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300만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금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 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단수금액은 이를 1일로 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9고정2217
판결선고
2020. 8. 21.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2004년경 철거 및 토목 등을 목적으로 하는 B㈜을 설립하여 운영하였으나 2015년경부터 적자누적 등으로 피고인 개인채무가 약 1억 원, 위 B㈜의 채무가 약 3~4억 원 정도이고, 근로자들의 임금 등도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재정상황이 좋지 않아 성남시 수정구 C 소재 건물신축공사의 시공사인 ㈜D로부터 공사대금을 지급받더라도 채무변제, 임금지급 등에 우선적으로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피해자 E로 하여금 위 공사현장에서 굴삭기 작업을 하게 하더라도 그 대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5. 5.경 위 공사현장의 관리자인 F을 통해 피해자에게 '굴삭기 작업을 해주면 공사대금을 지급하겠다'고 이야기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2017. 5. 6.부터 2017. 5. 15.까지 위 공사현장에서 굴삭기 작업을 하게 하였음에도 363만 원 상당의 작업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증거의 요지
제2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기재
증인 F의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일부 검찰피의자신문조서(대질 부분 포함)
피고인에 대한 일부 경찰피의자신문조서
E에 대한 경찰진술조서
고소장
건설기계임대차 표준계약서 사본, 전자세금계산서
공사대금 지급 확인서 사진 출력본
수사보고(참고인 전화통화)
수사보고(D 전화통화)
수사보고(참고인 F 전화통화)
수사보고(영장집행 내용회신)
계좌거래내역(기업은행), 계좌거래내역(G은행)
수사보고(참고인 H 상대 진술 청취 보고)
수사보고(피의자가 받은 공사대금 내역 확인)
수사보고(참고인 F 전화진술 청취)
수사보고(피의자 근로기준법위반 판결문 첨부)
수사보고(고소인 제출자료 첨부)
수사보고(현장관리자 I 전화진술 청취)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47조 제1항(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해자에게 굴삭기 작업을 지시한 사람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철거업무를 수행하던 F이고, 따라서 F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한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해야 할 사람은 F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시공사로부터 공사대금을 받은 이후에 피해자에게 곧바로 공사대금을 주지 않은 것일 뿐 편취의 고의가 없었다.
판단
관련 법리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사기죄는 성립되는 것이다.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7도1214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편취의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 이러한 범죄의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은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이를 입증할 수밖에 없고, 이 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에 해당하는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2. 23. 선고 2005도8645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앞서 본 법리에 더하여,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B 주식회사(이하 'B'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자로서 이 사건 건물신축공사현장의 철거공사 및 토목공사를 도급받아 이를 수행하고 있었던 점, ② 그 당시 F은 위 공사현장에서 철거작업을 하고 나온 고철을 수거해 가서 이익을 얻기로 하고서 B의 본부장 직책으로 현장을 관리하고 있었던 점, ③ 이에 따라 F은 피고인의 지시를 받아 공사현장의 철거와 토목작업에 필요한 굴삭기 기사나 업자들을 물색하여 불러와서 일을 시키고 있었던 점, ④ 그 후 F이 고철 수익과 관련한 철거작업을 끝내자, 피고인이 그에게 '토목공사 현장에 장비를 넣어 달라'는 요청을 하였고, 이에 F이 2017. 5. 5. J를 운영하는 K을 통해 피해자에게 이 사건 건물신축공사 중 토목공사현장의 터파기 작업을 해 달라고 의뢰한 사실, ⑤ F이 철거작업을 끝내고서 철거 현장을 나가자, B의 I 이사가 현장대리인으로서 이 사건 신축공사현장을 관리하였는데, I는 피해자에게 B 명의로 건설기계임대차 표준계약서를 작성 · 교부한 사실, ⑥ 피해자는 토목공사 현장에만 투입되어 2017. 5. 15. 터파기 작업을 마친 후 B 앞으로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하여 I 이사에게 사업자등록증, 통장사본 등과 함께 보내면서 작업대금을 청구한 사실, ⑦ B의 현장대리인인 I는 검찰과의 통화에서 '피해자가 굴삭기를 작업을 하고 나면 자신이 확인서명을 해 주었고, 피고인이 현장에 한두 번 정도 와서 점검을 하였는데 피해자의 굴삭기가 작업하는 것도 확인했으며, 그 작업대금은 당연히 B 대표인 피고인이 줘야 한다'라고 진술한 점, ⑧ 그 후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대금지급을 독촉하자, 피고인은 시공사인 D에서 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다려 달라고만 답변한 점, ⑨ F도 경찰과의 통화에서 '피고인이 본건 굴삭기 공사와 관련하여 작업대금을 지급하겠다고 했으나 F이 중간에 일을 그만 두자 피해자에게 작업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다'라고 진술한 점, ⑩ B은 2015. 12. 9.부터 2018. 3. 26.까지 하도급대금 중 건설기계대금 지급의무 위반으로 행정기관으로부터 4차례 시정명령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이 사건 작업대금 미지급과 관련해서는 과태료 300만 원에 영업정지 1개월을 받은 점, ⑪ 그리고 피고인은 F에게 이 사건 작업대금 등 공사대금을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나 증인 F은 이 법정에서 이를 부인하고 있는데다가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부족한 점, ⑫ 2017년경 피고인의 별도 개인재산이 없이 개인채무가 약 1억 원이고 위 B의 채무가 약 3~4억 원 정도이며, 근로자들의 임금 등도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재정상황이 좋지 않았던 점 등을 종합해 보면, 당초 피해자에게 굴삭기 대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자는 F이 아니라 B의 대표자인 피고인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 할 것이고, 그런데도 피고인은 처음부터 피해자에게 작업대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었음에도, 마치 이를 지급할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작업대금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한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입증되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판사 박진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