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0. 3. 15.경 B 주식회사(이하 ‘B’라고 한다)에 입사한 후 2012. 9. 30.경 퇴사하였다가 2013. 7. 1.경 재입사하여 회계 및 인사지원 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이다.
B는 일본 오사카에 본사를 둔 주식회사 B로부터 자본금 전부를 출자받아 2011. 11. 29. 경북 영천시 C산업지구 D, E부터 F을 본점으로 하고 서울 금천구 G을 서울지점으로 하여 설립된 한국 현지법인으로서 상시 근로자 40여 명을 고용하여 자동차의 에어백용 가스발생장치를 생산·판매하는 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H은 2007. 1. 2.경 B와 사실상 동일한 B 주식회사(B와 상호가 동일하며 2007. 1. 2. 설립되어 2012. 6. 19. 해산되었다)에 입사한 이후 그 영업을 양수한 B가 설립되는 과정에서 순차로 위 각 회사의 등기이사의 지위로 근무하다가 2012. 3. 31.경 B와 사이에 B의 이사, 부사장 및 서울지점장으로 근무하기로 하는 내용의 위임계약을 체결하였으나 2013. 1. 14.경 B로부터 위 위임계약의 해지통보를 받은 사람이다.
일본국인 I는 B의 대표이사이며, 일본국인 J와 K는 B의 부사장 겸 B 본점을 총괄하는 사내이사이고, 일본국인 L는 주식회사 B 및 B의 영업 총괄 이사이다.
임금 사항에 관한 위증
피고인은 2013. 12. 3. 14:30경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193에 있는 서울행정법원 B208호 법정에서 H이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소송수행자 M)을 상대로 제기한 서울행정법원 2013구합17923호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사건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선서한 후 증언하면서, 사실은 B 직원들의 임금에 관해서는 I 대표이사가 L 등과의 협의를 거쳐 결정하여 왔고 H이 이를 결정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고(H) 대리인의 “증인에 대한 연봉과 상여금 등은 매년 일본에 있는 L 사장과 I 사장이 결정해서 원고에게 이메일 공문으로 통보해 주면 원고는 그 이메일 공문에 따라 증인의 연봉을 올려주고 상여금도 지급하였지요.”라는 질문에 “원고가 결정한 것은 맞지만, L 사장과 I 사장의 지시로 결정한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진술함으로써 자신의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증언을 하여 위증하였다.
채용 사항에 관한 위증
피고인은 전항과 같은 일시, 장소에서 위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하여 선서한 후 증언하면서, 사실은 B에서 직원을 신규 채용하는 경우에는 I 대표이사 또는 주식회사 B 소속 임직원에 의한 면접 절차를 거쳐 채용 여부를 결정하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원고 대리인의 “참가인 회사(B)에서는 직원을 신규 채용할 때 반드시 I 사장이나 J와 K 또는 일본인 본사 직원이 면접 절차를 시행하였고, 면접절차 없이 사원이 신규 채용되는 일은 한번도 없었지요.”라는 질문에 “임원급을 채용할 때는 일본에서 면접을 보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외의 직원들이나 증인 역시 I나 J와 K로부터 면접을 본 사실이 없습니다.”라고 진술하고, 재판장 판사의 “증인이 참가인 회사에 채용될 때 일본 직원과 면접을 보지 않았고, 다른 직원들 또한 그러한 것으로 알고 있나요.”라는 질문에 “예”라고 진술함으로써 자신의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증언을 하여 위증하였다.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H은 2013. 1. 2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B의 2013. 1. 14.자 위임계약 해지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3. 3. 25. H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 H은 이에 불복하여 2013. 4. 8. 중앙노동위원회에 2013부해316호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 2013. 6. 19. 같은 이유로 H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이에 H은 2013. 7. 9.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자신이 B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제공을 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함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나온 위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주장하면서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서울행정법원 2013구합17923호, 이하 ‘이 사건 행정소송’이라고 한다)을 제기하였다.
피고인은 2013. 12. 3. 14:30경 이 사건 행정소송 제1심의 피고 측 증인으로 출석하여 선서한 후 다음과 같이 증언하였다.
증인신문사항 65항에서, 원고(H) 대리인이 “증인에 대한 연봉과 상여금 등은 매년 일본에 있는 L 사장과 I 사장이 결정해서 원고에게 이메일 공문으로 통보해 주면 원고는 그 이메일 공문에 따라 증인의 연봉을 올려주고 상여금도 지급하였지요.”라고 질문하자, 피고인이 “원고가 결정한 것은 맞지만, L 사장과 I 사장의 지시로 결정한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진술하였다.
증인신문사항 69항, 70항에서, 원고(H) 대리인이 “참가인 회사(B)에서는 직원을 신규 채용할 때 반드시 I 사장이나 J와 K 또는 일본인 본사 직원이 면접 절차를 시행하였고, 면접절차 없이 사원이 신규 채용되는 일은 한 번도 없었지요.”라고 질문하자, 피고인이 “임원급을 채용할 때는 일본에서 면접을 보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외의 직원들이나 증인 역시 I나 J와 K로부터 면접을 본 사실이 없습니다.”라고 진술하였고(증인신문사항 69항), 재판장이 “증인이 참가인 회사에 채용될 때 일본 직원과 면접을 보지 않았고, 다른 직원들 또한 그러한 것으로 알고 있나요.”라고 질문하자, 피고인이 “예”라고 진술하였다(증인신문사항 70항).
이 사건 행정소송 제1심 법원은 2014. 4. 24. H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H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하였다. 이에 H이 항소하였으나,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4누49806호)에서도 2015. 3. 6. H이 상법상 B의 사내이사로서 회사의 업무를 집행한 것이고 B의 근로자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항소기각 판결을 하였고, H이 다시 상고하였으나, 상고심(대법원 2015두39965호)은 2015. 7. 9. 상고기각 판결을 하였다.
이후 H은 2015. 8. 19. 피고인이 위 (3)항과 같이 이 사건 행정소송에서 증인으로 증언함에 있어서 증인신문사항 69항, 70항 등에 대하여 자신의 기억에 반하는 허위사실을 진술하였음을 이유로 피고인을 위증으로 고소하였으나, 검찰은 2016. 3. 30. 관련자들의 진술 등 수사결과에 의하면 H이 일정한 재량과 권한을 가지고 인사, 회계 업무를 관장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보아 피고인이 증인신문사항 69, 70항 등에 대해 기억에 반하는 진술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 처분을 하였다.
이에 대해 H은 항고를 하였으나, 서울고등검찰청은 2016. 7. 26. 항고가 이유 없음을 이유로 항고기각결정을 하였다. H이 2016. 8. 10. 위 결정에 대해 재정신청을 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2016초재3473)에서는 2016. 9. 28. 해당 기록과 신청인 제출의 모든 자료를 살펴보더라도 검사의 불기소처분을 수긍할 수 있고, 위 불기소처분이 부당하다고 볼 자료가 부족하여 위 재정신청은 이유 없다고 보아 재정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고, 이는 같은 날 확정되었다(이하 위 재정신청 기각결정을 ‘이 사건 재정신청 기각결정’이라고 한다).
H은 다시 피고인에 대하여 증인신문사항 65항, 69항, 70항 등에 대하여 자신의 기억에 반하는 허위 사실을 진술하였음을 이유로 위증으로 고소하였으나, 검찰은 2018. 10. 30. 제출된 자료에 의하면 피고인이 기억에 반하는 진술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이에 H이 다시 항고함에 따라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되었다.
채용 사항에 관한 위증 부분에 관하여 (증인신문사항 69, 70항)
주장
피고인 및 변호인
이 사건 재정신청기각결정이 확정되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4항 후문에 따라 ‘다른 중요한 증거를 발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추할 수 없다. 그럼에도 검찰이 다른 중요한 증거의 발견 없이 이를 재차 기소하였으므로,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의해 공소기각판결이 선고되어야 한다.
검찰
이 사건 재정신청 기각결정 이후에 N 작성의 확인서(증거기록 순번 38번 중 1174쪽), O 작성의 확인서(증거기록 순번 38번 중 1170쪽) 및 이메일(증거기록 순번 27번 중 511쪽 이메일) 등이 새로운 중요한 증거로 제출되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4항 후문에 따라 소추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판단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4항 후문은 재정신청 기각결정이 확정된 사건에 대하여는 다른 중요한 증거를 발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추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다른 중요한 증거를 발견한 경우’란 재정신청 기각결정 당시에 제출된 증거에 새로 발견된 증거를 추가하면 충분히 유죄의 확신을 가지게 될 정도의 증거가 있는 경우를 말하고, 단순히 재정신청 기각결정의 정당성에 의문이 제기되거나 범죄피해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형사재판절차를 진행할 필요가 있는 정도의 증거가 있는 경우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18. 12. 28. 선고 2014도17182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검찰이 새로이 발견된 증거라고 주장하는 N 작성의 확인서(증거기록 순번 38번 중 1174쪽), O 작성의 사실확인서(증거기록 순번 38번 중 1170쪽) 및 이메일(증거기록 순번 27번 중 511쪽 이메일) 등을 추가한다고 하더라도 단순히 이 사건 재정신청 기각결정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 넘어서 피고인이 자신의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을 하였다고 유죄의 확신을 가지게 될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 어렵고, 따라서 이 사건 재정신청 기각결정 이후에 ‘다른 중요한 증거를 발견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4항 후문에 따라 소추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N 작성의 확인서(증거기록 순번 40번 1174쪽)는 이 사건 재정신청 기각결정 이후인 2018. 10. 22. 작성된 것으로 그 내용이 ‘N이 2011. 10. 25. 서울 P에서 대표이사 I와 B 중국공장장인 Q로부터 채용 면접을 보았다’는 내용으로 작성되어 있다. 하지만 피고인의 해당 진술은 ‘임원급은 일본 본사의 채용면접을 거쳤으나, 일반 직원들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인바,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 의하더라도 N이 이사 직책으로서 공장장 업무를 담당하기로 하고 채용면접을 본 것이고(N이 검찰 측 증인으로 이 법정에 출석하여 이와 같이 진술하였다), N의 고용계약서(증제49호증)에도 ‘직책’이 ‘이사’로, ‘직무’가 ‘영천 본사 생산총괄’을 담당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N이 임원급(이사)으로 채용면접시 일본 본사 측의 면접을 보았다는 것은 오히려 피고인의 위 진술내용에 부합한다. 피고인이 기억에 반하는 진술을 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새로이 발견된 증거라고 보기 어렵다.
O 작성의 사실확인서(증거기록 순번 39번 1170쪽)는 2014. 10. 1.자로 작성된 것으로 ‘O 본인이 2010. 2. 1. 입사하여 부장으로 근무하였고, 채용면접 당시 일본 본사를 방문하여 일본 본사 측 사람과 면접을 보았다’는 것이다. 위 사실확인서 작성일은 이 사건 재정신청 기각결정이 이루어지기 훨씬 이전으로 이 사건 행정소송 제2심 소송 계속 중일 때로 보이고, 이 사건 재정신청 기각결정의 심판대상인 2016. 3. 30.자 불기소처분서를 보더라도 O의 진술 부분은 이미 당시 수사기관에서 충분히 조사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므로, O의 진술을 담은 위 사실확인서를 두고 이 사건 재정신청 기각결정 이후 ‘새로이 발견된 증거’라고 보기 어렵다. 더구나 위 사실확인서 내용에 의하면 O가 채용면접을 본 시기는 피고인이 재직한 2010. 3. 15. 이전이므로, 피고인이 알 수 없는 내용으로 보여 O의 위와 같은 진술만으로 피고인이 기억에 반하는 허위 진술을 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메일(증거기록 순번 27번 중 510쪽, 511쪽 이메일)은 2011. 12.경 R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R과 일본 본사 측 사람과의 채용면접 일정을 조율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그 참조인으로 피고인이 지정되어 있다. 그러나 R의 직책을 보면, 피고인이 2012. 3. 22.경 작성하여 B의 임직원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member’ 주소록에 R과 N에 대해 ‘General Manager’로 기재되어 있고, O의 이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R, N은 ‘제너럴 매니저’로서 이사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검찰 측에서는 R이 명칭만 이사로 불렀을 뿐 임원이 아니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는 듯 하나, 가사 그 주장과 같이 R이 실제로는 임원급이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R이 대내외적으로 B의 이사로 칭해져 온 이상 피고인 또한 R을 임원으로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을 보더라도 N 및 R의 경우 임원급으로 채용된 사람들이어서 일본 본사 측과 면접을 본 것이고, 일반 직원들의 경우 그렇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R이 일본 본사 측과 면접 일정을 조율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피고인이 참조인 자격으로 수신하였다는 사실만으로 피고인이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을 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유죄의 확신을 가지게 될 정도의 중요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고소인 측에서 수사기관에서 새로 발견된 중요한 증거라고 주장한 이메일(증거기록 순번 27번 중 514쪽 ~ 517쪽) 또한 2012. 3. 7.경 U가 H에게 일본 본사 측 인사들이 방문하여 신 B의 고용계약서 및 취업규칙안에 대해 협의하고 인사담당 매니저 채용면접 등을 함께 진행하는 내용의 일정을 알려주는 내용이고, 그 수신인으로 피고인도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당시 인사담당 매니저 후보자로 들어간 T의 경우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으로서는 이사 지위인 임원으로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이메일 송, 수신내역만으로 피고인이 자신의 기억에 명백히 반하는 허위의 진술을 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유죄의 확신을 가지게 할 정도의 중요한 증거라고 보기는 어렵고, 추가로 주장하는 또 다른 이메일(증거기록 순번 18번 324쪽) 또한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그 외 이 사건 수사과정에서 이 사건 재정신청 기각결정을 뒤집을만한 새로운 증거가 제출된 바 없고, 이해당사자들의 기존 진술을 확인하는 정도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 부분에 대한 검사의 공소제기는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따라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일죄의 관계에 있는 아래 다.항 부분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하지 않는다.
임금 사항에 관한 위증 부분에 관하여 (증인신문사항 65항)
형사재판에서의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이와 같은 증명이 부족하다면 설사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도8675 판결 등 참조). 위증죄는 법률에 의하여 선서한 증인이 자기의 기억에 반하는 사실을 진술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그 진술이 객관적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증인의 기억에 반하는지 여부를 가려보기 전에는 위증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1988. 12. 13. 선고 88도80 판결, 대법원 1996. 8. 23. 선고 95도192 판결 등 참조). 또한 증인의 증언이 기억에 반하는 허위진술인지 여부는 그 증언의 단편적인 구절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당해 신문절차에 있어서의 증언 전체를 일체로 파악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증언의 의미가 그 자체로 불분명하거나 다의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경우에는 언어의 통상적인 의미와 용법, 문제된 증언이 나오게 된 전후 문맥, 신문의 취지, 증언이 행하여진 경위 등을 종합하여 당해 증언의 의미를 명확히 한 다음 허위성을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12. 27. 선고 2001도5252 판결).
피고인의 해당 증언 내용은, 이 사건 행정소송의 원고(고소인) 대리인이 ‘피고인에 대한 연봉, 상여금 등은 매년 일본 본사에서 결정해서 H에게 통보해주면, H이 그 이메일 공문에 따라 피고인의 연봉을 올려주고, 상여금도 지급하였지요’라고 묻자, 피고인이 ‘피고인의 연봉, 상여금에 대해 H이 결정한 것은 맞지만, 일본 본사의 L 사장과 I 사장의 지시로 결정한 것인지는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일본 본사 측에서 임금 등에 대해 전부 결정하였을 뿐, H이 임금 결정에 관여한 바 없었음을 전제로 피고인이 자신의 기억에 반하는 증언을 했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를 제기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쟁점은 피고인 입장에서 H이 일본 본사 측의 지시에 따를 뿐 피고인에 대한 임금 등을 결정하거나 관여할 권한이 없다고 인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증언을 한 것인지, 아니면 피고인 입장에서 H이 피고인에 대한 연봉, 상여금에 대해 단독 혹은 일본 본사 측과 협의하여 결정하였다고 인식함에 따라 위와 같은 증언을 한 것인지 여부라 할 것이다.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면,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이 B에 재직한 2010년, 2011년경 작성된 급여대장과 급여·상여금 지급내역이 기재되어 있는 대체전표, 지출허가서, 지출보고서 등을 보면, 피고인이 회계담당자로서 서명을 하고, H이 최종승인결재권자 혹은 ‘President’로서 최종 서명한 것으로 확인되는 것으로 보아 피고인으로서는 H이 위와 같은 지출내역에 관한 결정권자라고 생각하였을 개연성이 높은 점, ②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H이 직원별로 연봉, 상여금 결정 내역을 기재한 이메일로 연봉을 통보해왔다. 자신이 일본 본사 직원들과 연봉 협상을 위해 면담을 한 바 없으며, H이 연봉협상에 앞선 인사평가를 직접 실시한 후 연봉협상을 위한 면담 및 연봉 통보를 하였기 때문에 H이 연봉을 결정한다고 생각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여 왔는바, 이는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제출한 이메일 등 관련 증거들(증거기록 순번 29번) 및 이 법정에서 추가로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정황들, 즉 ㉠ 피고인이 B의 회계·인사 담당자로서 H에게 이메일 등으로 ‘president’ 혹은 ‘사장’이라고 칭하면서 일일, 주간, 월별 업무보고 및 월별 재정상태 보고를 하고, H의 지시에 따라 직원들의 근태 현황을 보고하기도 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한 점, ㉡ 피고인이 2012. 4. 12.경에는 H으로부터 모든 종류의 지출 및 구입에 있어서 그의 사전 승인을 얻도록 지시받았고, H으로부터 인사평가에 앞서 ‘Performance Review’(자체 업무평가서)를 작성, 제출할 것을 요구받았으며, B의 모든 직원들이 피고인과 개별면담 일정을 잡기도 한 점, ㉢ 고소인 H이 피고인을 포함한 B의 직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이메일로 연봉 결정사항을 통보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주장은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점, ③ 이에 대해 고소인 H은 자신이 일본 본사의 L 사장과 I 사장으로부터 임금 및 상여금이 결정된 내역을 담은 메일을 받아 이를 다시 피고인에게 보내주는 등 일본 본사가 결정하여 자신에게 통보한 직원들의 모든 임금, 상여금과 수당 내역 및 그 결정과정 모두를 피고인과 공유하였으므로, 피고인이 일본 본사 측에서 B의 상여금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법원의 검증결과에 의하면, 고소인 H이 2011. 12. 28.부터 2012. 2. 3. 16:43분경까지 사이에 S와 2012년도 B 직원들의 임금에 대해 협의하는 메일을 주고받은 사실, 고소인 H이 2012. 2. 3. 16:43경 S로부터 최종적으로 수정된 임금안에 대해 확인을 요청받고 2012. 2. 3. 17:12경 S에게 ‘아래 표와 같이 B 직원 2012년도 임금안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답변 이메일을 보내면서 참조인으로 피고인을 지정하기는 하였으나, 그 본문 내용에서 그 이전에 오고간 상호 협의 내용에 대해서는 삭제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와 같은 메일 내용을 볼 때 고소인이 그 결정 내역만을 피고인과 공유한 것으로 보이고(이는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부터 주장한 내용, 즉 자신은 이메일로 최종 결정된 임금 내역만 받았고, 그 전 결정과정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는 진술에 부합한다), 그 주장과 같이 협의 과정을 피고인과 공유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④ 2012. 4. 24. 19:55경 U가 고소인 H에게 보낸 이메일, 2012. 7. 5. 1:30 V가 피고인에게 보낸 이메일, 2012. 5. 29. 9:45경 고소인 H이 L에게 보낸 이메일의 각 기재내용을 보면, 일부 일본 본사 측 사람이 B의 구체적인 자금 지출에 대해 관여하고, 피고인이 그 메일의 수신자이거나 참조인으로 지정되어 있기는 하나, 피고인이 재직한 기간 동안에 주로 고소인 H으로부터 지출 승인을 받은 것으로 볼 때 위와 같은 몇 건의 이메일만으로 피고인 입장에서 고소인 H이 자신의 임금 및 상여금 지급을 관여·결정하지 않았다고 기억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더구나 피고인은 위와 같은 이메일 내용에 대해 거래처 직원의 딸을 파트타임 직원으로 단기간 고용하는 특이한 케이스라거나 일본 본사 측에서 자금 지출에 예민하게 관여하던 시기의 이메일 등으로 기억한다고 하는 등 수사기관에서 그 경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밝힌 바 있다), ⑤ 고소인 H이 일본 본사 측에 정기적으로 월말 보고를 포함하여 특정 업무와 관련된 사항(수주, 가격협상, 직원들에 대한 명절선물 지급, 파트타임 직원의 보수, 사무실 임차료 등)에 관하여 보고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전 세계적으로 6개의 현지공장과 다수의 계열회사를 두고 있는 주식회사 B의 특성 및 주식회사 B과 B의 관계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일 뿐이므로, 그 일부 내용을 피고인이 인지하고 있었다고 하여 피고인이 H이 자신의 임금, 상여금을 결정하지 않았다고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자신의 기억에 반하는 허위진술을 하였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호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이수정
각주1) 위 사실확인서의 기재내용에 의하면, O가 7항으로 ‘본인의 위 진술이 진실임을 다시 한번 확약하며, 증언할 필요성이 있다면 언제든지 귀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겠습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는바, 위 사실확인서는 법원에 계속 중인 소송을 전제로 작성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각주2) 다만, S가 2012. 6. 15. B의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 보낸 직원조직도(증거기록 순번 13번 2권 272쪽)에 의하면, N, T, R의 직급이 각 ‘이사’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명칭만 이사로 불렸다고 보기도 어렵다.
각주3) “I confirm CY2012 salary for B members as below”
각주4) 2권 291 ~ 298쪽 U가 H에게 보낸 이메일(피고인이 참조인)이고, I가 서명한 고용계약서를 근거로 T에게 임금과 사회보험비용을 지급하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각주5) 2권 299 ~ 308쪽 V가 피고인에게 보낸 이메일이고, I가 승인했으므로, B 직원 T과 N에게 주거비를 지급하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각주6) 1권 131쪽 고소인 H이 L에게 보낸 이메일(피고인이 참조인)이고, 고소인 H이 L에게 파트타임 직원의 적정한 급여에 대해 상의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