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28,609,765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8. 22.부터 2022. 1. 11.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5%는 원고가, 95%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위원회로부터 허가를 받아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피고와 영업중개인 위촉계약 또는 채권추심원 위촉계약을 체결하고, 2007. 5. 4.부터 2019. 8. 7.까지 피고의 부산지점에서 피고가 영위하는 채권추심, 신용조사와 관련된 영업업무 및 피고가 채권자들로터 수임한 채권의 관리 및 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으며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와 대등한 입장에서 위임계약을 체결한 독립사업자로서 자신의 사업을 영위한 것일 뿐,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의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2 내지 40호증, 을 제2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2007. 5. 4. 피고와 영업중개인 위촉계약을 체결하고 영업중개인으로 근무하다가 2007. 6. 1.경 피고와 채권추심인 위촉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그 후 1년마다 계약을 갱신하여 오다가 2015. 5. 28.경 피고와 채권추심업무 위임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이후 1년마다 위임계약을 갱신하였는바, 위 채권추심원 위촉계약 및 채권추심 업무 위임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의 경영상 사정으로 인하여 본 계약을 유지하기 어려운 사유가 발생한 경우
수임사실의 통보
원고는 채권추심, 신용조사와 관련된 영업중개업무 및 배정받은 채권에 관한 추심업무를 수행하였는데, 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 및 영업중개인으로 하여금 매일의 실적과 영업건수, 채권관리 현황 등을 피고가 제공한 컴퓨터를 통하여 내부 전산관리 시스템에 입력하도록 하였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제공받은 사무실의 지정된 자리에서 근무하였고, 피고로부터 책상, 컴퓨터, 전화기 등의 사무집기를 제공받았다.
피고는 각 지점에 지점장을 두고 지점장 또는 중간책임자인 팀장에 대한 업무연락 공문을 통하여 업무지침 등을 전달하였다. 피고는 각 지점장에게 내부전산관리시스템에 채권회수계획을 입력하도록 하였고, 실적이 부진한 채권추심원들에 대해서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조치나 해촉 조치와 같은 대책을 검토하라고 지시하였다. 한편, 피고는 실적이 우수한 채권추심원에 대하여는 포상도 실시하였다.
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을 대상으로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금융감독원의 채권추심업무 가이드라인과 관련된 유의사항, 불법추심 근절에 관한 사항 외에도 채권추심활동에 필요한 전반적인 내용 및 영업성과 증대를 위한 추심기법 등을 정기 또는 수시로 교육하였다.
피고는 채권추심원 중 조회교육 불참자 및 일정 매출액 미만자를 부진 매출조직으로 선정하여 신규 채권 배정 금지, 보유 채권 임의 회수, 해촉 처리 등의 조치를 취한다는 관리기준을 설정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승낙 없이는 제3자를 고용하여 채권추심업무를 대행하도록 할 수 없었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기본급이나 고정급의 정함이 없이 본인의 채권회수액에 대한 일정률의 수수료를 매달 15일 정기적으로 지급받았고, 장기활동 수당, 매출 수당 등도 지급받았다.
판단
위 인정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 이 법원의 C단체에 대한 사실조회회신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계약의 형식에도 불구하고 그 실질은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계약관계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는 근로기준법의 적용대상인 근로자에 해당한다.
피고는 원고가 업무를 수행하는 구체적인 내용을 내부전산관리 시스템에 입력하도록 하고, 각종 업무상 지시, 관리기준 설정, 실적관리 및 교육 등을 함으로써 원고가 수행할 업무 내용을 정하고, 원고의 업무수행에 관하여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원고는 약 11년 9개월 동안 계속하여 피고의 채권추심원으로 종사하여 업무의 계속성이 인정된다.
원고는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았으나 수수료는 건별이 아닌 월별로 산정되어 매월 정해진 날짜에 정기적으로 지급되었고, 산정기준이 되는 수수료율과 할당 채권의 수는 피고의 업무수행과정에 대한 평가를 포함하여 등급별로 정해지게 되므로, 수수료가 업무수행의 결과물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격만 가지는 것이 아니라 원고가 제공한 노무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서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의 성격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을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얻은 소득이 시기별로 큰 편차를 보임을 알 수 있으나, 이는 위와 같이 수수료율이 실적 그 자체 및 실적을 포함한 업무수행과정 전반에 대한 평가기준과 연동되어 결정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불가피한 결과로, 그 것만으로 원고가 받는 수수료의 성격을 임금과 다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원고가 채권추심활동을 위한 일부 비용을 스스로 부담한 면이 있더라도, 피고가 원고에게 사무집기를 제공하고 내부전산관리 시스템을 이용하도록 하였으며, 원고로서는 피고가 배정한 채권의 추심과 관련하여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할 수도 없었고 피고에게 전속되어 피고의 업무만을 수행해 온 점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가 피고로부터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가 근무시간이나 근무장소에 대하여 피고의 엄격한 제한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이는 잦은 외근이 이루어지는 채권추심업무의 특성에 기인하는 것에 불과하다.
원고가 처음 피고와 체결한 위촉계약에는 원고의 지위에 관하여 ’자유직업소득자로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다‘라는 명시적인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와 별도로 업무수행방법, 사고방지의무, 수수료지급기준, 금지사항 등 취업규칙을 갈음할 만한 사항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고, 징계해고나 정리해고 사유에 해당하는 사유들이 계약해지 사유로 규정되어 있으며, 피고의 손해를 배상할 담보로 신원보증인과 신원보증서를 요구하는 규정이 있다. 원고의 입사 후 약 8년이 지난 2015년경부터 상호간에 위촉계약 대신 ’위임계약‘이 체결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임계약에서는 위촉계약에서 정하고 있던 위와 같은 취업규칙을 갈음할 만한 사항들이 상당 부분 완화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로 인하여 원고의 전체 재직기간에 걸쳐 형성되어 온 피고와의 계약관계의 기본 성격이 근로관계에서 위임관계로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가 피고의 취업규칙을 적용받지 않았고,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지 않았으며, 피고로부터 받은 수수료 등과 관련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다른 사회보장제도에서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들은 사용자인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를 들어 원고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쉽사리 부정할 것은 아니다.
퇴직금 청구에 대한 판단
피고의 퇴직금 지급의무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서 1년 이상 계속하여 영업중개업무 또는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다가 퇴사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퇴직금 액수의 산정
계속근로기간 산정
원고가 2007. 5. 4.부터 2019. 8. 7.까지 피고의 영업중개인 또는 채권추심원으로 근무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피고는 원고가 영업중개인으로 근무한 2007. 5. 4.부터 2008. 5. 31.까지는 계속 근로기간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피고는 채권추심인 뿐만 아니라 영업중개인에게도 업무지침을 전달하고, 영업실적을 전산관리시스템에 입력하게 하여 실적에 따라 순위를 정하는 등 업무성과 독려를 하였고, 금융감독원의 가이드라인에 대한 교육 외에 영업실적 증대에 도움이 되는 교육을 하는 등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던 점이 인정되고, 그 밖에 채권추심업무 및 영업중개업무의 내용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영업중개인 및 채권추심인으로 근무한 전체 기간 동안 근로관계가 단절 없이 지속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계속근로기간은 2007. 5. 4.부터 2019. 8. 7.까지인 4,479일로 산정함이 타당하다.
평균임금 및 퇴직금 산정
원고가 채권 추심 실적에 따라 지급받은 수수료는 전체 근로에 대한 대가로 지급된 것으로서, 매월 그 액수가 달라진다 하더라도 일정한 지급기준에 따라 계속적, 정기적으로 지급되어 왔으므로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해당하고, 원고의 평균임금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퇴직하기 이전 3개월 동안 원고가 지급받은 수수료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 일수로 나눈 금액이라 할 것이다.
다만, 근로기준법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의 퇴직을 즈음한 일정 기간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임금액 변동이 있었고, 그 때문에 위와 같이 산정된 평균임금이 근로자의 전체 근로기간, 임금액이 변동된 일정 기간의 장단, 임금액 변동의 정도 등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볼 때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게 산정된 것으로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이를 기초로 퇴직금을 산출하는 것은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출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의 정신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는 것이므로,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다른 방법으로 그 평균임금을 따로 산정하여야 한다. 그러나 근로자의 평균임금이 위와 같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다고 볼 예외적인 정도까지 이르지 않은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살피건대, 갑 제4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 피고 사이의 실질적인 근로관계가 단절되기 직전 3개월 동안의 근로에 대한 수수료 합계액은 7,149,860원(= 2,627,170원 + 1,689,280원 + 2,833,410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평균임금은 77,715원(= 7,149,860원 ÷ 92일, 원 미만 버림, 이하 같음)이 된다.
나아가, 위와 같이 계산한 원고의 평균임금 77,715원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이 근로관계 단절 직전 1년간의 평균임금인 82,694원(= 30,183,640원 ÷ 365일)의 93.9% 정도로서 통상의 평균임금에 비하여 현저하게 적은 예외적인 경우라고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가 지급받아야 할 퇴직금은 위 평균임금 77,715원에 따른 28,609,765원(= 77,715원 × 30일 × 4479/365)이 된다.
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28,609,765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 이후로 14일이 경과한 날임이 역수상 명백한 2019. 8. 22.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1. 11.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경정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