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2. 16. 선고 2018나27989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 및 당심에서 추가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22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2001. 1.경부터 2014. 2. 6.까지 전남 신안군에 있는 B의 염전에서 일하였다.

나.

검사는 B에 대하여 원고의 지적장애를 이용하여 염전에서 일을 시키고도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등 영리유인, 준사기, 감금, 근로기준법위반 등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아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소속 판사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2014. 5. 2. B을 구속하였다. 검사는 수사결과에 터 잡아 2014. 5. 16. B에 대하여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14고합57호로 영리유인, 준사기, 감금,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공소를 제기하였고, 그에 따라 B에 대한 형사재판이 개시되었다(이하 위 사건을 ‘대상 형사사건’이라고 하고, 담당 수소법원을 ‘형사 제1심 재판부’라고 한다). 한편 수사과정에서 사법경찰리가 2014. 3. 14.자로 작성한 원고에 대한 피해자 진술조서와 C연구소와 D연구소가 2014. 3. 31.자로 작성한 원고에 대한 관찰.진단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원고는 지능지수 43, 사회성숙지수 45의 지적장애인으로 한글을 읽지는 못하나, 자신의 이름과 주민번호를 쓸 수 있고, 실제로 경찰 피해자 진술과정에서 자신의 이름과 주민번호 중 일부를 직접 쓰기도 하였다(갑 제6호증의 제6면 참조).

다.

대상 형사사건에서 형사 제1심 재판부는 B 변호인의 신청을 받아들여 중간에 몇 차례 기일을 변경하는 한편 두 차례 B의 구속기간을 연장하는 결정을 하면서 2014. 6. 26. 제1회 공판기일을, 2014. 7. 24. 제2회 공판기일을, 2014. 9. 18. 제3회 공판기일을 각각 진행하여 변론을 종결한 후 2014. 10. 16. B에 대하여 판결을 선고하였는데, 위 판결 선고 전까지 원고의 피해자 변호사는 선임되지 않았다. 대상 형사사건에 관한 대법원 사건진행내역(갑 제2호증)에 의하면, 제1회 공판기일에서 모두절차와 공소사실의 인부 및 증거조사절차가 진행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제2회 공판기일에서 변호인이 신청한 양형증인 E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되었으며, 제3회 공판기일에 관하여 작성된 제3회 공판조서(갑 제5호증)에는 당일 재판이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진행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라.

대상 형사사건에서 B의 변호인은 제1심 판결 선고 사흘 전인 2014. 10. 13. 참고 자료로 형사합의금으로 3,000만 원을 추가로 공탁한다는 내용의 공탁서와 함께 원고 명의의 처벌불원서 등을 제출하였다. 위 처벌불원서에는 처벌불원의 내용과 그 ‘피해자’란 및 하단에 ‘피해자 A’이라는 이름이 인쇄되어 있고, ‘주민번호’란에 원고의 주민번호가, 하단에 ‘2014...’으로 인쇄된 ‘날짜’란과 ‘피해자 A’이라는 이름 옆에 각각 ‘10. 9’ 및 원고의 이름인 ‘A’이 수기로 기재되어 있으며, 수기로 기재된 ‘A’의 ‘F’이라는 글자와 겹치는 형태로 무인도 찍혀 있다. 그러나 위 처벌불원서에 원고의 인감증명서는 따로 첨부되지 않았다.

마.

위 처벌불원서 제출 이전에 광주가정법원 목포지원 2014느단354호로 특정후견심판이 청구되어 원고의 임시후견인이 선임되어 있었다(이하 ‘특정후견사건’이라고 한다). B의 변호인과 가족들의 합의 시도에도 임시후견인이 이에 대한 명확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바.

형사 제1심 재판부는 2014. 10. 16. 공소사실 중 임금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하여는 ‘기록에 편철된 합의서에 의하면 원고가 공소제기 후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를 표시한 사실이 확인된다’는 이유로 공소를 기각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해당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피고인은 피해자를 위하여 8,000만 원을 공탁하여 피해회복을 위하여 노력하였고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범행 일체를 자백하고 6개월간의 구금생활을 통하여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는 점(여기서 피고인은 B을, 피해자는 원고를 의미한다)” 등을 이유로 B에 대하여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하는 판결(이하 ‘대상판결’이라고 한다)을 선고하였다.

사.

광주가정법원 목포지원은 위 특정후견사건에서 G을 원고의 특정후견인으로 선임하는 결정을 하였고, 위 결정은 2014. 10. 21. 확정되어 2014. 11. 4. 원고의 특정후견에 관한 등기가 마쳐졌다(특정후견인으로 선임된 G이 임시후견인과 동일인인지는 기록상 확인되지 않는다). 위 결정에 따라 선임된 특정후견인은 특정후견의 기간(2014. 10. 1.부터 2016. 9. 30.까지) 동안 ‘강제노역 관련 등 범죄피해 구제에 관한 사무 등을 후원’하는 일을 특정후견사무로 하여 ‘강제노역 및 명의도용 피해 관련 형사절차 진행 및 관련 민사소송 등의 사무를 지원할 변호사 선임계약 체결’ 등의 범위 내에서 원고의 대리권한을 행사하는 등으로 특정후견사무를 수행할 수 있었으나, 성년후견이나 한정후견의 경우와 달리 위 법원으로부터 원고의 법률행위를 취소하거나 이에 대하여 동의를 할 권한은 부여받지 못하였다. 그 후 전라남도 무안군수가 광주가정법원 목포지원 2017느단2065호로 다시 원고에 대한 특정후견심판을 청구하여 위 법원이 2017. 11. 27. H을 특정후견인으로 선정하는 결정을 하였는데, 위 결정에서 정한 특정후견 사무와 대리권한의 범위도 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

검사는 2014. 11. 3. 형사 제1심 재판부가 선고한 대상판결에 대하여 양형부당을 이유로 광주고등법원 2014노436호로 항소하였다. 그 항소심 수소법원(이하 ‘형사 항소심 재판부’라고 한다)은 2014. 12. 18. 제1회 공판기일을 진행하고 변론을 종결하였으나, 2015. 1. 6. 피해자 변호사 I 등(이하 ‘피해자 변호사’라고 한다)이 피해자 변호사 선임계를 제출하면서 의견서를 제출하자 변론재개를 결정하였고, 피해자 변호사가 2015. 1. 9. 피해자 등 진술신청서를 제출함에 따라 2015. 1. 22. 열린 제2회 공판기일에서 피해자인 원고를 증인으로 신문하고 변론을 종결한 후, 2015. 2. 12. B이 ‘당심에 이르도록 피해자(원고)와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고 판단하는 한편, 원고의 B에 대한 처벌 또는 처벌불원 의사의 유무에 대하여는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은 채 양형부당을 이유로 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였고, 이에 검사가 상고하지 아니하여 결국 대상판결이 확정되었다.

자.

한편 형사 제1심 재판부는 대상 형사사건과 유사하게 타인으로 하여금 염전 등에서 강제노역을 하게 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공소제기된 염전 운영자들에 대한 다수의 형사재판[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14고합24, 같은 법원 2014고합29, 32(병합)(이하 각각 ‘유사 형사사건 1’, 유사 형사사건 2‘라고 한다) 등]을 담당하기도 하였다. 유사 형사사건 1에서는 수사단계에서 수사기관에 해당 피해자들 명의의 합의서가 제출되고, 유사 형사사건 2에서는 공소제기 후 수소법원에 해당 피해자들 명의의 합의서가 제출되었는데, 형사 제1심 재판부는 각각 일부 해당 피해자들에 대한 증인신문을 실시한 후 변론을 종결하고, 각 해당 판결 선고 시 해당 피해자들에게 해당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2.

국가배상청구

가.

원고 소송대리인의 주장 대상 형사사건의 형사 제1심 재판부를 구성하는 법관들(이하 ’대상법관들‘이라고 한다)은 지적장애가 있고 한글을 읽지도 못하는 원고 명의의 처벌불원서에 인감증명서도 첨부되어 있지 않고, 후견인의 관여도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검사나 후견인 등을 통하여 문서에 기재된 내용이 피해자의 진의인지 여부를 확인하지도 않고, 만연히 원고가 B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잘못된 사실을 인정하였다. 공무원인 대상법관들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한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원고는 장애인 학대범죄의 피해자로서 재판과정에서 인격적 가치를 실현할 기회를 잃어버렸고, 왜곡된 원고의 의사가 임금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기각 사유 및 나머지 범죄에 대한 부당한 양형이유로 반영되어 헌법 제27조 제5항의 ‘형사피해자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당하였으며, 자신의 의사가 왜곡되어 반영된 것을 알게 되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정신적 충격을 겪고, 이를 바로 잡기 위하여 대상 형사사건의 항소심 재판정에 출석하여 증언하여야 하는 등의 추가적인 고통도 겪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정신적 손해배상으로 1억 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관련 법리

1)

법관이 행하는 재판사무의 특수성과 그 재판과정의 잘못에 대하여는 따로 불복절차에 의하여 시정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법관의 재판에 법령의 규정을 따르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이로써 바로 그 재판상 직무행위가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서 말하는 위법한 행위로 되어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그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려면 당해 법관이 위법 또는 부당한 목적을 가지고 재판을 하는 등 법관이 그에게 부여된 권한의 취지에 명백히 어긋나게 이를 행사하였다거나(대법원 2001. 3. 9. 선고 2000다29905 판결 참조), 불복에 의한 시정을 구할 수 없었던 것 자체가 법관이나 다른 공무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라거나 그와 같은 시정을 구할 수 없었던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다(대법원 2003. 7. 11. 선고 99다24218 판결 참조)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2)

형사사건에서 사실인정은 사실심법원의 자유로운 판단에 속한다(대법원 2017. 5. 17. 선고 2017도2573 판결 참조). 한편 구체적으로 어떠한 사항이 엄격한 증명을 요하는 사항이고, 어떠한 사항이 자유로운 증명을 요하는 사항인지는, 증명의 대상이 되는 사항의 성격을 헌법이 규정하는 적법절차의 원리나 공판중심주의, 직접주의, 구두변론주의와 당사자주의 등 형사소송법의 원칙들에 비추어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나, 원칙적으로 범죄사실의 존부와 형벌권의 양적 범위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사실의 존부 및 내용에 관하여는 모두 엄격한 증명을 요하는 반면, 단지 양형의 자료가 되는 데 불과한 정상사실에 관하여는 자유로운 증명으로 족하다고 할 것이다. 또한 양형의 조건에 관하여 규정한 형법 제51조의 사항은 널리 형의 양정에 관한 법원의 재량사항에 속하고, 이는 열거적인 것이 아니라 예시적인 것이다(대법원 2017. 8. 24. 선고 2017도597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다.

판 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펴본다.

1)

형사 제1심 재판부가 유사사건 1, 2에서는 수사단계 또는 공판단계에서 합의서를 제출한 피해자들 중 일부를 증인으로 신문하여 해당 피해자들이 진의에 따라 해당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를 밝혔는지를 심리한 후 그들의 처벌불원의사를 인정하지 않은 반면, 대상 형사사건에서는 제1심 판결을 선고하기 전에 처벌불원서가 제출되었음에도 피해자인 원고가 진의에 따라 B에 대한 처벌불원의사를 표시하였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그 처벌불원서의 내용대로 원고가 B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보아 해당 공소사실 중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를 기각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원고가 처벌불원의사를 표시한 것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여 B에 대하여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대상판결을 선고한 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다.

2)

그러나 한편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1 유사사건 1, 2에서는 수사단계 또는 변론이 종결된 공판기일 전에 해당 피해자들 명의의 합의서가 제출되어 형사 제1심 재판부가 그 사실을 인지하고, 소송관계인의 신청 또는 직권으로 해당 피해자들에 대한 증인신문을 거친 후 변론을 종결한 반면, 대상 형사사건에서는 앞서 살펴본 제3회 공판조서의 기재 내용과 같이 변론종결시까지 피고인인 B의 변호인과 가족들이 피해자인 원고와 합의를 시도하였으나 원고의 후견인(당시로서는 임시후견인)의 준비부족 또는 소극적인 태도로 원고 명의의 합의서나 처벌불원서가 제출되지 않았으므로, 형사 제1심 재판부가 원고의 B에 대한 처벌의사나 처벌불원의사 또는 그러한 의사가 원고의 진의에 의한 것인지 여부를 직접 확인할 필요성은 없었다. 2 B은 대상 형사사건과 관련하여 2014. 5. 2. 구속된 후 2014. 5. 16. 공소제기된 이래 구속상태로 재판을 받다가 형사 제1심 재판부가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판결을 선고함으로써 비로소 석방된 것으로 보이는데, 그 판결 선고일은 공소제기일로부터 5개월 후인 2014. 10. 16.로 지정되어 형사소송법 제92조가 정한 제1심의 최대 구속기간인 6개월로부터 불과 1개월 정도만 남은 시점이었다. 3 이러한 상황에서 B의 변호인이 2014. 10. 13.자로 원고의 처벌불원서를 참고자료로 제출하였으므로, 형사 제1심 재판부로서는 대상 형사사건의 변론을 재개한 후 유사사건 1, 2와 같이 원고에 대한 증인신문절차를 거친 후 변론을 종결하고 판결을 선고하는 방법과 자유로운 증명에 의하여 원고의 처벌불원서에 관한 양형사실을 인정하고 판결을 선고하는 방법을 택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형사 제1심 재판부는 후자의 방법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4 그런데 형사 제1심 재판부 입장에서 그 당시 담당하고 있었을 다른 사건들의 기일지정현황과 해당 법원의 법정사용현황, 원고의 출석가능성, 원고의 특정후견인 선임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였던 점(설령 광주가정법원 목포지원 소속 특정 판사가 2014. 10. 13. 이전에 원고의 특정후견인으로 G을 선임하는 결정을 하였더라도, 광주가정법원 목포지원 소속 특정 판사가 한 위 결정을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의 형사 제1심 재판부가 당연히 알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위 특정후견인 선임 결정은 대상판결 선고 후인 2014. 10. 21.에서야 비로소 확정된 점 등에 비추어, 형사 제1심 재판부가 위와 같이 인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해자인 원고에 대한 양형증인 신문을 이유로 구속피고인인 B을 보석 등으로 석방할 필요성이나 상당성 유무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위 3의 두 가지 방법 중 하나의 방법을 택하는 것은 형의 양정에 관한 법원의 재량사항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형사 제1심 재판부가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후자의 방법을 따른 것이라면, 이를 두고 형사 제1심 재판부가 형의 양정에 관한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5 원고가 지적장애 2급의 장애인이자 피해자로서 가해자인 B에 대한 처벌 또는 처벌불원의사를 밝힐 능력 자체가 부족하다고 본다면, 형사 제1심 재판부로서는 그러한 의사표시에 관하여 원고를 대리할 권한을 보유한 자로부터 그 의사를 확인하여야 할 터이다. 그러나 대상판결 선고 후에 선임된 원고의 특정후견인이 성년후견인이나 한정후견인의 경우와 달리 광주가정법원 목포지원으로부터 원고의 법률행위를 취소하거나 이에 대하여 동의를 할 권한은 부여받지 못한 점에 비추어 임시후견인 또한 대상 판결 선고 전에 그러한 권한을 보유하지 못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고(따라서 원고의 임시후견인이 원고를 대리하여 B에 대한 처벌의사 또는 처벌불원의사를 표시하였더라도 이를 원고의 적법한 의사표시로 볼 수 없다), 달리 그 당시 원고의 진의를 형사 제1심 재판부에 전달할 마땅한 통로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형사 제1심 재판부로서는 2014. 10. 13. B의 변호인이 제출한 위 처벌불원서를 즉시 확인하였다고 하더라도 예정된 판결 선고일까지 불과 사흘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직접 위 처벌불원서의 형식과 기재내용 등을 살펴보는 것 이외의 다른 방법으로 원고가 진의에 의하여 처벌불원의사를 표시한 것인지 확인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 소송대리인은 위 처벌불원서에 인감증명서가 첨부되지 않은 사실을 지적하고 있으나, 원고의 지적장애 정도와 원고가 2001. 1.부터 2014. 2.경까지 B에 의하여 감금된 상태에서 사실상 자유를 박탈당한 채 생활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위 처벌불원서 작성 무렵에 관할관청에 인감증명에 관한 신고절차를 하여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는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는 쉽지 않으므로, 위 처벌불원서에 원고의 인감증명서가 첨부되지 않았다는 사유를 들어 원고가 진의에 의하여 처벌불원의사를 표시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6 따라서 형사 제1심 재판부는 위 3의 두 가지 방법 중 후자의 방법을 선택하여 자유로운 증명에 의하여 원고의 처벌불원의사에 관한 양형사실을 인정하고 판결을 선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원고 명의로 작성되어 제출된 위 처벌불원서(갑 제4호증)에 조악한 글씨이기는 하지만 수기에 의하여 원고의 이름(A)과 주민등록번호가 기재되어 있고, 무인도 찍혀 있는 점, 이는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원고가 한글을 쓸 줄은 모르지만 자신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정도는 쓸 수 있다는 사실에도 부합하는 점, B의 변호인과 가족들이 계속하여 원고와 합의를 시도하였던 점, 위 5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의 특정후견인 또는 임시후견인은 원고의 법률행위를 취소하거나 이에 대하여 동의할 권한을 보유하지 못하므로 B의 변호인이나 가족들이 원고의 특정후견인 또는 임시후견인을 배제하거나 그들의 의견에 반하여 원고로부터 B으로부터 위 처벌불원서를 작성받았더라도 그 행위 자체가 무효라거나 위법하다고 쉽사리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비록 원고의 진의에 의한 것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원고가 위 처벌불원서의 작성일인 2014. 10. 9. 무렵 B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 자체를 표시하였다는 객관적 사실은 존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형사 제1심 재판부가 위와 같은 상황에서 유사사건 1, 2와 달리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제한된 시간 내에 원고의 B에 대한 처벌불원의사가 존재한다고 판단하고 그에 따라 공소사실 중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를 기각하고, 원고 명의의 처벌불원서가 제출된 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는 나머지 공소사실에 관한 유리한 양형사유로 참작한 것은, 사실심법원에 부여된 사실인정 및 양형에 관한 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자유로운 증명에 의하여 소송조건 및 양형에 관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형사 제1심 재판부를 구성하는 대상법관들의 대상 형사사건에 관한 재판에 법령의 규정을 따르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7 한편 대상 형사사건에서 B의 변호인이 2014. 10. 13.자로 원고의 처벌불원서를 참고자료로 제출하였으므로, 검사는 가능성 측면에서 판결 선고일인 2014. 10. 16. 전에 위 처벌불원서가 원고의 진의에 의하여 작성된 것인지 직접 확인하거나 형사 제1심 재판부에 그 확인을 위하여 변론을 재개하여 달라고 요청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나, 대상판결 선고 전에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양형부당만을 이유로 항소하였고, 형사 항소심 재판부에 의하여 그 항소가 기각되었음에도 형사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상고하지 않았다. 8 원고 소송대리인은, 원고가 대상 형사사건의 제1심 재판에서 헌법 제27조 제5항의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당하였다고도 주장하나,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은 그 명칭 그대로 형사피해자의 권리이므로 피해자가 수소법원에 대하여 재판절차진술권의 행사를 신청하여 실행하는 방법으로 충족되는 것일 뿐 수소법원이 모든 형사사건에서 당연히 이행하여야 할 의무는 아니므로, 형사 제1심 재판부가 적극적으로 원고에게 재판절차진술권 행사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고 하여 원고의 재판절차진술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도 없고, 대상 형사사건의 항소심 재판부가 그 항소심 변론종결 후에 비로소 선임된 피해자 변호사(이 사건의 원고 소송대리인과 중복된다)의 피해자 진술신청을 받아들여 종결된 변론까지 재개하고 원고를 증인으로 신문함으로써 원고가 피해자로서 재판절차진술권을 충분히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원고 소송대리인의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받아들일 수 없다(또한 원고 소송대리인은 한편으로 위와 같이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대상 형사사건의 항소심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증언함으로써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바, 이는 그 주장 자체로 모순될 뿐만 아니라 공개재판을 통하여 검사가 공소제기한 공소사실의 인정 여부와 양형에 관한 사실관계를 새로이 확정하고 이를 전제로 유.무죄의 실체 판단을 한 후 해당 피고인에 대하여 형을 양정하는 형사재판제도의 본질에도 반하는 것이어서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9 한편 설령 이와 달리 대상법관들이 대상 형사사건의 제1심 재판과정에서 피해자인 원고로부터 직접 위 처벌불원서가 원고의 진의에 의하여 작성된 것인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것이 법관의 재판에 법령의 규정을 따르지 아니한 잘못이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보더라도, 대상법관들의 그러한 잘못은 상소 등 불복절차에 의하여 시정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고, 실제로도 범죄피해자의 이익을 비롯한 공익을 대표하는 검사가 대상 형사사건에서 형사 제1심 재판부의 판결에 대하여 양형부당으로 항소하여 진행된 형사 항소심 재판에서 피해자인 원고에 대한 증인신문을 통하여 형사 항소심 재판부가 원고의 B에 대한 처벌불원의사를 직접 확인함으로써 시정되었다고 할 것이다.

3)

위에서 살펴본 바를 종합하면, 위 1)항의 사실만으로 또는 이에 원고 소송대리인이 제출한 증거들을 모두 보태어 보더라도 대상법관들에게 대상 형사사건에 관한 제1심 재판에 법령의 규정을 따르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설령 대상법관들이 진행한 제1심 재판에 법령의 규정을 따르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보더라도, 대상법관들이 위법 또는 부당한 목적을 가지고 재판을 하는 등 그들에게 부여된 권한의 취지에 명백히 어긋나게 이를 행사하였다거나, 대상 법관들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원고가 불복에 의한 시정을 구할 수 없었다고 볼 수도 없다.

라.

소결론 그렇다면 원고 소송대리인의 국가배상청구에 관한 주장은 원고의 손해 발생 등 나머지 점에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가.

원고 소송대리인의 주장 대상법관들이 대상 형사사건의 제1심 재판과정에서 피해자인 원고로부터 직접 위 처벌불원서가 원고의 진의에 의하여 작성된 것인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원고가 형사 피고인인 B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사실을 잘못 인정한 행위(이하 ‘이 사건 행위’라고 한다)는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행위에 해당하고 그로 인하여 원고는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되었으므로, 피고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한 공무원인 대상법관들의 이 사건 행위로 장애인인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나.

구체적 판단

1)

공무원이 그 직무(단순한 사경제의 주체로서 하는 작용을 제외한다)를 집행함에 당하여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에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는 특별법인 국가배상법이 적용되므로, 공무원의 직무상의 의무 위반행위로 인하여 손해를 입었다 하여도 국가에 대하여 국가배상법에 의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그 공무원의 행위를 국가의 행위로 보아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대법원 2008. 1. 18. 선고 2006다41471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6조 제1항은 “누구든지 이 법의 규정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사람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다만, 차별행위를 한 자가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증명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함으로써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적용 영역에서 발생하는 불법행위에 관하여 민법 제750조와 달리 손해를 가한 자가 증명책임을 부담하도록 하고는 있으나(이러한 의미에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6조 제1항은 민법 제750조의 특별법이라고 할 것이다), 손해를 가한 자가 손해를 입은 자에게 손해를 직접 배상하도록 규정한다는 점에서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책임과 그 성격이 같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공무원이 직무상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하는 행위를 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손해를 입은 자가 해당 공무원을 상대로 직접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정한 손해배상책임을 청구하거나 국가를 상대로 국가배상법에 의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그 공무원의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행위를 국가의 행위로 보아 국가를 상대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6조 제1항의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 소송대리인의 위 주장은 그 자체로 받아들일 수 없다.

2)

이와 달리 원고 소송대리인의 위와 같은 주장을 제2항에서 살펴본 국가배상청구에 관한 청구원인, 즉 공무원인 대상법관들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였다는 내용 중 하나로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하는 이 사건 행위를 하였다는 것으로 선해하여 보더라도, 장애인차별금지법에 관한 법률해석과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원고 소송대리인의 위와 같이 선해한 주장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 1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제1항은 위 법에서 금지하는 차별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공무원이 직무상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금지하는 차별행위를 한 경우에도 공무원에게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장애인차별금지법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2 원고 소송대리인이 차별행위라고 주장하는 이 사건 행위, 즉 대상법관들이 대상 형사사건의 제1심 재판과정에서 피해자인 원고로부터 직접 위 처벌불원서가 원고의 진의에 의하여 작성된 것인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원고가 형사피고인인 B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사실을 잘못 인정한 행위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제1항이 차별행위로 열거한 각 호 중 제1호, 제3호 내지 제6호에 해당하지 않음은 내용상 분명하다. 3 따라서 원고 소송대리인이 차별행위라고 주장하는 이 사건 행위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제2호에 해당하는지 여부만 문제될 여지가 있으나, 다음과 같은 사유, 즉 ᄀ 형사재판은 법원이 공개법정에서 검사와 피고인 및 변호인을 대립 당사자로 하여 검사가 공소제기한 공소사실이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지 여부를 확인하여 유.무죄의 실체판단을 하고 유죄로 인정된 피고인에 대하여 적정한 형을 선고함으로써 국가형벌권을 행사하는 절차로서 근본적으로 검사와 피고인 및 변호인을 대립당사자로 하고, 필요한 경우 증인을 신문하거나 범죄피해자 등의 신청에 따라 피해자의 진술을 청취하는 것이므로(이들을 통칭하여 ‘소송관계인’이라고 한다), 수소법원은 소송관계인 중 장애인이 있는 경우 그에 대하여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금지하는 차별행위를 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 원고는 피고인인 B이 저지른 범죄의 피해자이기는 하나 대상 형사사건의 제1심 재판과정에서 증인신문의 대상이 되거나 형사 제1심 재판부에 피해자진술권의 행사를 신청하지 않아 위 사건의 소송관계인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ᄂ 한편 소송관계인에 해당되지 아니하는 피해자라고 하더라도 소송관계인 이 법정에 현출된 피해자 명의의 합의서나 처벌불원서의 진정성 등에 관하여 의문을 제기하거나 수소법원 스스로 그러한 의문을 갖게 되어 재판절차의 일환으로 피해자의 진정한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는 경우 수소법원이 그 절차 내에서 장애인인 원고에 대하여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금지하는 차별행위를 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고 볼 수 있는데, 원고의 경우 대상 형사사건의 제1심 변론종결일까지 원고 명의의 합의서나 처벌불원서가 법정에 현출되지 않아 그의 의사를 확인할 필요성 자체가 없었으므로, 형사 제1심 재판부가 변론종결 시까지 장애인인 원고에 대하여 장애인차별금 지법상 어떠한 형태로든 의무를 부담하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ᄃ 형사 제1심 재판부는 빨라도 판결 선고일 사흘 전에서야 원고 명의의 처벌불원서가 B의 변호인을 통하여 제출된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을 것인데, 제2항의 다.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시간상, 상황상의 제약(특히 형사 제1심 재판부가 원고의 의사 확인을 이유로 하여 구속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B을 보석 등으로 석방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으로 인하여 예정된 판결 선고일까지 지적장애로 인하여 특정후견인 선임절차까지 진행 중이던 원고의 진의를 직접 확인하기 어려워 제출된 처벌불원서의 기재만으로 원고의 B에 대한 처벌불원의사를 확인한 것으로 보이는 점, ᄅ 형사 제1심 재판부가 원고로부터 직접 B에 대한 처벌불원의사가 원고의 진의에 의한 것인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것은 근본적으로 부작위에 해당하는데, 형사 제1심 재판부가 그 당시 원고의 의사를 직접 확인하여야 할 법령상 작위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려워 위와 같은 부작위만으로 형사 제1심 재판부가 장애인인 원고의 ‘장애를 고려하지 아니하는 기준을 적용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 ᄅ 설령 이와 달리 형사 제1심 재판부가 위와 같은 부작위를 통하여 ‘장애를 고려하지 아니하는 기준을 적용하였다’고 보더라도, 앞서 살펴본 여러 사정에 비추어 형사 제1심 재판부의 위와 같은 부작위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한 점, ᄆ 나아가 설령 형사 제1심 재판부의 위와 같은 부작위에 정당한 사유가 없었다고 보더라도, 형사 제1심 재판부의 위와 같은 부작위로 인하여 ‘장애인인 원고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는 점(검사의 항

확인하여야 할 법령상 작위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려워 위와 같은 부작위만으로 형사 제1심 재판부가 장애인인 원고의 ‘장애를 고려하지 아니하는 기준을 적용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 ᄅ 설령 이와 달리 형사 제1심 재판부가 위와 같은 부작위를 통하여 ‘장애를 고려하지 아니하는 기준을 적용하였다’고 보더라도, 앞서 살펴본 여러 사정에 비추어 형사 제1심 재판부의 위와 같은 부작위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한 점, ᄆ 나아가 설령 형사 제1심 재판부의 위와 같은 부작위에 정당한 사유가 없었다고 보더라도, 형사 제1심 재판부의 위와 같은 부작위로 인하여 ‘장애인인 원고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는 점(검사의 항소로 진행된 대상 형사사건에 관한 형사 항소심 재판에서 형사 항소심 재판부가 원고를 증인으로 신문하여 B에 대한 처벌불원의사가 원고의 진의에 의한 것이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서도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검사가 이에 대하여 상고하지 않음으로써 제1심 형사재판부가 선고한 대상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사실만 확인될 뿐이다) 등에 비추어, 원고 소송대리인이 차별행위라고 주장하는 이 사건 행위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제1항 제2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4 또한 진의에 의한 것인지를 불문하고 자기 명의로 B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작성한 원고가 형사 제1심 재판부가 적극적으로 자신을 상대로 처벌불원의사가 진의에 의한 것인지 여부를 확인할 것을 기대하였다가 형사 제1심 재판부의 위와 같은 부작위로 인하여 그 기대가 무산되어 실제로 정신적 고통을 당하였다고 볼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고, 그렇게 보는 것은 일반인의 경험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다.

소결론 그렇다면 원고 소송대리인의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주장 또한 이유 없다.

4.

결 론 따라서 원고의 국가배상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고, 당심에서 추가한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도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순형(재판장) 김정민 김병룡 각주1) 실제로 제출된 참고자료의 표제는 ‘처벌불원서’인 점, 형사 제1심 재판부가 작성한 판결문(갑 제7호증)상 B이 피해자인 원고와 합의하였다는 취지의 기재는 확인되지 않고, 원고가 B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기재만 확인되는 점, B의 변호인은 위 판결 선고 3일 전인 2014. 10. 13. 원고를 위한 추가 공탁서를 제출하였는바, 그 자체로 그때까지 B과 원고가 합의하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점 등에 비추어, 위 판결문상 공소기각 부분에 기재된 ‘합의서’라는 기재는 ‘처벌불원서’의 잘못된 기재라고 볼 수 있을 뿐, 형사 제1심 재판부가 B과 원고가 합의하였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각주2) 이 사건 소송에 관한 소송위임은 제1심에서는 원고 명의로 작성된 소송위임장에 의하여, 당심에서는 광주가정법원 목포지원인 선임한 원고의 특정후견인 H 명의로 작성된 소송위임장에 의하여 이루어졌으나, 원고 소송대리인 스스로 강조하는 원고의 지적장애 정도에 비추어 원고 스스로 위와 같은 구체적 주장을 하면서 원고 소송대리인에게 소송위임을 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특정후견인이 위 법원으로부터 부여받은 대리권한의 범위 내에서 원고 소송대리인에게 소송위임을 하여 원고 소송대리인이 그 소송대리권의 범위 내에서 위와 같은 구체적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보기로 한다. 각주3) 이 사건 소송기록으로는 위 결정일을 알 수 없으나, 법원 내부 전산망에 의하면 2014. 9. 25. 위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확인된다. 각주4) 다만, 공무원이 직무상 불법행위를 한 경우에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외에 공무원 개인도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할 것이지만, 공무원에게 경과실뿐인 경우에는 공무원 개인은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 것(대법원 1996. 2. 15. 선고 95다3867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과 각주5) 공무원이 직무수행에 당하여 고의 또는 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것으로 주장하는 경우는 특별법인 국가배상법이 적용되어 민법상의 사용자책임에 관한 규정은 그 적용이 배제되므로(대법원 1976. 12. 28. 선고 76다2006 판결 참조), 원고가 국가에 대하여 공무원인 담당법관들의 이 사건 행위를 이유로 민법상 사용자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