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5. 7. 20.부터 2016. 9. 29.까지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 법무감사팀에서 근무한 사람이고, 피고는 위 기간에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 근무한 사람이다.
원고는 2016. 4. 15. '상급자인 법무감사팀 D 차장으로부터 성희롱 피해를 당하였다'는 내용으로 인사총무팀 E 팀장과 면담하고, 2016. 7. 1. 대표이사 신문고 사이트를 통하여 피고에게 직접 위와 같은 내용을 신고하였다.
원고는 2016. 7. 2. 피고와 E에게 D의 허위출장 등 비위행위 관련 의혹을 제기하고, 같은 달 7. F 전무, 노사협의회 위원인 G, H 과장 등 다른 직원들에게 D의 성희롱 행위 등의 내용으로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2016. 7. 11. 원고, D, 법무감사팀장 I에게 2016. 7. 12.자 인사위원회 개최 사실을 통보하였다. 위 회의에 원고는 출석하였으나, D, I은 출석하지 않았고, 피고는 위 회의를 주재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2016. 7. 15. 원고에 대하여 '동료 팀원의 정상적인 출장을 허위 출장이라고 주장하며 관련 내용을 유포하는 등 확인되지 않은 사실 유포를 통해 사내질서를 문란하게 한 점 및 평소 근태에 문제가 있는 점'을 이유로 징계의 일종인 경고처분을 하고, D에 대하여는 취업규칙 제19조 제5호에서 정한 '복무수칙 및 품위유지 위반'을 이유로 견책 처분을 하였다.
2016. 7. 당시 시행 중이던 구「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2017. 11. 28. 법률 제1510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이 사건 회사의 인사규정 및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이 있는 내용은 별지 관계법령 등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10, 18 내지 21호증, 을 제1, 내지 3, 7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피고는 2016. 7. 12. 인사위원회를 주재하면서 원고의 인격권을 침해하고 성희롱 2차 가해에 해당하는 발언을 하여 남녀고용평등법 제12조, 제14조 제2항을 위반하였다.
피고는 2016. 7. 15. 원고에 대하여 경고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위 징계처분은 원고에게 징계사유를 사전에 알리지 않았고 소명기회를 부여하지 않았으며 D, I과 다르게 원고만을 출석시켰다는 점에서 절차상 하자가 있고, 이 사건 회사에서 주장하는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실체상 하자가 있는 부당징계로서, 원고의 성희롱 피해 신고에 대한 보복적 조치이고,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에서 금지하는 불리한 조치에 해당한다.
피고는 2016. 7. 15. D에 대하여 취업규칙 위반만을 이유로 징계하였을 뿐이고 성희롱을 이유로는 징계를 하지 않았으므로,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
피고가 인사위원회에서 한 발언, 피고가 대표이사로서 원고에게 한 징계처분, 피고가 D에 대하여 성희롱을 이유로는 징계처분을 하지 않은 부작위 등은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가 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2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인사위원회 발언에 관한 판단
갑 제4,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2016. 7. 12. 인사위원회를 주재하면서 발언한 내용은 원고가 작성·제출한 신문고·사실확인서, D와 I 이 제출한 소명서, 인사총무팀의 조사보고서 내용 등을 바탕으로 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질문, 법무감사팀의 복무기강 및 이 사건 회사의 평판 저하에 대한 우려 등을 주된 취지로 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가 원고의 피해사실 신고를 제지 또는 비난하거나 그밖에 원고의 인격권을 침해하고 원고에게 성적 굴욕감을 주는 언동을 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의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가 인사위원회에서 한 발언으로써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만한 가해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징계에 관한 판단
절차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회사의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징계절차에서 피징계자에게 사전에 통고하거나 변명의 기회를 부여할 것을 명한 규정이 없는 이상, 회사의 피징계자에 대한 징계절차에서 그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징계처분을 무효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2. 4. 14. 선고 91다4775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 회사의 인사규정이나 취업규칙 등에서 징계절차와 관련하여 징계사유를 사전에 통고하거나 소명의 기회를 부여할 것을 정한 명문의 규정이 있다고 볼 증거가 없다. 그리고 인사위원회 출석 여부는 당사자의 의사에 달린 것으로서 D, I이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지 아니한 것이 피고의 잘못이라고 할 수 없고, 피고가 원고에게 출석을 강요하였다고 볼 증거도 없다. 그러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실체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일반적으로 근로자에 대한 불이익처분이 정당하지 못하다는 사유만에 의하여 곧바로 그 불이익처분이 불법행위를 구성하게 된다고 할 수 없고, 근로자의 비위행위 등이 불이익처분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 무리가 아니었다면 거기에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만한 고의·과실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다11696 판결, 대법원 1996. 4. 23. 선고 95다6823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사업주가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성희롱 피해 발생을 주장하는 근로자에 대하여 한 조치가 직장 내 성희롱 피해나 그와 관련된 문제 제기와 무관하거나, 별도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위반으로 볼 수 없다(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6다202947 판결 참조).
그런데 갑 제10, 16, 18호증, 을 제5, 7,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사총무팀이 원고의 성희롱 피해, D의 허위출장을 비롯한 법무감사팀업무운영 문제 등 원고의 신고 내용에 대해 원고와 D, I 등을 조사하여 2016. 7. 8. 작성한 조사보고서에는 '① 성희롱 건은 당사자 사이의 진술이 상이하고 증거가 부족하여 추가적인 조사를 실시하여 인사위원회에서 심의하는 것이 적절하고, ② 법무감사팀 업무운영과 관련된 문제들은 담당팀장의 답변서를 검토한 후 처리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으며, ③ 그와 별개로 원고가 관련 내용을 유포하여 사내질서를 교란하고 업무를 방해한 혐의, 근태 불량 등에 대해서는 별도로 조사하여 처리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 인사총무팀의 조사 과정에서 1은 원고가 제기한 D의 허위출장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는 내용을 인사총무팀에 확인하여 준 사실, 2016. 7. 12.자 인사위원회에서 조사보고서, I의 진술 및 출장기록 등을 바탕으로 원고와 사이에 사실관계 확인 및 허위출장이라고 원고가 추측한 이유 등에 대한 문답이 이루어진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앞서 본 법리를 이러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한 경고 징계처분은 원고의 성희롱 피해 문제 제기와 무관한 별도의 사유와 관련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경고는 구두 또는 문서상 주의를 주는 것으로서 이 사건 회사의 징계 중 가장 약한 종류이고 징계양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처분인 점,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과 관련하여 피고에게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만한 고의·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부작위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인사총무팀이 2016. 7. 8. 작성한 조사보고서에 성희롱 건은 증거가 부족하여 추가적인 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되어 있는 점, 2016. 7. 12.자 인사위원회에서도 성희롱에 관한 부분은 주장이 상반되고 증거가 명백하지 않아 판단할 수 없는 것으로 심의된 점 등의 사정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 사건 회사가 D에 대하여 취업규칙 위반만을 이유로 징계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에게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만한 고의·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태안(재판장) 성원제 김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