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2. 8. 선고 2020가단5185479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택시여객 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최저임금 적용 대상인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나.

원고들은 피고에게 고용되어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택시운전근로자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다.

다.

원고들은 1일 2교대 방식으로 근무하면서 택시운행으로 발생하는 운송수입금 전액을 피고에게 납입하되, 피고들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고,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의 기준운송수입금(이하 ‘사납금’이라 한다)을 초과하는 부분을 초과운송수입금 명목으로 지급받으며, 운송수입금이 사납금에 미달한 때에는 고정급에서 해당 부분을 공제하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라.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근로자’라 한다)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었고, 위 법률 부칙 내지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2009. 7. 1.부터 피고의 본점 소재지인 서울특별시에서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었다.

마.

피고는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이전부터 1일 6시간 40분(주 40시간)의 소정근로시간을 유지하다가 피고 노동조합과 2015. 12. 5.경에는 2016. 1. 1.부터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주 36시간)으로 줄이는 내용의 임금협정을, 2018. 1. 10.경에는 2018. 1. 1.부터 소정근로시간을 1일 5시간(월 152시간)으로 줄이는 내용의 임금협정을 각 체결하였다(이하 ‘2016년 임금협정’ 및 ‘2018년 임금협정’이라고 하고, 통틀어서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이라 한다).

바.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모두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들

1)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 사이의 이 사건 각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실제 근로시간이나 근로형태에 변경이 없음에도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함으로써 강행규정인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서 무효이므로, 원고들의 소정근로시간은 단축 합의 이전의 소정근로시간인 1일 6시간 40분, 주 40시간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주위적으로는 별지1 ‘주위적 청구금액’표 중 ‘청구금액’란 기재와 같이 소정근로시간 1일 6시간 40분을 기준으로 산정한 최저임금, 퇴직금과 실제로 지급한 임금, 퇴직금의 차액 및 위 최저임금을 기초로 한 통상임금에 따라 계산한 야간수당과 이미 지급한 야간수당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설령 2016년 임금협정이 유효하더라도 2018년 임금협정은 위와 같이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는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고, 이 경우 원고들의 소정근로시간은 2016년 임금협정에 따른 1일 6시간이 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예비적으로는 별지2 ‘예비적 청구금액’표 중 ‘청구금액’란 기재와 같이 소정근로시간 1일 6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최저임금, 퇴직금과 실제로 지급한 임금, 퇴직금의 차액 및 위 최저임금을 기초로 한 통상임금에 따라 계산한 야간수당과 이미 지급한 야간수당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서울특별시는 2013년경부터 사납금의 인상을 제한하면서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정책을 실시하였고, 그 결과 원고들을 비롯한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은 개선된 반면, 피고를 비롯한 택시운송사업자들은 비용부담이 상승하였음에도 사납금을 증액하지 못하여 고정급의 인상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피고는 소속 근로자 대표와 이러한 변화된 근무환경을 반영하여 노‧사 간의 자발적 합의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인바, 피고는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려는 의도가 없었으므로 소정근로시간 단축에 관한 합의는 유효하다.

3.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의 이 사건 각 협정의 효력유무

가.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 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의 사이에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판단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소정근로시간이 2016. 1. 1.부터 1일 6시간으로, 2018. 1. 1.부터 1일 5시간으로 단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다른 한편, 갑 제5, 10호증, 을 제1 내지 12, 15 내지 27, 29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각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단축에 관한 합의 부분이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이 사건 특례조항은 택시운전근로자가 받는 임금 중 고정급의 비율을 높여 운송수입금이 적은 경우에도 최저임금액 이상의 고정급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택시운전근로자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고, 이를 통해 국민의 안전과 교통편익을 증진하고자 하는 것이다. 고정급의 비율이 높아지더라도 반드시 사납금이 인상된다고 볼 수는 없으나, 택시운송사업자의 주요 재원은 택시운전근로자의 사납금이므로, 이 사건 특례조항은 최저임금의 인상에 따라 고정급이 증액되는 경우 사납금의 인상을 예정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택시운송사업자가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운송수입금의 비중을 높여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 및 이를 통한 완전월급제를 유도하는 취지도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2)

그런데 서울특별시는 2013년경부터 택시운송사업자의 사납금 인상을 제한하면서 택시운전근로자들에 대한 택시요금 인상분의 실질적 배분, 유류비 등 운송비용의 전가금지, 장시간 근로 방지 등과 같은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질적인 처우개선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였다. 사납금의 인상을 제한하면서 처우개선을 추진하는 경우 서비스개선으로 인한 매출증가분은 초과운송수입금 명목으로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돌아가게 되고, 택시운송사업자는 경영개선을 통한 비용절감만으로 고정급의 인상에 대처하여야 하는데, 경영개선을 통한 비용절감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서울특별시의 위 정책은 택시운송사업자가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운송수입금의 비중을 높여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 및 이를 통한 완전월급제를 유도하려는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취지와 상충하는 면이 있다. 그러나 서울특별시의 위 정책은 노‧사 모두 실질 수입의 감소를 우려하여 여전히 정액사납금제 방식의 임금체계가 만연해 있고, 열악한 근로환경으로 인해 택시운전근로자의 수가 감소함에 따라 택시운송사업자의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택시운송업계의 현실을 고려하여 택시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 및 이를 통한 완전월급제가 정착될 때까지 택시운전근로자의 처우개선, 실질 수입의 증가 등을 위한 조치를 통해 택시운전근로자의 생활안정 및 공공사업인 택시운송사업의 지속적 발전을 도모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취지를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3)

피고를 비롯한 서울지역 택시운송사업자들로 구성된 D조합은 구성원들의 위임을 받아 서울지역 택시운전근로자들로 구성된 E연맹 서울지역본부와 사이에 이른바 중앙임금협정을 체결하였는데, 서울특별시는 위 중앙임금협정에 위와 같은 정책추진 내용이 반영되도록 하였다. D조합과 E연맹 서울지역본부가 체결한 2013년도 중앙임금 협정은 소정근로시간을 종전 1일 6시간 40분, 1주 40시간으로 유지하고, 1일 사납금 기준액을 25,000원 인상된 130,000원으로 제시하면서 기본급을 월 100,000원 인상하여 2013년도 택시요금 인상분이 실질적으로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분배되도록 한 것이고, 2015년도 중앙임금협정은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1주 36시간으로, 2017년도 중앙임금협정은 소정근로시간을 1일 5시간 30분, 1주 33시간으로 각 단축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나, 2015년도 중앙임금협정은 1일 사납금을 4,500원 인하하여 사납금 기준액을 125,500원으로 제시하고, 기본급을 10,000원 인상하며, 소정근로시간에 제공하는 연료공급량을 늘린 것이고, 2017년도 임금협정은 기타수당을 신설하여 월 26,000원을 지급하고, 소정근로시간 근무에 소요되는 연료를 전량 공급하는 내용으로서, 소정근로시간의 단축에 관한 합의 외에 사납금의 인하 내지 제한적 인상, 고정급의 증액, 유류제 공량 증가 등과 같은 근로조건의 개선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4)

서울특별시의 2017. 4. 13.자 보도자료에 의하면, 서울특별시의 정책추진 결과 2016년 서울법인택시의 1일 대당 영업거리가 2013년 대비 14.2km 줄어든 반면, 1대당 일평균 운송수입은 2013년 304,845원에서 2016년 326,900원으로 7.2% 늘었고, km당 수입도 2013년 1,084원에서 2016년 1,228원으로 13.3% 증가하는 등 택시운행수입이 2013년도보다 향상되었으며, 택시에 손님이 실제 탑승하고 이동한 비율인 실차율도 2013년 64%에서 2016년 67%로 소폭 향상되는 등 택시운전근로자의 영업환경이 개선된 것으로 확인된다. D조합과 E연맹 서울지역본부는 위와 같이 개선된 영업환경은 물론, 나아가 서울특별시의 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는 경우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질 수입이 증대되고, 이를 통해 택시가동률 상승으로 택시운송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까지 고려하여 위와 같이 서울특별시의 정책을 반영한 중앙임금협정을 체결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5)

서울특별시는 2013년경부터 서울지역 택시운송사업자들에게 위 중앙임금협정을 준수하여 각 사업장별 임금협정을 체결할 것을 행정지도 내지 권고하였다. 피고는 2016년 임금협정 당시 2015년도 중앙임금협정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면서도 사납금을 인하하고 성실수당을 신설하는 한편 1년 미만 근로자에게는 운행숙달보조금을 지급하였고, 2018년 임금협정에서는 2017년도 중앙임금협정보다 소정근로시간이 30분 더 단축되기는 하였으나 연료를 종전에는 30L 지급하던 것에서 35L 지급하는 것으로 변경하였고, 안전수당 및 1년 미만 근로자에 대한 신규정착지원금을 신설하였다. 이와 같이 피고가 2015년경부터 2018년경 사이에 체결한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은 서울특별시의 위 행정지도 내지 권고를 수용하여 중앙임금협정의 주요 내용을 따라 체결한 것이다.

6)

2016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월정액급여 중 최저임금 미달 여부를 판단하는 비교대상 임금에 기본급, 승무수당, 근속수당, 성실수당, 상여금이 포함된다는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근로자가 소정근무일을 모두 근무하는 경우 위 비교대상 임금의 합은 1,197,275원(근무기간 1년 이상 2년 미만 근로자의 경우)인데, 이를 위 단축합의가 적용되기 전의 소정근로시간인 1일 6시간 40분, 주 40시간을 기준으로 시급으로 환산하면 6,952원( = 1,197,275 ÷ 1개월의 평균 소정근로시간 172.22시간<1>, 원 미만 버림)으로, 2016년 임금협정 체결일인 2015. 12. 5. 당시 적용되던 2015년 최저시급 5,580원, 위 협정이 발효된 2016. 1. 1. 이후 적용된 2016년 최저시급 6,030원과 비교하였을 때 최저임금을 상회한다.

7)

2018년 임금협정에 따른 비교대상임금은 안전수당이 신설되어 1,219,295원이고, 위 임금협정 체결 당시 2018년 최저시급은 7,530원으로, 위 단축 합의 전에 적용되던 2016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1일 6시간을 기준으로 시급으로 환산한 7,866원(= 1,219,295원 ÷ 1개월의 평균 소정근로시간 155시간<2>)은 위 최저임금을 상회한다.

8)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된 때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후인 2016. 1.경 이후에야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의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이 발효되었고, 피고 노동조합,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이 위 각 임금협정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합의 부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원고들은 주위적으로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이 모두 무효임을 전제로, 예비적으로는 2018년 협정만이 무효임을 전제로 청구하고 있으나, 위 예비적 청구는 주위적 청구에 흡수되는 것으로 소송상의 예비적 청구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따로 나누어 판단하지 않는다).

4.

결 론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경정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