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0. 17. 선고 2019가단5281500 판결

주문

1.

피고들은 원고에게 각 2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9. 6.부터 2023. 10. 17. 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생긴 부분의 5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B가 각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생긴 부분의 6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C이 각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D 사이에 생긴 부분의 7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D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08. 12. 31. 대한민국에 입국한 새터민으로서 2014년 8월경부터 'E'라는 상호로 대구 동구 F에서 주로 새터민 여성과 대한민국 남성 사이의 만남을 주선하고 결혼을 중개하는 결혼중개업체('이하 'E'라 한다)를 운영하고 있고, 피고 C은 2017. 7. 12.경부터 2019. 4. 3.경까지, 피고 D은 2018년 10월경부터 2019. 3. 31.경까지 E에서 근무하였다. 피고 B는 2019년 3월경부터 E 인근인 대구 동구 G에서 'H'라는 상호로 결혼중개업체(이하 'H'이라 한다)를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나.

피고 C은 2017. 7. 12.경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4. E 회원정보를 유출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 5. E 인바운드 정보를 가지고 단 한통이라도, 개인적으로 활용하거나 연락을 하거나 상품판매를 하였을 경우 유사업체에 인바운드 정보를 넘긴 행위, E 고객정보를 가지고 있는 다른 업체를 만드는 행위는 5,000만 원을 E에 배상하여야 한다."는 약정(이하 '이 사건 제1 손해배상약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피고 D은 2019. 1. 3.경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4. E 회원정보를 유출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 E 여성회원 정보를 가지고 퇴사 후 단 한 통이라도 개인적으로 활용하거나, 타 회사 고객의 매칭 등 E와 관련 없는 사적인 이유로 여성회원 정보를 활용한 사례가 발각 시, 개인정보보호법에 의거 민·형사상의 책임을 지도록 한다. 유사업체에 여성회원 정보를 넘긴 행위, E 고객정보를 가지고 있는 다른 결혼정보업체를 만드는 행위는 E에 8,000만 원 배상하여야 한다"는 약정(이하 '이 사건 제2 손해배상약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라.

피고 C, D은 E를 그만둔 다음 피고 B가 운영하는 H에서 근무하기 시작하였다. 피고들은 공모하여 2019년 5월 내지 6월경 피고 C, D이 유출한 E 여성 회원들의 정보를 이용하여 H에서 만남주선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원고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는 업무상배임죄의 범죄사실로 기소되어 2022. 10. 18. 각 벌금 400만 원의 형을 선고받았고(대구지방법원 2021고정 154), 이에 대하여 피고들 모두 항소하였으나 2023. 6. 20. 모두 항소기각 판결(이하 '이 사건 관련 형사판결'이라 한다)을 선고받아 그 후 위 항소기각 판결이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11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 B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고 할 것이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다243430 판결, 대법원 1983. 9. 13. 선고 81다1166, 81다카897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피고 B는 피고 C, D이 동종의 경쟁업체인 E에서 유출한 회원 정보를 이용하여 피고 B가 운영하는 H에서 만남 주선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허용함으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원고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한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 B는 원고에게 위와 같은 업무상배임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금와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1)

재산상 손해

원고는 피고 B의 H 영업 시작 전후로 E의 매출이 급격히 감소한 점 들을 고려하여 피고 B를 상대로 재산상 손해배상금 3,000만 원의 지급을 구한다.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에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의하여 인정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손해배상 액수로 정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202조의2).

앞서 든 증거와 갑 제10, 16 내지 2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관련 형사 확정판결에서 원고가 입은 손해와 피고들이 취득한 이익을 모두 불상액 상당으로 판결한 점, 다른 결혼정보업체의 영업양수도계약금액은 그 시장과 사업의 규모나 시기에 따라 달리 결정될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관련 형사 확정판결에서 확정된 범죄사실에는 피고들이 6명의 여성회원 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피고들의 업무상배임의 불법행위 전후로 원고의 매출이 상당히 감소하였으나, 영업손실 내지 영업이익은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이므로 그 감소액 상당이 전부 피고들의 불법행위로 인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은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렵다고 판단되는바, 앞서 든 사정과 피고 B가 피고 D으로부터 투자금 500만 원을 지급받은 점, 피고 B는 이전에 결혼정보업체 운영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업무를 하다가 2019년 4월경 H을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피고 C, D을 고용하고 피고 C, D이 가져온 E 회원정보를 이용하여 결혼중개업을 시작한 것으로 보이는 점을 비롯하여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 B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하는 손해액은 2,000만 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2)

정신적 손해

원고는 피고 B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면서 피고 B를 상대로 위자료 1,000만 원의 지급을 구한다.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고통은 재산상 손해의 배상만으로 전보될 수 없을 정도로 심대한 것이라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산상 손해에 대한 배상이 이루어짐으로써 회복되는 것이다(대법원 1998. 7. 10. 선고 96다38971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재산상 손해의 배상만으로는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 B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2,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3. 9. 6.부터 피고 B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10. 17.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 C, D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피고 C, D이 각 해당 근로계약에서 정한 회원정보 유출금지 서약을 위반하고 회원정보를 유출하여 H의 업무에 사용하였다는 이유로 피고 C, D을 상대로 원고에 대한 채무불이행책임에 따른 손해배상금의 지급을 구한다.

나.

판단

1)

피고 C, D은 원고와 사이에 각각 체결한 근로계약상의 E 회원정보 유출금지 약정을 위반하고 원고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 여성회원 정보를 원고 운영 E 인근의 경쟁업체인 H에 유출하여 이를 이용하여 만남주선 업무를 수행하는 등의 영업을 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피고들은 이 사건 각 해당 손해배상약정에 따라 원고에게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이와 달리 피고 C의 '업체에 걸려온 정보로서 남성회원정보에 국한되는 인바운드정보 유출의 경우에만 이 사건 제1 손해배상약정이 적용되므로 위 약정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 D은 이 사건 제2 손해배상약정이 원고가 원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체결한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0조<1>를 위반하였거나 민법 제103조 내지 제104조를 위반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나, 위 약정은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근로계약 종료 이후 정보유출금지 약정 위반에 대한 것임이 문언상 명백할 뿐만 아니라 위 약정이 피고 D의 주장사실과 같이 체결되었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 D의 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2)

나아가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 C, D은 원고와 피고 C, D이 각각 체결한 근로계약에서 정한 회원정보 유출금지 약정을 위반하여 신생 경쟁업체인 H에서 E 회원정보(인바운드 정보 포함)를 사용하여 영업을 한 사실을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은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피고 C은 이 사건 제1 손해배상약정에 따라 5,000만 원을, 피고 D은 이 사건 제2 손해배상약정에 따라 8,0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민법 제398조 제2항에 의하면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 이 사건이 이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각 해당 근로계약상 피고 C의 경우 기본급여는 100만 원이고, 계약 체결 건당 10%의 수당을 지급하며 5건 이상 체결할 경우 추가 10만 원씩 추가되고, 피고 D의 경우 급여가 150만 원이고, 4개월째부터 180만 원으로, 13개월째부터 200만 원으로 인상하기로 정한 것에 불과한데, 피고 C의 정보유출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예정액은 5,000만 원, 피고 D은 8,000만 원으로 정하였는바, 위 각 손해배상예정액은 부당히 과다하다고 판단된다. 위와 같은 사정 등을 비롯하여 피고 C, D의 가담 정도, 원고 운영 E 근무 기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모두 고려하여 피고 C, D의 손해배상액을 각 2,000만 원으로 감액하기로 한다(위 인정범위 내에서 피고 D의 손해배상예정액 감액 주장을 받아들인다).

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에게, 피고 C, D은 각 2,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3. 9. 6.부터 피고 C, D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10. 17.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각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원지

각주1) 근로기준법 제20조(위약 예정의 금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