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5. 23. 선고 2018가합572102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주류 및 발효식품의 양조, 제조, 가공,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대표상품 : Q 소주, R 맥주)이고, 원고들은 2015. 1. 1. 이전에 피고에 각 입사하여 피고의 '유흥도매' 또는 '유흥특판' 영업을 담당하다가 2017. 3. 31. 퇴직한 사람들이다.

나.

피고는 2012. 12. 14. 원고들이 속한 S연맹 T노동조합 및 같은 연맹 U노동조합(이하 위 두 노동조합을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과 다음과 같은 서면 합의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

다.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 중 근로시간과 임금에 관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기본급에다가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월 17시간의 연장근로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 급여로 지급하였고, 이와는 별도로 직원의 목표달성률을 기준으로 목표성과급을 지급하기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6호증, 을 제4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

원고들의 업무 중 일부가 사업장 밖에서 이루어지기는 하나 피고가 원고들의 상급자인 파트장 등을 통해 원고들의 업무를 지휘·감독하였고 원고들의 법인카드 결제승인 시각 등으로 퇴근시간을 특정하여 업무시간을 산정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58조가 적용되는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원고들의 업무가 근로기준법 제58조가 적용되는 것을 전제로 이 사건 합의를 하였는바, 원고들에 대하여 간주근로시간을 정한 이 사건 합의는 무효이다.

원고들은 가정의 날인 수요일을 제외하고 매주 월, 화, 목, 금요일에 1일 3시간의 연장근로를 하였으나 피고는 1일 1시간에 해당하는 월 17시간의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였을 뿐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2015. 1. 1.부터 2017. 3. 31.까지 기간 동안 1일 2시간에 해당하는 월 34시간의 '미지급 연장근로수당'에다가 '위 수당을 반영하여 계산한 퇴직금과 실제 원고들에게 지급된 퇴직금의 차액'을 합한 이 사건 각 청구금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다만 지연손해금 청구에 있어서 주위적으로 근로기준법에 따라 연 20%를, 예비적으로 민법과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연 5% 내지 연 15%를 청구함).

나.

피고

원고들은 영업직 직원들로 업무의 대부분이 사업장 밖에서 피고의 지휘·감독 없이 이루어져 근로시간을 구체적으로 산정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노사 간에 이 사건 합의를 통해 1일 8시간의 소정근로시간에다가 가정의 날인 수요일을 제외하고 1일 1시간의 연장근로시간을 합한 시간을 원고들의 업무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으로 보고 월 17시간의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이는 근로기준법 제58조 제2항의 의하여 유효하다. 뿐만 아니라 원고들이 위 간주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하였다고 볼 증거도 없다.

3.

판단

가.

관련 법규정

근로기준법 제58조 제1항에 의하면, 근로자가 출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보되, 다만 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통상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그 업무의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 또한 제2항에 의하면, 제1항 단서에도 불구하고 그 업무에 관하여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를 한 경우에는 그 합의에서 정하는 시간(이하 '간주 근로시간'이라 한다)을 그 업무의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으로 본다.

나.

이 사건 합의가 근로기준법 제58조 제2항의 합의로서 적법한지 여부

1)

일반론

근로기준법 제58조 제1항에서 말하는 '사업장 밖 근로'란 본래 소속 사업장에서 행해지는 노무관리조직의 직접적인 지휘·감독 체제로부터 장소적으로 벗어나서 관리조직으로부터 구체적이고 계속적인 지휘·명령을 받지 아니한 채 행하여지는 노무 제공행위를 말하며, 어떠한 근로가 이에 해당하는지는 사용자의 근로시간 산정의무 면제라는 이 규정의 취지를 고려하여 '지휘·감독의 곤란성'을 기준으로 판단하여 한다. 구체적으로는 여러 명이 그룹으로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더라도 그 구성원 중 근로시간을 관리하는 자가 있는 경우, 사업장 밖에서 업무수행하는 사람이 정보통신기기 등에 의하여 수시로 사용자 지시를 받으면서 근무하는 경우, 미리 회사로부터 방문처와 귀가 시간 등 당일 업무를 구체적으로 지시받은 다음 사업장 밖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사업장에 돌아오는 경우 등에는 사업장 밖에서 근무하더라도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근로기준법 제58조가 적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2)

원고들의 업무가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갑 제4, 5, 7 내지 17, 35 내지 49호증(가지번호 모두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 3, 6,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이 인정된다.

①

영업직원의 업무의 내용

㉮

'유흥도매' 영업직원은 1인당 평균 5개 정도의 도매장을 부여받아, 자신의 담당 도매장을 대상으로 요청사항 처리, 도매장 정보파악(지배구조, 주주 및 임원진현황, 거래처 현황, 직원 정보 등), 발주 협의(필요 물량 확인), 물품대금 수수, 장기대 여금 채권 회수, 도매장의 거래처인 소매장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

'유흥특판' 영업직원은 직원별로 지역을 할당받아, 자신의 담당지역 내에 있는 주점, 식당 등 업소에서 피고의 제품을 우선적으로 취급하게 하기 위하여 업주, 매니저, 종업원 등 업소 관계자들에게 선물을 하거나 일손을 돕는 등 친분 쌓기, 비품 지원, 판촉물 지원, 회식비 지원 등의 판촉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②

영업직원의 일과

㉮

'유흥도매' 영업직원은 08:30경 출근하여 10:30경 내지 11:30경까지 주문입력, 재고·출고 관리, 자료 작성, 영업회의 등 내근 업무를 수행한 뒤, 담당 도매장을순방하면서 위에서 살핀 업무 내용을 수행하고, 순방시 몇 군데의 도매장을 방문할지, 도매장의 거래처를 방문할지 및 방문한다면 몇 군데를 방문할지, 한 곳에 어느 정도의 시간 동안 머무를지 등은 원고들이 각자 정하였으며, 순방을 마친 후에는 곧바로 퇴근하거나 귀사하여 일일 업무보고를 작성하고 다음날의 주문 관리 등을 한 뒤 퇴근하였으나 귀사가 의무사항은 아니었고, 직원들이 퇴근시간을 정할 수 있었다.

㉯

'유흥특판' 영업직원은 08:30경 출근하여 11:30경까지 프로모션 정리, 포스터 등 광고물 발주, 영업회의, 창고 정리, 당일 영업 준비 등 내근 업무를 수행한 뒤 점심식사를 하고 각자의 담당지역으로 이동하여 업소들이 통상 영업을 개시하는 15:00경부터 18:00경까지 담당 상권 내 업소를 순회하며 상담, 광고물 부착 확인 등 업무를 하고, 18:00 이후에는 손님들의 선호도 확인, 업소의 프로모션 이행 여부나 경쟁사의 활동 등을 확인하는 업무를 한 뒤 지점별로 카카오톡이나 네이버밴드 등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개괄적인 하루의 활동이나 특이사항을 전송하고 퇴근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영업직원들은 영업보고를 하지 않는 날도 존재하고, 보고시간이 19:00 ~ 20:00인 경우도 다수 존재하며, 퇴근 후 영업보고를 하는 경우도 있어 영업보고가 이루어진 시간을 그대로 퇴근시간으로 인정하기는 어렵다.

③

업무의 특징

㉮

'유흥도매' 영업직원은 도매장 관계자와 동행하여 도매장의 거래처에서 회식을 하면서 거래처의 매출을 올려주는 형태의 영업업무를 하기도 하였는데(이른바 야간판촉활동) 이는 영업직원이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실시 여부를 결정하였고 그 회식비용은 영업직원이 소지하고 있는 피고의 법인카드로 결제하였다. 영업직원은 법인카드를 야간판촉활동 뿐만 아니라 그 외의 용도로도 사용하였고, 법인카드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 날도 상당하며, 법인카드를 사용한 날의 최종 결제시간은 18:00 이전부터 23:00경까지 매우 다양하고, 유흥도매 영업직원인 원고 C, F, G, I, K, L의 각 법인카드 최종 결제시간은 일별로 크게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원고들 개인별로도 크게 차이가 있다. 특히 원고 I은 실근로일수 536일 중 18:00 이후 법인카드를 결제한 날이 38일에 불과하다.

㉯

'유흥특판' 영업의 경우 피고의 제품을 주로 취급하고 있는 업소를 '관리업소'로, 경쟁사 제품을 주로 취급하고 있는 업소를 '공략업소'로 분류하여, 관리업소의 경우 요구사항을 확인하는 정도의 관리업무만 행하여져 10~15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공략업소의 경우 적극적인 영업활동이 필요하므로 경우에 따라 1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기도 하고 피고에게 비우호적인 업소에서는 영업활동이 불가능하여 1분 미만의 시간이 소요되기도 하는 등 업소에 따라 영업활동 시간의 편차가 매우 크고, 이를 영업직원들이 스스로의 판단 하에 수행하였다. 유흥특판 영업직원인 원고 A, B, D, E, H, J, M, N, O은 업소를 아예 방문하지 않은 날도 있고, 업소를 1곳 이상 방문한 날들의 1일 평균 방문업소의 수는 최소 2.97곳에서 최대 43.68곳으로 편차가 매우 큰데, 위와 같은 업무의 특성상 방문업소의 수와 업무시간이 반드시 비례한다고 볼 수는 없다.

④

감독 내지 업무보고 방식

원고들의 파트장은 점검표, 현황표를 기반으로 영업회의를 진행하였을 뿐 영업직원들이 외근을 하는 동안 업무에 관여하지 않았고, 유흥도매 영업직원들의 경우 야간판촉활동이라는 영업활동이 유형화되어 있었지만 실시여부는 전적으로 원고들이 결정하였고 법인카드 결제승인시간은 매우 다양하였다. 유흥특판 영업직원들의 경우 도매 영업직과 달리 야간판촉활동으로 회식을 유형화 되어 있지도 않았고, 피고 측이 제작한 업무용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인 'V'에 매일 자신의 업소 방문활동을 기록하도록 되어 있었는데, V에는 업소명, 방문일자, 활동내용을 등록하는 외에 방문시간이나 영업활동에 소요된 시간을 등록할 수는 있는 기능은 없었고, 피고는 V를 통해 원고들의 활동 내용을 사후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⑤

그 밖의 정황

㉮

피고의 2017년도 오피스 강화 인도어(in-door) 프로모션 운영메뉴얼에 따르면 18:00경 행사를 시작하여 22:00경 행사를 종료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으나, 이는 2017. 3. 17.부터 2017. 4. 28.까지 일정기간 동안 특정상권에 한정하여 행하여진 행사로 이를 일반화할 수는 없다.

㉯

원고들은 외근시 휴식을 취하거나 개인적인 용무를 볼 수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월간업무계획을 세우도록 되어 있으나 이조차도 원고들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월간업무계획을 세웠었는지 알 수 있는 자료가 없고, 하루 중 업무를 어떻게 구성할지는 원고들이 정한 것으로 보인다.

㉰

이 사건 합의 당시 영업직원의 실제 근로시간을 산정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 노사 간에 의견을 같이 하고 이 사건 합의에 이른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노동조합은 이 사건 합의가 유효함을 전제로 매년 임금 협상 시 영업직군의 간주근로시간 추가 인정을 요구하여 왔는바, 노사 모두 서로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따져본 후 이 사건 합의에 이르렀고, 그 결과가 전체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것으로 볼 수 없는 한 위와 같은 합의는 원칙적으로 존중되어야 한다.

나)

위 각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의 영업업무의 대부분이 사업장 밖에서 피고의 직접적인 지휘 감독에서 벗어나 행하여져 실제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므로 근로기준법 제58조가 적용되고, 이 사건 합의는 근로기준법 제58조 제2항의 간주근로시간 합의로서 적법·유효하다고 할 것이다.

[피고는 이 사건 합의가 포괄임금약정으로서도 유효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른바 포괄임금제란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 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것으로, 원고들은 월 급여에 기본급이 정하여져 있고 기본급 외에 연장근로수당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지급받아 기본급과 수당이 명백히 구분되어 있을 뿐 아니라 감시 단속적 근로자로 볼 수도 없으므로 원고들에게는 적용될 여지가 없다.]

다.

간주근로시간을 초과한 근로의 인정 여부

원고들은 간주근로시간을 초과하여 1일 2시간의 초과근로가 행하여졌다고 주장하며 초과 근로시간에 대한 연장근로수당 및 퇴직금의 추가 지급을 구하나,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원고들의 법인카드 결제승인 시간은 18:00 이전부터 23:00경까지 매우 다양하고 그 사용용도도 야간판촉활동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택시비, 주유비, 대리운전비, 개인적인 식사 등 다양하며, 법인카드를 사용하지 않은 날도 다수 존재하므로 일별 법인카드 최종 결제승인 시간까지 실제 근로가 행하여졌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영업보고가 이루어진 날은 일부에 불과한데 그 시간도 다양하며 원고들은 반드시 귀사한 후 퇴근하는 방식이 아니어서 외근 후 곧바로 퇴근하는 경우가 많았으므로 영업보고가 이루어진 시간을 업무가 종료한 시간으로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간주근로시간을 초과한 근로가 행하여졌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도영(재판장) 이효은 정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