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7. 10. 선고 2018고정2828 판결

주문

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 B는 2016. 1.경부터 서울 강남구 C 소재 (주)D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210명을 사용하여 의약품 도소매업을 영위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 A은 2011. 5. 30.경부터 (주)D의 직원 채용, 급여 복리후생, 노조업무 등을 담당하는 상무로서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이다.

단체협약의 내용으로 임금·복리후생비·퇴직금에 관한 사항 등의 사항이 규정되어 있으면 이를 위반하여서는 안되고, (주)D은 2015. 7. 20.경 위 회사 소속 근로자 중 E노동조합원들과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복리후생 규정인 제52조 제2항에 대학교 재학 중인 자녀에게 학기별 3,000,000원을 지급하는 내용을 포함하였다.

피고인들은 함께 2016. 9. 25.경 위 (주)D 사무실에서 노조원 F에게 대학교 학자금을 지원하면서 단체협약에 규정된 3,000,000원이 아닌 2,774,000원을 지급하였고, 2017. 5. 25.경 같은 방식으로 2,774,000원을 지급하였으며, 2017. 11. 25.경 같은 방식으로 2,774,000원을 지급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단체협약의 내용을 위반하였다.

2.

판단

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은 2015. 7. 20. E조동조합 및 E노동조합 D지부(이하 '이 사건 지부'라 한다)와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단체협약 제52조 제2항은 조합원의 복리후생과 관련하여 자녀 학자금지원 항목을 정하면서, 대학교에 재학 중인 자녀의 경우 최대 4년간 연 6,000,000원, 학기별 3,000,000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정하였다.

2)

이 사건 지부의 조합원인 F은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후인 2016년 및 2017년 D에 대학생 자녀의 학자금 지원을 신청하였는데, 3,000,000원을 초과한 학기 외에는 실비 한도 내로서 3,000,000원에 미달하는 금액을 지급받았다.

3)

D의 취업규칙은 자녀학자금 지원과 관련하여, 대학생 자녀의 경우 연 6,000,000원 한도, 학기별 최대 3,000,000원 한도, 대학에 납입한 금액에 따라 실비로 지급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D은 이 사건 단체협약 전부터 위와 같은 내용에 따라 자녀학자금을 지원하여 왔고, 이 사건 지부의 조합원이 아닌 근로자들 역시 위와 같은 자녀학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

4)

D은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후 근로자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진행하면서, 대학생 자녀의 경우 연 6,000,000원 한도, 학기별 최대 3,000,000원 한도로 실비로 지급하고, 신청시 등록금 영수증을 첨부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설명회 자료를 사용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이 사건 지부 측에서 항의한 사실은 없고, 조합 측에서 F의 사례를 알게 되어 고발에 이르기 전까지는 D이 자녀학자금과 관련하여 단체협약을 위반하였다는 주장은 발생하지 않았다.

5)

D의 2015. 9. 1.자 복리후생에 관한 내부 관리규정에 의하면, 피고인 A이 당시 최종 승인자였고, 자녀교육비 중 대학교의 경우 최대 4년, 6,000,000원 한도, 반기별 최대 3,000,000원 한도 내에서 지원하며, 신청시 등록금 영수증을 반드시 첨부하도록 정하고 있다.

6)

D에서 근무하는 상시근로자는 약 210명이고, 그 중 54명이 이 사건 지부의 조합원이다. 조합원 대부분은 영업직이고, 경찰 조사 당시 D의 영업직 근로자의 수는 82명이다.

7)

이 사건 단체협약의 협상과정에 참석했던 이 사건 지부의 지부장 G이나 사측 담당자 H의 이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대학교 학자금 지원과 관련하여 정액금으로 지급할 것인지, 실비 한도에서 지급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협상 과정에서 쟁점이 되지 않았다.

나.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D의 복리후생 관련 최종 결정권자는 피고인 A으로서, 피고인 B가 F에 대한 자녀학자금 지급 사실을 알았다거나 이를 보고받은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아가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당시 피고인들에게 이 사건 단체협약의 복리후생 규정을 위반한다는 고의가 있었음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①

D은 이 사건 단체협약 전부터 대학교 자녀학자금 지원의 경우 실비 범위 내에서 지급하여 왔다. 이 사건 지부의 조합원 수는 54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1/4 정도인데, 조합원에 한하여만 비조합원과 달리 정액금의 지급할 특별한 사유가 없다.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이후에도 D은 직원들에 대한 취업규칙 설명회 자료나 내부 관리규정에 실비 한도에서 대학교 자녀학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기재하였는바,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D은 대학교 자녀학자금 지원의 경우 실비 범위 내에서 지급하는 것으로 알고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②

이 사건 단체협약의 문구상 대학교 자녀학자금 지원의 경우 정액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그로 인하여 조합 측에서도 당연히 정액금을 지급받는 것으로 알고 단체협약을 체결하였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사측과 조합 간에 이러한 의사불합치가 발생한 것에 대하여 해당 문서를 작성한 사측의 과실이 있고, 그로 인한 단체협약의 효력에 대한 다툼이 발생하는 것과는 별개로, 피고인들이 그와 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실비를 한도로 대학교 자녀학자금을 지급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피고인 A은 취업규칙 설명회에서의 급여체계 부분의 오기재와 관련하여 이를 공식적으로 바로잡기도 하였는바, 자녀학자금 지원에 있어서 잘못된 설명이 있었다면 이를 공식적으로 바로잡는 절차를 거쳤을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③

실비 한도로 대학교 자녀학자금 지원을 하는 것은 일반적인 회사에서의 복리후생규정들에 비추어 이례적인 것도 아니어서, 그와 같은 내용 자체로 이 사건 단체협약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점을 알아차리기 쉽지도 않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단체협약의 협상 과정에서 대학교 자녀학자금을 실비 한도가 아닌 정액금으로 지급하는 것이 쟁점화되지도 않았다.

④

이 사건 단체협약 협상에 참가하였던 G은 경찰 조사당시에는 종전 대학교 자녀학자금이 실비 한도 지원에서 정액금 지원으로 변경되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사측과 정액금 지급에 대해 충분히 논의 후 결정된 것으로 진술하였으나, 이 법정에서는 '사측에서 대학학자금 지원을 폐지하려고 하였으나 조합 측에서는 오히려 인상을 요구하였고, 협상 끝에 사측에서 학기별 3,000,000원을 제시하여 이를 수용하였다.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이전에는 대학학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요건을 갖춘 조합원이 거의 없어 대학학자금 지원의 한도나 액수, 실비 한도 지원 여부에 대하여 협상 당시에는 잘 알지 못하였고, 종전 실비 한도 지원 규정이 정액금 지원으로 변경된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여, G의 위 경찰 진술은 그대로 믿기가 어렵다(실비 한도 지원 자체를 변경한다는 것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는 점에 관한 G의 법정진술은 협상에 참여한 H의 법정진술과도 일치한다).

고발인 E노동조합(대표자 위원장 I)은 고발장을 통해 이 사건 지부에서 사측에 정액금 지급을 요구하였고 이를 사측이 수용하였다고 주장하나, G의 위와 같은 법정진술에 비추어 위 고발장의 기재를 그대로 믿을 수 없다.

3.

결론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들이 무죄판결공시 취지의 선고에 동의하지 않으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공시의 취지는 선고하지 않는다.

판사 황여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