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1. 12. 선고 2019가합532033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2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5. 25.부터 2020. 11. 12.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8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2007. 1. 1. 독일의 가전업체 ‘C’의 한국지점인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에 입사하여 영업팀장으로 근무하였다. D는 ‘C’의 국내 영업을 위해 백화점 내에 매장을 두고 제품을 판매하였는데, 피고는 D의 영업1팀의 팀장으로서 매장 직원의 채용과 전환배치, 매장의 판매목표 설정 및 실적관리, 실적에 따른 인사조치, 매장 직원의 근태에 대한 관리·감독, 매장 내 업무수행 방법 관리·감독, 해당 백화점과의 업무처리 등 백화점 내 매장 실적을 총괄하며 원고를 포함한 매장의 판매직원들을 관리·감독하였다.

2)

원고는 2008. 1. 29. D의 판매직원으로 입사하여 2014. 10.부터 E백화점 중동점에서 근무하였고, 2015. 8.경부터는 E백화점 영등포점에서 근무하였다. 이후 원고는 2017. 5. 1.경 병가를 사용하고 2017. 6.말경 복직하였으나, 백화점 매장이 아닌 할인마트 매장으로 배치되었다. 원고는 2017. 7. ‘질병(우울병)으로 인한 심신 및 체력 저하’를 사유로 사직원을 제출하고, D에서 퇴사하였다.

나.

원고의 피고에 대한 항의

1)

피고는 2018. 1. 이사 대우로 승진하였고, 2018. 2. 19. 원고에게 전화를 하여 D에 재입사 할 것을 권유하였다. 당시 원고는 피고에게 재입사 의사가 없음을 밝히고, 그동안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발생한 일들에 대해 항의하였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통화 내용은 아래와 같다.

2)

원고의 동생은 2018. 2. 26. 피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며 원고가 겪은 일에 대해 항의하고 사과를 요구하였다.

3)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18. 2. 27. 이메일을 통해 원고의 동생에게 아래와 같이 회신하였다.

4)

한편, 원고는 2018. 5.경 D의 대표이사 G에게 피고가 원고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 접촉을 하였음을 알리는 내용의 투서를 작성하여 송부하였다.

5)

D는 2018. 6.경 외부 노무법인에 원고의 투서에 기재된 사건의 조사를 의뢰하였고, 공인노무사들은 2018. 6. 21. 피고에 대한 면담을 실시하고 D에게 피고의 일부 행위가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된다고 보고하였다.

다.

원고에 대한 해고처분 등

1)

D는 2018. 6. 26. 피고를 2018. 7. 2.부터 2018. 7. 31.까지 대기발령하고, 2018. 7. 6.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피고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사유로 ‘징계해고’를 의결하였다. D는 2018. 7. 13. 피고에게 해고를 통보하였다.

2)

피고는 2018. 10. 12.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위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12. 10. ‘피고가 부하 직원과 성관계 및 유사성행위를 한 것은 직장 내 성희롱 행위로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징계절차도 적법하다’는 이유로 피고의 신청을 기각하였다.

3)

피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9. 1. 16.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4. 4.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피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4)

이에 피고는 서울행정법원에 위 재심신청이 부당함을 이유로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서울행정법원은 2020. 4. 9. 피고의 해고가 정당하다는 전제에서 내려진 위 재심판정이 적법하다는 이유로 피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19구합65726, 이하 ‘부당해고 재심판정 사건’이라 한다).

라.

원고의 피고에 대한 고소와 처분

1)

한편, 원고는 2018. 3. 19. 피고가 자신에게 아래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며 피고를 강간,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업무상위력에의한추행) 등 혐의(이하 ‘강간 등 혐의’라 한다)로 고소하였다.

2)

그런데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은 2018. 10. 31. 위 제1 내지 6 행위의 범죄사실에 관하여, 피고가 제1 내지 3행위가 발생한 각 일시, 장소에서 원고의 신체를 만지거나 원고와 성관계를 가진 사실은 인정되나, 각 범행 당시 피고가 원고를 폭행 또는 협박하거나, 사회적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한 혐의없음 처분을 하였고, 위 제4 내지 6행위의 범죄사실에 관하여는 피고가 제4 내지 6행위가 발생한 일시, 장소에서 원고를 만난 사실은 인정되나,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피의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한 혐의없음 처분을 하였다(서울북부지방검찰청 2018형제31993).

3)

이에 대하여 원고는 서울고등검찰청에 항고하였으나, 서울고등검찰청은 2019. 1. 24. 위 항고를 기각하였다(서울고등검찰청 2018고불항제14745). 이에 원고는 서울고등법원에 재정신청을 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은 2019. 12. 24. 위 재정신청을 기각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9초재672).

마.

피고의 원고에 대한 무고 고소와 처분 결과

이에 피고는 원고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해 추행하거나 간음한 사실이 없음에도 원고가 피고를 2018. 3. 5. 고소하여 피고를 무고하였다는 혐의로 원고를 고소하였다. 인천지방검찰청은 2019. 6. 13. 원고가 고소장을 접수할 당시 진술은 실체적 진실에 부합하는 것은 물론, 객관적으로 진실한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충분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었던 경우라 할 것이고, 허위사실에 대한 인식 즉 무고의 고의조차 없었다고 판단되는 등 원고의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원고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을 하였다.

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의 통보

원고는 2018. 11. 8.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D의 대표이사 G에 대한 진정을 제기하였는데,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강남지청은 2019. 1. 2. 원고에게, 아래와 같이 사건을 종결하였음을 통보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내지 6, 8 내지 10, 14, 19호증, 을 제1 내지 6,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1)

피고는 앞서 본 제1행위 내지 제6행위와 같이 원고의 신체를 만지고 원고와 성관계를 하거나 유사성행위를 하는 방법으로 원고를 성폭행하거나, 원고가 근무하던 E 백화점 영등포점에 업무차 방문하여 “백화점 속옷 매장에 계산해 놨으니 속옷을 골라 입으라”고 말하고, 며칠 후 “속옷 입은 거 사진 찍어서 보내”라고 강요하는 등 지속적인 성희롱을 하였는데, 이는 모두 원고에 대한 인사권을 가진 피고가 업무상 지휘·감독관계에서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한 업무상 성폭행, 성희롱에 해당하고,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호에서 규정한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피고의 위 행위는 위법하고 원고는 이로 인한 정신적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민법 제750조에 따른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으로서 위자료 90,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원고는 D에 제출하기 위해 2017. 4. 19. 피고에게 원고의 병명인 ’우울증‘이 기재된 진단서를 제출하였으나, 피고는 이를 D에 제출하지 않고 피고에게 유리한 증거로 이용하기 위해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등 원고의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사용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원고의 개인정보가 기재된 위 진단서의 즉시 폐기(삭제)를 구하고, 피고의 위 진단서 불법사용으로 인해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1,000,000원의 지급을 구한다.

나.

피고의 주장

1)

원고가 주장하는 신체접촉이나 성관계, 유사성행위는 실제 존재하지 않거나 그러한 일이 있었더라도 자연스러운 애정 표현 또는 원고의 승낙 또는 동의 아래 이루어진 것일 뿐이므로 성폭행,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

2)

피고는 부당해고 재심판정 사건에서 D로부터 원고의 진단서 사본을 받아 보관하고 있다가 2018. 6.경 그 진단서를 제출하였을 뿐, 원고로부터 받은 진단서를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등 원고의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사용한 적이 없다.

3.

피고의 남녀고용평등법 등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1)

관련 법리

가)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또는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법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이 때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등 참조).

나)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은 그 지도이념과 증명책임, 증명의 정도 등에서 서로 다른 원리가 적용되므로, 형사사건에서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확신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가 선고되거나 ‘혐의 없음’의 불기소 처분이 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민사책임이 부정되지는 아니한다(대법원 2015. 7. 9. 선고 2013다33485 판결 등 참조). 형사사건에서의 무죄판결 혹은 무혐의처분은 해당 사실에 대하여 증거능력 있는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입증이 없다는 것일 뿐, 해당 사실의 부존재가 증명되었다는 의미도 아니기 때문이다(대법원 2006. 9. 14. 선고 2006다27055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가)

원고가 피고로부터 제1 내지 6행위로 인하여 피해를 입었음을 이유로 고소하였으나, 위 각 혐의 모두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받은 사실, 원고가 서울고등검찰청에 항고하였으나, 서울고등검찰청은 2019. 1. 24. 위 항고를 기각하였고, 이에 원고가 서울고등법원에 재정신청을 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이 2019. 12. 24. 위 재정신청을 기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판매직원을 총괄하는 영업팀장이라는 우월한 지위에서 수년 간 자신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판매 여직원에게 유사성행위, 성관계를 요구하여 부적절한 성적 관계를 가지고, 직장 내 비상계단 등에서 원고에게 신체적 접촉을 하는 등의 비위행위를 하여 원고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를 함으로써 ‘직장 내 성희롱’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

(1)

피고는 원고의 관리자이자 상사의 위치에 있는 자로서 피고에 대한 채용, 전환배치, 실적관리, 인사고과 평가, 근태에 대한 관리·감독 등의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원고로서는 업무상 자신의 상급자인 피고의 지시나 요청에 대해 강하게 대항하거나, 거부의사를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2)

원고와 피고는 제1사건 발생 전까지 사적인 만남이나 교류가 없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서로 좋은 감정을 가진 친밀한 관계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 서로 애정표현을 하거나 개인적인 연락을 주고 받았음을 인정할 객관적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는 서로 애정표현을 하거나 사적으로 친밀한 사이 또는 연인 사이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의 제1사건이나 그 이후에 있었던 일련의 행위들이 원고의 우호적인 감정에서 양 당사자간의 합의 하에 이루어진 행동이라고 보기 어렵다.

(3)

원고는 2017. 5. 병가 이후 2017. 7. D를 퇴사하였고, 2018. 2. 19. 피고에게 그동안의 원치 않은 신체적 접촉행위에 대해 항의하였는데, 당시 피고는 미안하다며 여러 차례 사과하였다. 또한 피고는 원고의 동생으로부터 원고가 겪은 일에 대한 항의와 사과 요구가 담긴 이메일을 받고 ‘보상을 하겠다. 정말 죄송하다.’는 취지로 회신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피고의 태도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항의 내용과 같이 피고의 원고에 대한 신체적 접촉 등은 원고의 의사에 반하는 행위였던 것으로 보인다.

(4)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강남지청은 피고의 위 행위들에 대해 남녀고용평등법 제12조를 위반한 ‘직장 내 성희롱’이라고 판단하였다. 또한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피고가 위 각 행위를 이유로 해고된 것이 부당하다는 취지로 다툰 것에 대해 ‘피고가 부하 직원과 성관계 및 유사성행위를 한 것은 직장 내 성희롱 행위로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그 징계양정도 적법하다’는 이유로 피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고, 이에 불복한 피고의 재심신청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는 피고의 재심심청을 기각하였다. 그리고 피고는 서울행정법원에 위 재심신청이 부당함을 이유로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서울행정법원도 위와 같은 행위를 한 피고의 해고가 정당하다고 보아, 피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5)

비록 이 사건 제1 내지 6행위에 대해 검사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한 혐의없음 처분을 하기는 하였으나, 그 중 제1 내지 3행위에 관하여 피고가 원고의 신체를 만지거나 원고와 성관계를 한 사실은 인정된 점,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 각 행위는 피고가 영업팀장으로서 원고가 근무하는 매장을 방문하거나 원고가 업무상 필요에 따라 D 본사에 방문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직장 상사로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신체적 접촉 및 성관계를 한 것으로 보이고, 그 정도가 피고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정도에 이르지 않아 형사처벌에 이르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원고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에는 해당되는 것으로 보인다.

나)

따라서 피고의 이러한 행위들은 남녀고용평등법 등 관계법령을 위반한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원고는 이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원고가 피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 살펴보면, 앞서 본 인정사실에 갑 제10, 1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원고는 피고로부터 앞서 본 피해를 당한 후에 중등도의 우울병 에피소드라는 병명으로 계속 치료를 받고 있으며, 공황증상 등 정서적인 어려움을 겪게 된 점, ② 피고의 위 행위들로 인해 원고가 D를 퇴사하게 된 점, ③ 피고가 불기소처분을 받은 후 오히려 원고를 무고 혐의로 고소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는 등 2차적인 피해를 입기도 한 점에, 원고와 피고의 관계, 그 위법행위의 내용, 정도 및 기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그 위자료는 20,000,000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9. 5. 25.부터 피고가 이 사건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20. 11. 1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피고의 개인정보침해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및 개인정보 즉시삭제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가 원고로부터 원고의 개인정보인 병명이 기재된 별지 기재 진단서를 제출받았음에도 이를 D에 제출하지 않고 피고에게 유리한 증거로 이용하기 위해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등 원고의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사용하였고 주장한다.

갑 제12, 4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D의 의뢰에 따라 조사를 실시한 노무사와 인터뷰 하는 과정에서, ’제가 병가신청 낸 것 자료도 경찰조사 시 냈는데,‘라고 답변한 사실, 원고가 D에 원고의 진단서 원본이 회사 내에 있는지 여부를 문의하자, D의 담당직원이 ’원고의 휴직 당시 제출된 휴직계와 진단서가 D에 존재하지 않는데, 만일 원고가 제출하였다면 D가 함부로 손을 댈 수 없도록 하고 있으므로 없어질 확률은 거의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의 행위가 불법행위임을 전제로 하는 불법행위 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원고에게 있는데, 위 인정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의 개인정보인 병명이 기재된 진단서를 제출받았음에도 D에 제출하지 않은 채 이를 수사기관에 제출하여 원고의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사용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의 개인정보침해 행위를 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형표(재판장) 박수진 배인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