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1. 13. 선고 2019가단517430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대한적십자사 조직법에 의하여 조직된 법인이고, 서울적십자병원(이하 '피고 병원'이라고 한다)은 피고가 운영하는 병원이다.

나.

원고는 의무기록사(보건의료정보관리사) 면허증 소지자로서 피고 병원의 공개경쟁채용에 합격하여 2006. 6. 30. 피고 병원의 병원장과 사이에 직종(직급) '고용원(의무기록사)', 근로계약기간 '2007. 1. 1.부터 2017. 12. 31.까지' 등으로 정한 계약직근로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2007. 1. 1.부터 피고 병원에서 계약직 고용원으로 근무하였다.

다.

이후 원고는 계약직근로자 근로계약을 갱신하면서 피고 병원에서 근무하여 오다가, 인사위원회 의결(2009. 9. 29.자)을 거쳐 2010. 1. 1.부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었고, 이후 무기계약직 정규직 전환 심사를 거쳐 2012. 1. 1.부터 정규직으로 전환되었다.

라.

원고는 2012. 1. 1.부터 현재까지 정규직 고용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호증, 을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

원고는 피고 병원의 의무기록실에 채용된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의무기록사로 근무하고 있다.

○

피고는 대한적십자사직원운영규정상 의무기록사를 전문직원 보건직(의료기사)으로 정하여 처우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는 의무기록사로 근무하고 있는 원고만은 전문직원이 아닌 일반노무에 종사하는 고용원의 지위를 부여하여 대한적십자사고용원운영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심지어 피고는 계약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원고를 다른 근로자들과 차별하면서 원고에게만 일반노무에 종사하는 고용원의 신분을 부여하는 등 심히 부당한 차별적 대우를 하고 있다. 이러한 피고의 행위는 헌법 제11조 및 근로기준법 제6조에 반하는 위법행위에 해당한다.

○

원고는 피고 병원에서 전문직원 보건직 의무기록사와 동일한 근무장소에서 동일 내지 동종의 업무를 수행하여 왔고, 전문직원 보건직 의무기록사와 상호 대체인력으로 투입되기도 하였다. 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고 한다) 제8조 제1항에 의하면,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는데, 그럼에도 피고는 임금 및 승급기회에 관하여 원고를 전문직원 보건직 근로자에 비해 불합리하게 차별하고 있는바, 이는 남녀고용평등법에 반하는 위법행위에 해당한다.

○

피고는 원고를 피고 병원의 전문직원 보건직 의무기록사로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일반 노무에 종사하는 고용원으로 직종을 분류하여 그에 따른 처우를 하고 있으므로, 이와 관련된 원고의 근로계약 부분은 근로기준법 제6조를 위반하여 무효이다. 그리고 근로기준법 제6조는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자의적인 차별을 금지할 뿐 아니라, 나아가 차별받은 근로자로 하여금 사용자에 대하여 차별이 없었더라면 이루어졌을 법률관계 즉, 균등한 처우를 요구할 수 있는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정당한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함으로써 법률상 원인 없이 이 사건 임금 차액 상당의 이익을 얻고, 그로 인하여 원고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입게 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

또한 피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제1항을 위반하고, 원고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민법 제750조에 따라 원고에게 차별받은 임금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

나아가 부당이득 또는 손해배상의 액수에 관하여 보면, 2012년부터 2020년 7월까지의 전문직원 보건직 근로자의 급여 합계액과 정규직 고용원의 급여 합계액 차액이 82,231,860원인바,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금 또는 손해배상금으로 82,231,86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관계 법령

1)

헌법 제1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 ·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 · 경제적 · 사회적 ·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2)

근로기준법 제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성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고, 국적 · 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3)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제1항은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나.

판단

의무기록사 면허증 소지자인 피고가 2006. 6. 30. 피고 병원의 병원장과 사이에 직종(직급) '고용원(의무기록사)'인 계약직근로자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후 2006. 7. 1.부터 피고 병원에서 계약직 고용원으로로 근무하여 오다가 이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고, 최종적으로 정규직 고용원으로 전환되어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4, 6, 1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① 대한적십자사고용원운영규정 제2조는"고용원이라 함은 일반노무에 종사하는 자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② 대한적십자사직원운영규정 제3조 [별표 제1호]에 의하면, 전문직원 직렬의 직종은 약무직, 간호직, 보건직, 이공직으로 구성되고, 그 중 보건직의 직급은 의료기사, 영양사, 환경기사, 언어재활사, 사회복지사로 구성되는데, 그 중 의료기사는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치과기공사, 치과위생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의무기록사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③ 전문직원의 봉급에 관하여는 대한적십자사직원보수운영규정에서 정하고 있고, 고용원의 봉급에 관하여는 대한적십자사고용원운영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사실 등은 인정된다.

그러나 갑 제3, 6호증, 을 제5,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피고 병원의 계약직근로자로 채용된 후 2006. 6. 30. 피고 병원의 병원장과 사이에 직종이 고용원으로 된 계약직근로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던 점, ② 이후 피고는 2010년도 임금 · 단체협약서(별도협약서)에 근거하여 직종은 동일하게 유지되면서 고용형태만 변경되는 내용의 무기계약직원 정규직전환 시행계획을 실시하였고, 그 당시 무기계약직원이었던 원고 등은 이에 따라 정규직 고용원으로 전환되었던 점, ③ 원고가 의무기록사 면허증 소지자라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전문직원 보건직 근로자와 동일한 처우를 하여야 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뿐 아니라,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정규직 고용원인 원고가 정규직 전문직원 보건직 근로자와 동일 가치의 노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한 점, ④ 원고는, 피고가 원고와 같이 의료기사 면허증을 취득하고 고용원으로 채용된 자에게는 전직의 기회도 주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하나, 대한적십자사직원운영규정 제10조의2 제1항은 "직원을 전직임용하고자 할 때에는 전직시험을 거쳐야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직원은 시험의 일부 또는 전부를 면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면서 제1호에서 '기술직원, 기능직원, 고용원으로 재직 중 간호사, 의료기사 면허증을 취득한 자를 해당 직종에 전직임용코자 할 때'를 규정하고 있는바, 위 조항에 의하면 원고의 경우 시험의 일부 또는 전부가 면제되지 아니할 뿐 보건직종으로의 전직이 불가능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근로계약 중 원고를 전문직원 보건직 근로자와 달리 취급하는 부분이 근로기준법 제6조 등을 위반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판단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원고에게 전문직원보건직 근로자가 아닌 정규직 고용원의 지위를 부여한 피고의 행위가 헌법 제11조, 근로기준법 제6조 또는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제1항에 반한다거나 원고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부당이득금 반환 주장 및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금 지급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영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