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32,530,513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0. 29.부터 2021. 1. 26.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 사실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피고는 서울 C, D, E 등에 카드채권부, 은행채권부, 신용조사부, 마케팅추진부, 통신채권부, 예보채권부, 캠코채권부, AMC사업부 등 8개의 부를 두고 있고, 지방에 9개의 지점(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수원, 성남, 안양, 의정부)을 두고 있다.
원고는 2005. 4. 1.경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그 때부터 2019. 10. 14.까지 카드채권부에서 채권관리 및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
퇴직한 피고의 채권추심원들은 자신들이 근로자라 주장하며 피고를 상대로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대법원은 2012. 6. 14. 피고의 채권추심원들을 근로자로 인정하고 피고로 하여금 퇴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다(2012다200
48).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32,530,513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0. 2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호증, 을 제2,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비록 위임계약의 형식으로 피고 회사에 입사하였으나,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으로 32,530,51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와 대등한 입장에서 위임계약을 체결한 독립사업자로서 자신의 사업을 영위한 것이다.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을 근로자로 인정한 대법원 판결 이후 2012. 6. 25. 채권추심원에게 적용되는 위임직 운용규정을 폐지하고 2012. 10. 1.과 2015. 2. 1. 관련 위임계약서를 전면 개편하였다. 또한 채권추심원들의 입·퇴실 시간을 구속하지 않고 개인별 회수 계획과 실적 등을 일체 보고받지 않는 등 광범위한 제도 개선을 하였다. 설령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 인정되더라도 최소한 위와 같이 업무형태가 변경된 2015년 무렵부터는 근로자성이 인정될 수 없다.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원고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채택한 증거, 갑 제3 내지 5, 7 내지 18, 34, 3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3개월 또는 6개월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여 왔는데, 원고는 약 14년 7개월간 피고에서 근무하여 업무의 계속성이 있었고, 다른 채 권추심회사의 업무를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피고에게 전속되어 근로하였다.
피고는 관계사인 주식회사 F, 주식회사 G 등의 금융기관으로부터 채권의 관리 및 추심을 위임받아 정기적으로 원고에게 추심할 채권을 배분하였다. 피고는 채권추심, 재산관계 파악, 채무액 조정 및 감면, 법적절차 진행 등 각 업무에 관한 수행방법을 정하여 놓고, 원고로 하여금 이에 따르도록 하였다.
원고가 수행하는 채권추심업무는 피고가 영위하는 사업의 핵심적이고 중요한 부분이고,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등 관계 법령과 금융감독기관을 통해 비교적 강한 규제를 받는다. 피고로서는 원고가 관계 법령 및 관련 규제사항을 위반하지 않도록 상시적으로 지휘·감독할 필요성이 있다.
피고는 회의를 통해 원고에게 수시로 실적 유지 및 채무자 관리방법 등에 관한 지시를 하였고, 채권추심 시 필요한 유의사항과 지식, 민원대처요령 등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였다. 또한 미수채권 회수에 만전을 기하고 기간별 계획을 달성할 것, 개인신용 정보의 관리를 철저히 하고 불법취득을 금지할 것, 채권추심 관련 금지행위 및 제재사항 등에 관하여 수시로 공지하였다.
피고는 원고로 하여금 매월 초 채권회수 목표치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보고하는 외에 매일 교섭내용 등록 건수 및 추진실적 현황 등 채권추심업무 수행 상황을 피고의 전산시스템에 입력하게 하였다. 피고는 원고의 목표달성률을 수시로 점검하면서 매월 채권추심실적을 평가하여 그 결과를 공지하고 월간 목표달성을 독려하였고, 실적에 따라 수수료 지급률에 차등을 두기도 하였으며, 채권추심실적이 저조한 경우 경고를 하거나, 담당할 채권을 적게 배분하거나, 위임계약을 해지하는 등의 불이익을 주었다.
원고는 외근이나 출장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가 지정한 출·퇴근 시각에 따라 통상 08:30경 피고의 사무실에 출근하여 배정된 업무를 수행하다가 19:00경 퇴근하였다. 외근을 하게 되는 경우에는 사전에 피고에게 외출시간, 목적지, 귀환시간 등을 보고하고 외근 후에 현장방문결과보고서를 작성하여 보고하여야 했다.
피고는 사무실에 원고의 지정된 자리를 배정하고, 컴퓨터 등 비품을 제공하였으며, 우편요금, 주민등록등·초본 및 부동산등기부등본 서류 발급비용 등 채권추심업무 수행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하였다.
원고는 제3자로 하여금 자신의 채권추심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없었다.
원고에게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은 적용되지 않았지만 2012. 6. 25.까지 위임직 운용규정이 적용되었다. 위임직 운용규정 제16조 제1항은 사실상 징계해고(제1호, 제5호) 또는 정리해고(제2호)에 해당하는 사유를 계약해지사유로 정하고 있고, 사실상 채권추심원의 정년(제7호)을 정하고 있는 등 사실상 취업규칙 또는 인사규정에 준하는 내용을 정하고 있다.
피고는 근태, 민원 발생, 실적 등에 관한 Cut-Off 제도를 시행하고, 기준에 미달하는 행위를 반복할 경우 계약해지 사유로 삼았다.
원고는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성과급의 형태로만 매월 일정한 일자에 전월의 업무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급 형태의 금원 또한 노동의 양과 질을 평가하는 것이라 할 수 있어 근로의 대가인 임금으로 볼 수 있다.
원고가 속한 부서나 지점별로 개별적인 업무지시의 강도 또는 그 지시에 따르지 않았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불이익의 정도가 다소 다를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이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을 달리 판단할 만큼 본질적인 차이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이른바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고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으며, 교통비, 주유비, 식대 및 채무자 면담비 등의 비용을 스스로 지출하였다. 그러나 이는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정하기에 부족하다.
2015년경부터는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다음과 같이 피고의 주장에 일부 부합하는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피고는 2012. 6. 25. 사실상 취업규칙 또는 인사규정에 준하는 내용을 담은 위임직 운용규정을 폐지하였다.
피고는 2012년 및 2015년 무렵 실적 부진 등을 계약해지 사유에서 제외하고, 관련 법규에서 금지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자유롭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 채권추심 비용을 원고가 부담하여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는 방식으로 원고와 계약을 체결할 때 사용하는 위임계약서 양식을 변경하였다. 원고는 계약을 갱신할 때 이와 같이 변경된 계약서에 따라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2013. 1. 18. 전 부서에 ‘채권추심원을 포함한 자산관리사들에 대한 지휘·감독으로 오인될 만한 행동을 금지하고, 자산관리사들을 지원 및 보좌하는 정도에 한하여 업무를 처리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하고 2015년경 각 지점별로 ‘위임직 관련 금지 및 준수사항 영업부·점 자체 체크리스트’를 배포하였다.
피고는 2015. 3. 1.부터 독촉장 발송비용을 채권추심원들이 부담하도록 하였고, 2015. 8. 1.부터는 채권을 배정할 때 채권추심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2015년 이전부터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고, 대법원에서 원고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한 피고 소속 채권추심원들을 여러 차례 피고의 근로자로 인정하였다. 따라서 특단의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기존에 피고의 지휘·감독에 따라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무하던 원고의 근로자성이 피고가 시행한 일부 조치에 따라 갑자기 제거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퇴직금의 산정
원고가 채권추심실적에 따라 지급받은 수수료는 전체 근로에 대한 대가로 지급된 것으로서, 매월 그 액수가 달라진다 하더라도 일정한 지급기준에 따라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어 왔으므로,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해당하고, 원고의 평균임금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퇴직하기 전 3개월 동안 원고가 지급받은 수수료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 일수로 나눈 금액’이다.
갑 제37호증의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위와 같이 산정한 평균임금에 따른 원고의 퇴직금 액수는 별지 ‘퇴직금 계산결과’의 ‘퇴직금’란 기재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소결론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서 1년 이상 계속하여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 등을 수행하다가 퇴사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서 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원고의 근로자성이 인정될 경우 퇴직금의 액수가 32,530,513원인 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32,530,513원 및 이에 대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된 날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의 다음날인 2019. 10. 29.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1. 1. 26.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연주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가단5055097
판결선고
2021. 1. 26.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