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5. 6. 선고 2019가합588678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 한다)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얻어 채권추심업, 신용조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들은 피고와 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위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아래 표 ‘근무기간’란 기재 각 해당 기간 동안 같은 표 ‘소속’란 기재 지사에서, 피고가 채권자로부터 위임받은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이하 ‘채권추심업무’라 한다)를 수행하였다.

다.

이 사건 위임계약 중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2019. 3. 18. 및 19.에 체결된 위임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

원고들은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원고들은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그 계약의 내용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고 수수료를 받아 온 독립적인 사업자일 뿐,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3.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1)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①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②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③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④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⑤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⑥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⑦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2)

또한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고,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당해 사건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3다40612(본소), 2013다40629(반소) 판결, 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아래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 갑 제2, 5 내지 7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들은 피고가 제공한 사무실에서 피고가 제공한 컴퓨터를 사용하여 업무를 처리하였다.

나)

원고들은 피고가 운용하는 전산시스템에 접속하여 채권 관련 신용정보를 조회한 다음 채무자를 만나 채무의 변제를 독촉하는 등 추심업무를 수행하였고, 활동일자별로 수행한 활동내역 등을 위 전산시스템에 입력하였다.

다)

원고 B와 그가 속한 팀의 팀원들은 2017. 1.경부터 2018. 1.경까지 일별로 마감 매출예정액을 정리하여 집계하였고, 2017. 7. 3.부터 11.까지 사이에 작성된 ‘일일실적표’라는 제목의 문서에는 원고 B와 팀원들의 전원실적, 전일마감 누계실적, 당일실적, 월 누계실적이 각 기재되어 있다. 또한 원고 B와 그가 속한 팀의 팀원들에 대하여 각 개인별로 보유건수, 인정건수, 종결건수, 회수건수, 추심액, 법조치, 초본등록, 상담 등록, 우편발송, 문자 발송, 사내전산 활용건수, E·F 신용조회 건수, 현장방문 건수, 미활동 채권, 중간보고서 건수 등 개인별 실적이 기재된 문서가 작성되기도 하였다.

라)

피고는 2009. 12. 24. 전 지사를 상대로 ‘지사 실적부진자 평가기준 변경의 건’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송부하였다. 그 문서에는 실적부진자에 대한 평가기준 변경을 안내하는 내용이 담겨있는데, 근속년수 2년 이상 영업/추심직 인력(정규직 포함)을 평가대상으로, 매 분기 3개월간 평균 수수료 실적 3,000,000원을 평가기준으로 하여, 실적부진 개인사업자에 관하여 1회 부진시 주의, 2회 부진시 경고, 3회 부진시 계약해지를 상벌수위로 적용하던 것을 1회, 2회 부진시 위 각 조치에 더하여 각 3개월간 우수 추심의 성과급 지급기준 적용도 불가한 것으로 변경하는 내용이 안내되어 있다.

마)

원고 B는 2012. 1. 12.에, 원고 A은 2015. 1. 16.에, 10년간 회사 발전에 기여한 공이 크다는 이유로 피고로부터 각 감사패를 수여 받았다.

2)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을 제2, 4, 10호증의 각 기재, 증인 G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 및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원고들이 피고가 제공한 사무실에서 피고가 제공한 컴퓨터를 사용하여 업무를 처리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이는 위임계약 관계에서도 가능하므로 이를 근로계약관계의 징표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나)

피고가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인들에게 채권자, 채무자와 관련된 정보와 추심활동내역을 효과적으로 기록, 관리할 수 있도록 전산시스템을 구축하여 제공하였고, 원고들이 위 전산시스템을 통해 채권 관련 신용정보를 조회한 다음 채무자를 만나 채무의 변제를 독촉하는 등 추심업무를 수행한 후 활동일자별로 수행한 활동내역 등을 위 전산시스템에 입력하는 방법으로 업무를 해 온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피고가 채권추심원들에게 추심활동내역이나 방문활동결과를 전산시스템에 등록하도록 요구한 것은 해당 채권추심원 외에는 추심업무의 진행현황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민법 제683조에 따른 위임사무의 처리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보고의무를 이행하도록 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그 밖에 위와 같이 전산시스템에 등록된 활동내역이 채권추심원들의 업무 수행 과정을 평가하는 자료로 사용되거나 이를 기재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원고들에게 채권 배정의 감축, 수수료 지급률 삭감 등의 불이익이 가하여졌음을 인정할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다)

피고가 원고 B가 속한 팀과 팀원들에 대해 실적을 파악하거나 예상실적을 집계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채권추심업무를 위임한 채권추심원의 회수실적을 집계한 것은 위임사무의 처리현황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의 조치로 볼 수 있다. 나아가 피고가 원고 B 이외에 나머지 원고들에 대해서도 실적을 파악하였다거나 예상실적을 집계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피고가 원고들의 채권 회수실적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채권 배정의 감축이나 수수료 지급율의 삭감 등 어떠한 불이익을 가하였음을 인정할 자료도 없다.

라)

원고들은 피고가 지정한 지사에서, 지정된 팀에 소속되어 피고로부터 배정받은 채권 추심 업무를 하다가 피고의 반강제적인 지시로 지사를 이동하기도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 B와 원고 A은 모두 2011. 11. 1. 피고에게 ‘위임업무 변경 요청서’를 작성·제출하여 업무수행 및 실적향상에 따른 수익증대를 이유로 편의상 위임업무를 변경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 B는 인천지사에서 부천지사로, 원고 A은 부천지사에서 인천지사로 각 지사 이동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마)

피고가 2009. 12. 24. 전 지사를 상대로 ‘지사 실적부진자 평가기준 변경의 건’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송부하였고, 그 문서에 실적부진자에 대한 평가기준 변경을 안내하는 내용이 담겨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위 문서가 원고들이나 원고들이 소속된 지사 및 팀에 실제로 적용되어 원고들이 실적부진을 이유로 불이익을 받았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

바)

원고들은 피고가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에 대해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을 정하였고, 외근시에도 사무실 내 현황판에 출발, 복귀시간, 행선지를 알리도록 하였으며, 지문인식을 통해 출퇴근을 관리하여 왔다고 주장한다. 또한 명절, 휴일 등으로 근무일수가 부족하거나 매출 저조시 목표달성을 위해 연장근무, 토요일 근무를 하기도 하였고, 복장에 관한 지침을 전달받기도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출퇴근 엄수 등에 관한 공지나 근무복장 유의사항에 관한 공지, 휴가시행에 관한 각 공지의 수신자는 본사의 각 본부나, 감사실, 지사, 특정 부서의 직원 등으로서 각기 상이한데,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이 위 각 공지의 적용대상이 된다거나, 원고들의 출퇴근 시각이 정해져 있었다거나 지문인식을 통해 원고들의 출퇴근 관리가 이루어졌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들이 출퇴근 시간 미준수, 복장 불량 등을 이유로 피고로부터 제제나 징계 등 불이익을 받았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

사)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근무내용이나 근무시간과 관계없이 채권의 회수실적에 따른 수수료만을 받았을 뿐 따로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받지 않았다. 이러한 수수료는 오로지 추심결과물인 추심실적에 따라 산정되었다는 점에서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 A의 경우 2005. 1. 수수료는 707,640원에 불과한 반면, 2009. 3. 수수료는 16,310,170원에 이르고, 원고 B의 경우 2003. 12. 수수료는 564,000원인 반면, 2019. 9. 수수료는 14,399,242원에 이르며, 원고 C의 경우 2008. 6. 수수료는 1,290,400원인 반면, 2018. 7. 수수료는 19,292,066원에 이르는 등 원고들이 받는 수수료는 각 원고별로 상이하고, 개별 원고가 지급받은 월별 수수료 간에도 상당한 편차가 있다. 또한 원고별로 추심 업무 경력이나 피고와의 계약기간과 같은 원고별 노무 제공 차등에 관한 요소는 수수료율을 정할 당시 따로 고려된 바가 없다.

아)

원고 C는 피고의 채권추심업무를 담당하는 기간 중인 2017년에는 H 주식회사에서, 2019년에는 I 법률사무소에 근무하면서 별도의 사업소득을 얻었다. 또한 원고들과 부천지사에서 함께 근무한 G은 이 법정에서 채권추심원으로 일하는 동안 겸업으로 사우나를 운영하고, 중국에서 개인사업을 영위하기도 하였다고 증언하였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들의 겸직을 제한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도 원고 C를 비롯한 채권 추심원들은 피고에만 전속되어 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자)

G은 원고들이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기에 앞서 피고를 상대로 자신이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는데(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가단104515),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7. 6. 1. G이 피고의 근로자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G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대법원 2018다206684).

차)

이 사건 위임계약의 내용을 보더라도 원고들이 피고와 2019. 3. 18. 및 19.에 체결한 위임계약서 제2조 제2항은 원고들의 신분에 관하여 ‘위임직 채권추심인은 회사의 근로자가 아니며, 위임직 채권추심인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음은 물론 회사 정규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및 제반규정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시적으로 정하고 있고, 실제로 원고들을 포함한 채권추심원들에게 취업규칙이 적용되었음을 인정할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이 사건 위임계약의 내용에 채권추심 업무방법, 금지사항, 준수사항 등 취업규칙에 준하는 사항이 포함되어 있고, 통상의 근로자 징계해고사유에 해당하는 사항이 계약해지 사항으로 되어 있으므로 근로계약 관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이 사건 위임계약 제4조에서 원고들의 업무 내용을 ‘채권추심의 과정 일체 수임 사실의 통보 및 그 밖의 변제독촉 문서의 발송, 채권의 회수, 변제독촉 및 상담, 채무관련인의 소재추적, 방문 및 재산조사, 채권서류의 관리, 상환계획서 및 사후관리일지의 작성관리 등’으로 정하고 있고, 제7조에서 원고들의 준수사항으로 법령 준수, 회사 기밀과 고객 정보 보호, 자체 서식 제작 금지 등 각종 사항을 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위 각 내용은 위임계약에서의 위임업무의 내용, 수임인의 준수사항, 당사자가 약정한 계약 해지에 관한 규정으로 보일 뿐, 근로계약을 전제로 한 취업규칙에 준하는 사항이라거나 징계 해고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다. 또한 이 사건 위임계약에서 원고들의 업무 범위, 절차와 준수사항 등을 정하고 있는 것은 대량의 채권을 반복적, 정형적으로 추심하는 채권추심회사의 업무 특성상 위임직 채권추심인에 대하여도 기본적인 지시사항을 정할 필요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므로 이를 근로계약관계에서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의 요소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다.

소결

결국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기선(재판장) 박수진 현재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