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울산, 아산, 전주에 공장을 두고 자동차 및 그 부품의 제조·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주식회사 L(이하 ’L‘이라고 한다)과 사이에 울산에 있는 피고 공장에서 구내버스, 의전차량 운영업무 등을 L에 위탁하는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들은 별지1 ’업체입사일‘ 기재 각 일자에 L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울산에 있는 피고 공장에서 통근버스, 구내버스 및 의전차량 운전기사로서 운전업무(이하 ’이 사건 운전업무‘라고 한다)를 수행하거나 정비기사 또는 주유원으로서 차량정비(이하 ’이 사건 정비업무‘라고 한다), 공장 내 차량 주유 업무(이하 ’이 사건 주유업무‘라고 한다)를 담당하였다(이하 원고들이 수행한 각 업무를 통칭할 때에는 ’이 사건 위탁업무‘라고 한다).<1>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 내역은 별지2 표 기재와 같다.
위탁업무의 내용
피고가 2018. 1. 1. L과 사이에 체결한 업무위탁계약(이하 ’이 사건 위탁계약‘이라고 한다)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로부터 제공받은 모든 시설, 기기, 비품, 관련 UTILITY에 대하여 L이 모든 관리책임
피고가 2019. 2. 27. L과 사이에 체결한 구내버스 운행 도급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피고와 L 사이에 체결된 업무위탁계약의 실질은 L에 고용된 원고들로 하여금 피고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하고, 원고들은 피고 울산공장에 파견되어 피고 직원들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으면서 이 사건 위탁업무를 수행하였다.
따라서 1) 1998. 2. 20. 법률 제5512호로 제정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고 한다) 제6조 제3항 본문에 따라 원고 B, C, F, J은 파견근로를 시작한 날로부터 2년의 기간이 만료한 다음날부터 고용이 간주되므로 위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는 확인을 구하는 한편, 피고 소속 근로자로서 지급받지 못한 임금을 구한다. 2) 또한 피고는 구 파견법(2012. 2. 1. 법률 제112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의2 제1항 제3호에 따라 원고 A, D, E, G, H가 파견근로를 시작한 날로부터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 날부터, 구 파견법(2019. 4. 30. 법률 제164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의2 제1항 제5호에 따라 원고 I이 입사한 날부터 위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으므로, 위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고용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한편 고용의무 불이행에 따른 임금 상당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근로자파견관계 인정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파견법 제2조 제1호에 따르면,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2022. 4. 28. 선고 2021다29016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3, 4, 22, 25, 51, 58, 59호증, 을 제3 내지 8,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L에 고용된 후 피고 울산공장에 파견되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명령을 받고 피고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여부
원고들은, 구내버스조, 정비조, 주유조 등으로 편성되어 각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구내버스 노선이나 승강장, 운행시각이 피고에 의하여 지정되거나 수시로 변경되었고, 원고들은 총무팀 담당직원의 사번과 비밀번호로 피고 전산시스템에 대신 접속하여 차량 수리업무를 진행하였는데, 총무팀 담당직원은 수시로 원고들의 정비업무를 점검하였으며, 주유업무 수행시 차량 소속부서, 차량 번호, 주유량 운전자 성명 등을 기록하여 총무팀에 보고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가 원고들의 업무수행에 관한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상당한 지휘‧명령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민법 제669조에서 도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업무 지시를 예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도급계약에 있어 도급인은 수급인이나 수급인의 근로자(이행보조자)에게 일의 완성을 위한 지시를 할 수 있고, 이와 같은 도급인의 지시권에는 일의 완성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포함된다. 따라서 도급계약에서도 도급인은 계약상의 급부 이행과 관련하여 급부의 종류, 범위 및 내용 등을 특정할 수 있고, 그 경우에 수급인은 도급계약에서 정한 세부사항에 따라 급부를 이행할 계약상의 의무를 부담한다.
갑 제13, 54, 5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들이 피고 측으로부터 구내버스 노선도, 승강장 위치, 운행시간표를 통지받고 그에 따라 구내버스를 운행하였던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업무용 차량 운전자들은 수요자의 요청에 따라 차량을 운전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운전업무 내용은 피고 측의 요청에 따라 상당 부분 좌우될 수밖에 없고, 피고는 L과 이 사건 위탁계약을 체결하면서 구내버스 운행시간을 별첨하여 특정하였는바, 탑승위치나 경로, 탑승시각 등 차량 운행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도급계약의 목적인 ‘구내버스 등 운영’을 위하여 수급인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 직원의 출퇴근 시간에 맞추어 운행시각이 정하여지고, 피고가 구내버스 노선이나 승강장 위치를 지정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운전업무에 대하여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권을 행사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특근 등을 이유로 구내버스의 추가 배차나 일시적인 운행구간 수정을 요청하기도 하였으나, 도급계약에 있어서도 도급인은 계약 목적을 달성하는 범위 내에서 수급인 또는 수급인에게 고용된 근로자에게 적정한 지시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고, 이러한 요청이 도급계약의 본질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구내버스의 추가 배차나 운행구간 수정 요청은 피고 직원이 추가 배차가 필요한 사유와 운행구간, 운행시각 등 배차에 필요한 정보를 작성하여 피고 총무팀에 전달하면 총무팀 담당직원이 L에 배차협조 공문을 발송하거나 현장대리인인 소장에게 연락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는데, 이러한 요청의 방식이나 횟수에 비추어 볼 때, 피고 직원의 구체적인 지시에 의하여 운행경로나 운행시간이 수시로 변경되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원고들이 총무팀 담당직원의 사번과 비밀번호로 피고 전산시스템에 대신 접속하여 차량수리업무를 진행하였다는 증거로 제출된 피고 전산시스템 접속화면 자료(갑 제45호증)는 원고들이 더이상 이 사건 정비업무를 담당하지 않은 2018. 10.경 조회된 자료로서 원고들에 대한 피고의 지휘‧명령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없고, 설령 피고 총무팀 담당직원이 자신의 사번과 비밀번호를 L 소속 근로자에게 공유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정비요청사항을 전달하기 위한 업무상 필요에 따라 피고 전산시스템의 일부 기능을 이용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가 이 사건 정비업무 담당자들의 업무를 수시로 점검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제출된 바 없고, 설령 피고가 위 업무를 점검하였다고 하더라도, 도급인은 도급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수급인 또는 그 이행보조자에게 필요한 경우 도급업무의 이행을 지시하거나 그 이행에 따른 결과의 확인‧검수를 요청할 수 있으므로,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정비업무에 대한 피고의 상당한 지휘‧명령권 행사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L은 피고 울산공장 내에서 주유소 운영을 하면서 피고로부터 주유를 허가받은 차량에 대한 주유 업무를 위탁받았는데, 이 사건 위탁계약에 따라 유류를 주입한 차량의 주행거리, 주유량, 주유자의 인적사항이 기재된 주유 기록일지를 작성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피고로부터 허가받은 차량에 대한 주유 여부나 주유량 등에 관한 현황을 파악하고 있을 필요가 있으므로, 이 사건 주유업무를 위탁받은 L으로 하여금 유류를 주입한 차량의 소속부서나 차량번호, 주유량 등을 관리하여 보고하게 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는 L이 수행한 위탁업무의 범위와 내용을 사후적으로 확인하는 수준에 그친다고 보이고, 달리 원고들의 이 사건 주유업무 수행 자체에 관한 피고의 구체적인 지시가 이루어졌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직접 이 사건 주유업무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를 하였다는 증거로 제출된 문자메시지(갑 제67호증)나 피고가 원고들에게 직접 추가 배차를 지시하였다는 증거로 제출된 녹취록(갑 제66호증)만으로는 이러한 요청이나 지시가 일회적 성격을 넘어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였다고까지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원고들이 피고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작업을 하는 등 피고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원고들이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하나의 작업집단을 이루어 공동작업을 하였다고 보려면 원고들이 피고 소속 근로자의 결원시 곧바로 대체 투입된다거나, 단일한 지휘‧감독 아래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거나 서로 다른 업무라도 의사의 연락 등 상시적인 상호 작용 하에 이를 수행하는 정도에 이르러야 할 것이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파견관계를 인정하기 위한 징표인 상호간 직접 공동작업을 인정하기 어렵다.
원고들이 수행한 이 사건 운전업무는, 피고 울산공장에서 근무하는 생산직 근로자들의 출퇴근 시간에 맞추어 피고 공장 내 노선에 따라 구내버스를 운행하거나 울산 공장과 인근지역을 오가는 통근버스를 운행하거나 피고 임원 및 외부인사가 탑승하는 의전차량을 운행하는 업무이고, 이 사건 정비업무는 피고가 소유한 업무용 차량을 정비하거나 자가정비 시설을 이용하는 피고 직원에게 장비나 공구 등을 제공하는 업무이며, 이 사건 주유업무는 피고가 소유한 차량에 유류를 주입하는 업무로서, 피고 사업의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업무라고 할 수 있는 자동차 제조‧판매업무와 명백히 구별되며, 울산공장의 핵심 업무인 자동차 생산 업무와도 명백히 구별되는 업무에 해당한다.
원고들은 이 사건 위탁계약에서 특정한 업무를 그 정한 바에 따라 수행하였는데, 이러한 이 사건 위탁업무는 피고 울산공장의 주된 업무와의 관계에서 상호 유기적으로 연동되어 있다고 볼 수 없고, 서로 대체할 수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피고 총무팀 소속 근로자들은 이 사건 운전업무에 필요한 자료를 전달하거나 이 사건 정비업무나 주유업무 이행에 따른 결과를 확인‧검수하는 역할만을 수행하였을 뿐이고, 원고들이 수행하는 업무를 함께 하거나 대체하여 수행하지도 않았으며, 이는 원고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는바, 피고 총무팀 소속 근로자들과 원고들이 상호 업무를 대행할 수 있는 구조라거나 실제로 업무를 대행하는 등 보완·협업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들은, 피고 총무팀 직원들과 함께 야유회에 참석하였고, 원고들을 총무팀 소속 정비반으로 기재하도록 한 서류 양식이나 피고 총무팀 직원의 연락처가 포함된 비상연락망 등의 문건이 존재하며, 피고로부터 근로복이나 간식 등을 제공받은 점을 근거로 원고들과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하나의 작업집단을 이루어 공동작업을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이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원고들의 업무가 피고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들이 제출한 업무용 서류 양식이나 비상연락망 등은 L이 스스로 작성한 문건이거나 출처를 확인할 수 없는 문건으로 위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들을 피고 소속 근로자로 관리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유류불출대장이나 안전관리표, 구내버스 번호판 등에 원고들을 비롯한 L 근로자의 소속을 ‘총무팀’으로 또는 관리부서를 ‘총무팀’으로 기재한 것은 차량 소유자가 피고이기 때문이고 피고 소속 직원들에게 자가정비시설 관리나 유류비 부담 및 주유 업무 등을 관장하는 피고 내 부서를 안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들이 제출한 위 문건들을 L 소속 근로자가 피고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는 증거로 볼 수는 없다.
피고가 2017년경까지 원고들에게 근무복을 제공하거나 피고 소속 근로자와 동일하게 간식을 수령하도록 한 것은 업무의 효율성 등의 차원에서 생활상 편의를 제공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이고, 야유회 참석은 업무와 별다른 관련성을 갖지 않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으로 원고들의 업무가 피고 사업에 편입되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징표로 삼기는 어렵다.
L이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여부
원고들은 피고 총무팀의 지시에 따라 신규직원의 충원시기나 규모, 방법 등이 정해졌고, 피고가 면접에 관여하여 원고들을 선발하고 근무시간과 급여 등을 결정하거나 이 사건 위탁업무에 관한 교육을 하는 등 원고들의 근태 및 노무관리에 관한 권한을 행사하였으며, 주식회사 M을 설립하여 피고 소속 근로자였다가 L에 입사한 근로자들의 고용을 승계하게 하는 등 원고들에 대한 작업배치권을 행사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들이 제출한 진술서나 녹취록 등의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L이 원고들에 대한 일반적인 작업배치권이나 변경결정권을 행사하였다고 보인다.
구내버스 운전에 필요한 인원수, 인력배치 등 계획수립과 세부적인 배차지시 및 신규채용자에 대한 안전교육은 L의 대표나 현장대리인인 관리소장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L이 피고가 제공한 노선도나 시간표에 기재된 가동시간 등에 기초하여 구체적인 투입인원수나 운전자들의 근무시간을 정하였다고 하여 피고가 원고들에 대한 일반적인 작업배치권이나 변경결정권을 행사하였다거나 업무수행 자체를 지시하였다고 볼 수 없고, L의 현장대리인이 피고의 지휘‧명령을 전달하기만 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L은 피고와 별도로 취업규칙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소속 근로자에 대한 징계처분을 내리는 등 소속 근로자들의 채용, 승진, 징계, 인사발령 등의 결정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였다. 또한 L은 분기별로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여 근로자위원의 건의사항 등을 수렴하고 이를 회사 운영에 반영하였다.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전문성, 기술성 있는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피고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는지 여부
이 사건 위탁업무의 범위는 이 사건 위탁계약에 첨부된 세부실행계약서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한정되어 있다. 위 세부실행계약서에는 L이 담당하는 구내버스 등 운영업무, 정비업무, 주유업무 및 이에 수반되는 부수업무의 내용, 정비‧주유대상과 클레임 처리 방법 등을 세부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 사건 정비업무나 주유업무를 수행한 근로자들은 정비 관련 자격증이나 위험물 운송자격증 및 관리자격증을 보유하였다. 또한 파견법 제2조 제1호는 ‘근로자파견’이란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에서 근로자파견관계 여부 판단 요소 중 전문성, 기술성의 여부는 부차적‧보완적인 고려요소로 봄이 타당하고, 근로자파견관계는 위 인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는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위탁업무에 대하여 피고의 상당한 지휘·명령이 있었다거나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음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위탁업무 중 일부의 단순성, 반복성은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자파견관계를 인정하는 독자적인 요소로 고려하기 어렵다.
L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여부
L은 피고에서 퇴직한 N가 5,000만 원의 자본금을 투자하여 설립한 회사로 원고들에게 급여와 시간외수당 등의 제수당 및 퇴직금을 지급하고 이와 관련된 원천징수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소속 근로자들을 위하여 국민연금, 건강보험, 산재보험 및 고용보험에 가입하였는바, 피고 소속이었던 근로자들이 희망퇴직한 후 L에서 근무하였다거나 L이 대표이사와 경리직원 및 이 사건 위탁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들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사정을 들어 L이 이 사건 위탁업무에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볼 수는 없다.
한편, 피고가 L에 구내버스 운영에 필요한 버스나 정비업무에 필요한 각종 장비 등을 제공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① 도급관계에서도 도급인은 수급인에게 장비와 자재를 제공할 수 있는 점, ② 피고는 이미 구내버스 운행 등에 필요한 차량 및 각종 장비를 보유하고 있었으므로 L에 편의상 제공이 가능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위탁계약에서 ‘피고가 제공한 모든 시설, 기기, 비품 등에 대하여 L이 모든 관리책임을 부담’하고, ‘L 측의 부주의 및 귀책사유로 발생한 손해를 전액배상‘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④ L은 울산공장 내 사무실이나 버스기사 대기실에 관하여는 피고로부터 유상으로 임차하여 사용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는 도급업무의 원활한 수행에 협조하는 차원에서 운송수단과 작업수단을 L에 제공하였다고 보인다.
소결
따라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는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근로자지위확인 또는 고용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고, 임금 또는 임금 등 상당액에 관한 손해배상 청구도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이진희 김창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