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8. 26. 선고 2019나67373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56,474,784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7. 7.부터 2022. 8. 26.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4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 중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산재·고용보험사무를 대행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전국 각지에 분포한 사업장(고객)과 교신을 통해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는 전기통신사업(기간통신사업 및 부가통신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상의 전기통신사업자이다.

나.

이 사건 계약 등 체결

1)

원고는 2012. 12. 12. 피고와 사이에, 원고가 기존에 이용하던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 및 D 주식회사(이하 'D'라 한다)의 인터넷전화 등 전기통신서비스 일체를 2013. 7. 1.까지 피고의 전기통신서비스로 전환하고, 2018. 6. 30.까지 피고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서(이하 '이전 계약서'이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이전 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2)

피고는 2013. 초경, 이전 계약서 별첨 3.에서 정한 바와 같이 공사대금 33,000,000원에 원고 회사 내부의 구내 통신공사를 완료하였고, 위 계약서 제11조 및 별첨 4.에서 정한 IPCC 시스템도 구축하였다.

3)

원고와 피고는 2013. 10. 15. 이전 계약서의 내용과 다른 새로운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4)

원고의 직원 F은 2013. 10. 24. 피고의 "B 시내전화 서비스 가입 신청서(신규)"(이하 '이 사건 신청서'라 한다)를 신청자 원고로 하여 피고에게 작성‧교부하였는데, 피고가 보관 중인 1쪽으로 된 위 신청서에는 '서비스 신청사항'란 중 '중계선(E1)'란에 "E1 4개"라고 기재되어 있고, 그 상단에는 "30채널"이라고 수기로 부기되어 있으며, '서비스 신청사항'란 중 '사용용도'란에는 시내전화 부분에 '시외전화 사전선택'란에는 'B'(1대역 39원/3분, 2대역 14.1원/10초) 부분에 각 체크 표시가 되어있다.

다.

피고의 서비스 제공 및 요금 부과

1)

피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원고 명의로 시내전화 회선 300개((전화번호 1 생략) ~ (전화번호 2 생략))를 개통하였고, 원고는 그 중 200개 회선((전화번호 3 생략)~(전화번호 2 생략))을 사용하고 100개 회선((전화번호 1 생략)~(전화번호 4 생략))은 예비로 두었으며, 2013. 12.경 원고 명의의 전국대표번호((전화번호 5 생략), (전화번호 6 생략), (전화번호 7 생략))가 개통되었다.

2)

피고는 2013. 12.부터 2018. 8.까지에 걸쳐 원고에게, 시외전화, 시내전화, 전국대표번호 서비스 등을 포함한 전기통신서비스 일체에 관한 이용요금 총 269,376,004원을 부과하였고, 원고는 청구된 요금 전액을 납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5 내지 19호증, 을 제1, 3, 11, 15, 1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1)

주위적 청구원인

이 사건 계약서 제15조(특약사항 - 전국대표번호서비스)에서 원고는 피고의 E 인터넷전화 정액형 상품을 이용하고 피고는 이에 따른 요금을 부과하기로 정하고 있는 것과 같이 이 사건 계약은 인터넷전화 서비스 이용계약에 해당한다. 그러나 피고는 계약 내용과 달리 원고에게 시외전화 서비스 및 전국대표번호 서비스 중 분리과금형 상품<1>을 제공하고 이에 대한 요금을 청구하였고, 원고는 이를 모두 납부하였다. 위와 같은 피고의 행위는 이 사건 계약에 관한 채무불이행을 구성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하게 부과 및 납부된 요금 88,714,14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손해배상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예비적 청구원인

가)

이 사건 계약은 인터넷전화 서비스 이용계약이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부당하게 부과한 시외전화 서비스 및 전국대표번호 분리과금형 요금 상당액 88,714,147원은 처음부터 어떠한 근거 없이 부과된 요금이고, 원고는 이를 모두 납부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88,714,14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부당이득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가사 원고가 납부한 위 88,714,147원이 피고의 주장대로 이 사건 신청서를 근거로 부과된 요금이라고 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이 인터넷전화 서비스 이용계약이라는 전제에서 위 계약의 실행행위로서 이 사건 신청서를 작성하였을 뿐 시외전화 서비스 등을 이용하려는 의사는 없었는데,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신청서 작성으로 인하여 시외전화요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설명을 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신청서 작성은 피고의 기망에 의한 의사표시에 해당한다.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신청서를 이 사건 계약의 이행단계에 필요한 내부 서류로 인식하였을 뿐, 피고에게 시외전화 서비스를 신청한다는 의미인지 알지 못하고 이 사건 신청서를 작성한 것이므로, 이는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로서 취소되어야 한다. 원고는 2020. 3. 4. 준비서면의 송달로써 사기 내지 착오를 이유로 이 사건 신청서 작성을 취소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신청서를 근거로 원고에게 부당하게 부과한 88,714,14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부당이득금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이 사건 계약은 인터넷전화 서비스 이용계약이 아닌 시내전화 서비스 이용계약에 해당하고, 원고는 위 계약일(2013. 10. 15.) 이후인 2013. 10. 24. 별도로 이 사건 신청서를 작성하여 피고와 사이에 시외전화 서비스 이용계약을 체결하였다. 한편, 이 사건 계약의 특약사항에서 정한 대로 원고가 전국대표번호 서비스 중 E 인터넷전화 정액형 상품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피고가 제공하는 E 번호를 전국대표번호로 사용하여야 하는데, 원고는 E 번호가 아닌 기존에 원고가 사용하던 일반 번호(유선전화번호)를 전국대표번호의 착신번호로 사용하기로 정하여 번호이동신청을 하였으므로, 이는 원고가 직접 E 인터넷전화 '정액형' 상품이 아닌 유선 착신 전화의 '분리과금형' 요금제를 신청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시외전화 서비스 및 전국대표번호 분리과금형 서비스 등을 제공한 것은 원고의 의사에 따른 것이고,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인터넷전화 서비스 이용계약이 성립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3.

판단

가.

이 사건 계약의 내용과 효력

원고의 주위적, 예비적 청구원인은 모두 이 사건 계약이 인터넷전화 서비스 이용계약임을 전제로 하고 있고, 이에 반하여 피고는 이 사건 계약은 시내전화 서비스 이용계약에 불과하며, 이후 원고가 이 사건 신청서를 통해 피고와 사이에 별도로 유선착신 시외전화 서비스 및 전국대표번호 서비스 중 분리과금형 상품을 이용하기로 약정하여 그 범위에서 계약에 편입‧변경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이에 대하여 아래에서 살핀다.

1)

관련 법리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계약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그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6. 24. 선고 2005다17501 판결, 대법원 2007. 4. 12. 선고 2006다46360 판결 등 참조).

2)

판단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5, 22호증, 을 제1, 3, 17, 22, 2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증인 G의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계약은, 원고가 시내‧시외 통화권역 구분 없이 피고로부터 제공받는 전화서비스에 대해 인터넷전화요금 기준으로<2> 지급하기로 한 인터넷전화 서비스 이용계약(부가서비스인 전국대표번호는 정액형 선택)이라 봄이 상당하고, 이후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신청서를 작성‧교부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계약의 내용이 달리 변경되거나, 시외전화 서비스 및 전국대표번호 '분리과금형' 서비스 신청 내용이 이 사건 계약의 내용으로 새롭게 편입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가)

원고와 피고는 이전 계약서 제2조 제2항에서 시내전화, 이동전화, 시외전화, 국제전화 이용요금에 관하여 각 10~50% 할인된 요금을 적용하기로 정하였다가, 이 사건 계약서에서는 위 내용을 배제하였다. 원고는, 처음부터 시외전화 서비스가 아닌 피고의 E 인터넷전화 상품만 이용할 의도로 이전 계약서를 작성하였으나, 이전 계약서에는 원고의 의도와 달리 시외전화 서비스 이용을 전제로 그 할인요금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고, 또한 C 및 D에서 피고로의 전기통신서비스 전환 과정이 원활히 이루어지지도 않아서 새로운 내용으로 이 사건 계약서를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실제로 원고가 시외통화 권역에서 인터넷전화를 이용할 목적이 아니고 유선 착신 시외전화 서비스를 이용할 의도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면, 이미 합의되었던 시외전화할인요금의 적용을 배제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보인다.

나)

원고와 피고가 이전 계약서를 작성하기에 앞서, 피고 측 법무팀은 위 계약서에 관한 검토의견을 작성하여 피고 측 계약 담당자에게 제시하였는데, 법무팀에서는 이전 계약서 제11조에 이 사건 계약서 제15조의 특약사항과 같은 내용의 특약 조항을 신설하면서, "내용을 상세히 확인한 결과, 상대방이 요구하는 '시외 발신자/수신자 모두에게 인터넷전화요금 기준 부과' 제공하기 위해서는 당사 약관상 'E 착신형' 중 '정액형 상품을 이용해야 합니다. 따라서 해당 상품을 이용한다는 전제를 기재하였습니다." 및 "약관상 원고가 내야 할 요금은 정액으로 정해져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실제로 원고가 낼 금액을 정확하게 기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됩니다."라는 의견을 피고 측에 제출하였다. 위와 같은 법무팀 검토의견에 비추어 보면, 이전 계약서 작성 당시 이미 피고 측에서도 원고가 요구하는 계약의 내용이 '시외 발신자/수신자 모두에게 인터넷전화 요금을 기준으로 요금이 부과되는 서비스에 관한 이용계약 체결'이라는 점에 관하여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를 계약 내용에 편입시키기 위하여 계약서 자구를 수정할 것을 검토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다)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계약서 제15조에 특약을 두어 제1항에서 "원고는 피고의 전국대표번호 서비스인 E착신(정액형) 상품을 이용하기로 한다."고 부가서비스 이용 상품에 관하여 인터넷전화임을 명시하였고, 같은 조 제2항에서 위 상품 이용시 원고에게 청구되는 요금은 '착신회선 기본료'이고 이는 번호별로 별도로 협의하여 정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또한 이 사건 계약서의 제목은 '시내전화 이용계약서'이고 계약 내용 어디에도 시외전화 또는 이와 관련된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라)

이 사건 계약에 관여한 피고 직원 G은 이 법원에서 '이 사건 계약서 제15조 특약사항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E 번호가 아닌 기존의 C 유선전화번호 사용을 고수하여 E 인터넷전화 정액형 상품을 제공할 수 없었던 것'이라는 취지로 증언하였으나, 피고 측에서 원고에게 'E 번호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이 사건 계약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전화 정액형 요금이 적용되지 않고, 시외전화 서비스가 제공되며 그에 따른 요금이 부과된다'는 내용을 설명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어, 시외전화 서비스 이용이 원고의 의사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마)

피고는 이 사건 계약은 일종의 '고객 매출 연동투자'인데, 인터넷전화 서비스 이용요금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제공한 설비 투자비용에 따른 수익이 담보되지 않아서, 원고에게, '원고가 요청하는 모든 장비와 시스템을 피고가 투자하기 위해서는 피고의 수익이 담보되어야 하는데, 인터넷전화 서비스만으로는 피고의 수익을 담보할 수 없으므로 원고가 요구하는 인터넷전화 시스템을 제공할 수 없다'는 내용을 설명하였고, 원고는 장비 및 시스템 투자 등이 필요하였기 때문에 피고의 요구를 수용하여 인터넷 전화 시스템이 아닌 시내전화 및 시외전화 이용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원고는 제1심에서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고로부터 위와 같은 설명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며, 실제로 피고가 원고에게 위와 같은 내용을 설명한 사실, 또는 원고가 인터넷전화 서비스가 아닌 시외전화 서비스를 수용한 사실 등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바)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계약 체결 이후인 2013. 10. 24. 이 사건 신청서를 추가로 작성하여 피고에게 교부하였는데, 위 신청서의 '서비스 신청사항'란 중 '시외전화 사전선택'란에 'B'(1대역 39원/3분, 2대역 14.1원/10초) 부분에 체크 표시를 하였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별도로 시외전화 서비스 이용계약이 체결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신청서는 이 사건 계약서와 달리 피고가 미리 일방적으로 마련한 정형적 계약조건들이 포함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약관에 해당한다 할 것인바, 피고가 위 신청서 교부 당시 원고에게 위 신청서 작성으로 인하여 E 인터넷전화 서비스가 아닌 시외전화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내용을 설명하였다거나, 시외전화 요금과 관련하여 해당 약관을 교부한 사실 또는 약관에 기재된 요금내역을 설명한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가 위 신청서의 '시외전화 사전선택' 부분에 체크한 피고의 시외전화 요금은 1대역 39원/3분, 2대역 14.1원/10초인데, 이는 원고와 피고가 이전 계약서 작성 단계에서 합의한 시외전화 할인요금(각 대역별 30% 할인요금을 적용하여, 1대역 27.3원/3분, 2대역 9.9원/10초)과 비교해보아도 원고에게 크게 불리한 금액이므로, 원고가 위 요금대로 시외전화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의도로 위 신청서의 '시외전화 사전선택'란에 피고의 서비스를 체크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사)

실제로 이 사건 계약 체결 이후 원고가 피고의 전기통신서비스를 이용한 양상과 내역을 살펴보아도, 청구서에 기재된 원고의 시내전화 및 시외전화의 통화시간과 통화 건수를 어림잡아 비교해보면, 매달 시외권역 통화시간이 시내권역 통화시간보다 3배 내지 4배가량 많고, 통화 건수를 비교해보아도 시외권역 통화 건수가 시내권역 통화 건수의 4배 내지 5배를 웃돈다. 결국 피고의 전기통신서비스 중 시외권역 통화 서비스가 중점적으로 이용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와 같은 이용 양상과 내역을 고려하면, 시외전화 이용요금을 절감하기 위하여 인터넷전화 이용을 택하고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는 원고 주장의 신빙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아)

부가서비스인 전국대표번호 서비스에 관하여서도, 피고는 당심 제10회 변론기일에서, 원고가 전국대표번호 서비스 중 분리과금형 또는 기본형 상품을 신청한 신청서 등 문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다(당심 제10회 변론기일).

나.

주위적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관련 법리

불완전이행으로 인한 채무불이행책임의 경우 채권자로서는 구체적 의무의 존재와 그 위반 사실을 주장·입증하여야 하며, 채무자로서는 통상의 채무불이행에 있어서와 마찬가지로 그 채무불이행에 관하여 자기에게 과실이 없음을 주장·입증하지 못하는 한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대법원 2000. 11. 24. 선고 2000다38718,38725 판결 참조).

나)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5, 33호증, 을 제18, 24 내지 26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증인 H, G의 각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에 따른 요금을 부과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정한 상품이 아닌 시외전화 서비스 및 전국대표번호 E 인터넷전화의 분리과금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에 따른 요금을 부과하였다고 볼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원고와 약정한 의무를 불완전하게 이행한 것이라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로서는 위 불완전이행에 따라 원고가 입게 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⑴ 피고는 이 사건 계약 이후 최초로 요금이 부과된 2013. 12.부터 2018. 8.까지 원고에게 매월 시외전화 이용요금 및 시내시외 단일요금<3>을 부과하였고, 전국대표번호 서비스에 관하여는 2014. 1.부터, 원고의 전국대표번호 서비스를 E 인터넷전화 정액형 상품으로 전환하기 전인 2018. 7.까지 매월 분리과금형 상품에 따른 요금을 부과하였다.

⑵ 이 사건 계약의 담당자로서 계약 체결 이전의 협상 단계부터 계약 체결 이후 이행 단계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관여한 피고 직원 H은 '이 사건 계약은 시내 전화 서비스 이용계약이므로, 피고 측은 2013년경 원고 사무실에 내부 전화기 100여 대를 설치하고, UTP 케이블 등으로 인터넷, 전화기 등을 포함한 모든 구내통신을 연결하는 내부 통신망을 구축하였다'면서, '원고의 내부 통신망은 IP 기반으로 이루어졌으나, 외부로 연결되는 외부 통신망은 이 사건 계약(피고 주장에 의하면 '시내전화 서비스 이용계약')에 따라 인터넷전화망이 아닌 유선전화망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진술하였는데, 위 진술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것과 달리 원고의 외부 통신망을 인터넷전화가 아닌 유선전화망으로 구축한 사실이 인정된다.

⑶ 한편, 원고는 피고에게 시외전화 요금 등을 납부해왔음을 인지한 후 2014. 8. 29. 및 2014. 9. 25. 2회에 걸쳐 피고에게 '피고가 시외전화 요금 등을 부과하는 것은 이 사건 계약사항에 위배된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였고, 그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피고에게 부당한 요금 부과를 주장하며 항의해왔는데, 피고는 이에 대하여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이 사건 소가 제기된 후인 2018. 7.경 원고의 전국대표번호 요금제를 E 인터넷전화 정액형 상품으로 변경해주었다.

⑷ 피고가 원고에게 요금을 부당하게 부과하였다는 원고 주장에 대하여 피고는, '피고가 시외전화 요금, 전국대표번호 분리과금형 요금을 부과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원고의 의사에 따른 정당한 요금 부과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이를 피고 측 귀책이 없다는 취지의 항변으로 선해하여 보아도, 피고가 당심 제10회 변론기일에서, 원고가 전국대표번호 서비스 중 분리과금형 또는 기본형 상품을 신청한 내용이 기재된 문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자인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⑸ 피고는 이 사건 계약 당시 원고가 기존 번호를 고수하면서 E 번호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터넷전화 정액형 상품을 이용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피고 직원 H, G은 모두 당심 법정에서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에도 기술적으로는 E 번호를 사용하지 않고도 위 인터넷전화 정액형 상품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였다'는 내용으로 진술하였고, 가사 원고의 E 번호 미사용 문제로 인하여 피고의 인터넷전화서비스제공이 기술적인 어려움에 봉착하였다면 피고가 그 점을 들어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의 해지 의사표시를 밝힌다거나 유선 착신 시내‧시외전화 서비스로의 변경에 관한 협의를 분명하게 제안하는 것이 상거래에 있어 자연스러운 수순이라 보이는데 피고는 그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2)

손해배상의 범위

가)

관련 법리

민법 제390조 본문은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채무불이행책임에서 손해배상의 목적은 채무가 제대로 이행되었더라면 채권자가 있었을 상태를 회복시키는 데 있다.

나)

판단

원고는 피고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하여, ① 이 사건 계약 체결 이후로서 최초로 요금이 부과된 2013. 12.부터 마지막 청구분인 2018. 8.까지 원고가 납부한 시내 및 시외전화 요금의 합계 62,715,194원, ② 같은 기간에 원고가 납부한 시내시외 단일요금 합계 5,807,904원, ③ 전국대표번호 서비스 중 분리과금형 요금의 합계 33,341,615원<4>이 각 원고의 손해액이라고 주장하며, 그 중 시외전화 이용 요금 부과액에 있어서는, 원고의 총 시외전화 이용시간에 인터넷전화 요금을 적용한 부분을 공제한 나머지 49,564,628원(= 원고가 납부한 총 시외전화 요금 62,715,194원 - 위 시외전화 요금에 해당하는 통화시간을 인터넷전화 요금으로 환산한 요금 13,150,566원)만을 원고의 청구액으로 구한다. 원고의 위 공제 진술은 손익상계의 자인 진술로 선해하여 본다.

⑴ 손해배상액 산정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산정한 이 사건 손해배상액은 별지 1 기재 전기통신서비스 이용요금 부과표와 같은바, 이에 의하면 2013. 12.부터 2018. 8.까지 과다하게 부과된 이용요금 합계 107,275,206원[= ① 시내시외 단일요금 합계 5,807,904원 + ② 시외전화 서비스 이용요금(발신 요금) 합계 62,715,194원 + ③ 전국대표번호 서비스 분리과금형 상품 이용요금(수신 요금) 합계 38,752,108원(매월 이용요금에서 할인액을 공제하여 원고가 실제 납부한 요금 기준)]이 손해배상액으로 일응 인정된다.

⑵ 손익상계

피고의 불완전이행으로 인하여 원고가 전기통신서비스 이용요금을 과다하게 납부한 손해를 입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피고의 전기통신서비스를 이용하여 재화와 용역을 제공받았고, 그 재화와 용역의 대가(원고가 실제로 이용한 시외통화 및 전국대표번호 서비스 이용시간에, 이 사건 계약이 약정대로 이행되었더라면 적용되었을 인터넷전화 요금을 적용하여 산정한 요금)는 손익상계의 대상이 된다.

먼저, 시외통화로 부과된 시외전화 서비스 이용요금에 관하여 보건대, 2013. 12.부터 2018. 8.까지 총 시외전화 이용시간인 16,859시간 39분 36초에 인터넷전화 요금을 산정한 금액은 별지 2 기재 시외전화 발신 요금 관련 손해액 계산표와 같은바, 이에 의하면 13,150,566원이 손익상계로 공제되어야 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도 같은 금액을 자인하고 있으므로 이를 공제한다.

다음으로 전국대표번호 서비스 이용요금에 관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의 전국대표번호 서비스를 기존의 분리과금형에서 E 인터넷전화 정액형으로 전환한 2018. 8. 이후부터는 전국대표번호 관련 요금 중 '전국대표번호 기본료' 및 '전국대표번호 심플 ARS 기본료'만 부과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위 정액형 서비스를 이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각 기본료에 해당하는 요금은 필수로 납부하여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별지 1 기재 요금 부과표에 기재된 위 기본료 합계액 16,587,181원<5>도 원고가 얻은 추가 이익액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피고가 이 부분을 손익상계액으로 특정하여 구체적으로 주장한 바 없고, 원고도 이 부분에 대해 그 공제를 자인하지 않았으므로, 결국 손익상계는 위 자인한 금액 범위 내에서만 하되, 추가 이익액에 해당하는 부분을 아래 책임 제한의 사유의 하나로 고려하기로 한다.

3)

책임 제한

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사건에서 법원이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면서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손해분담의 공평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그 손해배상액을 제한하는 경우, 그 책임감경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에 속한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7다83908 판결,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1다48384 판결 등 참조).

나)

앞에서 본 원고의 추가 이익액의 규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원고가 피고의 전화 서비스를 이용한 양태와 기간, 이 사건 계약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제공한 장비 및 시스템 투자의 내역과 정도, 그 밖에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피고의 위 손해배상책임을 60%로 제한한다.

다.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56,474,784원[= 94,124,640원{= 107,275,206원(= ① 시내시외 단일요금 합계 5,807,904원, ② 시외전화 서비스 이용요금 합계 62,715,194원, ② 전국대표번호 서비스 분리과금형 상품 이용요금 합계 38,752,108원) - 손익상계액 13,150,566원} × 피고 책임비율 60%]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8. 7. 7.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법원 판결 선고일인 2022. 8. 26.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라.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필요 여부

원고의 주위적 청구가 위와 같이 일부 인용된 이상,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설령 예비적 청구인 부당이득반환청구에 나아가 살펴보더라도 원피고 사이에 이 사건 계약에 기반한 법률관계가 형성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전화서비스 등 요금 부과 및 그 취득에 어떠한 법률상 원인도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4.

결론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피고에 대하여 위 돈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웅기(재판장) 양은상 김양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