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 요지
법리오해
피고인은 피해자의 업무상 잘못으로 인한 영업팀 불만을 해소할 목적으로 피해자와 사전에 합의하여 보여주기 위하여 뺨이 아니라 손바닥을 때렸다. 따라서 피해자의 승낙에 의한 행위로서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으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
설령 피해자의 승낙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피해자가 '네'라고 대답하거나 고개를 끄덕여, 피고인은 피해자가 승낙하였다고 생각하였다. 이는 위법성 조각사유의 전제사실에 관한 착오에 해당하고 그 착오에 정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50만 원)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판단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형법 제24조의 규정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되는 피해자의 승낙은 개인적 법익을 훼손하는 경우에 법률상 이를 처분할 수 있는 사람의 승낙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승낙이 윤리적·도덕적으로 사회상규에 반하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대법원 1985. 12. 10. 선고 85도1892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직전 피해자를 사무실로 불러 "이따가 너를 때릴 것이다"라고 말하였고 피해자는 "네"라고 대답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과 함께 근로기준법 제8조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한 유효한 승낙이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승낙이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범행 당시, 피고인은 주식회사 F의 대표이사, 피해자는 영업직원 관리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었다. 근로기준법 제8조는 '사용자는 사고의 발생이나 그 밖의 어떠한이유로도 근로자에게 폭행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여, 형법 제260조 제1항의 폭행죄와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고, 형법상 폭행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지만(형법 제260조 제3항) 근로기준법상 폭행죄는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근로기 준법상 폭행도 형법 제24조의 피해자의 승낙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한 유효한 승낙 여부나 그 승낙이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좀 더 엄격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위와 같은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에 덧붙여, 피고인이 피해자의 업무상 잘못으로 인하여 발생한 영업팀의 불만을 이유로 피해자를 질책하면서 그 해소책으로 피해자를 폭행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하는 상황이라면, 피해자가 쉽게 거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다.
피해자의 수사기관 및 원심법정 진술과 증인 D의 원심법정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사전 동의를 구할 당시 폭행 강도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고, 피고인이 피해자의 뺨을 직접 때리지 않고 손바닥을 왼쪽 뺨에 대게 한 후 그 손바닥을 때렸지만 그 강도는 보여주기 위한 행동으로 피해자가 예상할 수 있었던 강도를 훨씬 넘어 선 것으로 보인다.
설령 피고인이 때리는 것을 피해자가 승낙한 것으로 잘못 인식하였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은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이 사건 폭행 경위 및 강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착오를 일으킨 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의 승낙으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주장하는 이외에는 이 사건 범행의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다. 피해자와 합의하여 피해자는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벌금형 전과만 있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 직후 피해자가 사직하였다. 피고인은 동종 범행 전력이 있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모든 양형조건을 참작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원심판결 경정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따라 직권으로 원심판결의 법령의 적용 중 다음 '경정 전'부분을 '경정 후'와 같이 경정한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기각한다.
판사 이원신(재판장) 김우정 이근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