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6. 2. 선고 2020가합566155 판결

주문

1.

피고 A노동조합 B지부는 원고들에게 각 1,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2. 1.부터 2022. 6. 2.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 A노동조합 B지부에 대한 나머지 청구와 피고 C 주식회사에 대한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A노동조합 B지부 사이에 생긴 부분의 8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A노동조합 B지부가 각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C 주식회사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들은 피고 C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고 한다)에서 재직하다가 퇴사한 사람들로, 피고 회사 재직 당시 피고 A노동조합 B지부(이하 ‘피고 노조’라고 한다) 소속 조합원이었다.

나.

피고 노조는 2012. 9. 5. 피고 회사와 사이에 “노사는 통상임금 적용 항목과 관련하여 임금교섭 종료 후 별도 합의를 통해 직군별 대표인원을 확정하여 대표소송을 진행하고, 피고 회사는 대법원 최종확정 판결 시 그 결과에 따라 전 직원에게 적용한다. 단, 임금청구채권의 소멸시효는 확정된 판결문상의 기산일을 기준으로 전 직원에게 동일 적용하여 지급하고, 기존 통상임금 범위에 포함된 적용항목은 대법원 확정 판결에도 불구하고 현 기준을 유지토록 한다”라는 내용의 합의(이하 ‘2012년 별도합의’라고 한다)를 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 노조 조합원 중 23명은 2013. 3. 5. 피고 회사를 상대로 상여금을 포함하여 산정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미지급된 임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이하 ‘통상임금 대표소송’이라고 한다)을 제기하였다.

다.

피고 노조는 다시 2012년 별도합의에서 규정한 직원의 적용범위에 관하여 2014. 10. 2. 피고 회사와 사이에 “노사는 통상임금 범위에 관하여 2012년 별도합의에 의거 통상임금 대표소송 결과에 따른 통상임금 범위 및 소급분을 전 직원에게 적용한다. 또한 적용대상과 관련하여 ‘소송제기 시점 재직자’ 및 ‘소송제기 이후 신규 입사자’의 경우에도 소송 결과를 동일 적용한다”라는 내용의 임금교섭 합의(이하 ‘2014년 별도합의’라고 한다)를 하였다.

라.

통상임금 대표소송에서, 2015. 1. 16. 피고 회사에 1999. 3. 31.자로 합병되었던 구 D 주식회사 소속 근로자 2명에 대하여는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일부 인용판결, 나머지 근로자 21명에 대하여는 상여금이 고정성을 결여하여 통상임금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기각한다는 내용의 판결이 선고되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1. 16. 선고 2013가합508519 판결). 이에 소송당사자 전원이 항소하였고, 2015. 11. 27. 상여금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에 관하여 동일한 판단을 유지하되, 구 D 주식회사 소속 근로자 2명의 인용금액만 일부 감축되는 내용의 판결이 선고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나2009033 판결). 이후 쌍방이 상고하여, 대법원에서 선고기일이 2019. 9. 10.로 지정되었으나, 피고 노조 조합원 23명 전원은 2019. 9. 9. 통상임금 대표소송을 취하하여 사건이 종결되었다(대법원 2015다256138 사건).

마.

피고 노조는 통상임금 대표소송이 취하되기 직전인 2019. 9. 3. 피고 회사와 사이에, 2020. 1. 1.부터 지급되는 총 상여금 750% 중 600%를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등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산입하고, 상여금 지급 주기를 변경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합의’를 하면서,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격려금 등(이하 ‘이 사건 격려금’이라고 한다)을 지급하기로 하였고, 후속 조치인 별도합의서를 통하여 통상임금 대표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이하 위 2019년 합의 전체를 포괄하여 ‘2019년 개선합의’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피고들은 원고들을 상대로 아래와 같이 채무불이행 내지 불법행위를 저질렀으므로, 연대하여 원고들에게 손해배상으로 이 사건 격려금 상당액인 별지2 금액 목록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①

2012년 별도합의는 피고 회사와 소속 근로자 사이의 임금 분쟁을 통상임금 대표소송을 통하여 간명하게 해결하고자 이루어졌으므로, 통상임금 대표소송 제기 당시 재직 중이던 원고들은 2012년 별도합의의 실질적 당사자이다. 그렇다면 피고들은 원고들의 임금 등 채권을 실현하기 위한 포괄적 위임을 받아 2012년 별도합의를 준수할 의무 및 포괄적 위임에 근거한 선관주의의무를 부담하고, 2019년 개선합의에 따라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기로 함으로써 사실상 통상임금 대표소송에 관한 대법원 판결이 선고된 것과 같은 결론에 이르렀으므로, 피고들은 퇴직한 원고들의 사적 영역으로 옮겨진 임금채권을 포기할 권한이 없다. 그럼에도 피고들은 원고들을 퇴직자라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격려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하고 만연히 통상임금 대표소송을 취하하여 위 각 의무를 위반하였고, 이는 채무불이행에 해당한다.

②

피고들이 단체협약인 2012년 별도합의를 준수하지 않은 것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를 위반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피고 노조가 이 사건 격려금 지급대상에서 퇴직자인 원고들을 제외하고 통상임금 대표소송을 취하하면서 사전에 원고들의 의견을 청취하지 않고 사후에도 적절한 안내를 하지 않은 것은 재직자와 퇴직자를 별다른 이유 없이 차별하는 행위이므로, 이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3.

채무불이행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든 각 증거, 갑 6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이 2012년 별도합의를 준수할 의무 및 원고들의 포괄적 위임에 근거한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 노사는 2019년 개선합의 당시 통상임금 대표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하면서 2012년 별도합의가 실효된다고 명시하였는바, 이 사건 격려금 지급 등에 관하여 정한 2019년 개선합의와 2012년 별도합의는 모두 피고들이 체결한 단체협약에 해당하므로, 피고 노조가 2019. 9. 2. 조합원총회를 거쳐 통상임금 대표소송을 취하하기로 하는 내용의 2019년 개선합의를 체결한 만큼 2012년 별도합의는 적법하게 실효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②

피고 회사는 통상임금 대표소송에서 피고 노조 조합원 23명의 소송상대방으로 대립 당사자 지위에 있으면서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원고들 주장을 반박하는 입장에 있었으므로, 피고 회사가 원고들로부터 포괄적 위임을 받아 원고들에게 선관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

피고 노조는 2012년 별도합의에 따라 통상임금 대표소송을 실질적으로 주도하였으므로, 통상임금 대표소송의 최종판결을 기다리는 피고 노조 조합원들과 피고 노조 사이에는 위 소송과 관련한 포괄적 위임관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기는 하다. 그러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통상임금 대표소송에서 대체로 상여금의 고정성이 부인되어 실질적으로 조합원들이 패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법원 최종 판결 선고를 목전에 두고 있었던 점, 피고 노조는 퇴직자들도 격려금 지급대상에 포함시키고자 하였으나, 피고 회사의 거절로 합의 당시 재직자들만 격려금 지급대상에 포함시키게 된 점, 피고 노조는 통상임금 대표소송에서 상고가 기각되는 경우 재직 중인 조합원들조차 구제를 받지 못하게 되므로, 재직자들만이라도 격려금 지급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판단하여 2019년 개선합의에 이르렀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 노조 역시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까지 평가하기는 어렵다.

④

통상임금 대표소송은 피고 회사와 근로자 사이의 임금분쟁을 간명하게 해결하고자 하는 방편에 불과하므로, 원고들은 통상임금 대표소송이 취하되더라도 여전히 피고 회사를 상대로 임금 및 퇴직금을 청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바, 통상임금 대표소송 취하로 원고들의 사적 영역으로 옮겨진 구체적 금전청구권이 상실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4.

불법행위 청구에 관한 판단

가.

피고 회사에 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2012년 별도합의가 유효하게 실효된 점, 피고 회사는 통상임금 분쟁에 있어서는 원고들의 대립당사자에 불과한 점, 2019년 개선합의에 따르더라도 재직자 중 임금 관련 부제소 동의서를 제출한 근로자에게만 이 사건 격려금이 지급되고, 퇴직자인 원고들은 여전히 피고 회사를 상대로 임금 및 퇴직금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이와 같이 재직자와 퇴직자를 달리 취급한 것이 퇴직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라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게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 노조에 대하여

1)

앞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 노조가 2012년, 2014년 각 별도합의를 하여 퇴직자인 원고들에게도 통상임금 대표소송에 관한 대법원 최종 판결 결과가 그대로 적용된다는 신뢰를 부여하였음에도 결국 통상임금 대표소송을 취하하면서 퇴직자를 이 사건 격려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였는바, 피고 노조로서는 원고들에게 통상임금 대표소송 취하사실을 고지함으로써 원고들에게 피고 회사를 상대로 미지급 임금 등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기회를 부여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고들에게 아무런 고지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피고 회사를 상대로 신속히 통상임금 소송을 제기할 기회를 지연시켰는바, 이는 원고들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가)

피고 노조는 2014년 노조신문을 통하여 통상임금 대표소송을 제기할 당시 재직자는 퇴직 여부와 무관하게 위 소송 결과를 동일하게 적용받기로 합의했다고 밝히면서, 이는 2012년 별도합의를 보완하는 취지라고 안내까지 하였음에도 정작 2019년 개선합의를 하면서는 원고들과 같은 퇴직자를 이 사건 격려금 지급대상에서 전부 제외하였다.

나)

원고들과 같은 퇴직자들은 개별적으로 피고 회사를 상대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한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진행할 수 있었으나, 피고들 사이의 2012년, 2014년 각 별도합의에 따라 피고 노조 소속 조합원 23명의 통상임금 대표소송 결과를 기다리다가 정년이 도래하여 퇴직하게 되었다.

다)

2012년 별도합의의 적용 대상에 관한 분쟁을 방지하기 위하여 2014년 별도합의를 통하여 통상임금 대표소송 제기 당시 재직자와 소 제기 이후 신규 입사자에게도 소송 결과를 동일하게 적용한다고 합의한 이상, 원고들은 통상임금 대표소송에 실질적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피고 노조로서는 피고 회사의 거절로 이 사건 격려금 지급대상을 재직자로 한정하게 되었다면, 퇴직자들인 원고들에게도 그와 같은 2019년 개선합의의 내용을 고지하여, 원고들로 하여금 신속히 개별적 임금소송에 나아갈 수 있는 안내를 하여야 한다.

라)

피고 노조는 2012년 별도합의에서 대법원 최종 확정 판결결과를 전 직원에게 적용한다고 정한 이상 이 사건 합의를 대법원 최종 확정판결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는 없으므로, 퇴직자들의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피고 노조가 대법원에서 최종 판결이 선고되기 직전 이 사건 합의를 통하여 취득하게 된 경제적 이익 규모를 고려할 때 이는 통상임금 대표소송을 취하한 대가로 보이므로, 피고 노조에게는 통상임금 대표소송 결과를 기대하고 있었던 원고들에게 통상임금 대표소송 취하와 2019년 개선합의 경과 및 추후 진행 내용을 고지할 의무가 있었다고 인정된다.

2)

다만, 위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에게 발생한 손해는 원고들이 피고 노조를 신뢰하여 통상임금 대표소송의 결과에 따라 임금분쟁을 간명하게 해결할 수 있으리라 믿었는데도 그 취하 과정에서 일체의 참여가 배제된 채 아무런 의사를 개진하지 못한 데 따른 비재산적 손해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는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하므로,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에 따라 피고 노조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각 100만 원으로 본다.

3)

따라서 피고 노조는 원고들에게 각 1,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2019. 12. 1.부터 피고 노조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법원의 판결 선고일인 2022. 6. 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 회사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고, 피고 노조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봉기(재판장) 김성준 이진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