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7. 23. 선고 2018가합586729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19,116,667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8. 8.부터 2018. 12. 17.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2019. 5. 31.까지는 연 1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주위적 청구 및 나머지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9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의료용구 및 위생용품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이고, 원고는 1992. 7. 21.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04. 3. 31. 피고의 사내이사로 선임된 이래 3년마다 중임되어 왔다.

나.

피고는 2018. 8. 7. 임시주주총회(이하 ‘이 사건 주주총회’라 한다)를 개최하여 원고를 사내이사에서 해임하는 결의를 하였는데, 그 사유는 ‘1. 본 회사의 직원 퇴사 사유와 퇴사 종용, 2. 영업 및 근무태만과 GMP 인증서 및 본사와의 대리점 계약 미갱신으로 막대한 회사 손실, 3. 재직 중인 직원을 거래처에 퇴사했다고 통보한 허위사실 유포 및 업무방해, 4. 무역부 신규채용, 직원 채용 시 허위 이력서로 위장 채용하려한 사항, 5. 사무실에서 중요문서를 외부로 유출 및 유출해 가려는 행위 등’이다.

다.

또한 이 사건 주주총회에서는 원고에 대한 해임결의에 부대하는 결의로서 ‘1. 그 동안 원고와 구두로 지급한다는 내용은 무효로 한다’는 등의 결의를 하였다.

라.

피고의 정관은 제33조 제1항에서 “임원의 보수는 주주총회 결의로 정한다”, 제2항에서 “임원의 퇴직금의 지급은 주주총회 결의를 거친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 6, 10호증(가지번호 모두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1)

원고는 형식적으로만 피고의 사내이사로 등재되어 있었고, 대표이사 C의 지시를 받아 의료기관에 대한 영업활동과 그에 부수한 소모품 공급 등에 한정된 업무를 담당하였을 뿐, 피고의 업무 전반에 관하여 전권을 행사한바 없다. 따라서 원고는 실질적으로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2)

피고는 이 사건 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해임하는 결의를 하였고, 그 결과 원고와 피고의 근로관계는 종료되었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2018. 7. 1. ~ 2018. 8. 7. 기간에 대한 미지급 임금 19,116,667원과 원고가 이사로 재직한 2004. 3. 31. ~ 2018. 8. 7. 기간에 해당하는 퇴직금 930,000,000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3)

또한 피고는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를 해임하였으므로, 상법 제385조 제1항에 따라 손해배상으로서 원고에게 원고의 잔여 임기에 해당하는 보수 및 퇴직금 상당액인 159,133,333원을 지급하여야 있다.

4)

따라서 원고는 ① 주위적으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위 합계 1,108,250,000원 및 그 중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합계 949,116,667원에 대하여는 근로관계 종료일인 해임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뒤부터 근로기준법상의 지연손해금을, 손해배상금인 159,133,333원에 대하여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의 지연손해금을 구하고, ② 예비적으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라고 판단될 경우를 대비하여 미지급 보수 합계 949,116,667원에 대하여 원고 해임일 다음날부터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상법상의 지연손해금을,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의 지연손해금을 구한다.

나.

피고

1)

원고는 피고의 대표이사 C의 위임에 따라 피고의 업무 전반에 관하여 집행권을 가지고 업무를 총괄하였는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2)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퇴직금 지급에 관하여 합의에 이른 사실이 없고, 이 사건 주주총회에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결의를 하였으므로,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의료기기 수입 및 판매를 위해서는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적합인증서’(Certificate of GMP, 이하 ‘GMP 인증서’라 한다)가 필요한데 원고는 이에 대한 관리 업무에 소홀하여 GMP 인증서 갱신에 차질이 발생하였고, 의료기기 독점 판매 대리점 계약 갱신도 실패하는 등 피고의 명예와 신뢰가 실추되었을 뿐만 아니라 영업 손실도 발생하였다. 또한 원고의 감독 하에 있던 피고의 직원들이 동시에 퇴사하는 등 원고의 통솔능력도 문제되었다. 이상과 같이 원고가 이사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 되는 객관적 상황이 있었으므로 원고에 대한 해임은 정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해임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3.

판단

가.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주식회사의 이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은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고,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 다만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등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1988. 6. 14. 선고 87다카2268 판결, 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위 기초사실 및 그 인정근거에다가 갑 제4, 9, 11 내지 20호증, 을 제1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의 임원으로서 회사와의 신임관계 하에서 일정한 자율성을 갖고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일 뿐, 달리 원고의 지위나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불과하다거나, 실제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등 종속성의 징표를 발견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므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가)

주식회사의 이사 등 임원은 회사와의 신임관계 하에 업무집행의 방향이나 내용을 결정하는 회사의 공식적인 기관이어서(상법 제382조 제2항, 제393조 제1항 참조), 일반적으로는 소속 회사에 대한 종속적인 관계를 상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특정 주식회사의 임원으로서의 지위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실질적으로는 회사의 지휘․명령 하에 종속적인 관계에서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은 당해 임원의 근로자성을 주장하는 측에서 이를 입증하여야 한다.

나)

피고의 주된 사업 및 업무는 외국 제조 의료기기의 수입 및 판매, 판매한 의료기기에 대한 유지보수 업무, 의료기기 소모품 판매 업무 등이다. 의료기기를 수입 및 판매하기 위해서는 해당 의료기기에 관하여 GMP 인증서가 필요한데, GMP 인증서는 유효기간(통상 2 ~ 3년)이 있어 만기가 다가올 경우 제때 갱신하여 수입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이를 관리하고, 외국 제조사(피고 내에서는 업무 시 의료기기 제조사를 ‘본사’라고 부르고 있는바, 이하에서는 ‘본사’라 한다)와 긴밀한 협조를 할 필요가 있다. 판매와 관련하여서는 국내 의료기관에 대한 영업활동이 업무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다)

원고는 피고에 입사한 이래 의료기기 판매 영업 업무에 장기간 종사하여 온 업무경험과 경력을 인정받아 2004년 피고의 사내이사로 선임되었고, 이후 원고는 의료기기 판매에 있어 계약금액 책정, 견적서 결재권 등 중요사항에 관한 결정권 및 집행권을 행사하였으며, 대표이사는 이에 대하여 간혹 업무지시를 하거나 보고를 받은 것으로 보이나 이는 일반적인 위임관계에서 이루어지는 수준에 불과하였다.

라)

피고 소속 직원들은 무역, 영업, 회계 등 담당 업무에 관하여 주간업무 파일을 작성하여 공용컴퓨터에 저장하는 방법으로 원고에게 보고하였고, 주간업무 파일에는 거래처인 의료기관, 영업 진행 현황, 납품 현황, 계약 대금 미결제 현황, 계약 관련 내용, 본사에 대한 의료기기 및 소모품 발주 현황, 본사에 대한 대금 결제 현황 등 피고 업무의 전반적인 현황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데, 원고는 위 주간업무 파일을 확인하고 관리하였다(회계 업무 관련하여 궁금한 것은 구두로 담당 직원에게 물어보기도 하였다).

마)

한편 피고의 대표이사 C는 2017. 5. 무렵 원고와 사이에 피고의 사업을 양도하는 사업양도계약을 추진하려다가 이를 중단한바 있는데, 그 무렵부터 원고는 피고의 자금일보, 급여대장 등 모든 회계 관련 서류에 대하여도 보고를 받고 직접 결재하여 왔다.

바)

한편 원고는 피고의 사내이사로 선임된 후 ‘D’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피고가 취급하는 의료기기와 관련하여 피고의 필요에 따라 D와 피고 사이에 거래행위를 해왔고, 피고 사무실에는 피고 소속 직원들과 D 소속 직원이 함께 근무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신규 직원 채용시 직접 면접을 보고, 직원 채용 여부를 대표이사와 상의하여 함께 결정하였고, 2016년경에는 피고 소속 직원 E과 D 소속 직원 F이 다투는 등 물의를 빚자 F에게 3개월의 감봉 조치를, E에게 시말서 제출을 각 지시하는 등 직원들의 소속을 불문하고 직원들에 대한 문책을 독자적으로 행사하기도 하였다.

사)

원고는 피고로부터 월 15,500,000원의 급여를 지급받았고, 그 밖에 주식, 법인카드, 자동차 등을 제공받는 등 피고의 직원들에게는 제공되지 않는 이익을 제공받았다.

아)

원고 급여에서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 되었고,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었으나 피고의 대표이사 급여에서도 근로소득세는 원천징수 되었던 점, 원고가 피고의 직원으로 재직하다가 사내이사로 선임되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형식적인 사정이 근로자성의 인정의 적극적인 징표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나.

미지급 보수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가 2018. 8. 7. 해임된 사실, 원고의 월 보수가 15,500,000원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가 원고에게 2018. 7. 1.부터 2018. 8. 7.까지의 보수를 미지급한 점에 관하여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기간에 대한 미지급 보수 19,116,667원[=15,500,000원+(15,500,000원×7일/30일), 원 미만 반올림] 및 이에 대하여 해임일 다음날인 2018. 8. 8.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18. 12. 17.까지는 상법에서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2019. 5. 31.까지는 연 1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퇴직금 청구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상법 제388조에 의하면 주식회사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바, 이사에 대한 퇴직위로금은 그 직에서 퇴임한 자에 대하여 그 재직 중 직무집행의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의 일종으로서 상법 제388조에 규정된 보수에 포함되고, 정관 등에서 이사의 보수 또는 퇴직금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경우 그 금액․지급방법․지급시기 등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한 이사의 보수나 퇴직금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4다25123 판결 등 참조). 한편 위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사에게 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다213308 판결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의 정관에 의하면 임원의 보수는 주주총회 결의로 정하고, 임원의 퇴직금의 지급은 주주총회 결의를 거친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에 따른다는 것인바, 퇴직금도 보수의 일종인 점, 위 법리 등을 고려하면 위 정관 규정은 임원의 퇴직금에 관하여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에 따라 지급한다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주주총회 결의 없이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에 따른 금액 지급의무가 곧바로 발생한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그런데, 원고의 퇴직금 지급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오히려 이 사건 주주총회에서 그동안 원고와 구두로 지급한다는 내용을 무효로 하는 결의를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18. 9.경 원고와 피고 사이에 9억 원의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구두 합의가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갑 제1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2018. 9.경 원고와 피고 대표이사 C 사이에 퇴직금 책정 및 지급방법에 관한 논의가 오간 사실, 원고는 일시금으로 지급받을 것을 요구하였으나 피고의 자금 사정 등을 이유로 C가 이를 거절하자 원고 역시 합의에 이를 수 없다는 태도를 취하여 합의가 결렬된 사실이 인정될 뿐인바, 이러한 사정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지급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 설령 이를 구두 합의로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없는 이상 원고와 피고 대표이사 사이의 구두 합의만으로 피고에게 퇴직금 지급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원고의 퇴직금 청구는 이유 없다.

라.

손해배상 청구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상법 제385조 제1항은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로 이사를 언제든지 해임할 수 있게 하는 한편, 임기 있는 이사가 그 임기 만료 전에 정당한 이유 없이 해임당한 경우에는 회사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는 회사에 대한 지배권 확보라는 주주의 이익과 경영자 지위의 안정이라는 이사의 이익 사이에 조화를 이루려는 목적으로 둔 규정이라 할 것인데(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4다25123 판결 참조), 이러한 법의 규정 취지에 비추어 보면, 여기에서 ‘정당한 이유’란 주주와 이사 사이에 불화 등으로 단순히 주관적인 신뢰관계가 소멸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사가 법령이나 정관에 위배된 행위를 하였거나 정신적․육체적으로 경영자로서 직무를 감당하기 현저하게 곤란한 경우, 회사의 중요한 사업계획 수립이나 그 추진에 실패함으로써 경영능력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관계가 소멸한 경우 등과 같이 해당 이사가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 될 객관적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 비로소 임기 전에 해임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4다25611 판결 참조). 이 때 ‘정당한 이유’의 존부는 해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되 그 입증책임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이사가 부담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4다49570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본 사실 및 그 인정근거들에다가 을 제15, 16, 18 내지 3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 대한 해임이 정당한 이유 없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이유 없다.

가)

D 소속 직원 F은 D를 퇴사한 후 2018. 1.경 ‘G’라는 상호로 업체를 만들어 피고의 사업과 동일한 의료기기 수입․판매 사업을 시작하였다. 한편, 피고의 기술부서 H 대리, 영업부서 E 차장, I 사원 등은 2018. 4. 30.경 동시에 피고를 퇴사하였고, 그 중 H, I은 퇴사 후 G에 입사하였다. 즉, D 소속으로서 사실상 피고를 위해 근무하던 직원이 퇴사하여 동종 사업을 영위하는 경쟁 업체를 설립하였고, 피고의 직원들이 피고를 떠나 위 경쟁 업체에서 근무하게 되었는바, 이로 인하여 피고는 업무 공백이 발생하였을 뿐만 아니라 전직 직원으로 구성된 업체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원고가 영업 뿐만 아니라 인사 관리 등 전반적인 결정집행권한을 행사해온 점을 고려하면 위 상황이 원고의 통솔능력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

나)

유효한 GMP 인증서 없이 의료기기를 수입․판매할 경우 의료기기법 시행규칙에 의하여 제재를 받게 되므로, GMP 인증서 유효기간을 확인하고 이를 만기 전에 갱신하는 등의 GMP 인증서 관리 업무는 피고의 주요 업무 중 하나이다. 그런데 2018년 GMP 인증서 갱신에 관하여 원고는 이를 소홀히 하였고, 그 결과 의료기관과 사이에 의료장비를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도 GMP 인증서 문제로 수입 및 납품 일정이 지체되어 피고는 의료기관에 대하여 납품 지연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서비스 물품을 공급하여야 했고, 회사 신뢰가 추락하는 등 손해가 발생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원고의 업무가 과중하여 2017년경부터는 영업만 담당하기로 하였고 GMP 인증서 관리 업무는 대표이사 C가 담당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는 이사로 선임된 이래 10년 이상 GMP 인증서 관리 업무를 감독해온 것으로 보이는데, 2017년경 대표이사 C의 사위 J이 피고에 입사하는 과정에서 원고가 이견을 보여 C와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였고 그 무렵 원고가 C에게 일방적으로 자신의 업무 범위를 축소하는 발언을 한 사정만으로 GMP 인증서 갱신이 지체된 것에 원고의 과실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다)

피고는 의료기기 K에 관하여 미국 본사와 사이에 2018. 6. 30.까지 독점적 판매권한을 갖는 대리점계약을 체결한바 있는데, 위 대리점계약 만료 무렵에는 앞서 살핀 바와 같이 피고의 직원들 3명이 동시에 퇴사하는 등 업무 공백이 발생하였고, GMP 인증서 관리 소홀 등 문제가 발생하였는바, 위 대리점계약 역시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35년간 유지되어 온 독점적 판매 대리점 계약이 갱신되지 않은채 그대로 종료되었다. 반면, D 소속 직원이 퇴사 후 설립한 G 등 경쟁 업체들이 2018. 6.경 위 미국 본사와 위 의료기기에 관한 판매 대리점계약을 체결하였는바, 그 결과 피고는 기존에 독점으로 의료기기 및 일회용 의료용 소모품 필터를 공급하여 온 거래처 상당수를 경쟁사에 빼앗기게 되는 등 영업에 타격을 받았다. 원고는 피고의 유일한 사내이사로서 피고의 업무 전반에 대한 결정집행권한을 행사해 왔는바, 피고의 위와 같은 경영난에 관하여 원고의 과실이 없다고 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 중 1)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 2) 예비적 청구 중 미지급 보수 청구 부분은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며, 나머지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도영(재판장) 신동주 이효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