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7. 23. 선고 2019노989 판결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사기 부분)

피고인의 사업이 원만하게 성장하고 있었으나 예상할 수 없었던 경제사정으로 인하여 결과적으로 피해자에게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것이고, 피고인의 자금상황과 대금지급의사 및 능력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기망행위나 편취의 범의를 인정할 수 없음에도 원심은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판시 2018고정1752 사건의 근로기준법위반죄, 2018고단7181 사건의 사기죄, 2018고단7203 근로기준법위반죄 중 별지 범죄일람표(3) 순번 4, 5, 6, 14번 기재 범죄에 대하여 징역 6월 및 벌금 2백만 원, 판시 2018고단7203 근로기준법위반죄 중 별지 범죄일람표(3) 순번 1, 2, 7, 8, 9, 10, 11, 12, 13번 기재 범죄에 대하여 징역 4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특히 근로기준법위반 부분에 관하여, 체당금 제도를 통해 근로자의 권리가 구제되었다면 피고인을 불처벌하거나 이를 양형에 반영해야 함에도 원심은 이러한 사정을 반영하지 않았다).

나.

검사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사기 부분)

1)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유사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피고인은 주식회사 W(변경전 상호 주식회사 D) 운영과 관련하여 이 사건 납품이 시작된 2015. 5. 2.경 이전부터 제3자 또는 회사 직원들로부터 여러 차례 자금을 차용하였고, 2015. 4. 1.경부터 상당수의 직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거나 사무실 임대료 등을 연체하고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 사건 납품 이전부터 이미 재정악화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해자로부터 납품을 받더라도 납품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정을 알았거나 적어도 그와 같은 결과 발생을 용인하면서 이 사건 거래로 나아갔던 것으로 보인다는 점, 나아가 V, U 등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제빙기 등 설비 도입 업무는 피고인이 담당하였고, V, U는 그 부하 직원으로서 위 실무를 담당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피고인 역시 수사기관에서부터 줄곧 본인이 위 업무에 관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앞서 본 바와 같이 회사가 재정악화의 상황에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던 피고인의 사전 승인 혹은 묵시적이고 포괄적인 업무 위임에 따라 담당 직원들이 제빙기 납품 업무에 관한 실무를 담당하였던 것이므로, 피고인의 직접적 기망행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대법원 2006. 6. 27. 선고 2006도2864 판결 등 참조), 그 범의는 확정적인 고의가 아닌 미필적 고의로도 족하다.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심이 위와 같이 설시한 사정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피고인은 검찰에서 당시 회사가 적자라고 해도 나아질 줄 알았고 이미 계약된 직영점 오픈을 위하여는 피해자로부터 제빙기 등을 공급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위와 같은 진술취지는 피고인이 회사의 경제사정이 좋지 않아 피해자에게 물품대금을 제때에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었음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사정으로 보이고, 기존에 체결한 직영점 오픈과 관련된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서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의 자금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피해자와 거래를 시작한 것으로 보여 피고인에게는 적어도 이 사건 사기 범행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피고인은 2015. 4.부터 2015. 10.까지 8개의 백화점매장, 4개의 직영가맹점을 개설하는 등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는데, 피해자로부터 기기를 납품받기 시작한 이후에도 2015. 6. 15. BG으로부터 3천만 원을 차용하는 등 여러 곳으로부터 회사 운영 자금을 빌려 이미 연체된 사무실 임대료나 직원 급여 등을 소위 돌려막기 식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경영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근로기준법위반과 관련된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체당금 제도를 통해 근로자의 권리가 구제되었다면 피고인을 불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나 근로자들이 근로복지공단에서 체당금을 지급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미 성립한 근로기준법위반죄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피고인의 변호인은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도과한 후 변론요지서를 제출하면서 원심 판시 2018고단7203 근로기준법위반 사건에 관하여 피고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사실오인 주장을 추가하였는데,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도과 후에 새롭게 주장한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에 대한 사실오인은 적법한 항소이유라고 볼 수 없고, 직권으로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직권조사사유를 찾아볼 수 없다).

다.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를 기초로 살피건대, 당심에서 새로운 양형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여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조건에 변화가 없고, 피고인과 검사가 양형부당 사유로 주장하고 있는 사정들은 이미 원심의 양형사유에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차은경(재판장) 김양섭 반정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