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10. 10. 선고 2019나14669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인천 C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 D호를 분양대금 234,100,000원에 분양받은 사람이고, 원고는 법무법인 E 소속 변호사였던 사람이다.

나.

피고는 2011. 9. 17. 법무법인 E에 다음과 같은 사건의 처리를 위임하는 소송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위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위임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피고는 '갑'으로, 법무법인 E은 '을'로 기재되었다).

다.

원고는 법무법인 E의 담당변호사로서 피고를 포함한 이 사건 아파트 수분양자들을 대리하여 소를 제기한 결과, 2013. 2. 1. 다음과 같이 손해배상으로 분양대금 12% 상당액의 지급을 명하는 일부 승소판결을 받았다(이하 '관련소송'이라 한다).

라.

피고를 포함한 일부 수분양자들은 관련소송의 항소심부터 법무법인 E을 대신하여 I 변호사를 새로운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였고, 법무법인 E은 나머지 수분양자들을 대리하여 관련소송의 상소심 등을 계속 진행하였다. 관련소송은 항소심과 상고심을 거쳐 파기환송심(서울고등법원 J 등)에서 'G, H이 수분양자들에게 분양대금의 5%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각 분양계약일부터 2016. 6. 16.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금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으로 종국되었다. 한편 피고는 화해권고결정 이전인 2016. 3. 28. 파기환송심에서 관련소송을 취하하였다.

마.

원고는 2013. 6.경 법무법인 E으로부터 피고에 대한 성공보수금 채권을 양수하였고, 위 법무법인으로부터 위임받은 채권양도통지권한에 기하여 피고에게 위 채권양도사실을 통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 내지 16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성공보수금 지급의무의 발생

1)

소송대리인인 변호사 또는 법무법인, 법무법인(유한), 법무조합(이하 '변호사 등'이라 한다)의 소송대리권의 범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심급에 한정되므로, 변호사 등은 당해 심급의 판결이 송달되어 위임사무가 종료되면 원칙적으로 그에 따른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00. 1. 31.자 99마6205 결정, 대법원 2016. 7. 7. 선고2014다1447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소송대리권에 관한 심급대리의 원칙 및 이 사건 위임계약 제1조에서 수임범위를 관련소송의 제1심으로 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위임계약은 관련소송의 제1심에 한정하여 체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2)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관련소송의 제1심에서 일부 승소판결을 받음으로써 승소금액에 상당하는 경제적 이익을 얻었으므로, 그 판결이 법무법인 E에 송달되어 위임사무가 종료된 때에 이 사건 위임계약에 따른 피고의 성공보수금 지급의무가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다. 다만 이 사건 위임계약에서 성공보수금의 이행기는 피고가 관련소송 상대방으로부터 손해배상금을 지급받은 때로 정하여졌는데, 피고가 관련소송을 취하함으로써 그에 따른 손해배상금의 수령은 불가능하게 되었다(피고는 별도 소송을 통하여 동일한 액수의 손해배상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당사자가 불확정한 사실이 발생한 때를 이행기를 정한 경우에는 그 사실이 발생한 때는 물론 그 사실의 발생이 불가능하게 된 때에도 이행기는 도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2. 3. 29. 선고 2001다41766 판결 등 참조). 그렇다면 피고가 관련소송을 취하한 때에 성공보수금 지급의무의 이행기도 도래하였다고 할 것이다.

3)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그 채권양수인인 원고에게 이 사건 위임계약에 따른 성공보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성공보수금 지급 범위

1)

피고의 관련소송 제1심 승소금액(경제적 이익가액)은 28,092,000원(= 분양대금 234,100,000원×12%)이고, 이를 기준으로 이 사건 위임계약에 따른 성공보수금(경제적 이익가액의 9%)을 산출하면 원고가 구하는 성공보수금 778,863원을 훨씬 초과한다.

2)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성공보수금 778,863원과 이에 대하여 2016. 6. 24.(관련 소송 취하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날)부터 2018. 7. 2.(이 사건 지급명령 송달일)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조건 불성취 주장

1)

피고는, 이 사건 위임계약은 소송수행에 따른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의 실현, 즉 금전수령을 조건으로 하는 계약에 해당하는데 피고는 관련소송에 기한 손해배상금을 수령하지 못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성공보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2)

법률행위에 붙은 부관이 조건인지 기한인지 명확하지 아니한 경우 법률행위의 해석을 통하여 이를 결정하여야 한다. 부관에 표시된 사실이 발생하지 않으면 채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경우에는 조건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나 부관에 표시된 사실이 발생한 때에는 물론이고 반대로 발생하지 않는 것이 확정된 때에도 그 채무를 이행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경우에는 표시된 사실의 발생 여부가 확정되는 것을 불확정기한으로 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8다201702 판결 등 참조).

3)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위임계약은 관련소송의 제1심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항소심 이후의 소송대리권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지 않은 점, 이 사건 위임계약에 '금전수령시'를 성공보수의 지급'시기'로 정하고 있을 뿐, 성공의 조건으로 정하고 있지 않으며, 관련소송의 수행에 따른 경제적 이익가액을 성공보수의 산정기준으로 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위임계약에 성공보수금 지급시기를 '금전수령시'로 정한 것은 금전수령이라는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성공보수금 지급의무가 발생하지 않는 정지조건이라기보다는 관련소송 제1심에서 승소판결이 선고되어 법무법인 E의 위임사무가 종료되면 성공보수금 지급의무는 성립하는 것으로 하되, 다만 그 이행기를 위임사무 종료 이후의 불확정기한으로 정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4)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주장

1)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위임계약서는 약관에 해당하고, 피고를 비롯한 수분양자들은 이 사건 위임계약에 따른 성공보수약정을 조건부 계약으로 인식하였으며, 그 성공보수약정이 조건부 계약인지 여부는 계약상 중요한 내용으로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법'이라 한다) 제3조에 정한 설명의무의 대상이 된다. 그럼에도 법무법인 E은 약관법 제3조를 위반하여 성공보수약정의 의미에 대하여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에 대하여 이를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

2)

이 사건 위임계약서가 약관인지 여부

약관법의 적용대상이 되는 '약관'이란 그 명칭이나 형태 또는 범위에 상관없이 계약의 한쪽 당사자가 여러 명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으로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을 말한다(약관법 제2조 제1호).

갑 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 아파트의 수분양자들과 소송위임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이 사건 위임계약서 양식을 마련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위임계약서에는 보수에 관한 사항으로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착수금 액수 및 성공보수 지급요율이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위임계약서의 성공보수약정이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한 개별약정으로 되었다는 사실은 이를 주장하는 원고가 증명하여야 할 것인데(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3다214864 판결 등 참조), 달리 이 사건 위임계약서의 보수 조항이 개별약정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위임계약서의 성공보수 조항은 약관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3)

약관법 위반 여부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소송사건에 대한 소송대리권의 범위가 당해 심급에 한정되는 것은 소송위임계약의 일반적이고 공통적인 사항이므로 별도의 설명이 없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내용이고, 그 예외를 정하려면 당사자 사이의 특별한 약정이 필요한 점, ② 이 사건 위임계약에 따른 보수 중 착수금은 200,000원에 불과하고 성공보수금이 핵심적인 항목이므로, 위임계약을 체결하는 피고로서도 이에 관하여 가장 관심을 가졌을 것으로 보이고, 성공보수에 관한 이 사건 위임계약의 규정이 비교적 단순하여 별도의 설명이 없어도 피고가 충분히 알 수 있었던 내용인 점, ③ 법무법인 E이 피고를 비롯한 이 사건 아파트 수분양자들을 상대로 관련소송에 참가하도록 모집하면서 이 사건 위임계약의 핵심사항인 성공보수금 지급요건에 대하여도 당연히 설명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④ 관련소송 항소심 등에 관한 피고와 I 변호사 사이의 소송위임계약서에 기존 소송대리인(법무법인 E 또는 원고)과 성공보수금에 관한 법적 분쟁이 생길 경우 I 변호사가 소속된 K합동법률사무소에서 이를 책임지고 전부 방어하기로 하는 특약을 규정하였는데, 이에 비추어 피고도 당시 관련소송 상소심에서 법무법인 E을 대신한 다른 소송대리인을 선임하거나 제1심 판결 이후 관련소송을 취하하더라도 법무법인 E에 이 사건 위임계약에 따른 성공보수를 지급하여야 함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설령 법무법인 E이 피고에게 이 사건 위임계약 당시 성공보수약정의 내용에 관하여 상세하게 설명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약관법상의 설명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채권양도 무효 주장

1)

피고는, 법무법인 E이 소속 근로자였던 원고에게 성공보수금 채권을 양도한 것은 '사용자가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36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법무법인 E 소속 변호사였지만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였음을 인정할 증거는 없다. 설령 원고가 법무법인 E 소속 근로자였다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36조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고, 같은 조 단서에서 금품청산의 시기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원고가 법무법인 E의 채권을 양수하였음을 이유로 하는 이 사건 청구에 대하여 제3자인 피고가 위 규정을 들어 원고의 채권양수가 위법하다고 다툴 수는 없다.

2)

피고는 또, 채권양수 당시 법무법인 L의 구성원 변호사이던 원고가 법무법인 L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채권을 양수한 행위는 '법무법인의 구성원인 변호사는 자기나 제3자의 계산으로 변호사의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규정한 변호사법 제52조 제1항을 위반한 것으로서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법무법인 L의 구성원 변호사가 되기 전 이미 발생한 성공보수금 채권을 개인 자격으로 양수한 행위가 위 변호사법 규정에 저촉된다거나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3)

따라서 원고의 성공보수금 채권양수가 무효라고 주장하는 피고의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받아들일 수 없다.

라.

성공보수금 채권 소멸 주장

1)

피고는, 관련소송의 종국 이후 G이 피고와의 분양계약을 해제하였고, 이에 따라 이 사건 아파트 입주를 전제로 하는 피고의 손해배상채권도 소멸함으로써 이미 수령한 손해배상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처지에 있으므로, 원고의 성공보수금 채권 또한 소멸하였다고 주장한다.

2)

그러나 을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G은 관련소송의 종국 이후인 2016. 10. 20. 분양대금 미납을 이유로 피고와의 분양계약을 해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관련 소송 종국 이후에 피고가 스스로 분양계약 해제를 유발함에 따라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다는 후발적인 사정만으로 이미 발생한 성공보수금 채권이 소멸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마.

소멸시효 주장

1)

피고는, 법무법인 E에 관련소송의 제1심 판결문이 송달된 2013. 2. 12.경 이 사건 위임계약에 따른 성공보수금 채권이 발생하였다면 그때부터 3년이 지난 때에 그 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한다.

2)

그러나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한다(민법 제166조 제1항).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위임계약에 따른 성공보수금은 이행기가 불확정기한으로 정하여졌는데, 피고가 관련소송을 취하한 2016. 3. 28.경 그 이행기가 도래하였다. 원고는 그 무렵 비로소 위 성공보수금 채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성공보수금채권의 소멸시효는 그때부터 진행하고 이후 3년이 지나지 않은 2018. 6. 26. 원고가 이 사건 지급명령을 신청함으로써 그 진행이 중단되었다고 할 것이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있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바.

성공보수금 감액 주장

1)

피고는, 이 사건 위임계약의 최종적인 목적은 이 사건 아파트 분양계약의 해제였는데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피고가 관련소송으로 실질적인 이익을 얻지 못하게 되었으며, 소송비용 대부분을 피고가 부담한 반면, 원고는 다수의 수분양자들로부터 착수금 및 성공보수금 등 대가를 지급받은 점 등에 비추어 성공보수금이 감액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

그러나 원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이 인정되더라도, 관련소송의 난이도 및 앞서 든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위임계약에 정한 성공보수금이 부당하게 과다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관념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원고가 이 사건에서 청구하는 성공보수금은 관련소송 파기환송심의 화해권고 결정에서 인용된 금액의 5% 상당액으로 당초 이 사건 위임계약에서 약정한 금액보다 현저히 적다. 법무법인 E은 이 사건 위임계약에 따른 성공보수금을 제외하면 피고로부터 착수금 200,000원과 소송비용만을 지급받았을 뿐이다.

②

법무법인 E은 2011. 11. 7. 관련소송을 제기하고 2013. 2. 1. 제1심판결 선고 전까지 피고를 위하여 수차례 서면을 제출하고 증거신청을 하였다.

③

이 사건 위임계약은 분양계약의 해제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를 포함하여 경제적 이익가액별로 성공보수를 정하고 있으므로, 관련소송에서 분양계약 해제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은 성공보수금의 감액사유로 삼기에 부족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인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정원(재판장) 김유성 최은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