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의류 및 장신구의 제조, 도·소매업 및 수탁판매업, 의류 임가공업, 패션, 디자인 개발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피고는 피고가 생산한 제품을 판매하기 위하여 백화점 운영회사들과 사이에, 피고가 제조한 의류 등을 백화점에 공급하여 백화점 운영회사가 이를 판매한 후 그 판매수익에서 수수료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피고에게 지급하고, 백화점 내에서 판매 업무를 수행할 인력은 피고가 파견하기로 하는 내용의 백화점 특정매입 거래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원고들은 피고의 매장에서 피고 소유 상품을 공급받아 상품을 판매하고, 피고는 원고들이 그 상품 판매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함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판매대행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위 계약을 1년마다 갱신하면서 아래 의 ‘매장‘란 기재 각 해당 매장에서, ’업무개시일’란 기재 각 해당일부터 매장을 운영하며 피고의 상품판매 업무를 수행하다가, ’업무종료일’란 기재 각 해당일에 위 업무를 종료하였다.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계약의 내용은 상호간에 수수료율 등 개별 내용에서 원고별로 다소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그 내용이 동일하고, 이 사건과 관련되는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A에게 36,667,350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6. 15.부터, 원고 B에게 47,077,930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12. 15.부터, 원고 C에게 23,298,210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5. 24.부터 각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은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각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비록 피고와 형식적으로는 판매대행계약을 체결하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들은 독립된 사업자의 지위에서 피고의 위탁을 받아 상품을 판매하고 위탁수수료를 받아왔을 뿐,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소정의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①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②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③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④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⑤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⑥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⑦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판 단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채택한 증거, 갑 제4 내지 1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피고는 백화점에 입점한 피고의 매장을 운영하며 상품판매 및 재고관리를 담당할 매장관리자로서 원고들과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고,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는 방식으로 계약관계를 지속하였다.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보수로 ‘수수료’를 지급받았다. 수수료는 원고들이 당월 정산분에 대한 판매수수료의 청구용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여 월말 마감 후 익월 3일까지 피고에 제출하면, 피고가 매월 마감 후 익월 말일까지 원고들 명의의 통장으로 현금으로 지급하였다(이 사건 계약 제9조). 원고들은 ‘정상’ 제품과 ‘행사’ 제품 및 ‘균일’ 제품 판매분에 대해 개별 수수료율을 적용한 매장 매출수수료를 변동수수료로서 지급받았는데(이 사건 계약 제8조), 위 ‘정상’ 및 ‘행사’, ‘균일’ 판매분에 적용되는 개별 수수료율은 원고별로 상이하다. 수수료 자체는 원고들의 판매 금액에 연동하므로 매출실적에 따라 상한과 하한 없이 지급되었고, 이에 따라 실제로 지급된 수수료는 원고별로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개별 원고가 지급받은 월별 수수료 간에도 상당한 편차가 있다.
원고들은 피고가 지정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였고, 피고의 사전 서면동의 없이 할인판매를 하거나 상품증정을 할 경우 그 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였다.
원고들은 피고에게 거래보증금을 제공하고, 피고가 공급한 상품에 대한 훼손, 멸실, 분실, 도난, 화재 등으로 발생한 일체의 위험은 원고들이 부담하였다.
매장의 인테리어 비용은 피고의 사전 동의를 얻어 지출한 비용만 피고가 부담하고, 매장의 판매 및 재고 관리를 위한 사무자동화기기 및 그에 수반되는 응용프로그램은 원고들이 부담하였다.
피고는 카카오톡 등을 이용하여 원고들에게 업무와 관련된 공지사항과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보고를 받기도 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을 대상으로 품평회, 상품설명회 등의 교육 및 회의를 실시하였고, 위 교육 및 회의에서 원고들과 같은 매장관리자에게 상품 판매업무 등에 관한 지시사항을 전달하였다.
원고들은 직접 자신의 명의로 판매사원을 채용하고 자신의 계산으로 판매사원들에 대한 급여를 지급하였으며, 위와 같은 판매사원의 채용 여부, 채용조건, 휴가사용, 출퇴근 등에 대하여 피고의 관여 없이 원고들이 독자적으로 결정하거나 관리하였다.
원고들은 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여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피고를 사업장으로 하는 국민건강보험, 국민연금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되지 아니하였다.
원고들의 근무시간은 백화점의 운영시간에 따라 정해졌고, 피고의 본사 직원이 별도로 원고들의 휴가를 통제하지는 아니하였으나, 원고들은 피고에게 다음 달 휴무일정을 통지하였다.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들은 판매실적에 따라 상한 또는 하한이 없는 수수료를 지급받아 판매사원의 급여, 일부 매장 운영비용을 지출하여야 했으므로, 일정 정도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였다고 보아야 하고, 위 수수료를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으로 보기 어렵다.
피고는 원고들의 영업활동 능력이 부족하여 계약내용을 원만히 이행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등에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할 수 있기는 하나, 원고들의 판매실적이 피고의 수익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이상 피고가 원고들에게 매출실적을 높이라는 지시를 하였다는 것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는 원고들이 판매할 상품의 가격을 정하고 원고들이 임의로 할인판매를 하지 못하게 하였으나, 백화점 위탁판매는 전국 백화점에서 통일된 방법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고 원고들이 판매하는 의류 제품은 다른 품목에 비해 계절 변경에 따라 자주 상품이 교체되므로, 판매 자체는 원고들이 담당하더라도 상품 가격, 상품 진열 방식, 매장 배치 등에 대한 피고의 관여는 불가피한 면이 있다.
원고들은 백화점 영업시간(개점 시간부터 폐점시간까지)에 맞추어 근무하였으나, 이는 피고가 백화점 등과 별도로 체결한 백화점 입점계약에 의해 백화점에서 피고의 매장을 운영하기로 함에 따라 원고들의 근무 장소가 백화점인 특성에서 비롯된 것일 뿐이다. 피고는 원고들의 구체적인 출퇴근 시간을 통제하거나 원고들의 출근 여부를 확인하지는 않았다.
피고가 원고들과 같은 매장관리자들을 대상으로 교육 및 회의를 실시한 것은 이들이 판매하는 상품이 피고가 제조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브랜드의 통일성을 확보하고 이들의 상품에 대한 이해와 매출실적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피고는 원고들이 고용한 판매사원의 채용 여부에 관하여 직접 관여한 바는 없었고, 판매사원에 의해 원고들의 업무가 일정 정도 대체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종속성 및 전속성의 정도는 약하다고 판단된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매출 실적을 강조하면서 매장별 매출 증진을 독려하였으나, 원고들의 매출 실적이나 근무 상황을 이유로 피고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거나 수수료를 삭감하는 등의 불이익을 준 것으로는 보이지는 않는다.
피고가 원고들의 매장 안정화를 위해 원고들에게 지급한 지원금 등을 근로 자체에 대한 기본급이나 고정급의 지급에 준하여 보기 어려우며, 원고들은 판매실적에 따라 상한이나 하한이 존재하지 않는 수수료를 지급받아 자신의 계산으로 급여, 운영비용 등을 지출하는 방식으로 독립적으로 사업을 영위하였다고 보인다.
소결론
결국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퇴직금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연주
각주1) 갑 제2호증(원고 A와 피고 사이의 판매대행계약서)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가단5262048
판결선고
2022. 12. 27.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