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200만 원)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주식회사 O에 주식회사 C의 경영을 위탁하였고, 실질적인 경영책임이 주식회사 O에 있으므로, 피고인에게 임금지급 책임이 없다. 또한 근로자들 중 법원의 허가를 받은 4명(D, J, K, N)을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법원의 허가가 없어 적법한 근로계약이 없으므로 근로기준법위반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인정사실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주식회사 C(대표이사 피고인, 이하 'C'라고 한다) 2009. 7. 23. 설립되어 충북 음성군 X블럭에서 냉동식품 제조업 및 유통업 등을 영위하여 왔다.
C는 2014. 5. 30. 청주지방법원에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하여(2014회합50002) 2014. 7. 24. 개시결정을 받았으나, 채무자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의 수행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어 2015. 2. 9. 회생절차 폐지결정을 받았다.
이후 C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시설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2015. 6. 19.경 주식회사 Y(이하 'Y'이라고 한다)과 냉동밥, 냉동볶음밥, 야채믹스 및 건강식 관련 제품을 납품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고, 이에 따라 향후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자, 2015. 7. 20. 청주지방법원에 다시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하였고(2015회합50007), 위 법원으로부터 2015. 8. 26. 개시결정을 받았으며, 피고인이 C의 관리인으로 선임되었다.
청주지방법원은 개시결정을 하면서 관리인의 행위에 대하여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결정하였는데, 그 중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항목당 1,000만 원 이상의 금원지출
1,000만 원 이상의 지출이 예상되는 증여, 매매, 교환, 소비대차, 임대차, 고용, 도급, 위임, 임치 등 계약의 체결 또는 의부부담행위
과장급 이상의 인사 및 보수결정
C가 두 번째 회생을 신청할 당시 C의 공장은 자금난으로 운영이 중단된 상태였는데, 주식회사 O(대표이사 H, 이하 'O'라고 한다)가 위 C 공장에서 인건비, 원재료비 등을 책임지고 Y에 납품할 냉동볶음밥 등을 생산하기로 하였고, 피고인과 주식회사 Z가 Y에 납품하는 유통을 책임지기로 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회생절차를 관리·감독하는 법원에 위와 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법원의 대표자 피고인에 대한 심문절차에서도 O 관련 내용은 진술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과거 매출액 대비 직원 6명으로 부족한 인원은 일용직 근로자들로 충당할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288쪽).
또한 피고인은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지에 관한 법원의 보정명령에 대하여 2015. 8.경 '현재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정서와 그 공장에서 임,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현황이 담겨 있는 공장의 내, 외부에 대한 사진을 제출하였다(증거기록 329쪽).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근로자들은 모두 위 C 공장에서 냉동볶음밥 등을 생산하기 위하여 근무하였는데, C의 관리인의 지위에서 피고인은 2015. 10.경 청주지방법원에 위 근로자들 중 D, J, K, N에 대한 급여 지급 허가 신청서를 제출하여 위 법원으로부터 허가 결정을 받았다(증거기록 220~224쪽). 이후 피고인은 2015. 11. 26. 청주지방법원에 과장급 이상의 직원 F에 대한 채용 허가 신청을 하여 위 법원으로부터 2015. 11. 30. 채용허가 결정을 받았는데, 위 채용허가 신청을 하면서 첨부한 임·직원 명부(2015. 10. 31.기준)에는 J, K, N, Q, D, I, L이 C의 직원으로 기재되어 있다(증거기록 226~233쪽).
또한, N, J, K, F, E, R, Q는 C의 고용보험에 가입되었고, J, K, N, Q, F, I은 C와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었으며, C가 직접 D, J, R에게 급여를 이체하기도 하였다.
실제로 위 C의 공장에서 제조한 게살볶음밥에는 제조원이 C로 기재되어 있고(증거기록 330쪽), 그 대금은 C가 Y으로부터 직접 받았다.
한편, D, I, L은 C를 상대로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음성군법원 2016가소2508), 위 법원은 2016. 7. 22. 이행권고결정을 하였는데, 이에 대해 C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위 이행권고결정이 확정되었다.
판단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자가 타인의 이름으로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행위자 또는 명의인 가운데 누구를 계약당사자로 볼 것인지에 관하여는, 우선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한 경우에는 그 일치한 의사대로 행위자 또는 명의인을 계약당사자로 확정하여야 하고,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 계약의 성질·내용·목적·체결경위 등 그 계약 체결 전후의 여러 사정을 토대로 상대방이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행위자와 명의자 중 누구를 계약당사자로 이해할 것인지에 따라 결정할 것이다(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22089 판결, 대법원 2003. 12. 12. 선고 2003다4405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위 인정사실 및 앞서 인정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C와 근로자들 사이에 근로계약 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C와 근로자들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어 있고, 근로자 J, F, I, G(원심에서 공소취소), E은 '자신들은 C에서 근무하였고, O라는 회사는 알지도 못하며, C와 O 사이의 비용부담약정 내용에 관하여는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실제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기재된 근로자들은 C의 공장 현장에서 근무한 근로자들인데, F는 C의 생산본부장 명함을 만들어서 사용하기까지 하였고(증거기록 54쪽), C가 직원들 계좌로 직접 급여를 송금하기도 하였으며(증거기록 25, 32, 128쪽), 고용보험에도 가입하였다.
C는 2015. 10.경 법원으로부터 직원 4명(D, J, K, N)에 대한 급여지급 허가 결정을 받았고, 2015. 11.경 법원에 직원 F에 대한 채용 허가 신청을 하면서 첨부한 임·직원 명부에는 J, K, N, Q, D, I, L이 C의 직원으로 기재되어 있다.
피고인은 0에 C의 경영을 위탁하였고, 실질적인 경영책임이 0에게 있으므로, 피고인에게 임금지급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으므로, 근로자 전원에 대하여 근로관계를 부인하여야 함에도 법원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위 4명에 대해서는 근로관계를 인정하고 그 책임을 인정하고 있어 그 주장에 모순점이 있다.
C와 O 사이에 O가 인건비 등을 부담하고 C의 공장에서 냉동볶음밥 등을 제조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C와 O 사이의 내부적인 비용부담에 관한 것에 불과하다.
더욱이 피고인은 위와 같은 사실상 위탁운영에 관한 내용을 회생절차를 관리·감독하는 법원에는 알리지 않은 채, 오히려 C에서 직접 제조를 하는 것처럼 가장하였고, 이후 실제 생산한 제품도 C가 직접 제조한 것처럼 하였으며, Y으로부터 그 대금도 직접 받는 등의 경제적인 이익을 취하였다.
피고인은 당심에서 O가 인건비 등을 부담한 자료를 제출하고 있으나(증 제12호증의 1, 2), 이는 O가 직접 직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한 것은 아니고 C에 지급한 자료에 불과하며, 오히려 앞서 본 바에 의하면, 급여는 C가 직원들에게 직접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직원 4명(D, J, K, N)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에 대하여는 법원의 채용에 대한 허가가 없으므로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F는 수사기관에서 '법원의 허가를 받은 경우는 과장급 이상일 때만 해당되는 것이고, 일반 직원들이기 때문에 법원의 허가는 필요하지 않으며, 임금을 지급하고자 할 때만 모든 직원들의 급여에 대한 허가를 법원으로부터 받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증거기록 68~69쪽), U도 원심 법정에서 '부장급 이상은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증언한 점(공판기록 347쪽) 등을 종합하여 보면, C가 일부 직원들에 대하여 허가를 받지 않은 것은 과장급 이상의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개시결정 당시 법원이 관리인의 허가사항으로 지정한 내용에 '과장급 이상의 인사 및 보수결정'이 기재되어 있어 과장급 미만의 직원들에 대하여는 허가를 받아야 하는지 여부가 불분명한 것으로 보이는 보이므로, 반드시 법원의 허가 대상이라고 볼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급여 지출행위에 대하여는 '항목 당 1,000만 원 이상의 금원지출'에 해당하여 법원에 허가신청을 함으로써 법원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고(실제로 위 4명에 대한 법원의 허가도 채용허가가 아니라 급여 지급에 대한 허가에 불과하다), 그렇지 않더라도 매월 월간보고서 등을 통해 그 지출상황을 보고할 수밖에 없는 등 법원의 사후 통제도 받고 있으므로, 법원의 허가 없이 한 근로계약이 무효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재차 범행을 반복한 점, 다른 회사를 끌어들여 회생을 신청하면서 그 사실을 숨긴 채 회생절차를 이용하였고, 이후 체불임금 문제가 발생하자 근로관계를 부인하고 있는 점 등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는 존재하지 않고, 체당금으로 대부분의 체불임금이 변제되도록 한 점, 피고인이 악의적으로 임금을 체불한 것이 아니라, O로부터 금원을 받지 못함으로써 급여를 체불한 것으로 보이는 점, 그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건강상태,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재량의 범위를 벗어나 너무 가볍거나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정훈(재판장) 이상엽 김영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