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신청을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한다.
이유
사안의 개요
◦채무자는 소프트웨어 자문, 개발 및 공급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인데,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과 측중무게중심고 실측계산 기술<1> 용역(이하 ‘이 사건 용역’이라 한다)을 제공받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채권자는 C과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위 회사 소속으로 2015. 1. 1.부터 DE연구소 채무자 사무실에서 위 용역 업무를 수행하였다. 채권자가 C으로부터 지급받은 급여액은 2015년 합계 34,903,765원, 2016년 합계 39,849,945원, 2017년 1월부터 6월까지 합계 20,000,665원이다.
◦채권자는 현재 C에서 퇴사해 이 사건 용역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 않다.
신청이유의 요지
채권자는 C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이 사건 용역 업무 수행을 위해 채무자의 사업장에 파견되어 채무자로부터 직접적이고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으며 근무하였다. 이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 제7조 제1항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도록 한 근로자파견사업에 해당하는바, 채무자는 고용노동부 장관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채권자로부터 역무를 제공받았으므로,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5호에 따라 채권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
그런데도 채무자는 채권자의 근로자 지위를 부정하며 손해배상(고용의무를 이행하였다면 지급받았을 임금 상당액과 기존 급여의 차액 상당액)도 거절하고 있으므로, 신청취지에 기재된 바와 같은 가처분을 구한다.
판단
관련 법리
이 사건 근로자 지위보전 및 임금지급 가처분과 같이 본안판결을 통하여 얻고자 하는 내용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의 권리관계를 형성하는 이른바 만족적 가처분의 경우에는, 본안판결 전에 채권자의 권리가 종국적으로 만족을 얻는 것과 동일한 결과에 이르게 되는 반면, 채무자로서는 본안소송을 통하여 다투어 볼 기회를 가져보기도 전에 채권자를 근로자로서 근무하게 하고 임금도 지급해야 하는 결과에 이르게 되므로, 그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에 관하여 통상의 보전처분 경우보다 높은 정도의 소명이 요구된다. 따라서 이 사건 가처분은 본안 소송에 의하지 않더라도 그 피보전권리의 존재가 명백하게 인정되고, 본안 소송에 의할 경우 권리 실현의 지연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하거나 소송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게 될 염려가 있는 등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발령될 수 있다.
피보전권리에 관한 판단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①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②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③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④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⑤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다양한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따르면, 채권자와 C, 채무자 사이의 법률관계가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증거조사를 거쳐 채권자의 채용 및 작업 과정, 근태관리, 지휘·명령 체계, 채무자의 사업에서 이 사건 용역이 차지하는 비중 및 그 관 계, 채무자 및 C 소속 근로자들 사이의 업무 분장 관계 등에 관한 면밀한 사실 확인이 요구된다.
그런데 위와 같은 사정 등에 관한 심리가 이루어지기 이전의 현 단계에서 채권자가 제시한 사정 및 자료만으로는 피보전권리에 대한 채권자의 주장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회의록(소갑 제9호증)의 경우, 2017. 4. 4.자 회의록 하나뿐인데다가 그 내용도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근로자파견관계를 명확히 드러낸 것으로 보기 어려운 면이 있다. ② 채권자와 채무자 소속 F 과장, G 부장 사이의 대화내용이나 문자메시지를 보면, 해당 자료들은 특정 시기에 국한 되어 있어 채권자의 근무 기간 내내 채무자에 의한 근태관리나 근무상황 보고가 이루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 내용도 채권자가 과연 채무자의 사전허가를 구한 것인지 아니면 사실상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인지, 채권자의 출근 여부가 상시 확인되었는지 여부 등이 불분명하다. ③ 녹취록들의 경우 채권자가 퇴사한 이후 같이 근무하였던 동료들과 통화한 내용을 녹취한 것이 대부분이고 사실상 채권자의 일방적인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 그것만으로 채권자의 주장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판단
채권자와 채무자의 법률관계가 실질적으로 파견법에서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도록 정한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채무자는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에 따라 채권자에 대해 직접 고용의무를 부담할 뿐, 채무자와 채권자 사이의 근로계약 체결이 의제되는 것은 아니다. 즉,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한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기에 앞서서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근로관계가 성립하지는 않으므로, 가처분으로써 채무자를 상대로 근로자의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정해 줄 것과 임금 지급을 구하는 것은 본안소송에 의하여 얻을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권리의 만족을 주는 셈이 되어 보전처분의 부수성에도 반한다고 볼 수 있다.
결론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8. 6. 15.
판사 김상환(재판장) 유현식 강지엽
각주1) 차량 부품 설계도와 도면 등을 토대로 실제 차량이 조립될 것을 가정하여, 어느 정도의 중량과 무게중심을 가지는지 소프트웨어를 통해 측정, 계산하는 기술을 말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