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C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이고, 피고는 2000. 3. 1.부터 C대학교의 음악학부 교수로 재직하던 자이다.
피고는 C대학교 총장의 허가를 받아 2017. 3. 1.부터 2018. 2. 28.까지 1년간 연구년을 보냈다.
피고는 2019. 6. 18. C대학교 총장에게 '일신상의 사유'를 이유로 사직원을 제출하여 2019. 7. 31. 의원면직되었다.
C대학교의 교원 연구년제 규정 중 관련 부분(이하 '이 사건 보수반환규정'이라 한다)은 다음과 같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99,396,77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지급명령정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의 주장
주위적으로, 연구년 보수는 근로제공의 대가인 임금이 아니라 피고에게 강의, 학생지도, 학교운영에의 참여 등 주 근로의무를 면제시켜주었음에도 학문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배려하여 지급한 연구비용이고, 피고는 연구년 기간 종료 후 C대학교에 복귀하여 3년간 근무하여야 한다는 이 사건 보수반환규정을 위반하였으므로, 2017. 3.부터 2018. 2.까지 지급받은 보수 99,396,77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예비적으로, 이 사건 보수반환규정이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반하여 무효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보수반환규정은 대학교와 전임교원 사이의 통상적인 노사합의로 일반화되어 관행으로 정착되었고 이에 위반하는 경우 원고에게 중대한 재정적 어려움을 초래하고 사립대학교의 교원인사규정 자체를 형해화할 우려가 있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보수반환규정의 무효를 이유로 연구년 기간 지급받은 보수의 반환을 거부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
피고의 주장
이 사건 보수반환규정은 연구년 기간 동안 근로관계에 기인하여 수령한 임금을 반환하도록 한 것으로서 그 효력이 없고, 강행규정에 위반한 계약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다.
판단
주위적 주장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는 취지는,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불이행한 경우 반대급부인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에 더 나아가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지급하여야 한다면 근로자로서는 비록 불리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그 근로계약의 구속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을 것이므로 위와 같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 예정의 약정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아 부당하게 근로의 계속을 강요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근로계약 체결시의 근로자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며 불리한 근로계약의 해지를 보호하려는 데 있다 할 것인바, 기업체에서 비용을 부담 지출하여 직원에 대하여 위탁교육훈련을 시키면서 일정 임금을 지급하고 이를 이수한 직원이 교육수료일자부터 일정한 의무재직기간 이상 근무하지 아니할 때에는 기업체가 지급한 임금이나 해당 교육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상환하도록 하되 의무재직기간 동안 근무하는 경우에는 이를 면제하기로 약정한 경우, 교육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근로자로 하여금 상환하도록 한 부분은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금지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을 예정하는 계약이 아니므로 유효하지만, 임금반환을 약정한 부분은 기업체가 근로자에게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한 임금을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반환하기로 하는 약정으로서 실질적으로는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을 예정하는 계약이므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어 무효라 할 것이다(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1다5387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아래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가 연구년 기간 동안 원고로부터 받은 돈은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받는 임금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고등교육법 제28조에 의하면 대학은 인격을 도야하고, 국가와 인류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심오한 학술이론과 그 응용방법을 가르치고 연구하며, 국가와 인류사회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대학의 교원은 학생에 대한 강의·수업 등의 업무뿐만 아니라 연구도 그 본래의 의무에 속하는 것이어서, 대학교원의 전문분야 연구를 위한 해외유학도 연구에 포함되며 그 유학기간 동안 휴직·정직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대학에의 근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76. 3. 9. 선고, 75다872 판결 참조).
C대학교의 교원 연구년제 관련 규정에 의하면 연구년 교원은 연구년 기간 동안 대학교 전임교원으로서의 신분을 유지하고, 연구년 기간 동안 보수의 전액을 지급하며, 연구년 기간을 교원의 근속연수에도 산입하고 있다(교원인사규정 시행세칙 제39조, 제40조)
연구년 교원은 임용된 후 6년 이상 근무한 자들 중 선발되고 있다. 즉, 연구년 교원의 선발에 있어 학교 근무기간과 근무내용을 고려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보수반환규정은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한 임금을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반환하기로 하는 약정으로 실질적으로는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을 예정하는 계약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예비적 주장에 관한 판단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므로, 그러한 주장이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음이 원칙이다. 그러나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한다고 하여 그 노사합의의 무효 주장에 대하여 예외 없이 신의칙의 적용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 그 노사합의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펴보면, 이 사건 보수반환규정이 무효라고 하여 원고의 재정상태가 중대하게 어려워진다고 보기 어렵고, 그 밖에 달리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추었다거나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음을 인정할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무효인 이 사건 보수반환규정에 기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연주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가단5036256
판결선고
2021. 5. 6.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