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4. 1. 선고 2020가합505129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는 정보통신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 통신사업자인 주식회사 D(이하 ‘D’라고 한다)와 서울 송파․강동 및 하남 지역의 5G 통신설비 설치․철거․증설․유지보수 용역에 관한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위 용역을 도급받아 수행하여 왔다.

2)

원고 A은 2014. 1. 19.경부터, 원고 B은 2014. 9. 1.경부터 각 2019. 10. 31.경까지 피고가 D로부터 도급받은 용역 중 통신설비(무선중계기) 설치․보수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나.

노동청 진정사건 경과

1)

원고들은 2019. 11.경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동부지청(이하 ‘고용노동청’이라고 한다)에 피고로부터 일방적으로 해고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임금, 퇴직금,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을 이유로 피고에 대한 진정을 제기하였다.

2)

그러나 고용노동청은 2020. 1. 28.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법 위반사항이 없다는 이유로 위 진정사건을 행정종결 처리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2,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피고는 2019. 10. 31. 원고들을 해고하였는데, 이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여 해고 사유 및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있을 뿐만 아니라, 정리해고의 요건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무효이다.

나.

피고

1)

피고는 원도급인인 D로부터 도급받은 용역 중 일부를 원고들에게 하도급 준 것이므로, 원고들과 피고는 도급관계에 있었다.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2)

설령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원고들은 계약기간의 경과로 피고와의 근로계약이 당연히 종료되고, 취업규칙 등이 적용되지 않아 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없으므로, 해고 대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3.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8다292418 판결, 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20호증, 을 제3 내지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업무수행 방식

가)

원고들은 각자 팀장과 1~2명의 팀원으로 이루어진 팀을 구성하여 팀별로 통신설비(무선중계기) 설치․보수 등 작업(이하 ‘작업’이라고 한다)을 수행하였는데, 원고들은 각 팀의 팀장에 해당하였다. ‘원고 B 팀’은 팀장인 원고 B과 팀원인 F으로 이루어졌고, ‘원고 A 팀’은 처음에는 팀장인 원고 A과 팀원인 G, H으로 이루어졌다가, 2016년경부터는 원고 A과 G로만 이루어졌고, 2019. 2.경부터 약 5개월 동안은 작업량의 증가로 인해 원고 A의 친구인 I이 팀원으로 추가되었다. 팀의 일부 구성원이 사정상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필요에 따라 임시로 대체인력이 투입되었는데, 대체인력은 원고들이 자체적으로 구하거나 피고가 대신 구해 주기도 하였다.

나)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업무가 배정되면 서울 송파구 J에 위치한 피고의 현장사무실에 방문하여 구체적인 작업내용과 작업장소가 기재된 설계서(‘5G 신규 장비 시설 설계서’ 등의 명칭으로 되어 있다), 작업에 필요한 장비 및 자재를 제공받은 다음, 현장(피고는 이를 ‘국소’라고 지칭하였다)으로 가서 작업을 진행하였다. 원고들은 보통 배정된 당일에 작업을 완료하였으나, 불가피하게 다음 날까지 이어서 작업하는 경우도 있었다.

다)

원고들은 해당 작업을 완료하면 D가 운영․관리하는 전산프로그램인 ‘K’에 통신설비가 설치된 모습 등 작업이 완료되었음을 알 수 있는 현장사진과 함께 작업내용을 간략하게 기재하여 업로드하였는데, 피고는 D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아 원고들에게 K ID 및 비밀번호를 발급하여 주고, 작업현장별로 폴더를 생성하였다. 이와 별도로 원고들은 피고가 마련한 ‘작업일보’ 양식에 구체적인 작업내역을 기재한 다음 이를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2)

카카오톡을 이용한 업무연락

가)

피고의 담당 직원과 각 팀의 구성원들로 구성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이 개설되었는데, 팀별 단체대화방과 모든 팀이 포함된 단체대화방이 존재하였다.

나)

피고의 담당 직원은 위 단체대화방을 이용하여 원고들에게 작업 일정(취소되거나 연기된 일정 포함), 작업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작업장소의 건물주 연락처, KID 및 비밀번호 등)를 공유하거나, 원고들이 당일 작업한 내역, 원고들의 현재 위치, 다음 날 출근 가능 여부 등을 확인하였고, 각종 공지 내지 주의사항(우천 시 철거 금지, 작업 시 기초안전보건교육증 지참, 작업 중 안전장비 착용 및 흡연 금지 등)을 전달하기도 하였다. 원고들이 위 단체대화방에서 ‘특정 자재․장비가 작업현장에 구비되어 있지 않거나 부족하다’는 메시지를 보내면, 피고의 담당 직원은 퀵서비스 등을 통해 필요한 자재․장비를 제공해 주었다. 원고들은 위 단체대화방에서 피고의 담당 직원에게 작업 완료 사실을 알리고, 작업이 완료된 사진을 업로드하였다.

3)

출․퇴근 및 작업일수

가)

원고들은 작업이 있는 날에는 업무 배정, 설계서 및 장비․자재 수령을 위해 통상적으로 아침 7~8시에 피고의 현장사무실로 출근하였고, 작업이 없는 날에는 출근하지 않았다. 원고들은 작업이 완료되면 현장에서 바로 퇴근하였고, 퇴근시간은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에 따라 유동적이었다.

나)

원고들의 휴일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았고, 다만 피고의 담당 직원들이 쉬는 일요일에는 원고들도 쉬는 경우가 많았다. 원고들은 개인 사정으로 작업 수행이 어려운 경우에는 이를 사전에 피고에게 알리고 출근하지 않았다.

다)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배정된 업무가 있는 경우에만 출근하여 작업을 수행하였고, 그 결과 원고들의 작업일수는 원고별, 월별로 상당한 편차가 있었다. 2018. 5.경부터 2018. 9.까지는 작업량이 많지 않았던 관계로, 원고들은 원고 B 팀이 작업 전체를 수행하기로 자체적으로 협의하였고, 그에 따라 원고 A 팀은 위 기간 동안 작업을 전혀 수행하지 않았다.

라)

원고 B은 2017. 12.경부터 2018. 2.경까지 약 3개월간 피고가 아닌 다른 회사에서 용역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위 기간에도 피고로부터 요청받은 작업을 종종 수행하였다.

4)

보수 산정 및 지급방식

가)

D는 공정의 속성 및 난이도 등을 고려하여 각 용역마다 용역대금을 개별적으로 산정하여 피고에게 지급하였고, 피고는 D가 산정한 원가계산서상 직접노무비에 일정 요율(50%, 53% 등)을 적용한 금액을 ‘해당 용역을 수행한 팀의 전체 보수’로 산정하였다(작업에 따라 정액으로 정해지는 경우도 있었다).

나)

원고들은 위와 같이 산정된 팀별 보수액에 대하여 팀원들과 협의하여 그 지급비율을 자율적으로 정하였다. 그에 따라 원고 B 팀은 팀장과 팀원이 5:5의 비율로 나누어 지급받은 반면, 원고 A 팀은 팀원이 2명인 경우에는 팀장이 40%, 팀원들이 각 30%씩 지급받았고, 팀원이 1명인 경우에는 팀장이 60%, 팀원이 40%를 지급받았다.

다)

피고는 원고들과 팀원들을 모두 일용근로자로 신고한 후 이들에게 월별로 보수를 지급하였고(작업을 수행하지 않은 달에는 보수가 지급되지 않았다), 위 보수에 대하여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여 납부하였다.

5)

장비 및 자재 조달

가)

피고는 원고들에게 통신장비(통신안테나, 정류기, 접지저항측정기, 케이블 계측기 등), 철자재, 전선(급전선, 전원선), 벽돌, 부자재를 제공하였는데, 그중 통신장비와 철자재는 D에서 지급된 것이다. 케이블 계측기의 경우 원고들이 월 13~14만 원의 대여비용을 부담하였다.

나)

원고들은 작업 수행 과정에서 자신들의 차량을 이용하여 이동하였고, 주차비가 발생하면 이를 직접 부담하였다. 또한, 원고들은 펜치, 니퍼, 드릴 등 공구의 경우 각자 자신의 것을 사용하였다.

다)

원고들은 필요한 경우 피고의 소유인 공사용 표지판, 안전펜스, 라바콘, 락카, 삽, 지게, 사다리, 양수기, 발전기 등을 사용한 후 이를 반납하였다.

라)

피고는 원고들에게 안전화, 안전모(D 및 피고의 명칭이 기재되어 있다) 등 안전장비를 지급하였고, 계절에 따라 방한복, 방한화, 핫팩, 우비, 포도당 알약 등을 지급하기도 하였다.

6)

기타

가)

원고들은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다.

나)

피고는 정기적으로 또는 수시로 원고들에 대하여 안전교육 및 공법교육을 실시하였고, 원고들을 비롯한 각 팀의 팀장들을 대상으로 작업 일정을 공유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팀장회의를 실시하였다.

다)

D는 2019년경 원고들에 대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협력업체인 피고에 대하여 벌점을 적용하였다.

다.

판단

위 인정사실과 앞서 채택한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1)

업무 수행에 대한 피고의 상당한 지휘․감독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움

가)

도급관계에서도 도급인은 계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그 범위 내에서 수급인에게 적정한 지시를 할 수 있는데(민법 제669조는 ‘수급인이 완성한 목적물의 하자가 도급인이 제공한 재료의 성질 또는 도급인의 지시에 기인한 경우에는 수급인의 책임이 면제된다’는 취지로 규정함으로써 도급관계에서 도급인의 지시가 있을 수 있음을 예정하고 있다), 이러한 지시에는 도급업무의 범위와 내용을 지시하고, 수급인이 수행한 업무를 확인․검수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나)

피고는 작업설계서 내지 작업지시서를 통해 원고들이 수행해야 할 통신설비(무선중계기) 설치․보수 등 업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하였고, 원고는 작업설계서 등에 기재된 작업 내용과 방법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다. 그러나 도급계약에서도 도급인은 계약상의 급부 이행과 관련하여 급부의 종류, 범위, 시간과 장소, 순서,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고, 이 경우 수급인은 도급계약에서 정한 세부사항에 따라 급부를 이행할 계약상의 의무를 부담하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상당한 지휘․감독 관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

원고들과 피고의 담당 직원은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통해 작업과 관련한 업무연락을 수시로 주고받았는데, 그 대화 내용을 살펴보면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내린다거나 원고들의 근태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상호 간 작업일정이나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자 역할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피고의 담당 직원이 원고들에게 각종 공지사항과 주의사항을 전달하기도 하였지만, 주로 작업 시 기초안전보건교육증 지참, 작업 중 흡연 금지 등과 같이 ‘작업과정의 안전’에 관한 내용이었다. 피고도 작업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한 책임자로서 작업현장의 안전을 관리하고 사고를 예방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들에게 안전에 관하여 지시를 하고 미리 주의를 환기할 필요가 있었다. 원고들에 대한 안전교육도 그러한 차원에서 실시된 것으로 보인다.

라)

원고들은 작업을 수행한 뒤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통해 피고의 담당 직원에게 작업 완료 사실을 알리는 외에, D가 운영․관리하는 전산프로그램인 K에 작업이 완료된 현장사진을 업로드하고, 작업내역을 기재한 작업일보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업무 수행 결과를 피고에게 사후적으로 보고한 것에 그치고, 피고가 원고들이 작성한 작업일보 등 보고 내용에 관하여 별도로 결재절차를 거친다거나 이를 근거로 원고들의 업무수행능력 또는 업무성과를 평가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

마)

원고들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피고가 업무지시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측면이 일부 있기는 하지만, 피고가 도급계약에서 도급인이 행사할 수 있는 지시권의 정도를 넘어 원고들에 대하여 상시적으로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하는 등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사용종속관계를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평가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바)

원고들은 피고의 취업규칙, 복무규정, 인사규정 등을 적용받지 않았다(원고들은 피고로부터 ‘팀장’으로 호칭되었지만, 이는 피고의 인사규정 등에 따른 정식 직책이 아니라 편의상 붙여진 호칭에 불과하다). 그 밖에 피고가 원고들과 같은 통신설비 설치․보수 용역자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별도의 규정이나 지침을 마련하여 그 준수를 요구하였다는 사정도 찾을 수 없다.

2)

피고가 근태관리를 하거나 인사권․징계권을 행사한 사실이 없음

가)

통신설비(무선중계기) 설치․보수 등 작업은 팀별로 수행되었는데, 원고들은 각자 팀장으로서 팀원 수와 팀원 구성을 자율적으로 결정하여 자신의 팀을 조직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피고는 원청인 D의 요구에 따라 2인 이상 팀을 이룰 것을 요구하였고, 그에 따라 원고들은 2인 이상의 팀을 구성하여 입사 지원을 한 다음 피고의 면접을 거쳐 채용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원고들이 구성한 팀에 관하여 팀원 수의 증감 또는 일부 팀원의 교체를 요청한다거나, 사전에 실질적인 면접절차를 진행하는 등 원고들과 팀원들에 대하여 사실상 채용권한을 행사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나)

원고들의 출․퇴근시간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았다. 원고들은 업무가 배정되는 날이면 주로 이른 아침시간에 피고의 현장사무실에 방문하기는 하였지만, 이는 본격적인 작업시간 이전에 필요한 설계서와 장비․자재를 제공받기 위한 것으로 보일 뿐, 일정 시간까지의 출근이 의무적으로 강제된 것은 아니었고, 퇴근 역시 그날의 작업을 완료한 이후 자유롭게 이루어졌다. 피고는 원고들의 출․퇴근시간을 기록하거나, 원고들에 대하여 불성실한 근태 등을 이유로 징계 내지 제재를 가하거나 일정한 불이익을 준 사실이 없다.

나아가 원고들은 업무 수행이 어려운 사정이 생긴 경우에는 피고에게 미리 알리기만 하면 휴가일수 등의 제한을 받지 않고 얼마든지 쉬는 것이 가능하였다. 작업량이 많지 않은 기간에는 원고 A 팀과 원고 B 팀이 자체적으로 작업일정을 조율한 결과 원고 B 팀만 작업을 수행하기도 하였는데, 이에 대해 피고는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의 업무 수행이 외부에서 이루어지는 특성상 근무시간이나 근무장소에 관하여 엄격한 제한․관리가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원고들이 피고가 지정한 근무시간 및 장소에 구속되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3)

원고들에게 지급된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라고 보기 어려움

가)

원고들은 기본급이나 고정급의 정함이 없이 대체로 ‘D가 산정한 용역별 용역대금에 일정한 요율을 적용한 팀별 보수액 중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수로 지급받았는데, 팀장과 팀원(들) 간 보수 분배비율은 팀 내에서 자율적으로 정하였고, 같은 팀 내에서도 팀원 수의 변동에 따라 그 비율이 달라지기도 하였으며, 피고는 팀 내 보수 분배에 관해서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이는 근로계약에 따른 급여 산정방식이라기보다는 도급계약에 따른 도급대금 산정 및 분배방식에 가깝다.

나)

원고들은 자신들이 수행한 작업량에 비례하여 보수를 받았기 때문에, 원고들 사이에 보수의 액수에 편차가 있었을 뿐 아니라, 같은 원고가 지급받는 보수의 액수도 월별로 편차가 있었다.

4)

원고들은 어느 정도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함

가)

앞서 본 것처럼 피고에 의해 산정된 팀 전체 보수를 팀장과 팀원들이 나누어 갖는 구조이기 때문에 팀원들의 보수액에 따라 원고들의 보수액도 달라지는데, 원고들은 구성원 간 보수 분배비율을 자유롭게 정하거나 팀원 수를 변경함으로써 팀원들에게 지급되는 보수의 정도를 조정할 수 있었다.

나)

팀 구성원 중 일부가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는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방법으로 제3자로 하여금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것이 가능하였다. 피고는 대체인력에 의한 작업 수행에 관하여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필요한 경우 직접 대체인력을 구하기도 하는 등 제3자의 업무대행을 사실상 허용하여 왔다. 통신장비 설치․보수 작업의 속성상 제3자의 업무대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고도의 전문성과 기술성을 요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통신장비와 자재, 안전장비 등을 제공하고 사다리 등 기타 공사장비를 무상으로 사용하게 하였다. 그러나 다른 한편 원고들은 작업현장으로 이동할 때 자기 소유의 차량을 이용하였는데 유류비나 주차비 등 차량 관련 부대비용을 피고로부터 지원받은 사실이 없고, 자기 소유의 작업공구를 사용하였으며, 피고로부터 제공받은 일부 통신장비에 대해서는 그 대여비용을 부담한 정황도 엿보인다. 도급관계에서도 도급인은 수급인에게 장비와 자재를 제공할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이 피고가 원고들에게 장비와 자재를 일부 제공하였다는 사정은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를 인정하는 주요 요소로 보기는 어렵다.

5)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전속성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약함

피고는 원고들의 겸업을 금지하지 않았고, 원고 B은 실제로 피고로부터 배정받는 업무량이 적었던 기간에는 약 3개월간 동종 내지 유사업체에서 용역을 수행하였는데, 심지어 그 기간 중에 피고의 용역업무와 병행하기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원고 B이 피고를 퇴사하여 다른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3개월 뒤에 재입사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퇴사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받았다는 등 그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전혀 없는데다가, 원고들이 주장하는 퇴사기간에도 원고 B이 피고로부터 배정된 업무를 일부 수행하였다는 점에서 위 주장은 더더욱 받아들일 수 없다.

6)

피고가 근로계약의 형식을 갖출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존재함

피고가 D와 체결한 도급계약에 따르면, 피고는 D로부터 도급받은 용역을 하도급 주는 경우에는 D에 신고를 해야 하고, 개인에게 하도급 주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들의 용역 수행과 관련하여 D에 별도로 신고한 사실이 없고, 원고들은 개인에 불과하였으므로 피고가 하도급으로 신고할 수도 없었다.

따라서 피고로서는 D와의 도급관계를 고려하여 원고들을 근로자로 고용한 것과 같은 형식을 갖추고 그에 수반되어야 하는 제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피고가 원고들과 팀원들을 피고의 일용근로자로 신고한 뒤 이들의 보수를 월별로 지급하고 이에 대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여 납부한 것, 원고들을 4대 보험에 가입시킨 것, 원고들에 대하여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안전교육’을 실시하였다는 내용의 일지를 작성한 것 등이 모두 그러한 조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원고 B도 피고에 대한 진정사건과 관련하여 고용노동청에서 ‘당초 사업자등록을 하여 사업소득세를 납부하고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려고 하였으나, 피고가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하여 근로소득세를 납부하고 4대 보험에 가입한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나아가 D가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근로계약서 미작성에 관하여 지적하고 벌점을 부과하였을 때도, 피고가 원고들과의 실질적인 도급관계를 들어 반박하는 것은 D와의 도급계약 내용 위반을 스스로 인정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현석(재판장) 오주훈 성창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