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4년 6월에 처한다.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9고합597
판결선고
2020. 1. 17.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3형사부
판결
범죄사실
[범죄전력]
피고인은 2019. 4. 19. 서울고등법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 등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아 2019. 6. 27. 그 판결이 확정되었고, 2019. 11. 22.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2019. 11. 30.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건강기능식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미세조류의 일종인 '스피루리나'를 생산·판매하는 주식회사 B(이하 'B'라 한다)의 대표이사이다.
피고인은 2012. 6. 초순경 거제시에서 피해자 Y에게 '내가 스피루리나 배양기술에 대한 특허(이하 '이 사건 특허'라 한다)를 가지고 있는데 스피루리나를 배양할 공장의 토지매입 및 건축자금을 투자해 주면 공장을 운영하여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모든 시설(이하 '이 사건 설비'라 한다)을 갖추어 줄 테니 나에게 연 매출의 20%를 달라'는 취지로 거짓말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2012. 6. 20.경 Z조합법인(이하 'Z조합'라 한다)을 설립하게 한 후, 2013. 11. 12.경 피해자와 'Z조합가 설비 시공업체인 주식회사 AA(이하 'AA'이라 한다)에 이 사건 설비 제작대금 63억 8,400만 원 중 선급금 및 중도금 명목으로 23억 6,500만 원을 지급하면 B가 AA에 나머지 제작대금인 40억 1,900만 원을 지급하여 제작대금 지급 완료 후 5개월 이내로 이 사건 설비 제작을 완료해주겠다'는 내용의 이 사건 설비 제작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당시 AA에 기존 채무 20억 원 상당이 있고 이와 별개로 금융기관 채무 14억 3,000만 원 상당이 있는 상황이어서 피해자가 AA에 이 사건 설비 제작 선급금 및 중도금 명목으로 투자금을 지급하더라도 이를 AA에 대한 B의 기존 채무 변제에 충당하고 다시 AA으로부터 4억 5,000만 원을 차용할 생각이었을 뿐 AA에 나머지 비용을 지급하여 피해자에게 이 사건 설비 제작을 완료하여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AA에, 2013. 11. 14.경 이 사건 설비 제작 선급금 명목으로 17억 3,040만 원을 피고인 측을 거쳐서, 2014. 6. 25.경 이 사건 설비 제작 중도금 명목으로 4억 5,000만 원을 직접 각 송금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AA으로 하여금 합계 21억 8,040만 원을 교부받게 하여 이를 편취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Y, AB의 각 법정진술
수사보고(참고인 AB 진술청취 보고), 수사보고(고소인 Y 진술청취 보고), 수사보고(B의 신용조사리포트 첨부)
첨부서류, 공사계약서, 예금거래명세표, 차용증, 금전대차계약서, 신용조사리포트
판시 전과 : 범죄경력조회, 처분미상전과 확인보고, 서울고등법원 2018노2644호 판결문, 대법원 2019도5374호 판결문, 대법원 나의사건검색물 1부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47조 제2항, 제1항(포괄하여)
[검사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 측으로 하여금 제3자인 AA에 합계 21억 8,040만 원을 지급하게 하여 이를 편취하였다고 공소를 제기하였으면서도 공소장의 적용법조에 이른바 '제3자 사기'에 해당하는 형법 제347조 제2항을 명시하지 않았다. 그런데 공소사실이나 범죄사실의 동일성 여부는 사실의 동일성이 갖는 법률적 기능을 염두에 두고 피고인의 행위와 그 사회적인 사실관계를 기본으로 하되 그 규범적 요소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19. 4. 25. 선고 2018도20928 판결 등 참조), 공소제기된 사실과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범죄사실 사이에는 피해자의 재산상 처분행위로 인한 이익이 누구에게 귀속되는가 하는 법적 평가에 차이가 있을 뿐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이고 피고인을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범죄사실로 유죄를 인정하더라도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는 한 공소장 변경절차 없이 직권으로 공소장 기재 사기 수익자와 다른 수익자를 적시하여 이를 유죄로 인정하여야 할 것인바(대법원 2002. 11. 22. 선고 2000도4419 판결, 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1도6876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이 사건 사기를 AA을 수익자로 하는 '제3자 사기'에 해당한다고 보아도 피고인의 방어권행사에 지장이 없으므로,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에 형법 제347조 제2항을 추가하고 그에 부합하게 공소사실 일부를 수정하여 범죄사실로 인정한다.]
경합범처리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위 죄와 판결이 확정된 판시 범죄전력 기재 각 죄 상호간)
피고인 및 그 변호인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 요지
이 사건 설비 제작대금 63억 8,400만 원에 관하여, 피해자 측이 모두 부담하기로 하였고, 피고인 측은 이 사건 특허 실시권 제공 외에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이 사건 설비 제작대금 일부를 부담하기로 한 적이 없다. 피고인 측이 이 사건 설비 제작대금 중 40억 1,900만 원을 부담하는 것처럼 기재된 계약서는 피해자 측 요구에 따라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에 불과하다.
피해자 측이 AA에 지급한 21억 8,040만 원도 피고인 측의 AA에 대한 채무에 충당되지 않았고 이 사건 설비 제작에 사용되었다.
따라서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기망행위가 인정되지 않는다.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피해자와 스피루리나 제품 생산·판매 사업을 같이 하기로 한 후 피해자에게 이 사건 설비를 제작하여 줄 의사나 능력없이 자신도 이 사건 설비 제작대금을 부담하는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 측으로 하여금 AA에 이 사건 설비 제작대금 명목으로 합계 21억 8,040만 원을 지급하게 하여 이를 편취하였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① 피해자 측이 피고인과 공동 부담이 아니라 이 사건 설비 제작대금 전부를 부담하기로 하였는지 여부, ② 피해자 측이 AA에 지급한 이 사건 설비 제작 선급금 및 중도금이 피고인 측의 AA에 대한 기존 채무 변제에 충당되지 않고 이 사건 설비 제작에 사용되었는지 여부이다.
관련법리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관한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고, 어떤 행위가 다른 사람을 착오에 빠지게 한 기망행위에 해당하는가의 여부는 거래의 상황, 상대방의 지식, 경험, 직업 등 행위 당시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일반적·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5도1991 판결).
재물편취를 내용으로 하는 사기죄에서는 기망으로 인한 재물교부가 있으면 그 자체로써 피해자의 재산침해가 되어 이로써 곧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이고, 상당한 대가가 지급되었다거나 피해자의 전체 재산상에 손해가 없다 하여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그 영향이 없으므로 사기죄에 있어서 그 대가가 일부 지급된 경우에도 그 편취액은 피해자로부터 교부된 재물의 가치로부터 그 대가를 공제한 차액이 아니라 교부받은 재물 전부이다(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6도7470 판결).
사건의 경과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쟁점과 관련하여 다음 각 사실관계 및 사정들이 인정된다.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피고인이 이 사건 당시 운영하고 있던 B는 2006. 5. 16. 수산물양식 및 가공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되었고 스피루리나 인공배양에 관한 이 사건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
피해자는 2012. 5.경 피고인 측과 이 사건 특허권을 활용하여 스피루리나 제품을 생산·판매하기로 하는 사업을 하기로 한 후 2012. 6. 20.경 Z조합를 설립하였다.
이 사건 특허 실시권 설정계약 체결
피고인 측은 2012. 6. 25.경 피해자 측과 이 사건 특허 실시권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하였다(수사기록 제15쪽).
그 후 피고인 측은 2013. 4. 8.경 피해자 측에 "B가 부담하는 설비비 현물출자에 대한 지분과 권한을 Z조합에 주기로 합의한 내용"에 따라 B가 투자한 35억 원 상당의 설비를 피해자 측에 제공하고 피해자 측은 이를 금융기관에 담보로 제공하여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여 주었다(수사기록 제19쪽).
이 사건 설비 제작계약 체결
피고인 측은 2013. 8. 12.경 피해자 측에 이 사건 설비의 견적이 63억 8,5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이라는 내용의 견적서를 작성하여 주었다(수사기록 제20쪽).
그 후 피고인 측과 피해자 측은 2013. 10.경 위와 같은 견적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이 사건 설비 제작계약서를 작성하였다(수사기록 제25쪽).
이 사건 설비 제작대금 지급
피고인 측은 피해자 측으로부터 17억 3,040만 원을 지급받기 전 2013. 11. 12.경 피해자 측에 이 사건 설비 제작대금 중 17억 원에 대하여 AA에 대한 선급금 이행을 책임진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작성하여 주었고(수사기록 제33쪽), AA이 B로부터 이 사건 설비 관련 11억 원 상당의 배양물품 및 설비물품을 제공받았다는 2013. 11. 12.자 입금확인서(수사기록 제40쪽)와 피고인 측이 AA에 10억 원을 이체한 2013. 11. 13.자 이체확인증(수사기록 제41, 42쪽)을 제시하여, 이 사건 설비 제작계약서에 따라 선급금 38억 3,040만 원 중 피고인 측이 21억 원, 피해자 측이 17억 3,040만 원을 각 지급하였다는 외관을 갖추었다.
그런데 AA 측 AB은 수사단계 및 공판절차에서 피고인 측으로부터 이를 제공받은 적이 없고 위 입금확인서도 자신이 작성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116쪽, 녹취서 제11쪽). 그리고 위 2013. 11. 13.자 이체확인증(수사기록 제41, 42쪽)은 피고인 측이 AA 명의 AD은행 계좌(AE)로 2회에 걸쳐 각 5억 원씩 합계 10억 원을 입금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AA 명의 위 AD은행 계좌에 관한 AD은행의 2020. 1. 15.자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회신에 의하면, B 명의 AF은행 계좌에서 2013. 11. 13.경 AA 명의 위 AD은행 계좌로 2회에 걸쳐 각 5,000원 씩 합계 1만 원이 입금된 사실이 인정될 뿐 위와 같이 합계 10억 원이 입금되었다는 내역은 발견되지 않는다(위와 같은 AA 명의 AD은행 계좌 거래내역에 의하면 피고인이 AA 명의 위 AD은행 계좌로 5,000원씩을 입금한 후 그 이체확인증의 '5,000원'을 '500,000,000원'으로 변조하여 행사한 것은 아닌지 강한 의심이 든다).
또 피고인 측은 2014. 4. 15. 종전 선급금 38억 3,040만 원을 17억 3,040만 원으로 변경하고 전체 제작대금(63억 8,400만 원) 중 나머지를 잔금으로 피고인 측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변경 설비 제작계약서를 작성하였다(수사기록 제59쪽). 이에 의하면 피고인 측은 앞서의 현물출자 11억 원, 현금 10억 원을 선급금으로 피해자 측에 지급한 것과 같은 외관을 만들었다가 여의치 않자 피해자 측만 선급금을 지급한 것으로 하는 내용으로 변경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AA은 결국 이 사건 설비 제작대금 명목의 돈을 피해자 측으로부터만 지급받았는데, 그 경과는 2013. 11. 14.경 피고인 측 명의 계좌로부터 17억 3,040만 원을, 2014. 6. 25.경 피해자 측 명의 계좌로부터 4억 5,000만 원을 각 송금받은 것이다(수사기록 제32, 382, 383쪽). 이에 대하여 피해자는 이 사건 공판절차에서, 피고인 측 명의로 입금된 위 17억 3,040만 원은 AG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직후 피고인 측 명의 계좌를 통해 바로 AA에 지급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녹취서 제8쪽).
B와 AA의 관계
피고인 측은 이 사건 사업 이전부터 AA에 나주시 소재 공장(이하 '나주공장'이라 한다) 설립과 관련하여 약 20억 원의 채무를 지고 있었다.
피고인 측은, 피해자 측이 AA에 17억 3,040만 원을 지급한 2013. 11. 14.경 당일 AA으로부터 4억 5,000만 원을 차용하였다(수사기록 제384, 385쪽).
AA 측 AB은 공판절차에서, B와 AA은 이 사건 설비 제작대금을 29억 원 정도에 계약하였고, 피해자 측으로부터 지급받은 위 21억 8,040만 원 중 일부는 피고인 측의 나주공장 관련 20억 원의 채무변제에 충당되었으며 일부만 이 사건 설비 제작에 사용되었다고 진술하였다(녹취서 제12, 14, 26쪽).
판단
위와 같은 사실관계 및 사정들에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이 사건 설비를 제작하여 줄 의사나 능력 없이 이 사건 설비의 견적을 부풀려 자신도 이 사건 설비 제작대금을 일부 부담하는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 측으로 하여금 AA에 이 사건 설비 제작 선급금 및 중도금 명목으로 합계 21억 8,040만 원을 지급하게 함으로써 이를 편취하였다고 함이 상당하다. 이에 반하는 피고인 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
피해자는 수사단계에서부터 공판절차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해자 측은 피고인 측과 스피루리나 제품 생산·판매 사업을 같이 하기로 하였고, 피고인 측은 이 사건 특허를 제공하고 피해자 측은 스피루리나 제품 생산을 위한 공장설립 비용을 부담하기로 하였으며, 공장에 설치하는 이 사건 설비는 피해자 측과 피고인 측이 그 대금을 함께 부담하고, 피고인 측은 그 대가로 스피루리나 제품 매출의 20%를 지급받기로 하였다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81쪽, 녹취서 제4, 15쪽).
이 사건 설비 제작계약서의 기재
피고인 측은, 피고인 측도 이 사건 설비 제작대금을 부담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이 사건 설비 제작계약서는 피해자 측이 대출을 받기 위한 용도로 작성한 것으로 자신은 도장만 날인하였을 뿐 그 내용을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런데, ① 피해자는 공판절차에서, 자신은 스피루리나 관련 사업을 처음하여 잘 알지 못하고, 이 사건 설비 제작계약서도 피고인 측이 작성하였으며, 피고인 측과 함께 이 사건 설비 제작대금을 부담하지 않으면 피고인 측과 사업을 같이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술한 점(녹취서 제16, 29쪽), ②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도 주식회사 AH 등과 스피루리나 관련 사업(나주공장 사업)을 진행한 적이 있는 점, ③ 이 사건 설비 제작계약서 기재와 달리 피해자 측이 이 사건 설비 제작대금을 모두 부담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면 약정이 체결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전혀 없는 점, ④ AA은 피고인 측과 이 사건 설비 제작계약을 체결하였고, AA 측 AB은 공판절차에서 제작대금을 지급하여야 하는 쪽은 피고인 측이라고 진술한 점(녹취서 제9쪽)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고, 피고인 측과 피해자 측은 이 사건 설비 제작계약서 대로 판시 범죄사실과 같이 이 사건 설비 제작대금을 분담하기로 약정하였다고 함이 상당하다.
이 사건 설비의 제작 및 이 사건 설비 제작대금의 사용
AA 측 AB은 피해자 측으로부터 지급받은 이 사건 설비 제작대금 중 일부만 이 사건 설비 제작에 사용되었고 나머지는 피고인 측이 부담하고 있던 나주공장 관련 채무변제에 충당되었다고 진술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피해자 측으로부터 지급받은 이 사건 피해금액 외에 피고인이 이 사건 설비(거제공장)에 자금을 투입할 의사가 있었는지에 관하여 본다.
피고인 측(B)과 피해자 측(Z조합)은 이 사건 설비(거제공장) 제작계약을 체결하면서 제작대금을 63억 8,400만 원으로 정하여 AA에 그 제작을 맡기기로 하였고, 피고인 측과 AA은 같은 제작대금(63억 8,400만 원)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수사기록 제370쪽).
그런데 ① 피고인은 위 총 제작대금에 관하여 수사단계에서 이 사건 설비 제작 예상비용을 40억 원 상당이라고 진술하였다가(수사기록 제92쪽) 다시 30억여 원이라고 진술하기도 한 점(수사기록 제155, 156쪽), ② AA은 자신의 법인 인감이 날인된 피고인 측과의 설비 제작계약서 상 금액이 63억 8,400만 원임에도 전체 설비 제작대금이 사실은 약 29억 원이라고 진술하였고(녹취서 제24쪽), 수사단계에서는 이 사건 설비 제작에 착수한 후 13억여 원의 공사를 했다고 진술하였다가 공판절차에서는 그 제작내역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한 채 10억 원 이상이라고만 진술한 점(녹취서 제17쪽), ③ 피해자 측은 이 사건 설비 제작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에서 피고인이 도주해 버리자 AA 측에 나머지 제작 소요비용을 문의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AA 측은 2015. 4. 10.경 29억 2,500만 원의 견적서를 제시하였다가 2015. 5. 6.경 다시 21억 5,000만 원의 견적서를 제시하기도 한 점, ④ 피해자는 수사단계에서 거제공장에 10억 원 가량의 설비제작이 되었다고 하였으나 이는 AA 등의 주장을 그대로 믿고 진술한 것으로 공판절차에서는 자신이 피고인을 통해 지급했던 21억 8,040만 원의 자재·설비 등이 경매절차에서 불과 1억 5,000만 원에 매각되었다면서 AA의 이 사건 설비(거제공장) 제작내역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던 점(녹취서 제9쪽) 등을 종합하면, 최초 이 사건 설비(거제공장) 제작대금 63억 8,400만 원은 터무니없이 부풀려진 것으로 피고인 측은 실제 피해자 측 부담으로만 이 사건 설비 제작을 진행할 생각이었음에도 전체 제작대금을 부풀려 제시하고 그와 같이 가공된 제작대금은 자신이 부담하는 듯한 외관을 창출한 것으로 보이고, 여기에는 AA 측도 협조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사건 피해금액 21억 8,040만 원이 이 사건 설비(거제공장) 제작에 투입되었는지에 관하여 본다.
피고인은, 피해자 측이 지급한 21억 8,040만 원이 모두 이 사건 설비(거제공장) 제작에 사용되었음을 보이기 위하여, 기존에 자신이 AA에 부담하던 나주공장 미지급분 20억여 원의 채무가 위 피해자 측 지급 21억 8,040만 원으로 전혀 변제가 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2017. 4. 25.자 미수금확인서를 제출하였다.
그런데, ① AA 측 AB은 이에 대하여 위 미수금확인서는 본인이 작성한 것이 아니고 피고인에 대한 미수금이 얼마인지도 모른다는 상식 밖의 진술을 하고 있는 점(녹취서 제27쪽), ② AA 측 진술에 의하더라도 AA 측이 피고인을 거쳐 피해자 측으로부터 이 사건 설비 제작 선급금 명목으로 17억 3,040만 원을 지급받았을 무렵 피고인에 대하여 나주공장 관련 20억 원의 채권이 있었던 상황이었음에도, 그 무렵 다시 피고인에게 4억 5,000만 원을 대여하기까지 한 점, ③ 앞서와 같이 이 사건 설비(거제공장)에 투입된 제작내역에 관하여 상당한 의심이 들고 이는 공사자재 등이 경매절차에서 불과 1억 5,000만 원에 매각되었다는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여 더욱 부각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피해금액 중 일부만 이 사건 설비(거제공장)에 투입되었고 그 대부분을 이용하여 피고인과 AA이 자신들의 채권·채무를 정리하였다는 의심이 들 뿐이다. 또 피고인이 그 과정에서 AA으로부터 새로이 대여금을 받기까지 한 점에 비추어 이 사건 기망행위를 사전에 계획하였다고 보인다. 앞서와 마찬가지로 AA 측도 자신의 채권을 회수하기 위한 목적으로 피고인 측이 피해자 측으로부터 이 사건 피해금액을 받아내는 데 견적서 제출, 이 사건 설비(거제공장) 투입자재 송장 제출 등을 통하여 협력하고, 구체적 제작 소요비용 등에 대하여 피해자 측이 알기 어려운 점을 이용하여 제작내역을 부풀려 이야기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 징역 3년 내지 30년
양형기준의 적용 여부
피고인은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이므로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선고형의 결정 : 징역 4년 6월
불리한 정상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피해자와 스피루리나 제품 생산·판매사업을 같이 하기로 한 후 피해자에게 자신도 스피루리나 제품 생산을 위한 이 사건 설비 제작대금을 같이 부담할 것처럼 기망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AA에 합계 21억 8,040만 원의 설비 제작대금을 지급하게 함으로써 이를 편취한 것으로 피해금액이 크고 범행내용도 좋지 않은 점, 피고인이 현재까지도 피해자에게 피해회복을 하거나 피해자와 합의하지 않은 점, 피고인이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다.
유리한 정상
AA이 피해자로부터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이 사건 설비 제작대금을 지급받은 후 이 사건 설비를 일부는 제작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사기죄는 판결이 확정된 판시 범죄전력 기재 각 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하는 점 등은 참작할 만하다.
위와 같은 정상들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가족관계, 가정환경, 범행의 동기와 수단,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공판과정에 나타난 양형 조건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손동환(재판장) 천무환 서진원
각주1)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공소사실의 일부를 수정하였다.
각주2) 형법 제347조(사기)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전항의 방법으로 제삼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각주3) 피고인은 수사단계에서 B가 2016. 10. 31.경 폐업하였다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144쪽).
각주4) 다만 이 사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에 관한 양형기준을 참고하면, 사기범죄 > 일반사기 >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 > 기본영역(징역 3년 ~ 6년)에 해당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