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48,477,791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9. 2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컴퓨터그래픽 디자니어 양성업, 컴퓨터 교육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서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직업능력개발훈련시설로 지정받은 'C학원'(이하 '이 사건 학원'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승인받은 직업능력개발훈련과정인 '영상편집/모션그래픽 양성과정' 강의를 하고 그 대가로 피고로부터 수수료를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위탁계약(이하 '이 사건 위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2015. 6. 1.부터 2019. 9. 10.까지 이 사건 학원에서 강사로 근무하였다.
이 사건 위탁계약의 내용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2018. 11. 16.자 위탁계약서의 내용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호증, 을 제1, 2,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비록 피고와 형식적으로는 위탁계약을 체결하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 · 감독을 받는 등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기준법에 따른 주휴수당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피고와 대등한 입장에서 위탁계약을 체결한 독립사업자로서 자신의 사업을 영위한 것일 뿐,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 종속되어 피고의 지휘 · 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주휴수당과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앞서 본 기초사실, 앞서 든 각 증거들, 갑 제3, 4, 6 내지 27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는 고용노동부지원 교육강좌가 개설되면 원고를 비롯한 강사들에게 강의 시작부터 종료까지 준수하여야 할 전반적인 절차와 강의업무를 수행하면서 유의하여야 할 세부적인 사항이 기재되어 있는 강사 교육자료나 강사 업무편람을 배포하였다.
피고는 학사일정을 정한 다음 원고를 비롯한 강사들로부터 희망시간을 취합하여 강사별로 시간과 강의실을 조정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그러나 강사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없는 경우 피고가 최종적으로 이를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피고가 지정한 시간에 지정한 강의실에서 강의를 하였다.
원고를 포함한 강사들은 피고가 정한 커리쿨럼에 따라 수강생들에 대한 강의업무를 담당하였고, 피고는 별도로 직원(원장, 부원장, 팀장, 사원 등)을 두어 수강생들과 관련한 행정적 업무를 처리토록 하였다. 피고는 직원(특히 원장, 부원장)을 통해 원고를 포함한 강사들에게 복장, 근무태도 등 업무와 관련된 공지사항과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보고를 받기도 하였다.
피고는 원고를 포함한 강사들에게 훈련교 · 강사 능력단위 평가 관리 가이드라는 문서를 배포하면서 자신이 담당한 강의의 수강생들을 평가하도록 하였고, 그 진행상황과 최종결과를 피고에게 보고하도록 하였다. 또한 피고는 강사들에게 매 강의마다수강생들의 출결상황을 기재한 훈련일지를, 강의 종료시에는 피고가 정한 양식에 따른 종강보고서를 각 작성하여 제출하도록 하였다.
원고를 포함한 강사들은 고정된 출근시간이나 퇴근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는 않았으나, 각자 해당 강의시간 전까지 강의실로 출근하여야 했다. 피고는 직원을 통하여 원고의 출근시간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도 하였다.
피고가 고용노동부로부터 직업능력개발훈련과정을 승인받기 위하여 제출하는 신청서에 제시된 교육과정별로 교재가 지정되어 있다. 이에 따라 원고를 포함한 강사들은 피고가 지정한 교재를 강의 교재로 이용하였다.
피고는 원고를 포함한 강사들에게 강의업무 수행을 위해 필요한 강의실과 컴퓨터, 주변기기를 제공하였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수강생 수와 무관하게 위탁계약에서 정해진 시간당 금액에 총 강의시간을 곱한 금액을 보수로 지급받았다.
피고는 원고를 포함한 강사들로 하여금 1년에 1차례 피고가 주관하는 성희롱예방교육에 참석하도록 하였다.
피고는 원고를 포함한 강사들의 보수에서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고, 원고를 비롯한 강사들은 피고를 사업자로 하여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등의 4대 보험에 가입된 바 없다.
판단
위 인정사실, 앞서 든 각 증거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 ·감독을 받으며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는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고, 을 제8, 9, 12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피고가 고용노동부로부터 승인받은 내용에 따라 직업능력훈련개발과정을 운영하기는 하였으나, 위 교육과정의 운영 주체는 어디까지나 피고이지 고용노동부나 원고와 같은 강사들이 아니다.
강사들이 진행하는 교육과정의 내용은 피고가 직업능력개발훈련시설로 지정받기 위하여 제시하는 신청서 등에 의하여 기본적으로 결정되는 점, 피고는 강사 업무편람, 강사 교육자료 등을 작성하여 강사들에게 배포하였고 강의교재도 지정하였던 점, 피고가 강사들에게 훈련일지, 종강보고서 등을 작성하게 하고 이를 제출받은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를 비롯한 강사들의 본래적인 업무영역인 컴퓨터 수업은 그 기본적인 내용이 피고에 의하여 결정되었다고 할 수 있고, 그에 대하여 피고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원고를 포함한 강사들이 강의를 할 때 구체적인 강의내용이나 방법을 피고로부터 직접 지휘 · 감독을 받지 않은 것은 지적 활동으로 이루어지는 강의업무의 특성에 기인하는 것일 뿐이다. 따라서 원고가 수강생에 대하여 강의를 함에 있어 피고의 지휘 · 감독권이 완전히 배제된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다.
업무의 성질상 사용자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 업무가 당해 사업의 수행에서 필요한 정도나 당해 노무공급이 당해 사업에 결합된 정도에 의하여 사용자의 지휘·감독관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원고와 같은 강사들의 본래적인 업무인 컴퓨터 수업은 피고가 학원을 운영하는데 있어 핵심적이고 중요한 업무로서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로서는 적정한 업무수행을 보장하기 위하여 강사들의 업무에 대하여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고자 하는 유인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원고를 포함한 강사들이 지정된 강의시간에 맞춰 출근하고 강의를 마친 후에 자유롭게 퇴근하는 등 지정된 출퇴근 시간이 없거나, 강의시간 이외의 시간에 자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는 사정은 시간제 근로자에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이 사건 위탁계약서 제8조에 의하면 원고가 동일한 교육과목에 대해 피고의 경쟁업체에서 강의활동이 가능하다고 정하고 있으나, 원고는 실제로 오직 이 사건 학원에서만 근무하였고, 위와 같이 근무하는 동안 계약이 갱신되어 업무의 계속성을 가졌다.
이 사건 위탁계약서 제7조 제1항에 의하면 원고가 위탁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는 피고와 사전 협의하에 위탁업무 수행 조건을 갖춘 대체강사를 섭외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으나, 위 계약 조항 자체가 원칙적, 전면적으로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것을 허용하는 규정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에 비추어 보면, 자기의 계산에 의한 독립사업자성을 인정할 정도로 업무의 대체성이 인정된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원고가 수강생 수와 무관하게 위탁계약에서 정해진 시간당 보수에 총 강의시간을 곱한 금액을 지급받았던 점을 감안하면, 원고의 보수는 근로에 대한 대가로 지급받은 임금의 성격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원고의 업무수행 방식 및 그에 대한 피고의 관리실태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건강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으며, 피고가 원고의 소득에 대해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해 온 것은 피고가 우월적인 지위에서 임의로 정한 방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주휴수당 및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주휴수당 청구
근로기준법 제55조는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이에 따라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근로자가 정하여진 유급휴일에 실제 근무를 하였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주휴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가 원고에게 2016. 10. 17.부터 2019. 9. 10.까지의 주휴수당 합계 24,600,000원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본 기초사실, 앞서 든 각 증거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주휴수당24,6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퇴직금 청구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서 1년 이상 계속하여 피고에 근로를 제공하다가 퇴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한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원고가 2015. 6. 1.부터 2019. 9. 10.까지 근무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퇴직전 3개월 동안 지급받았거나 받아야 할 임금이 17,100,000원(= 기본급 14,700,000원 +주휴수당 2,400,000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일 평균임금은 185,869원(= 17,100,000원 ÷ 92일,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이 되고, 일 평균임금과 원고의 계속근로기간을 기초로 산정한 퇴직금은 23,877,801원(= 평균임금 185,869원 × 30 × 1,563 ÷ 365, 원 미만 버림)이 되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퇴직금 23,877,79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48,477,791원(= 24,600,000원 + 23,877,791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날의 다음날인 2019. 9. 2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