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8. 20. 선고 2019가단5054029 판결

주문

1.

원고에게,

가.

피고 C, B공사는 공동하여 3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5. 21.부터 2021. 8. 20.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고,

나.

피고 D, B공사는 공동하여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5. 21.부터 2021. 8. 20.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생긴 부분 중 3/10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C가 각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D 사이에 생긴 부분 중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D가 각 부담하며, 원고와 피고 B공사 사이에 생긴 부분 중 11/20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B공사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및 관계

1)

원고는 1990년생으로서 2015. 4. 1. 피고 B공사 인천지역본부 남부지사에 인턴직원(지적측량 현장업무 보조인력)으로 입사하여 2016. 5. 20.까지 근무하고 퇴사하였다.

2)

피고 C는 1960년생으로서 1987. 12.경 피고 B공사의 기술직 사원으로 입사하여 지적측량 업무를 담당해오다가 2015. 10. 24. 원고에 대한 강제추행 사건으로 인하여 파면되었다.

3)

피고 D는 2013. 11. 18.부터 2015. 12. 20.까지 피고 B공사의 인천지역본부 본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인천지역본부의 운영관리 및 소속 직원의 지휘.감독을 총괄하였다.

나.

피고 C의 원고에 대한 강제추행 사건의 형사판결 확정

1)

원고는 2018. 3.경 수사기관에 피고 C를 강제추행 및 강간미수 등의 혐의로 고소하였고, 피고 C는 2018. 9. 19. 인천지방법원 2018고단6627호로 아래와 같은 내용의 강제추행죄로 기소되었다.

2)

인천지방법원은 2018. 12. 19. 피고 C에게 징역 1년,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및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의 3년간 취업제한을 명하는 유죄판결(이하 '이 사건 제1 형사판결'이라 한다)을 선고하였다. 이 사건 제1 형사판결에 대하여 피고 C가 2018. 12. 24. 항소하였다가 2019. 1. 9. 항소를 취하함에 따라 그 무렵 이 사건 제1 형사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다.

피고 D의 원고에 대한 강요 사건의 진행 경과 및 결과

1)

원고는 2018. 3.경 수사기관에 피고 D를 강요 혐의로 고소하였고, 피고 D는 2019. 6. 28.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2019고단618호로 강요죄로 기소되었다.

2)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은 2021. 1. 14. 피고 D에게 징역 10월 및 집행유예 2년에 처하는 유죄판결(이하 '이 사건 제2 형사판결'이라 한다)을 선고하였다. 이 사건 제2 형사판결에 대하여 피고 D가 2021. 1. 18. 춘천지방법원 2021노62호로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 계속 중에 있다.

3)

이 사건 제2 형사판결 중 범죄사실 부분을 발췌하면 아래와 같다. (생략) 2. 피고 C, B공사에 대한 청구 가. 피고 C의 손해배상책임 발생 여부 1)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C는 원고에 대하여 강제추행의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 C는 원고에게 민법 제750조에 따라 위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피고 C의 주장 및 이에 대한 판단

가)

피고 C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소는 강제추행의 불법행위가 있은 2015. 6. 16.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인 2019. 3. 8.에서야 비로소 제기되었으므로,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나)

판단 가해행위와 이로 인한 현실적인 손해의 발생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는 불법행위의 경우 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불법행위를 안 날은 단지 관념적이고 부동적인 상태에서 잠재하고 있는 손해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는 정도만으로는 부족하고 그러한 손해가 그 후 현실화된 것을 안 날을 의미한다. 이 때 신체에 대한 가해행위가 있은 후 상당한 기간 동안 치료가 계속되는 과정에서 어떠한 증상이 발현되어 그로 인한 손해가 현실화된 사안이라면, 법원은 피해자가 담당의사의 최종 진단이나 법원의 감정 결과가 나오기 전에 손해가 현실화된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인정하는 데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11836 판결, 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6다1687 판결 등 참조). 또한 손해를 안 시기에 대한 증명책임은 소멸시효 완성으로 인한 이익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2013. 7. 12. 선고 2006다17539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 C가 2015. 6. 16. 원고를 강제추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갑 제4호증, 갑 제30호증, 갑 제37 내지 4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1 원고는 2015. 6. 16. 피고 C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한 후 불안 및 초조, 우울감 등을 호소하면서 2016. 6. 11. K의원에 내원하여 정신과 진료를 받은 사실, 2 원고는 2017. 4. 20. L의원에서 우울 및 불안척도 검사를 받았는데 자살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었고, 그때부터 2019. 1. 8.까지 총 9회 가량 통원치료를 받은 사실, 3 원고는 2017. 12. 5. M병원에 내원하여 정신건강의 학과 전문의 N으로부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을 진단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최초 병원에서 정신과 진료를 받은 2016. 6. 11. 또는 M병원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진단받은 2017. 12. 5. 피고 C의 강제추행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가 현실화된 것을 알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소는 원고가 피고 C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가 현실화된 것을 알게 된 2016. 6. 11. 또는 2017. 12. 5.로부터 3년 내인 2019. 3. 8. 제기되었음이 역수상 명백하므로, 피고 C의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없다.

나.

피고 B공사의 사용자책임 발생 여부

1)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B공사는 피고 C의 사용자로서 피고 C가 저지른 강제추행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 B공사는 민법 제756조에 따라 피고 C와 공동하여 원고에게 피고 C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피고 B공사의 주장 및 이에 대한 판단

가)

피고 B공사 주장의 요지 첫째, 피고 C의 강제추행은 업무시간 종료 후 회사 밖의 장소에서 원고와 피고 C가 사적으로 만난 자리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사무집행 관련성이 없다. 따라서 피고 B공사는 사용자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둘째, 이 사건 소는 피고 C의 강제추행의 불법행위가 있은 2015. 6. 16. 또는 피고 B공사가 피고 C를 파면한 날인 2015. 10. 15.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에 제기되었으므로, 원고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나)

판단

(1)

첫째 주장에 대하여 민법 제756조에 의하면,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는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삼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바, 민법 제756조에 규정된 사용자책임의 요건인 '사무집행에 관하여'라는 뜻은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활동 내지 사무집행행위 또는 그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일 때에는 행위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 이를 사무집행에 관하여 한 행위로 본다는 것으로, 피용자가 고의에 기하여 다른 사람에게 가해행위를 한 경우 그 행위가 피용자의 사무집행 그 자체는 아니라 하더라도 사용자의 사업과 시간적, 장소적으로 근접하고, 피용자의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거나 가해행위의 동기가 업무처리와 관련된 것일 경우에는 외형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아 사용자책임이 성립한다고 할 것이고, 이 경우 사용자가 위험발생 및 방지조치를 결여하였는지 여부도 손해의 공평한 부담을 위하여 부가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대법원 2000. 2. 11. 선고 99다47297 판결, 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다51896 판결 참조). 한편, 피용자가 다른 피용자를 성추행 또는 간음하는 등 고의적인 가해행위를 한 경우, 그 행위가 피용자의 사무집행 자체는 아니라 하더라도, 피해자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방법으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성추행하는 등 그 가해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업무의 수행에 수반되거나 업무수행과 밀접한 관련 아래 이루어지는 경우뿐만 아니라, 피용자가 사용자로부터 채용, 계속고용, 승진, 근무평정과 같은 다른 근로자에 대한 고용조건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고 있음을 이용하여 그 업무수행과 시간적, 장소적인 근접성이 인정되는 상황에서 피해자를 성추행하는 등과 같이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사안에서도 사용자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다89712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인정사실, 갑 제16호증, 갑 제32호증, 갑 제33호증, 갑 제34호증, 을가 제1호증, 을가 제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거나 추론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1 원고는 피고 B공사의 인천지역본부 남부지사에서 인턴직원으로 근무하면서 지적측량과 관련하여 현장업무를 보조하고 있었고, 피고 C는 위 남부지사에서 기술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측량업무를 수행한 점, 2 피고 C는 원고의 직장 상사로서 원고의 현장실무를 지도하는 등 원고의 근무평정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3 피고 C의 강제추행 행위는 업무시간 종료 후 회사 밖의 장소에서 발생한 것이기는 하나, 피고 B공사에 입사한 지 얼마되지 않는 사회 초년생인 원고(1990년생)가 직장 상사인 피고 C(1960년생)의 요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저녁 식사 및 음주를 같이 하던 중에 피고 C가 원고에 대하여 강제추행을 저지른 것이므로 그 업무수행과 시간적, 장소적 근접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용자인 피고 C의 강제추행 행위는 외형적, 객관적으로 사용자인 피고 B공사의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 B공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둘째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위 제2의

가.

2)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 B공사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위자료)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C가 저지른 강제추행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크나큰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 C, B공사는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금전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위자료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나는 피고 C의 강제추행의 경위, 태양과 내용, 원고가 위 불법행위로 인하여 느꼈을 정신적 고통의 정도 및 후유증(원고는 피고 C의 강제추행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오랜 기간 불안감 및 초조, 우울증 등을 호소하면서 정신과 진료를 받아왔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진단받았다), 이 사건 제1 형사판결의 진행 경과 및 결과 등 제반사정을 고려해 보면, 피고C, B공사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 액수를 35,000,000원이라고 정함이 타당하다.

라.

소결론 피고 C는 불법행위자로서, 피고 B공사는 피고 C의 사용자로서 공동하여 원고에게 위자료 3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6. 5. 21.부터 위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1. 8. 2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 D, B공사에 대한 청구

가.

피고 D의 손해배상책임 발생 여부

1)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D는 원고에 대하여 강요의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 D는 원고에게 민법 제750조에 따라 위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피고 D의 주장 및 이에 대한 판단

가)

피고 D 주장의 요지 첫째, 피고 D는 원고에게 2015. 6. 26.자 진술서 및 2015. 8. 24.자 확인서(이하 통칭하여 '이 사건 진술서 등'이라 한다)를 작성 또는 수정하도록 해악을 고지하거나 원고를 협박한 적이 없다. 또한 원고가 이 사건 진술서 등을 작성한 것은 원고나 원고의 부모의 양해 내지 추정적 승낙에 의한 것이고,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피고 D로서는 원고와 원고 부모의 합의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강요의 고의가 없었다. 둘째, 이 사건 소는 이 사건 진술서 등이 작성된 2015. 6. 26. 또는 2015. 8. 24.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인 2019. 3. 8.에서야 비로소 제기되었으므로, 원고의 피고 D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

나)

판단

(1)

첫째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위에서 든 증거들부터 알 수 있거나 추론할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 즉 피고 D의 강요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취지의 이 사건 제2 형사판결이 선고된 점, 피고 D가 이 사건 제2 형사판결의 공판절차에서도 대체로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나, 그 주장이 모두 배척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D가 주장하는 사유들만으로는 앞서 본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피고 D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둘째 주장에 대하여 민법 제766조 제1항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날을 의미하며, 그 인식은 손해발생의 추정이나 의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손해의 발생사실뿐만 아니라 가해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사실, 즉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한 인식으로서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손해의 발생 및 가해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등이 있다는 사실까지 안 날을 뜻한다. 그리고 피해자 등이 언제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개별 사건의 여러 객관적 사정을 참작하고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가능하게 된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인정하여야 하고, 손해를 안 시기에 대한 증명책임은 소멸시효 완성으로 인한 이익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다7577 판결,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다54686 판결, 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9다22052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3호증, 갑 제18호증, 갑 제3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거나 추론할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 즉 1 원고가 고소장을 제출한 2018. 3.경으로부터 약 1년 3개월이 경과한 때인 2019. 6. 28.에서야 피고 D에 대한 공소가 제기된 점, 2 피고 D는 이 사건 제2 형사판결의 제1심은 물론 항소심 공판절차에서도 줄곧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점, 3 이 사건 제2 형사판결은 공소가 제기된 시점으로부터 약 1년 7개월 후에 선고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피고 D는 공소사실에 대해서 치열하게 다투었고 그에 따른 방어권도 보장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 기산점은 원칙적으로 관련 형사사건의 소추 여부 및 그 결과에 영향을 받지 아니하는 것이기는 하나, 원고로서는 이 사건 제2 형사판결이 선고된 2021. 1. 14.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피고 D의 행위가 강요죄의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그 불법행위로 인하여 손해를 입었음을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소는 이 사건 제2 형사판결의 선고가 있기 전에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원고의 피고 D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 결국 피고 D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나.

피고 B공사의 사용자책임 발생 여부

1)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D의 원고에 대한 강요의 불법행위는 피고 B공사의 인천지역본부 본부장으로서 위 공사의 운영관리 및 소속 직원의 지위·감독을 총괄하는 임무를 맡고 있던 피고 D가 강제추행 사건의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피고 B공사는 피고 D의 사용자로서 피고 D의 위 불법행위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 B공사는 민법 제756조에 따라 피고 D와 공동하여 원고에게 피고 D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피고 B공사의 주장 및 이에 대한 판단

가)

피고 B공사 주장의 요지 첫째, 사용자책임은 피용자의 적절한 절차에 따른 업무수행의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데, 피고 D의 강요 행위는 불법행위이므로 사무집행 관련성이 없다. 둘째, 이 사건 소는 이 사건 진술서 등이 작성된 2015. 6. 26. 또는 2015. 8. 24.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에 제기되었으므로, 원고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나)

판단

(1)

첫째 주장에 대하여 민법 제756조에 규정된 사용자책임의 요건인 '사무집행에 관하여'라는 뜻은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활동 내지 사무집행행위 또는 그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여질 때에는 행위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 이를 사무집행에 관하여 한 행위로 본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설령 적절한 절차에 따른 업무수행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업무와 관련된 것으로 보여지는 경우에는 사용자책임이 성립한다. 따라서 피고 B공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둘째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위 제3의

가.

2)

나)

(2)항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 B공사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위자료) 앞서 본 피고 D가 저지른 강요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다. 따라서 피고 D, B공사는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금전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위자료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나는 피고 D의 강요의 불법행위의 경위와 내용, 원고가 위 불법행위로 인하여 느꼈을 정신적 고통의 정도, 이 사건 제2 형사판결의 진행 경과 및 결과 등 제반사정을 고려해 보면, 피고 D, B공사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 액수를 10,000,000원이라고 정함이 타당하다.

라.

소결론 피고 D는 불법행위자로서, 피고 B공사는 피고 D의 사용자로서 공동하여 원고에게 위자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6. 5. 21.부터 위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1. 8. 2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피고 B공사에 대한 청구

가.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 B공사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12조, 제13조, 제14조 등과 산업안전보건법 제5조 제1항을 위반하여 피고 C의 강제추행의 피해자인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불법행위를 저질렀다.

1)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지체 없이 그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하여야 하는데, 피고 B공사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을 위반하여 원고의 강제추행 피해 사실을 인지하고도 상당기간 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2)

피고 B공사는 피고 C에 대한 징계절차에서 사내규정을 위반하여 징계위원회 위원을 모두 남성으로만 구성하였다.

3)

피고 B공사는 근로자들에게 성희롱 예방교육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았고, 성고충상담창구도 유명무실하게 운영함으로써 산업안전보건법 제5조 제1항 및 남녀고용평등법 제13조를 위반하였다.

4)

피고 B공사는 원고가 피고 C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한 사실을 확인하였음에도 피해자인 원고와 가해자인 피고 C에 대한 분리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피고 C가 강화지사로 발령난 후인 2015. 8. 26. 원고를 강화지사로 출장을 보내는 등으로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3항, 제4항을 위반하였다.

5)

피고 B공사는 직장 내 성추행 피해를 당한 원고에 대하여 단기간 내에 이례적으로 인천지역본부 지적사업처, 인천지역본부 공간정보사업처, 서울지역본부 용산마포지사, 서울동부지사, 서울강남서초지사, 서울남부지사로 인사발령을 하고, 또한 원고가 기존에 담당하던 서무업무가 아닌 현장업무를 담당하게 함으로써 인사상 보복조치를 하였다.

6)

피고 B공사의 직원들은 피고 C의 강제추행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자 원고에 대하여 집단 따돌림, 폭언 및 강제추행, 성희롱 등 2차 피해를 가하였다. 그러나 피고 B공사는 이러한 행위를 그대로 방치함으로써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6항 제6호, 제7호를 위반하였다.

7)

피고 B공사는 피고 C에 대한 징계를 위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면서 원고의 실명과 신고 내용이 기재된 공문을 직원들 전체가 볼 수 있도록 공람게시하여 원고의 비밀을 누설함으로써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7항을 위반하였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가)

구 남녀고용평등법(2017. 11. 28. 법률 제1510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직장 내 성희롱'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2017. 11. 28. 개정된 내용은 2018. 5. 29. 시행되었는데, 직장 내 성희롱에 관하여 구 남녀고용평등법보다 더 상세한 규정을 두고 있다). '직장 내 성희롱'이란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제2조 제2호, 피고 B공사는 피고 C의 강제추행 행위는 직장 내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고 사무집행행위와도 관련성이 없어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남녀평등고용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직장 상사인 피고 C의 원고에 대한 강제추행 행위는 상급자가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피고 B공사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사업주ᆞ상급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 내 성희롱을 하여서는 안 된다(제12조).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을 예방하고 근로자가 안전한 근로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하여 직장 내 성희롱을 예방하기 위한 교육을 실시하여야 한다(제13조 제1항).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이 확인된 경우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조치를 하여야 한다(제14조 제1항).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성희롱 피해 발생을 주장하는 근로자(이하 '피해근로자등'이라 한다)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하여서는 안 된다(제14조 제2항). 남녀고용평등법과 관련한 분쟁해결에서 증명책임은 사업주가 부담한다(제30조). 사업주가 제14조 제2항을 위반하여 피해 근로자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하는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제37조 제2항 제2호).

나)

남녀고용평등법은 직장 내 성희롱이 법적으로 금지되는 행위임을 명확히 하고 사업주에게 직장 내 성희롱에 관한 사전 예방의무와 사후 조치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특히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뿐만 아니라 성희롱 발생을 주장하는 근로자에게도 불리한 조치를 해서는 안 되고, 그 위반자는 형사처벌을 받는다는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다. 직장 내 성희롱이 발생한 경우 사업주는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하여 피해를 구제할 의무를 부담하는데도 오히려 불리한 조치나 대우를 하기도 한다. 이러한 행위는 피해자가 그 피해를 감내하고 문제를 덮어버리도록 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피해자에게 성희롱을 당한 것 이상의 또 다른 정신적 고통을 줄 수 있다. 위 규정은 직장 내 성희롱 피해를 신속하고 적정하게 구제할 뿐만 아니라 직장 내 성희롱을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피해자가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할 때 2차적 피해를 염려하지 않고 사업주가 가해자를 징계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하리라고 신뢰하도록 하는 기능을 한다. 사업주가 피해근로자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한 경우에는 구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을 위반한 것으로서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가 성립한다. 그러나 사업주의 피해근로자등에 대한 조치가 직장 내 성희롱 피해나 그와 관련된 문제 제기와 무관하다면 위 제14조 제2항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 또한 사업주의 조치가 직장 내 성희롱과 별도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위 조항 위반으로 볼 수 없다. 사업주의 조치가 피해근로자등에 대한 불리한 조치로서 위법한 것인지 여부는 불리한 조치가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문제 제기 등과 근접한 시기에 있었는지, 불리한 조치를 한 경위와 과정, 불리한 조치를 하면서 사업주가 내세운 사유가 피해근로자등의 문제 제기 이전부터 존재하였던 것인지, 피해근로자등의 행위로 인한 타인의 권리나 이익 침해 정도와 불리한 조치로 피해근로자등이 입은 불이익 정도, 불리한 조치가 종전 관행이나 동종 사안과 비교하여 이례적이거나 차별적인 취급인지 여부, 불리한 조치에 대하여 피해근로자등이 구제신청 등을 한 경우에는 그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 남녀고용평등법은 관련 분쟁의 해결에서 사업주가 증명책임을 부담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데(제30조), 이는 직장 내 성희롱에 관한 분쟁에도 적용된다. 따라서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한 분쟁이 발생한 경우에 피해근로자등에 대한 불리한 조치가 성희롱과 관련성이 없거나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점에 대하여 사업주가 증명을 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6다202947 판결 등 참조).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구체적인 판단

가)

강제추행 사건 조사 미흡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을가 제3호증, 을가 제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1 피고 C의 원고에 대한 강제추행은 2015. 6. 16.에 있었던 사실, 2 피고 B공사는 2015. 6. 19. 원고로부터 진정서를 접수받은 사실, 3 피고 B공사의 인천지역본부는 2015. 6. 29. 피고 C에 대하여 감봉 3월의 징계처분을 한 사실, 4 피고 B공사의 본사 감사실은 2015. 7.경부터 2015. 8.경까지 두 차례 감사를 실시한 후 피고 B공사의 인사처에 징계양정을 재심의할 것을 요구하였고, 피고 B공사는 2015. 10. 15. 피고 C를 파면하고, 강제추행 사건의 업무 관련자에 대해서도 징계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나타나는 피고 B공사가 피고 C의 강제추행 범행을 인지한 시점, 징계절차의 개시 및 재심의 과정, 징계양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B공사가 직장 내 성희롱 발생이 확인되었음에도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인사위원회 구성의 위법성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을가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B공사의 인사규정은 3급 이하의 직원의 경우에는 지역본부장에게 징계권이 있고(제8조 제1항 단서 및 제3호), 지역본부장은 인사위원회에 직원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여야 하며(제51조 제2항), 피고 B공사의 지역본부에 두는 인사위원회는 지적사업처장, 공간정보사업처장, 운영지원처장 및 위원회 개최 전 지역본부장이 지명하는 지사장(사업단장) 3명으로 구성되고, 위원장은 인사위원회 개최 전 지역본부장이 지명한다(제4조 제1항, 제2항 제4호)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인사위원회의 구성 방식 및 구성원 등에 비추어 보면, 인사위원회의 위원을 구성함에 있어 성별은 고려 대상이 아니므로 피고 B공사의 인천지역본부 인사위원회의 구성원이 모두 남성이라는 사유만으로는 인사규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다)

직장 내 성희롱 예방조치 미흡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을가 제6호증의 1, 2, 을가 제7호증, 을가 제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 B공사는 매년 '4대 폭력(성희롱, 성매매, 성폭력, 가정폭력) 예방 강화 계획'에 따라 전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성희롱고충상담원을 위촉하고 성희롱고충상담원을 대상으로 전문과정 및 심화과정으로 구성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 B공사가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등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라)

원고와 가해자인 피고 C에 대한 분리조치 소홀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을가 제9호증, 을가 제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거나 추론할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B공사가 원고와 피고 C에 대한 분리조치를 소홀히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1 구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1항은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이 확인된 경우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만 규정하고 있다. 분리조치를 규정한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3항, 제4항은 구 남녀고용평등법이 2017. 11. 28. 개정되어 2018. 5. 29. 시행되면서 신설된 조항들이다. 따라서 피고 B공사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3항, 제4항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2 원고와 피고 C가 피고 B공사의 인천지역본부 내에서 같은 사무실을 사용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피고 B공사는 2015. 6. 19. 피고 C의 강제추행 행위를 인지한 후 2015. 7. 1. 피고 C를 강화지사로 전보시켰다. 3 피고 B공사는 강화군 지적도 정비를 위한 현황 측량의 목적으로 원고를 강화지사가 아닌 강화군 측량장소로 출장을 보낸 것으로 보이는데, 그 출장에서 원

만 규정하고 있다. 분리조치를 규정한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3항, 제4항은 구 남녀고용평등법이 2017. 11. 28. 개정되어 2018. 5. 29. 시행되면서 신설된 조항들이다. 따라서 피고 B공사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3항, 제4항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2 원고와 피고 C가 피고 B공사의 인천지역본부 내에서 같은 사무실을 사용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피고 B공사는 2015. 6. 19. 피고 C의 강제추행 행위를 인지한 후 2015. 7. 1. 피고 C를 강화지사로 전보시켰다. 3 피고 B공사는 강화군 지적도 정비를 위한 현황 측량의 목적으로 원고를 강화지사가 아닌 강화군 측량장소로 출장을 보낸 것으로 보이는데, 그 출장에서 원고와 피고 C가 접촉할 것이 예정되어 있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마)

부당한 인사상 조치 주장에 대하여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0두8011 판결 등의 취지 참조). 살피건대, 갑 제12호증, 을다 제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B공사는 지적측량 현장업무 보조인력으로 원고를 채용한 사실, 피고 B공사는 피고 C의 원고에 대한 강제추행 행위를 인지한 후 원고에 대하여 2015. 7. 1. 인천지역본부 운영지원처에서 인천지역본부 지적사업처로, 2015. 9. 1. 인천지역본부 지적사업처에서 서울지역본부 공간정보사업처로, 2016. 2. 26. 서울지역본부 공간정보사업처에서 서울지역본부 용산마포지사로 인사발령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 위에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거나 추론할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B공사의 원고에 대한 인사발령이 원고의 의사에 반하는 부당한 인사조치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1 피고 B공사가 원고에 대하여 인천지역본부 내 다른 부서 또는 서울지역본부(원고의 주소지 소재 지역본부이다)로 인사발령을 한 것은 2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원고를 기존 근무지역이나 부서에서 분리 또는 이동시키는 한편, 회사 내부의 인력수급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2 원고가 인사이동 과정에서 기존에 담당하던 서무업무가 아닌 현장업무를 맡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 B공사가 당초 원고를 지적측량 현장업무 보조인력으로 채용한 사실을 고려해 볼 때, 그러한 업무 변경이 원고의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인사조치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3 원고는 서울지역본부 용산마포지사로 발령난 이후에도 수시로 다른 지사로 파견되고 팀 변경도 잦았으며, 직장 상사로부터 과중한 업무량을 부여받는 등 업무상 고충을 겪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그와 같은 파견 근무가 종전 관행이나 통상적인 근무 방식 등에 비추어 이례적이거나 차별적인 취급인지, 원고가 부여받은 업무량이 얼마나 과중한지 등을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바)

원고에 대한 집단 따돌림과 폭언 및 강제추행, 성희롱 등 2차 피해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갑 제13호증, 갑 제27호증, 갑 제28호증, 갑 제32호증, 갑 제33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만으로는 피고 B공사의 직원들이 원고에 대하여 집단 따돌림과 폭언 및 강제추행, 성희롱 등 2차 피해를 가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사)

비밀 누설 주장에 대하여

(1)

헌법은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고(제10조)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않는다(제17조)고 정하고 있다. 형법은 개인의 비밀과 평온을 보호하기 위하여 일정한 개인의 비밀을 침해하거나 누설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다(제316조, 제317조). 구 남녀고용평등법에는 명문의 규정이 없지만, 현행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7항 본문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조사한 사람, 조사 내용을 보고 받은 사람 또는 그 밖에 조사 과정에 참여한 사람(이하 '조사참여자'라 한다)은 해당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여 다른 사람에게 누설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여 조사참여자의 비밀누설 금지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위 개정 법률이 시행되기 전에도 개인의 인격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보장하는 위 헌법 규정, 직장 내 성희롱의 예방과 피해근로자등을 보호하고자 하는 남녀고용평등법의 입법취지와 직장 내 성희롱의 특성 등에 비추어, 직장 내 성희롱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경우 조사참여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밀을 엄격하게 지키고 공정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 조사참여자가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을 조사하면서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거나 가해자와 피해자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침해할 수 있는 언동을 공공연하게 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위와 같은 언동으로 말미암아 피해근로자등에게 추가적인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이는 결국 피해근로자등으로 하여금 직장 내 성희롱을 신고하는 것조차 단념하도록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는 조사 참여자에게 위와 같은 의무를 준수하도록 하여야 한다.

(2)

살피건대, 갑 제1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B공사의 인사위원회 개최에 관한 공문에 원고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고, 위 공문의 우측 하단에 '공개'라고 표시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런데 을가 제13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거나 추론할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B공사가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다른 사람에게 비밀을 누설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1 피고 B공사의 인사위원회 개최에 관한 공문은 피고 B공사 소속 직원들이 모두 볼 수 있도록 공람게시된 것이 아니라 인사위원회 개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인 운영지원처 소속 직원들 및 결재권자에게만 접근이 허용되고, 또한 열람제한이 되어 있어 암호를 입력하여야만 열람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2 인사위원회 개최에 관한 공문의 우측 하단에 '공개'라고 표기된 것은 문서 작성자가 문서를 생성.작성하면서 정보공개청구 등에 대비하여 공개 문서로 분류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3 실제로 인사위원회 개최에 관한 공문이 공개적으로 공람게시되었다거나 문서의 기안자나 결재권자 외의 제3자가 이를 열람하였다고 볼 만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다.

소결론 피고 B공사가 남녀고용평등법 제12조, 제13조, 제14조나 산업안전보건법 제5조 제1항 등을 위반함으로써 피고 C의 강제추행의 피해자인 원고에 대하여 고유의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은 잘못된 전제에 선 것으로서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