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7. 7. 선고 2020가합547130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 B에게 534,15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6. 16.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 A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 B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원고 A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 A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경영자문 및 컨설팅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소외 D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는 자동제어분야 엔지니어링 및 소프트웨어 지원, 전기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피고는 소외 회사 경영권 및 주식을 인수하기 위하여 2015. 1. 23. 소외 회사의 최대주주이던 E과 사이에, 피고가 E 및 특수관계인(원고들 포함)으로부터 소외 회사발행주식 총 80,000주 중 62,769주(지분율 78.46%)를 양수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고, 같은 날 소외 회사의 임직원이던 원고들과 사이에 원고들 소유의 소외 회사 주식의 양수도거래 조건에 관하여 합의하였다(이하 ‘이 사건 합의’). 합의내용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다.

피고는 2015. 2. 27. E(특수관계인 포함)으로부터 위 주식양수도계약에 따라 소외 회사의 주식을 이전받았고, 같은 날 피고가 지정한 F이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위 2015. 2. 27.을 소외 회사에 대한 경영권 양수도일로 볼 수 있다). 피고는 같은 날 원고들로부터 소외 회사 주식 각 5,538주를 양수하는 내용의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였다.

라.

이후 원고들은 소외 회사에서 계속 근무해 오다가 원고 A은 2018. 2. 28.경, 원고 B은 2020. 6. 30.경 각 퇴사하였다.

마.

소외 회사는 비상장회사로서 아직 주권이 발행되지 않은 상태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6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A의 청구에 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원고 A은, 경영권 양수도일(2015. 2. 27.)로부터 3년 이상 소외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하였고, 피고는 그 사이에 위 합의서 제2조 2)항에서 정한 잔여주식 인수 권을 행사하지 않았는바, 피고는 위 합의서 제3조에 따라 원고 A의 잔여주식을 1주당 225,000원에 인수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위 합의서 제2조 1), 2)항에 의하면 원고 A이 5년 이상 소외 회사에서 근무한 경우에만 피고가 잔여주식을 주당 225,000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것인데, 위 합의와 달리 원고 A이 3년 만에 퇴직하였으므로, 피고는 잔여주식을 인수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다툰다.

나.

판단

위 합의서 제2조 1)항에서 ‘특수관계 양도인은 질병, 사고, 해고 등의 이유로 사퇴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5년 동안 신의성실의 원칙을 준수하면서 근무할 의무를 지기로 한다.’라고 정하였고, 같은 조 2)항에서 ‘특수관계 양도인이 위 의무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양수인이 잔여주식을 인수할 권리를 가지되, 그 인수 가격은 위 양도인의 근무기간에 따라 차등하기로 한다.’라고 정하였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러한 합의서의 문구, 맥락과 전체적인 체계, 그리고 다음의 사정들을 모두 종합하여 볼 때 질병, 사고, 해고 등의 불가피한 사유가 없었음에도 경영권 양수도일로부터 3년 만에 퇴사한 원고 A의 경우에는 피고에게 잔여주식 인수의무를 지울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원고 A은, 이러한 해석이 근로자의 퇴직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하여 근로기준법에 위반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합의서 내용은 잔여주식 인수의무에 관한 것일 뿐 원고 A의 퇴직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며, 피고는 위 원고에 대한 사용자의 지위에 있지도 아니하므로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를 논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 A의 주장은 이유 없다.

○

위 합의서 제3조 1), 2)항에 따르면, 양수인은 경영권 양수도일로부터 5년이 지난 시점부터 잔여주식을 1주당 225,000원에 인수할 의무를 부담하고, 다만 경영권 양수도일로부터 2년 ~ 5년의 기간 내에 질병, 사고, 해고 등의 이유로 퇴사하거나 양수인이 잔여주식 인수에 동의하는 경우에 한하여 잔여주식 인수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즉 질병, 사고, 해고 등 불가피한 사정이 없음에도 5년 내에 퇴사하는 경우에 대하여는, 위 합의서 제2조 2)항에 따라 양수인이 위 인수가격(225,000원)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잔여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질 뿐이고, 인수의무를 부담하지는 않는다.

○

이 사건 합의는 5년 내에 불가피한 사유로 퇴사한 경우와 임의사직의 경우를 구별하여 양수인의 잔여주식 인수의무에 대해 달리 정하는 것으로서, 원고 A이 소외 회사에서 차지하는 역할이나 비중 등을 고려할 때 양자의 경우를 다르게 취급하는 것이 특별히 불합리해 보이지는 않는다.

○

원고 A은, 위 합의서 제3조 2)항은 ‘본조 1)항에서 5년이 지난 시점에 특수관계 양도인이 이미 퇴사하였거나 (…) 경우 인수가액은 주당 225,000원으로 한다.’라고 정하고 있는데, 위 원고가 5년 내에 퇴사를 하였으나 피고에게 인수요청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5년이 경과하였으므로 위 조항에 따라 피고에게 잔여주식 인수의무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경영권 양수도일로부터 5년 이내에 특수관계 양도인이 질병, 사고, 해고 등의 사유로 퇴사하거나 양수인이 동의하는 경우에 한하여 잔여 주식 인수의무를 부담시키고 있는 위 합의서 제3조 1)항 단서의 내용과 모순되는 해석일 뿐 아니라, 5년 내에 질병, 사고, 해고 등의 불가피한 사유로 퇴사한 경우와 임의사직의 경우 사이에 아무런 차이를 두지 않게 되는 결과가 초래되어 피고에게 지나치게 불리하다. 따라서 위 합의서 제3조 2)항은 5년 이후에 퇴사한 경우를 전제로 인수가액을 정하는 조항으로 봄이 상당하다.

○

원고 A이 경영권 양수도일로부터 3년이 지난 2018. 2. 28.경 질병, 사고, 해고 등의 불가피한 사유 없이 소외 회사에서 퇴직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원고 A도 특별히 다투지 않고 있다.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 A은 퇴사 후 불과 한 달 뒤인 2018. 3. 23.경 배전반 및 전기자동제어반 제조업 등을 주된 업종으로 하는 G 주식회사의 유일한 사내이사로 선임된 사실이 인정되는데, 위 사실에 의하면 원고 A은 이직(移職)을 위하여 소외 회사를 그만두었던 것으로 보인다.

3.

원고 B의 청구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잔여주식 인수의무

원고 B이 경영권 양수도일인 2015. 2. 27.부터 5년 이상 소외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2020. 6. 30.경 퇴사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피고는 위 합의서 제3조에 따라 원고 B의 잔여주식 2,374주를 1주당 225,000원에 인수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및 판단

1)

피고의 주장

H가 발주하는 ‘I 전동송풍 시스템 교체’ 사업(이하 ‘기존 사업’) 수주 관련 업무를 맡아 추진하고 있던 원고 B은 H가 위 사업을 연기하는 대신 그 중 일부를 따로 떼어 ‘I 1제선 공장 1송풍 DCS Control System’ 사업(이하 ‘후속 사업’)으로 추진함을 알게 되었음에도 2020. 1.경 소외 회사에게는 H가 관련 사업을 전부 연기했다고만 보고하고 후속 사업에 관해서는 일절 보고하지 않았으며, 이후 다른 업체인 J가 이를 수주할 수 있도록 중개하는 등 소외 회사에 대한 배임행위를 하였다. 이는 위 합의서 제2조 1)항에서 정한 신의성실의무를 위반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 B의 잔여주식을 인수할 의무가 없다.

2)

판단

위 합의서 제2조 1)항이 특수관계 양도인에게 5년 간 근무할 의무를 지우고, 같은조 2)항이 양수인의 잔여주식 인수가격을 양도인의 ‘근무기간’에 따라 차등하고 있을 뿐, 양도인의 신의성실의무 위반에 따라 양수인에게 잔여주식 인수 의무를 부담하지 않도록 하는 근거조항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 B의 신의성실 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소외 회사에게 손해가 발생할 경우 소외 회사가 그 배상을 청구함은 별론으로 하되, 피고가 그와 같은 이유를 들어 잔여주식 인수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는 없다. 나아가 갑 제8, 9, 11호증, 을 제4~19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증인 K의 일부 증언, 원고 B 본인신문 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 B이 재직 중 소외 회사에 대한 배임행위 등 신의성실의무를 위반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피고의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

기존 사업의 주요 내용은 I 공장의 전동송풍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교체하는 내용이고, 후속 사업의 주요 내용은 I 제1제선 공장 1송풍 부분의 노후화 판넬과 제어케이블을 정리·교체하는 내용으로서 그 사업 범위와 내용에 다소 차이가 있다.

○

판넬 등 교체 후 예정된 소프트웨어 공사 부분이 소외 회사의 주된 사업 분야에 해당하고, 소외 회사가 과거에 J 등으로부터 판넬 등 하드웨어 제품을 공급받아 이를 설치하는 사업을 수주하여 진행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H와 J는 다양한 사정들을 모두 고려하여 후속 사업에 관한 계약 상대방을 정한 후 해당 계약을 체결하였을 것으로 보이는데(특히 판넬 등 하드웨어 제품과 관련하여 소외 회사를 배제할 경우 J와 H 모두 비용 절감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 B이 J와 H의 계약 체결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어떠한 역할을 하였는지를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

원고 B이 J 작성의 제작추진계획서(2020. 8. 20. 작성된 문서로 보인다)에 관련자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 B이 후속 사업과 관련하여 소외 회사를 의도적으로 배제하려 하였다거나, H와 J 사이의 계약 체결에 관여한 사실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3)

소결론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 B에게 잔여주식 매매대금 534,150,000원(= 2,374주 × 1주당 225,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0. 6. 16.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피고의 매매대금 지급의무는 원고 B의 잔여주식 인도의무 또는 잔여주식 양도에 대한 원고 B의 소외 회사에 대한 통지의무와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주식의 양도에 있어서 주권이 발행된 경우에는 그 주권을 교부하여야 하지만(상법 제336조 제1항) 주권이 발행되지 않은 경우에는 지명채권 양도에 관한 일반원칙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표시만으로 주식양도의 효력이 발생하고(대법원 2017. 3. 23. 선고 2015다24834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주권발행 전 주식을 양수한 사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양도인의 협력을 받을 필요 없이 단독으로 자신이 주식을 양수한 사실을 증명함으로써 회사에 대하여 그 명의개서를 청구할 수 있는바(대법원 1995. 5. 23. 선고 94다36421 판결, 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5다71795 판결 참조), 소외 회사의 발행주식과 관련하여 주권이 발행되지 않았음은 앞서본 바와 같고, 원고 B이 이 사건 소장의 송달로 피고에 대하여 잔여주식을 양도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자신의 주식양도의무를 이행제공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동시이행항변은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 B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원고 A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김종민(재판장) 인형준 황해철

각주1) 피고는 원고 별로 각각의 합의서(갑1-1, 갑2-1)를 작성하였는데, 그 합의서의 주된 내용은 동일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