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신청을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채권자는 채무자 소속 공무직 근로자들로 구성된 지역별 노동조합으로, 채무자 공무직 근로자들에 관한 2019년 임금협약의 체결을 앞두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9조2에서 정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였고, 그 절차에서 B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되었다(이하 B노동조합을 ‘교섭대표노동조합’이라 한다).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채무자가 2019. 12. 12.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조정신청사건(C)에서 조정안을 수락함으로써 효력을 갖게 된 2019년 임금협약(이하 ‘이 사건 임금협약’이라 한다)은 다음과 같다.
(생략)
신청이유의 요지
이 사건 임금협약은 2018년 대비 일반종사원, 환경정비원, 도로보수원, 시설정비원(이하 ‘4개 직종’이라 한다)의 2호봉 내지 10호봉 소속 근로자들의 임금인상률을 다른 직종이나 호봉에서의 임금인상률보다 낮게 정하였다.
이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으로서 4개 직종 2호봉 내지 10호봉 근로자가 대부분인 채권자나 그 조합원에 대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하고, 교섭대표노동조합은 위와 같은 임금협약 체결에 앞서 채권자로부터 의견수렴 등의 절차도 전혀 거치지 않았다.
결국 이 사건 임금협약 체결은 실체적, 절차적 측면에서 공정대표의무에 위반하여 무효이므로, 이 사건 임금협약의 효력정지를 구한다.
판단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하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은 독자적으로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수 없으므로, 노동조합법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자와 교섭대표노동조합에게 공정대표의무를 부과하고 있다(제29조의4 제1항). 따라서 단체교섭 과정이나 그 결과물인 단체협약의 내용이 합리적 이유 없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을 차별하는 경우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한다. 여기서 사용자나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교섭창구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을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차별’하였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노동조합에 있고, 그와 같은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는 점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이나 사용자에게 그 주장·증명책임이 있다(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7두3777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임금협약에 의할 때, 4개 직종의 2호봉 내지 10호봉 근로자에 대한 임금인상률이 다른 호봉에 비하여 다소 낮게 책정되었다고 볼 여지는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임금협약에 의해 채무자 공무직 근로자의 모든 호봉의 본봉 및 수당이 증가한 상황에서 단순히 직종 또는 호봉별 임금인상이 일률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특정 직종 또는 호봉 근로자에 대한 차별이 존재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채무자 공무직 근로자 중 4개 직종의 2호봉 내지 10호봉에 속하는 인원은 1,018명이고, 그중 채권자 소속은 321명에 불과한데, 나머지 근로자들의 소속 노동조합이나 대표교섭노동조합 근로자의 직종이나 호봉 분포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현 단계에서 이 사건 임금협약 체결이 채권자나 채권자 소속 조합원에 대한 차별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나아가 이 사건 임금협약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제시한 조정안을 기초로 체결된 것으로, 예산의 범위 내에서 1호봉 기준 임금, 호봉별 근로자의 수 등을 고려하여 호봉별로 임금인상률을 달리 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채무자의 주장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어 보이고, 그것이 현저히 비합리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와 같이 이 사건 임금협약이 채권자나 그 조합원에 대한 차별에 해당한다거나, 비합리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임금협약 체결과정에서 절차적으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는지, 그로 인해 이 사건 임금협약이 무효로 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본안소송에서 충분한 증거조사를 통하여 단체교섭과정에서 채권자가 요구한 사항이 무엇인지, 단체교섭과정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채권자의 입장을 어떻게 대변하였는지, 실제 이 사건 임금협약에 위와 같은 요구사항이 어느 정도 반영되었는지, 채권자의 참여가 절차적으로 어느 정도 보장되었는지에 관하여 엄밀한 사실 확인과 법적 평가가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가처분단계에서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채권자의 구체적인 요구사항이 무엇이었는지도 정확히 알기 어렵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임금협약이 무효임을 전제로 그 효력의 정지를 구하는 이 사건 신청은 그 피보전권리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0. 4. 24.
판사 이승련(재판장) 고석범 원도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