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N, O, P, Q 등 30여 개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섬유, 의류, 피혁제품의 제조·가공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2014. 3. 28. 상호를 종전의 '주식회사 R'에서 현재의 '주식회사 M(M)'로 변경했다.
원고들은 별지 목록 기재 각 '개업일' 무렵 피고와 사이에 백화점, 아울렛 등에 위치한 피고의 임차 매장을 운영하며 피고의 제품을 판매하고 피고로부터 판매실적에 대한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판매용역(위탁경영)계약을 체결하고(이하 '이 사건 판매용역계약'이라 한다), 위 개업일부터 같은 목록 기재 각 '영업종료일'까지 각 매장에서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들이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하면서 작성한 계약서는 계약체결 시기별로 다소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그 내용이 동일하며, 그 주요 부분은 다음과 같다(아래 계약은 원고 B이 2017. 9. 1. 피고와 체결한 것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7, 58, 6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
원고들이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이 아닌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하였지만 이는 형식적인 것이며, 실제로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른 퇴직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들은 피고와 이 사건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한 독립된 사업자로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 K의 경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지위가 인정되더라도 이 사건 소 제기 이전에 퇴직금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하였다.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①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②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③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④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⑤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⑥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⑦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등 참조).
판단
갑 제1 내지 4, 7 내지 11, 13 내지 17, 20 내지 39, 45, 46, 53호증, 을 제5, 7, 9, 11, 12 내지 22, 24 내지 27, 29, 30, 32, 33, 3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관련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판매용역계약의 성격
상법이 정한 대리상은 일정한 상인을 위하여 상업사용인이 아니면서 상시 그 영업부류에 속하는 거래의 대리 또는 중개를 영업으로 하는 사람을 말한다(상법 제87조). 대리상은 본인의 허락 없이 자기나 제3자의 계산으로 본인의 영업부류에 속한 거래를 하거나 동종의 영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의 무한책임사원 또는 이사가 되지 못하며(상법 제89조), 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도 계약과 관련하여 알게 된 본인의 영업상비밀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상법 제92조의3). 한편, 상법이 정한 위탁매매인은 자기의 명의로써 타인의 계산으로 물건 또는 유가증권의 매매를 영업으로 하는 사람을 말한다(상법 제101조). 위탁자가 매도를 위탁한 물건은 위탁매매인과의 관계에서 위탁자의 소유에 속하고(상법 제103조), 이에 따라 위탁자는 매도 가액을 지정할 수 있다(상법 제106조).
이 사건 판매용역계약의 주된 내용은 원고들과 같은 위탁경영인들이 백화점 등에 위치한 피고의 임차 매장에서 피고 소유 제품을 피고가 정한 가격으로 피고의 명의와 계산으로 대행하여 판매하는 한편, 피고는 위탁경영인들에게 판매금액에 비례한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이다. 이 사건 판매용역계약서 제2조는 "갑(피고)은 을(개별 원고)에게 갑 소유의 제품을 공급하고 을은 동 제품을 갑의 이름과 계산으로 판매하여 판매대금에 대한 수수료를 갑으로부터 지급받는 사업자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판매용역계약은 피고가 제품의 소유권을 보유하면서 제품의 판매가격을 정한다는 점에서 위탁매매계약의 성격이 일부 있고, 위탁경영인인 원고들이 피고를 위하여 제품을 판매하는 한편 피고의 허락 없이 다른 회사의 제품을 판매할 수 없다는 점에서 대리상계약의 성격도 일부 혼합된 계약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업무내용과 업무수행방식
원고들이 매장에서 수행하는 업무는 대체로 이 사건 판매용역계약에서 정한 내용에 따라 정해졌고, 이 사건 판매용역계약에 따른 원고들의 업무는 의류제품의 판매관리, 고객관리, 재고관리, 매장관리 등(이하 '이 사건 위탁업무'라 한다)이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공급한 제품의 판매가격, 이벤트 진행여부, 할인물품과 할인율 등에 관하여 결정하기는 했다. 그러나 제품의 가격과 관련한 위 사항들은 피고 소유의 제품을 피고의 계산으로 판매하기로 한 이 사건 판매용역계약에 비추어 당연하다. 원고들은 이 사건 판매용역계약에 따라 제품의 판매 금액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지급받지만, 피고는 제품의 소유자로서 재고 발생이나 마진율에 따른 손해를 최종적으로 부담한다. 피고가 일정한 가격 정책을 유지하지 않는다면 원고들로서는 마진이나 다른 위탁경영매장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수수료만을 증가하기 위해 저가에 제품을 판매하려는 유인이 커지게 된다. 이에 피고는 브랜드의 가치와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매장에서 동일한 제품이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되도록 가격 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어 보이고, 그에 따른 피고의 조치가 반드시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종속적 관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원고들은 피고가 동의하는 경우 제품의 가격을 할인 또는 인상하여 판매할 수도 있었고, 피고와 사전 협의 후 개별적으로 판촉활동을 할 수 있었으므로, 피고가 제품 가격을 무조건적으로 지정하여 원고들로 하여금 이에 따르도록 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위탁경영인들은 백화점과 원고들 간의 협의 또는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피고에게 할인 쿠폰 및 추가 물량 입고를 요청하거나 프로모션을 진행할 구체적인 상품과 할인율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가 하면, 본인이 진행하는 행사 일정 및 할인율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여 피고의 협조를 요청하였으며, 위탁경영인이 비용을 직접 부담하여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원고들은 피고가 매장의 제품진열 상태를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매장 연출 전문 인력팀을 파견하여 사용자로서 업무를 지휘·감독하였다고 주장한다. 백화점 등에 입점한 매장의 연출(제품진열)은 백화점 등의 내부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여야 하고 브랜드의 통일성과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피고는 브랜드의 통일성과 정체성을 유지하는 한편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매장 연출 방식을 연구하고 매장 연출가이드를 공유하여 매장 연출의 전문가가 아닌 위탁경영인들의 매장 연출을 조력할 필요가 있었다. 실제로 위탁경영인 중에는 피고에게 매장 연출 전문 인력팀을 보내달라고 요청하거나 매장 인테리어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하면서 조언을 구하는 경우도 있었고, 피고는 매장연출 방식 변경이 필요한 경우 매장연출팀(VMD)과 협의 후 변경하도록 안내하기도 했다.
원고들은 피고가 매출 현황이나 고객 유지율, 재고 현황 등을 보고하도록 하고, 위탁경영인의 매출 목표와 실적 달성 여부 등도 공유하도록 하였으므로 원고들이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원고들에게 공급된 제품이 피고의 소유인 점, 제품 판매 현황을 파악하고 향후 제품 개발에 참고하기 위해 재고 품목을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점, 원고들의 보고는 이 사건 판매용역계약에서 정하고 있는 보고의무 내지 통지의무의 일환인 점, 매출 현황 및 재고 품목 관리는 향후 원고들에 대한 수수료 산정 등에 있어 참고사항이 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이 수행한 매출현황 및 재고현황 관리는 이 사건 판매위탁계약에 필수적인 사항으로 이를 이 사건 판매용역계약의 성격을 배제하고 근로자성을 나타내는 징표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들의 판매실적이 피고의 수익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고 원고들의 수수료 이익과도 연관된 이상, 피고가 원고들에게 일정한 매출 목표를 제시하거나 판매실적 독려를 위한 조치를 취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들과 피고의 경제적 이해관계에 비추어 이를 사용자로서의 업무상 지휘·감독으로 볼 수 없다. 원고들이 제출한 매장일지 내용을 보더라도, 이는 위탁경영인들이 업무를 잘 이해하고 수행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업무 안내 또는 활용이 가능한 샘플 양식 등을 기재한 가이드 자료로 인식될 수 있으며, 피고가 매장일지를 작성하도록 관리하거나 작성된 일지를 제출받아 감독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객관적인 증거도 없다.
원고들은 피고가 매출이 부진한 위탁경영인에게 역신장 클리닉에 참석하도록 하였고 이를 포함하여 매년 연수 및 교육에 참석하도록 하면서 업무상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주장한다. 피고가 원고들을 포함한 위탁경영인들을 대상으로 교육 및 회의에 참석할 것을 요구하기도 하였으나, 이는 신제품 내지 전략상품에 대한 설명 및 판매활동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정보전달의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설명회에 참여한 위탁경영인들은 피고에게 "POS 과목은 실습이 다양했으면 좋겠다." "다양한 활동이 있는 과정이 추가되었으면 좋겠다.", "세무교육, 세금관계에 대한 교육과정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FA들에게도 이런 교육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등 추가 설명 또는 교육을 요청하는 한편, "매장 실행 메시지는 휴대폰과 연동되었으면 좋겠다.", "멤버스카드 발급 시 현재처럼 카드만 드리는 것이 아니라 자필 편지 같은 감성 전달이 되었으면 좋겠다." 등 매출 증진을 위한 방안과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기도 했다. 피고는 원고들이 고용한 판매사원을 대상으로 'FA 입문과정'을 실시하기도 하였는데, 해당 교육은 위탁경영인이 판매사원들에게 개별적으로 매장 포스기 사용법, 제품 스타일 넘버링 구분법, 물량 상하차 방식, 메신저 이용법 등 피고 매장에서 제품 판매를 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기 사용법 및 시스템 사용법 등을 설명하는 것이 번거롭고 통일적인 교육이 어렵기 때문에 피고가 최초 1회에 한하여 업무 시스템 관련 기본 내용을 공유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판매실적이 부진한 원고들을 대상으로 역신장클리닉 또는 매출 부진회의 등을 실시하기도 했으나, 다른 한편으로 원고들의 판매실적을 제고하기 위하여 판매실적이 우수한 원고들에게 추가적인 성과급을 지급하기도 했다. 원고들의 판매실적이 피고의 수익뿐만 아니라 원고들의 수익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이상 이처럼 피고가 원고들을 상대로 판매실적을 높이기 위해 한 조치를 원고들에 대한 상당한 지휘·감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들은 피고의 임직원이 수시로 매장을 방문하여 업무 수행과 관련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주장한다. 피고는 제품개발과 소비자의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제품 판매 현장에서 위탁경영인들과 사이에 상품판매현황, 프로모션 진행 상황, 고객반응, 경쟁사와의 차이 등 정보를 교환하고 소통하기 위해 매장 방문을 할 필요가 있었고, 이와 더불어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계약 이행 사항을 점검하는 것은 이 사건 판매용역계약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즉, 피고가 위탁자의 지위에서 위탁판매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매장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확인·점검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으므로, 이를 사용자로서의 상시적이고 구체적인 지휘·감독이라고 보기 어렵다. 피고의 본사 직원들이 원고들에게 지시사항을 준수하지 아니하거나 방문감독결과가 미진한 경우 경고 또는 페널티를 부과하거나 인사조치 또는 판매용역계약을 갱신하지 아니하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으나, 실제로 위와 같은 사유로 인하여 원고들의 근무매장이 변경되거나 피고가 원고들과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등 불이익을 주었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다.
피고는 매장정보공유 시스템(M 포스시스템)을 이용하여 입고 예정인 상품의 목록을 전달하거나 브랜드 전체 할인행사 공지 등 이 사건 판매용역계약 수행을 위해 위탁경영인들에게 공유해야 하는 정보를 전달했으며, 피고가 매장 간 제품 이동을 지시한 것은 재고 손실을 줄이고 매장 간 상호협조를 통한 매출증대를 위한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원고들을 포함한 위탁경영인들을 상대로 판매실적 부진, 교육 불참석, 피고 요구사항 미이행 등을 이유로 징계권을 행사하거나 일방적인 매장 변경, 전환배치 등 불이익을 주었다는 사실을 인정할만한 객관적인 증거도 없다. 피고가 매출신장, 매출달성 등을 토대로 한 평가기준에 따라 계약기간 종료 이후 위탁경영인과 재계약을 체결할지 여부를 결정한 것은 계약자유의 원칙상 피고가 당연히 보유한 계약당사자로서의 권한행사일 뿐이고 이를 근로자에 대한 징계 내지 불이익 부과라고 볼 수는 없으며, 위와 같은 재계약 거절의 권한은 원고들과 같은 위탁경영인도 피고와 동일하게 보유했다.
피고는 위탁경영인들이 다른 업종을 겸업하는 것을 금지하거나 관여하지 않았다. 실제로 원고들과 같은 위탁경영인들 중에서는 피고와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하여 피고 매장을 운영하면서 동시에 카페를 운영하거나 다단계 화장품 판매업을 수행하기도 하였으며, 다른 회사와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하여 타 브랜드 매장을 함께 위탁경영한 사례도 존재한다.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
특정 백화점 내 매장에서 피고 소유의 상품을 판매하는 이 사건 판매용역계약의 특성상 당사자들의 합의에 따라 계약 체결시 위탁경영인들의 업무 장소를 지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원고들의 근무하는 매장은 피고가 일방적으로 지정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판매용역계약 체결 당시 원고들과 개별적으로 협의한 후 원고들의 의사를 반영하여 정해진 것으로 보이며, 피고가 일방적으로 원고들이 관리하는 매장을 지정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들이 일정한 시간에 출근하고 퇴근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들이 근무하는 백화점 등의 영업시간에 따른 것으로 이는 원고들이 근무하는 장소의 특성에 비롯된 것이다. 피고가 원고들의 출퇴근 시각을 통제하거나 근태를 관리했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고, 원고들이 백화점 영업시간을 따르지 않았다고 하여 피고가 이에 대해 원고들에게 불이익을 준 사실도 없다.
원고들은 백화점 등의 영업시간에 맞추어 매장의 개점과 폐점이 이루어지도록만 하면 되었고, 매장에 상주할 의무가 없었다. 원고들을 포함한 위탁경영인들은 자신이 고용한 판매사원에게 매장 업무를 맡기고 매장을 자유롭게 이탈할 수 있어 위탁경영인들의 업무가 일정 정도 판매사원에 의해 대체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원고들로부터 휴무일을 보고 받은 적이 있기는 하나 이는 추석 연휴와 같이 특수 시즌에 있어 매장 운영 현황을 확인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루어졌으며, 이는 피고의 직원이 개별 매장에 연락을 취해야 할 경우 등에 대비한 정보 제공 차원에서 이루어진 조치로 볼 여지가 있다. 그 외에 피고가 원고들을 포함한 위탁경영인들의 휴가를 승인하는 등 휴가를 통제했다는 사실을 인정할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고, 피고가 원고들의 휴무일수를 제한한 사실도 없다.
자신의 계산에 따른 사업 영위 및 독립성
원고들은 매장에서 발생하는 제반 관리비(행거 임차비, 택배비, 수선비), 소 모품비(박스, 테이프 등), 수선설비, 사무비품설비, 그 외 통신비, 기장료, 포장비, 판촉비, 손망실 등 매장 운영에 소요되는 각종 경비를 부담했다. 위탁경영인들은 판매용역 계약 종료 또는 타 매장 이동 시 자신들이 구입한 비품이나 제반 관리비 등을 회수하거나 매장의 후임자에게 양도했다.
원고들은 자신의 귀책사유로 인해 발생한 제품의 도난·분실에 대해 피고에게 가액을 배상해야 하고, 재고조사 결과 재고부족이 발생하는 경우 이에 대하여 배상하여야 하는 등 판매를 제외한 물건의 보관·관리상 위험과 이 사건 위탁업무 수행과정에서 위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스스로 부담했다. 이에 피고는 위와 같은 채무의 보증을 위해 원고들로부터 담보를 제공받기도 했다.
원고들은 제품의 판매촉진을 위해 자유로이 광고선전 및 판촉활동을 할 수 있었으며, 그에 소요되는 제반 비용을 스스로 부담했다.
원고들은 이 사건 판매용역계약에 기재된 최저 판매사원 수를 유지하여야 했고, 판매사원의 인적사항 및 급여, 변동사항 등을 모두 피고에게 보고하는 등 피고가 판매사원 채용에 대해 최종적인 결정을 하였다고 주장한다. 피고와 위탁경영인은 매장규모 등을 고려하여 최소 판매사원 수를 사전에 합의하고 이를 판매용역계약에 기재하기는 했다. 그러나 위탁경영인이 판매용역계약에 따른 최소 판매사원 수를 충족하는 이상 피고는 위탁경영인이 몇 명의 판매사원을 추가로 고용하는지 여부에 관해 관여하지 않았다. 위탁경영인은 스스로 판매사원을 채용하고 판매사원의 임금 등 채용조건을 결정했으며, 자신의 계산으로 판매사원에 대한 급여를 지급했고, 판매사원의 휴가 사용, 출퇴근 등 근태를 독자적으로 관리했으며, 필요에 따라 아르바이트원을 추가로 고용했다.
피고가 마네킹, 옷걸이 등 상품전시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하였으나, 이는 이 사건 위탁경영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의류판매라는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을 한 것에 불과하며, 피고가 매장의 인테리어비용 등을 부담한 것은 피고가 백화점 등으로부터 매장을 임차한 당사자이기 때문이므로, 이를 원고들에 대한 사용자 징표로 보기 어렵다.
보수의 성격
원고들이 최소 판매사원 수를 준수하지 않는 경우 부족한 판매사원의 수만큼 인건비가 공제된 점에서, 피고가 원고별로 수수료율 정할 때 판매사원의 급여 등 예상 경비를 고려한 것으로 보이나, 수수료 자체는 기본적으로 원고들이 제공한 근로의 양과 질, 투입한 시간에 관계없이 오로지 판매실적에 비례하여 그 지급 여부 및 지급액이 결정되었다.
원고들은 판매실적에 따라 지급액이 결정되는 수수료를 받았기 때문에 원고들 간의 수수료 액수 및 특정 원고의 월별 수수료 액수에 상당한 편차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지급하는 수수료에는 상한이 없었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고정비용'이라는 명목으로 매월 일정한 금원을 지급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위탁경영인의 원활한 모집 및 위탁판매사업의 안정적인 운영을 원하는 피고의 이해와 손실 위험 최소화를 원하는 위탁경영인의 이해가 일치함에 따라 이루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또한, 고정비용은 위탁경영인이 매장을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제반 관리비용이나 판매원들을 고용하는 데 따른 인건비 등을 감안하여 최소 운영경비를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도 보이므로, 이와 같은 고정비용을 정하여 둔 것이 앞서 본 대리상계약이나 위탁매매계약의 본질에 어긋나는 것도 아니다. 피고로서는 고정비용을 지급하지 아니하면서 수수료율을 비교적 높게 책정하거나 고정비용을 지급하되 수수료율을 비교적 낮게 책정하는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하여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데, 이는 수수료의 책정 방식과 관련한 차이에 불과할 뿐이므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고정비용이 근로기준법상 임금에 해당하는 기본급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수수료로 판매원들에 대한 인건비를 지급하거나 매장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제반 비용을 지출하였으므로, 위 수수료가 원고들이 피고에게 제공한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도 없다.
기타
원고들은 피고의 취업규칙 기타 복무에 관한 제반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한 판매가격결정, 제품진열방식 지시, 교육 실시 등은 개인사업자인 대리점주에 대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원고들과 같은 위탁경영인 중에는 피고와 동등한 사업자의 지위에서 피고를 상대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8조의 6 제1항에 따라 공정거래분쟁조정협의회에 공정거래분쟁조정을 신청하기도 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이 이 사건 위탁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피고에의 종속성 여부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는 이상, 원고들의 기본급이 정해져 있지 아니한 점, 원고들이 피고에 소속된 정규직원들과는 달리 취업규칙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고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한 점, 원고들이 고용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아니한 점 등은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이사건 판매용역계약이나 이 사건 위탁업무의 본질과 무관하게 임의로 정한 것이 아니라 원고들의 노무제공 실질을 제대로 반영한 것일 여지가 크다.
소결
따라서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도영(재판장) 신동주 이효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