 사건 합병에 대한 찬·반의사를 결정하기 위하여 2015. 7. 10. 투자위원회를 개최하였다. 당시 원고는 C팀 팀장으로서 투자위원회에 'E-F 적정가치 산출 보고서('이 사건 보고서')'를 제출하였고, 투자위원회에 배석하여 투자위원들의 질의에 응답했다. 투자위원회는 이 사건 합병 안건에 대하여 '찬성'으로 의결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2015. 7. 17. F과 E의 주주총회에서 이 사건 합병에 찬성하였다.
피고 감사실은 2018. 3. 20.부터 2018. 6. 20.까지 이 사건 합병에 대한 의결권 행사와 관련하여 B실 C팀에 대한 특정감사를 시행하고, 다음과 같은 요지의 네 가지 사유(통틀어 '이 사건 징계사유')를 들어 원고에 대한 해임을 요구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의 징계위원회는 2018. 6. 29. 위와 같은 사유로 원고에 대하여 2018. 6. 30.자로 해임 처분('이 사건 해고')을 하고, 2018. 7. 5. 원고에게 이메일로 통보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3, 10호증, 을 제1, 2, 4~6, 8, 10, 11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해고 무효 확인 청구
이 사건 보고서에 일부 오류가 있다 해도 이는 사소한 실수였고, 피고 투자위원회의 이 사건 합병에 대한 찬성 의결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으며, 원고가 의도적으로 이 사건 합병 관련 수치를 왜곡하거나 관련 증거를 인멸한 적은 없다. 이 사건 징계사유는 모두 전혀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을 악의적으로 왜곡한 것이다.
이 사건 징계사유는 이미 징계시효 2년이 경과했다. 그리고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다.
설령 이 사건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합병 관련 의사결정에 아무런 영향도 미칠 수 없는 지위에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징계 양정도 부당하다.
임금 상당액 청구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18. 7. 1.부터 원고가 원직에 복직할 때까지 임금 상당액인 월 11,225,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위자료 청구
이 사건 해고는 P사건규명을위한특별검사의 사실상 지시에 따라 원고를 피고 사업장에서 몰아내기 위하여 이루어진 위법한 가해행위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로 1억 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 항변의 요지
원고의 근로계약은 계약기간이 2018. 6. 30.에 만료되었다. 계약기간이 만료된 이상 이 사건 해고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
판단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 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으므로, 근로자로서는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갱신 거절의 유효 여부를 다툴 법률상 이익을 가진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59907 판결 등 참조).
기초사실에 앞서 본 증거들, 갑 제9호증, 을 제9, 13~1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피고 기금운용본부운영규정 제17조(재계약)는 근무성적평정 결과 등이 우수한 자에 대해서는 재계약이 가능하게 규정하고 있는 사실, ② 이에 따라 피고는 매년 인사위원회를 열어 원고와 같은 기금운용직 직원들에 대한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고 있는 사실, ③ 원고는 피고와 처음 근로계약을 한 이후 3년씩 2차례에 걸쳐 계약이 갱신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원고는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가진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해고 무효 확인 청구
징계시효에 관한 피고 규정
앞서 본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인사규정 제67조(징계사유의시효 등)는, "① 징계의결의 요구는 징계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2년 이내에 하여야 한다. ③ 검찰, 경찰, 기타 수사기관에서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하여는 수사개시의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징계절차를 진행하지 아니할 수 있다. ④ 감사원, 검찰, 경찰, 기타 수사기관에서 조사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이나 법원에 계류 중인 사건의 경우 조사 또는 수사기간, 법원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의 기간은 제1항에 따른 기간 계산 시 이를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다.
징계시효의 완성
이 사건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원고의 행위는 2015. 7.경의 것으로, 2015. 7.경으로부터 2년이 경과한 때 징계시효가 만료되어 이에 대한 피고의 징계권은 소멸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15. 7. 당시 Q이었던 R, 피고 N본부장이었던 O이 원고 등을 동원하여 이 사건 합병에 대한 피고의 찬성 의결을 이끌어내는 과정에 불법적으로 관여하였다는 이유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업무상배임죄 등으로 기소되어 1,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고, 그에 대한 상고심 사건이 아직 계속 중이므로, 원고의 징계시효 기간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앞서 본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R와 O이 2017. 1. 16.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업무상배임죄 등으로 기소되어 2017. 6. 8. 1심에서 각각 일부 유죄판결을 받았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고합34), 항소심에서도 2017. 11. 14. 각각 일부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서울고등법원 2017노1886), 이에 대하여 검사와 피고인들 쌍방이 상고하여 현재 대법원에 사건이 계속 중인 사실은 인정된다(대법원 2017도19635). 그러나 피고의 위 주장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는 위 형사사건과 관련하여 참고인으로서 조사를 받고 증인으로서 법정증언을 하였을 뿐이고, 원고가 피의자로 입건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 ② 수사 중인 사건이나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에 대하여 수사기간 및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의 기간을 징계시효 기간에서 제외하는 위 규정은 원칙적으로 징계대상자가 자신의 범죄사실로 수사 및 기소 대상이 되는 경우를 규율하는 취지로 보인다. ③ 위 규정의 적용 범위를 확장하여 수사 및 기소 대상이 되지 않은 참고인에 대해서도 관련된 비위행위자의 수사기간 및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의 기간 동안 징계시효 기간이 진행하지 않는다고 해석한다면, 사용자의 징계권 행사에 일정한 제한을 가하고 징계대상자에게 예측가능성을 부여하려는 징계시효의 규정의 취지가 무색하게 징계가능 기간 및 징계대상이 확대될 수 있다. ④ 피고가 징계시효 만료 전에 자체적으로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에 착수하는 데 별다른 장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2018. 6. 30.자로 이루어진 이 사건 해고는 징계시효가 경과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무효이다.
임금지급 청구
임금지급의무
사용자의 해고처분이 무효인 때에는 그동안 피해자의 근로자로서 지위는 계속되고, 그간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데 앞서 본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해고와는 별도로 피고 인사위원회가 2018. 6. 29.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를 이유로 재계약을 하지 않는 것으로 의결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는 피고가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것이고('이 사건 갱신 거절'), 만일 위 갱신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원고의 근로계약은 2018. 6. 30. 기간만료로 종료되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을 청구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먼저 이 사건 갱신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보아야 한다.
기간제 근로자에게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 기간제 근로자에게 갱신기대권을 인정하는 취지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기간제 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려는 데에 있다. 그러므로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에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인사위원회는 원고가 이 사건 해고 처분을 받음으로써 '정직 이상의 중징계를 받은 자는 재계약을 제한'한다는 재계약 심사기준이 적용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갱신 거절을 하였고, 구체적인 재계약 심사기준에 따른 실질적인 심사에까지 나아가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해고가 앞서 보았듯이 무효인 이상, 이 사건 갱신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다는 점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징계사유와 같은 중대한 비위행위를 저질렀고, 재계약 시 성과그룹이 2회 연속 D그룹에 해당하는 등으로 퇴출대상이었으므로 이 사건 갱신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용자의 갱신 거절의 정당성에 대한 판단 기준 시점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갱신 거절 당시, 즉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 당시를 기준으로 봄이 타당할 것인데, 피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은 이 사건 갱신 거절 당시 고려되지 않았던 것이므로, 피고가 사후적으로 드는 사정을 소급 적용하여 이 사건 갱신 거절이 정당하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근로계약기간이 2018. 6. 30. 만료된 후에도, 원고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게 존속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미지급 임금 액수
갑 제1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해고 무렵 매월 기본급 11,025,000원 및 이주지원비 200,000원을 임금으로 지급받아 온 사실, 이주지원비는 피고가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2017. 2.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지급한 돈인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18. 7. 1.부터 2019. 1. 31.까지는 매월 11,225,000원(11,025,000원 + 200,000원), 2019. 2. 1.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는 매월 11,025,000원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를 초과하여 2019. 2. 1.부터 매월 이주지원비 200,000원 상당액의 지급을 구하는 청구 부분은 기각한다.
위자료지급 청구
사용자가 근로자를 징계해고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를 만들거나 내세워 징계라는 수단을 동원하여 해고한 경우나, 해고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징계해고에 나아간 경우 등 징계권의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정당성을 갖지 못하여 효력이 부정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대법원 1993. 10. 12. 선고 92다43586 판결 등 참조).
비록 이 사건 징계사유에 대하여 2년의 징계시효가 완성되었으나, 피고는 징계시효가 아직 지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해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 징계시효 규정에 대한 피고의 해석이 잘못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피고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그러한 잘못을 쉽게 알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밖에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원고의 청구를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박성인(재판장) 오승이 송승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