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9고단8106
판결선고
2020. 5. 14.
범죄사실
피고인은 일정한 직업이 없는 사람이다.
사기
피고인은, 사실은 구인 활동을 하는 피해 회사에 채용되더라도 피해 회사가 요구하는 업무를 수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채용 과정에서 피해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 채용 담당자 등 피해자에게 허위의 경력이 기재된 이력서를 제출하거나 피해 회사에서 요구하는 업무와 관련된 경력이 풍부한 것처럼 행동하는 등의 방법으로 마치 피해 회사가 요구하는 업무를 수행할 의사나 능력이 있는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단기간 근무하다가 퇴사하고 곧바로 고용노동청에 피해 회사 대표를 임금 체불로 신고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 회사를 압박하여 피해 회사로부터 근로계약에 따른 임금 등을 지급받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18. 6. 말경 서울 성동구 B, C호에 있는 피해 회사 D(주)의 구인 광고를 보고 입사 지원을 하면서 D(주)의 대표인 피해자 E에게 2008년부터 2017년까지 F에서 근무한 경력을 기재한 이력서를 제출하고 채용 면접을 보면서 피해 회사에서 요구하는 ‘중국 공사현장 소방기술 지원 업무’와 관련된 경력이 풍부한 것처럼 행동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위 F에서 2011. 9. 28.경부터 2011. 10. 6.경까지 약 9일간 근무한 사실이 있을 뿐 위 이력서 기재와 같이 F에서 10여년 간 근무를 한 사실이 없었고, 피해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위 ‘중국 공사현장 소방기술 지원 업무’를 수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에 속은 피해 회사와 2018. 7. 5.경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2018. 7. 7.경까지 3일간 근무하다가 퇴사하고 2018. 7. 9.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동부지청에 피해자를 임금 체불 등으로 신고하여 2018. 8. 10. 피해 회사로부터 임금 명목으로 1,648,324원을 피고인의 G은행 계좌(H)로 지급받았다.
피고인은 이를 비롯하여 2014. 4. 1.경부터 2019. 3. 26.경까지 위와 같은 방법으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61개 피해 회사의 대표 등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 회사로부터 임금 등 명목으로 합계 122,734,372원을 교부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았다.
고용보험법위반
누구든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 등을 받아서는 아니된다.
피고인은 2016. 6. 16.경 I(주)를 퇴직하고 2016. 6. 17.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양지청에 수급자격 인정 신청을 하여 수급자격을 인정받은 후, 2016. 7. 29. 같은 고용노동청에 2016. 7. 2.~2016. 7. 29. 기간에 대한 실업인정 신청을 하여 실업인정을 받고, 2016. 8. 1. 고용노동부로부터 위 실업인정 기간에 대한 실업급여 1,215,640원을 지급받았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위 실업인정 기간 중 2016. 7. 4. J(주)에 취업하여 1일 근무하고, 2016. 7. 11. ㈜K에 취업하여 2016. 7. 13.까지 3일간 근무하고, 2016. 7. 18. ㈜L에 취업하여 2016. 7. 25.까지 8일간 근무하는 등 실업인정 기간 중에 총 3개 업체에서 12일간 근무를 하였음에도 이를 숨기고 실업인정 신청을 하여 위 3개 업체 근무기간에 해당하는 실업급여 520,992원을 부정수급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거짓으로 실업급여를 받았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사본
각 경찰 진술조서
각 이메일 진술서
압수조서
각 고소장, 각 진정서, 고발장
각 자료제출(메일)
각 급여대장, 각 급여명세서
각 이체증, 각 이체확인증
각 수사보고
수사협조자료, 인사카드, 근무상황부
각 수사협조의뢰(판정서 등 사본 요청) 회신
각 수사협조의뢰(내사종결 사건 기록 사본 요청) 회신
각 수사협조의뢰 회신, 각 민원서류처리전, 각 전화 등 사실확인내용
해당 업체 이력서, 건강보험, 고용보험가입내역
각 금융거래정보제공 요구에 대한 회신
각 입금자원 관련, 각 출금자원 관련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서
A 등록기록
사직서, 각 급여, 각 근로계약서
각 이력서, 각 채용공고, 문자내역, 재직확인서
각 신고내역, 각 금전보상명령신청서
답변서(부당해고 등 구제신청)
각 판정서, 사실확인서, 민원 사례
개인별출입국현황
A 소장 출퇴근 현황
각 입사지원정보, 각 입사지원내역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형법 제347조 제1항(사기의 점), 각 고용보험법 제116조 제2항(실업급여 부정수급의 점), 징역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보호관찰 및 사회봉사명령
형법 제62조의2
양형의 이유
편취 금액이 다액이나 피고인이 실제로 근무한 기간에 해당하는 임금만을 받은 점,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의 사회부적응 등 심리적 요인으로 유발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를 수급함으로써 국고에 손실을 끼친 점 등을 주된 양형요소로 참작하고, 그 밖에 이 사건 각 범행의 경위, 피고인 나이, 성행, 환경, 범행 전후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여러 가지 양형요소를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사기의 점)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근로의 의사나 능력이 없이 취업활동을 한 것이 아니므로 각 취업 당시 편취의 범의가 없었다.
판단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관한 것임을 요하지 않으며,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9도7459 판결 등 참조).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뜨리고 처분행위를 유발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것으로서, 기망, 착오, 재산적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한편 어떠한 행위가 타인을 착오에 빠지게 한 기망행위에 해당하는지 및 그러한 기망행위와 재산적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거래의 상황, 상대방의 지식, 성격, 경험, 직업 등 행위 당시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일반적·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도8829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구직활동을 하는 사람의 경력 또는 학력을 기재한 이력서는 구인회사에서 구직자의 채용심사를 하는데 1차적으로 요구되는 자료이다. 더구나 경력직 사원 채용에서의 가장 중요한 채용심사기준은 피고용자의 근무경력, 담당 업무 등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인은 M 등 인터넷 구직사이트에 특정 회사들에서 장기간 근무한 것으로 허위 경력이 기재된 이력서를 게시하였다. 만약 피해 회사에서 피고인의 이력서에 기재된 근무경력의 대부분이 단기간만 근무하였고 그 단기간 근무가 수년간 수십 회에 걸쳐 반복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피고인을 쉽게 고용하지 않았으리라는 점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피해 회사들 담당자는 피고인이 채용된 이후 태도가 돌변하여 불성실한 근무태도를 보이거나 직원들과 문제를 일으킨 후 단기간 내에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었다고 진술하였다. 더구나 피고인은 특정 회사에 채용되어 근무한지 수일 내에 또 다른 업체와 취업을 위한 면접약속을 하는 등의 행동을 하였다.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는 피해회사에서 요구하는 업무를 수행할 의사가 없었음을 추단케 한다.
피고인은 퇴사 후 회사 측에 임금의 청구를 하지 않은 채 곧바로 노동청 등에 회사 대표자를 임금 체불, 근로계약서 미교부 등으로 신고하는 등의 행동을 계속 반복하였다. 피고인에게 진정한 취업의 의사가 있었더라면 취할 수 있는 행동으로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N에 7일간 근무(범죄일람표 순번 30)한 후 퇴사하였고, 위 회사는 인터넷 M사이트에 피고인이 허위 이력서를 등재하였다고 신고(동일 근무기간에 이력서마다 근무 회사명이 다르게 작성됨)하였다. 이에 따라 M는 2016. 12. 14. 피고인의 아이디에 대한 사용정지 처분을 하였다. 그렇다면 당시 피고인은 자신이 게재한 이력서의 근무경력 등에 허위의 사실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계속하여 다른 아이디 등으로 허위 근무경력이 기재된 이력서를 게재하며 구직활동을 하였다.
결국, 피고인이 위와 같이 허위 경력이 기재된 이력서를 제공한 것은 사기죄의 성립요건인 ‘기망’에 해당한다. 그리고 비록 피고인이 근무한 기간에 한하여 임금 등을 지급받은 것으로 보이나 피해 회사는 피고인의 근무경력 등에 대한 착오로 인해 피고인을 고용한 후 임금을 지급하는 등의 처분행위를 한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의 허위이력서 제공 등의 기망행위와 임금 지급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인정된다.
판사 배성중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