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50,528,857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11. 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 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울산, 아산, 전주에 공장을 두고 자동차 및 그 부품의 제조·판매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피고와 직접 도급계약을 체결한 사내협력업체에 소속된 근로자로서 피고 아산공장에서 근무하였다. 원고의 사내협력업체 최초 입사일, 소속업체의 변경 내역, 담당공정 등은 아래 표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다.
피고의 자동차 생산공정 개관
피고의 자동차 생산공정은 ‘설계 → 개발 → PILOT 생산(양산 전 시험차량 생산단계) → 양산 → 출고단계’로 구분되고, 그중 양산단계는 ‘프레스공정 → 차체공정 → 도장공정 → 의장공정’의 순서로 이루어지며, 위 각 공정과 관련된 공정 또는 업무로서 소재제작공정(엔진제작공정, 범퍼제작공정), 생산관리업무, 포장업무 등이 있다. 공정별 구체적 업무 내용은 아래 표와 같다.
(생략)
<1><2><3>
피고와 사내협력업체들 사이의 도급계약 체결
피고는 정형화된 계약서를 사용하여 사내협력업체들과 도급계약 형식의 계약(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원고가 근무하던 시기를 전후하여 사내협력업체들과 피고가 체결한 이 사건 도급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사내협력업체별로 일부 표현이 다르기도 하였으나, 그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4>
사내협력업체의 인사관리 등
사내협력업체들은 해당 업체 명의로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들을 신규로 채용한 다음 이 사건 도급계약 등에 따라 소속 근로자들을 피고 공장에 투입하였다. 사내협력업체들은 ① 피고와 별개의 취업규칙을 마련하여 이에 기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인사권과 징계권을 행사하였고, ② 피고로부터 도급금액을 수령하여 이로써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등을 지급하면서,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및 납부, 연말정산 업무 등을 자체적으로 처리하고, 해당 사내협력업체의 대표 명의로 국민연금, 고용보험, 건강보험, 산재보험에도 가입하였으며, ③ 관할 세무서에 사업자등록을 마친 다음 이 사건 도급계약 수행에 따른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다.
관련 민사소송의 경과
사내협력업체 소속 일부 근로자들은 서울중앙지방법원 2010가합112450, 112474, 112481, 112511호로 피고를 상대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고 한다)에 따라 고용관계가 성립하였음을 전제로 피고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 및 임금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2014. 9.경 구 파견법(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이를 ‘구 파견법’이라 하고, 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되어 2012. 2. 1. 법률 제112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을 ‘개정 파견법’이라 하며, 2012. 2. 1. 법률 제11279호로 개정된 것을 ‘현행 파견법’이라고 한다)에 따라 고용간주가 되어 피고와 사이에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하였거나 피고에게 개정 파견법 또는 현행파견법에 따라 고용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일부 승소 판결 등을 받았고, 피고가 이에 대하여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역시 2017. 2. 10. 동일한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으며(서울고등법원 2014나49625, 51475, 51581, 51666), 현재 상고심 계속 중이다(대법원 2017다14581, 14833, 15010, 15065).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3,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피고와 사내협력업체들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도급계약은 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 파견계약에 해당되고, 원고는 파견사업주인 사내협력업체에 고용된 후 이 사건 도급계약에 따라 사용사업주인 피고의 지휘·명령을 받으면서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피고를 위하여 파견근로를 제공하였다. 따라서 구 파견법 제6조 제3항 본문의 고용간주규정에 따라 원고와 피고 사이에 2년의 사용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날 직접고용관계가 형성되었다.
피고는 위 고용간주 규정에 따라 원고를 고용하였다고 간주되는 시점부터 원고에게 피고 소속 근로자와 동일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 근로자로 간주된 이후인 2017. 8. 1.부터 2020. 12. 31.까지 원고가 정당하게 피고로부터 받을 수 있었던 임금에서 원고가 실제로 사내협력업체로부터 받은 임금을 공제한 차액을 구한다.
판단
근로자파견관계의 성립 여부
근로자파견에 관한 법리
파견법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해당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해당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해당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93707 판결 참조).
인정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들에 갑 9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한 자동차 생산방식과 관련한 업무의 특성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하여 자동흐름방식으로 진행되는 자동차 생산작업은 ‘단순성’과 ‘반복성’ 그리고 ‘분절성’을 그 특징으로 하고, 작업시간과 속도는 물론이고 심지어 작업의 양과 방식까지도 전체로서 설계된 컨베이어벨트의 작동속도 등에 좌우된다.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한 작업의 위와 같은 ‘단순반복성’과 ‘분절성’은 해당 업무에 투입된 근로자들에 대한 구체적 작업지시나 명령의 필요성을 저감시키는 한편(개별 근로자들에 대한 지휘·명령은 컨베이어벨트의 속도와 작동 조건 등을 통제하는 것으로 상당 부분 대체된다), 중단 없이 작동하는 컨베이어벨트의 특성으로 인해 개별 업무들 사이의 유기적 연관성이 증대되는 현상도 발견된다(일부 공정에서의 작업 중단은 곧바로 전체 자동차 생산업무의 중단으로 이어진다).
이와 같이 피고의 생산공정은 기본적으로 컨베이어벨트의 작동속도와 투입 인원에 비례하여 생산량이 정해지는데, 특히 프레스, 도장, 의장, 소재공정 등은 컨베이어벨트에 직접 연관된다. 서열·불출, 운송 등 생산관리, 차량 방청 업무 등은 컨베이어벨트상에서 직접 이루어지지는 않지만, 피고가 설계한 UPH(Unit Per Hour, 시간당 생산량) 등에 의해 통제되고 있어 부품의 불출 등 작업에 있어 업무의 양이나 속도 또한 위 부품을 사용하여 작업하는 해당 컨베이어벨트의 작동속도 등에 연동된다.
사내협력업체가 담당할 업무의 결정과 그 변경절차 등
피고는 산하 연구소(P연구소, Q연구소) 등에서의 자체 분석을 통해 UPH와 M/H 등 생산속도 및 생산량을 좌우할 요소들에 대한 적절한 수치를 검토한 후 R 노조와의 협상을 통해 각 공정별 UPH 등을 결정한다. 그 후 R 노조와의 협의를 거쳐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들이 담당할 공정이 우선적으로 확정되면 나머지 공정이 이 사건 도급계약 형식으로 사내협력업체들에 배분된다.
이 사건 도급계약에는 사내협력업체가 수행할 업무의 범위에 관하여 아무런 내용이 없고, 도급업무세부명세서에도 담당 업무의 명칭만 기재되어 있을 뿐 구체적인 업무의 내용이나 이행기한 등에 관하여 정하고 있지 않다. 이 사건 도급계약은 통상 6개월 단위로 체결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갱신되었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사내협력업체들이 수행할 업무의 범위는 도급업무세부명세서, 작업표준서 등에 기해 정해졌다. 도급업무세부명세서 등에는 사내협력업체가 담당할 작업의 명칭 및 해당 작업에 대한 UPH나 M/H 등을 고려한 적정 투입인원인 ‘표준T/O'가 지정되어 있었는데, 사내협력업체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표준T/O'에서 정해진 인원을 투입하여야 하였고 임의로 인원을 변경할 수는 없었다(투입인원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도급계약을 변경하는 계약을 체결하여야 했다).
이 사건 도급계약의 내용은 피고의 필요에 따라 수시로 변경되었는데, 그 결과 생산공정이 변경되어 해당 공정에 피고 정규직 근로자가 투입되면 기존 사내협력업체와 사이의 계약이 중도에 해지되었고, 사내협력업체 사이에서 담당 공정업무가 서로 바뀌기도 하였다. 또한 피고는 산업재해, 휴직 등의 사유로 피고 정규직 근로자의 결원이 발생하면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로 하여금 해당 공정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였다.
피고의 사내협력업체 관리와 소속 근로자들의 구체적 업무 수행 현황 등
사내협력업체 관리 업무표준 마련
피고는 사내협력업체들을 관리하기 위하여 ‘사내협력업체 관리’라는 업무표준을 마련하여 시행하여 왔는데, 제10차 개정 업무표준(2002. 12. 11.)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02. 12. 15.부터 2002. 12. 30.까지 시행된 제10차 개정 업무표준에는, 운영팀으로 하여금 사내협력업체가 제출한 작업월보와 작업일보가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는 권한과 협력지원팀에게 사내협력업체 운영 규모안 수립 등 권한을 각 부여하는 규정, 적정 사내협력업체 수 및 업체별 인원 규모 조정 등에 관한 규정, 사내협력업체에 대한 내부경영평가(임금 지급 및 퇴직금 관리 적정성 등) 및 일반관리평가(경영마인드, 종업원 근태관리, 노사관리 등) 항목에 기초한 평가 규정, 평가 결과에 대한 조치 규정 등이 있었으나, 제11차 개정 시 위 규정들이 삭제되었다. 또한 사무실, 작업장소, 설비·기계 등을 원칙적으로 무상대여하는 규정 역시 제11차 개정에서 임의규정으로 변경되었다.
한편, 제11차 개정 시 적정 사내협력업체 수 및 업체별 인원 규모 조정 등에 관한 규정이 삭제되었음에도, 피고 생산관리5부에서는 2004. 3. 25. 사내협력업체들에 사내협력업체별 운영인원 불균형 해소로 업체합리화를 추진하기 위해 ‘적정운영인원(60~80명)’ 등을 실시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사내협력업체 관리 현황
피고는 사내협력업체들로 하여금 ‘현업코드별 근태입력(상주)’을 하도록 하였는데, ‘계약인원’, ‘정취시간’, ‘연장시간’, ‘특근시간’, ‘작업명’ 등이 입력사항으로 정해져 있었고, 기성 도급금액 산정을 위하여 사내협력업체들로부터 동일한 양식 및 코드번호를 사용한 작업일보·작업월보 등을 제출받아, 사내협력업체별 표준T/O 투입 현황, 투입인원 성격(정규직 결원 발생으로 투입된 것인지 여부), 작업시작일 및 종료일 등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근로시간, 출·퇴근 상황을 비롯한 근태상황 및 인원배치현황 등을 파악하였다.
피고는 사내협력업체의 ‘인력관리(업주 상근정도, 근태관리, 급여대장관리, 이직률, 노사관리)’, ‘작업관리(CLAIM 발생금액, 안전관리)’, ‘일반관리(법정비용, 인사기록관리, 계약대비 시급)', '기타(퇴직금 추정액, 기성금 대비 경비, 식권구입, 노사동향파악)’ 항목을 기초로 사내협력업체들을 평가하고 대책을 마련하였다.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 수행 현황 등
원고를 포함한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시·종업시간과 식사시간 및 휴게시간 등은 모두 전체 공장 단위로 가동되는 컨베이어벨트의 작동시간을 기준으로 정하여졌고 그 결과, 피고 소속 정규직 근로자들과 동일하게 정하여졌으며[i) 주간: 08:00~17:00, 연장: 18:00~20:00, ii) 야간: 21:00~익일 06:00, 연장: 06:00~08:00] 정기휴가 또한 동일하게 실시되었다.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각자가 배치된 공정에서의 생산일정에 따라 정규직 근로자들과 구분 없이 연장·휴일근무 등을 실시하였다.
일련의 작업이 연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자동차 생산공정의 특성상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담당 업무와 피고 소속 정규직 근로자들의 담당 업무는 컨베이어벨트의 전후로 배치되는 등 밀접하게 연동되어 이루어졌다. 피고는 소속 정규직 근로자들과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혼재된 공정배치도 또는 작업편성표를 작성하였고, 배치도에는 피고 소속 직장이나 반장, 조장 아래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피고 소속 조장은 정규직 근로자들뿐만 아니라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인원관리, 근태관리, 업무조정, 투입지시 등에 직접 관여하였다.
도급금액 지급 방식과 하자 책임의 추궁 등
피고는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노무비, 복리후생비 및 법정비용(국민연금, 건강보험, 사업소득세 등), 일반관리비, 이윤 등을 고려하여 정한 근로시간당 도급단가에 총 근로시간을 곱해 산정하는 ‘임률도급’ 방식으로 사내협력업체에 도급대금을 지급하다가, 2003. 7. 1.부터는 대당 도급단가에 생산차량대수를 곱하여 산정하는 ‘물량도급’ 방식 등으로 그 지급방식을 변경하였다[피고의 시간당 생산차량대수(UPH)는 노사합의를 통하여 고정되어 있었으므로 결국 총 근로시간에 따라 기성 도급금액이 정해진다는 점은 기존의 지급방식과 동일하다].
피고는 차량사양표 등에 의하지 않은 ‘이종부품 서열이나 장착’ 등으로 인해 제품의 불량이나 하자가 발생한 경우는 물론, 피고가 정한 안전수칙 미준수, 컨베이어벨트의 일시 정지로 인한 작업지연 등에 대해서도 사내협력업체에 책임을 물어 이 사건 도급계약에 따른 도급대금에서 클레임 비용 명목의 금원을 공제하여 지급하기도 하였는데, 특히 작업지연의 경우 라인의 정지시간을 초 단위까지 산정한 다음 해당 M/H 손실분을 기준으로 클레임 비용을 청구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R 노조의 지본부장 이·취임식, 선거일 등으로 공장가동이 중단된 경우 사내협력업체들에 도급대금의 67%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전해 주었다.
피고는 R 노조와 해마다 단체협약,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기본급, 상여금, 휴가, 휴일 등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까지 합의하여 처우 개선안을 마련하였고, 이에 따라 담당 공정, 근속기간, 실근무일수, 지각·조퇴·결근횟수 등 자체적으로 정한 기준에 따라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유해수당, 격려금, 성과급, 귀향비, 생산장려수당, 명절선물 등을 사내협력업체를 통하여 지급하였으며,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와 동일하게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도 체육복 등을 지급하였다.
사무실, 기계·설비 등의 소유 관계
사내협력업체들은 피고만을 상대로 사업을 영위하였고, 피고가 작업현장 내에 제공한 사무실 외에는 별도의 사무실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피고는 사내협력업체들에 2004. 6. 30.까지는 사무실을 무상 임대하여 주다가 2004. 7. 1.부터 임대료를 지급받았다.
사내협력업체들이 작업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제반 설비와 기계, 필요자재 및 조립공구 등은 모두 피고의 소유였고, 사내협력업체는 위와 같은 설비 등을 무상으로 사용하였다.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근로관계의 실질은 원고가 사내협력업체에 고용된 후 피고의 아산공장에 파견되어 피고의 지휘·명령을 받으면서 피고를 위한 자동차생산업무에 종사하는 구 파견법이 정한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상당한 지휘·명령
피고는 다음과 같이 원고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다.
피고는 자동차 생산계획에 맞추어 사내협력업체 인력운영계획을 결정하였고, 사내협력업체들의 담당 공정에 대하여 생산량, 월별 가동시간, 시간당 생산대수, 가동률, 작업 일정 등을 상세하게 계획함으로써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인 원고의 작업량, 작업순서, 작업속도, 작업시간 등을 결정하였으며, 피고의 필요에 따라 사내협력업체의 담당 공정을 수시로 변경하였다. 이와 같이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일반적 작업배치권과 변경결정권을 행사하였다.
피고는 사양일람표, 사양식별표, 작업표준서, 검사기록표, 서열모니터, 포장계획서, 일일작업지시서, 작업사양서 등을 통하여 원고에 대한 작업방식을 지시하였고, 사내협력업체나 원고는 그와 다른 방식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독자적 권한이 없었다. 피고는 원고를 직접 지휘하거나 사내협력업체 소속 현장관리인 등을 통하여 구체적인 작업지시를 하였는데, 이는 근로자들의 잘못된 업무수행이 발견되어 그 수정을 요하는 경우에도 동일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설령 사내협력업체의 현장관리인이 소속 근로자들에게 지휘·명령권을 행사하였다 하더라도,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이 수행하는 업무의 특성, 피고가 도급계약에서 사내협력업체들에 현장관리인 선임의무를 부과하고 그 역할을 미리 정해둔 점, 현장관리인은 주로 피고로부터 받은 지시를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한 점, 사내협력업체의 현장관리인도 생산 관련 업무를 수행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현장관리인은 피고가 결정한 사항을 그대로 전달한 것에 불과하고,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에 대한 지휘·명령은 피고에 의해 통제되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사내협력업체가 원고를 독자적으로 채용한 후 조퇴, 휴가 등의 근태를 직접 관리하며 징계권을 행사하였고, 원고에 대한 임금 지급과 근로소득세 및 고용보험 등의 납부 업무를 자체적으로 처리하여 왔으나, ① 근로자의 채용, 임금지급, 4대 보험료 납부 등은 해당 업체의 존재가 형식적·명목적이 아닌 한, 근로자파견 관계에 있는지 여부와는 무관하게 해당 업체가 해당 근로자의 사용자로서 당연히 실시·부담하여야 할 사항인 점, ② 출·퇴근 및 휴가 사용 등에 관한 사내협력업체 차원의 근태관리 또한 기본적으로는 피고가 정한 근무시간 내에서 표준T/O 또는 공정별 적정 투입인원수의 유지를 전제로 그 한도 내에서만 제한적으로 이루어진 점, ③ 사내협력업체들은 피고에게 작업일보, 작업월보 등을 작성하여 제출하거나 그 소속 근로자들의 근무시간, 투입인원 등을 피고가 마련한 프로그램에 입력하는 방법으로 보고하여 왔는바, 피고는 이를 통하여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근태현황 등을 파악하고 관리하여 왔던 점, ④ 사내협력업체들이 그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고충 등을 청취하더라도 자체적으로 문제점을 시정할 수는 없고 이를 피고에게 전달하거나 단순 편의를 봐주는 정도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 대한 사내협력업체의 위와 같은 근태관리 등은 오히려 피고의 구체적인 노무관리 등의 일부를 대신하여 행하는 측면이 커 보이고, 단지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사내협력업체가 피고와 별도로 원고에 대하여 독자적인 지휘·명령권을 행사하여 왔음을 인정하기 어렵다.
피고 사업에의 실질적 편입
원고는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다.
피고는 사내협력업체 인원 현황을 지속적으로 파악하면서, 피고 소속 근로자와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를 모두 ‘생산직’ 또는 ‘생산관련’ 인원으로 함께 편성하여 관리하였고, 생산계획 변경이나 직영화, 신규채용 및 정년퇴직 등으로 인한 피고 정규직 인원증감에 대하여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로 하여금 대응하도록 하였다.
피고는 피고 소속 정규직 근로자가 담당하는 공정에 결원이 발생하면,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을 대체 투입하였다. 또한 피고의 일부 공장에서 피고 소속 정규직 근로자가 담당하는 공정을 다른 공장에서는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가 수행하거나, 같은 종류의 업무를 구간별, 부문별로 나누어 피고와 사내협력업체의 근로자가 각각 수행하기도 하였다. 즉, 원고는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들과 공동 작업을 함으로써 하나의 작업집단을 이루었다.
원고의 근로조건 등에 관한 피고의 결정권 행사
사내협력업체는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할 수 없었고, 피고가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등에 관한 권한을 행사하였다.
피고는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작업시간, 휴게시간, 연장 및 야간근로, 교대제 운영, 특근일정뿐만 아니라 작업공수를 산출하고 세부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을 정하여 작업량, 작업속도 및 강도 등 직접적인 근로조건도 직접 결정하였으며, 사내협력업체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동일하게 정해진 근로시간을 임의로 조정할 수 없었고, 이 사건 도급계약에서 정해진 ‘표준T/O’를 임의로 변경할 수 없었으며, 피고가 설계한 생산계획에 따라 업무를 수행할 뿐 독자적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할 수 없었다.
피고의 ‘사내협력업체 관리’ 업무표준은 사내협력업체가 교체되거나 담당 공정이 변경되는 경우에도 ‘종업원 전원 고용승계’를 원칙으로 정하였고, 실제로 원고를 비롯한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고용은 대부분 승계되었다. 결국 사내협력업체가 수행하는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인사관리 및 작업배치·변경권은 피고가 정한 근로시간에 따라 정해진 임금을 지급하고, ‘표준T/O’에서 정해진 근로자를 투입하고 그 소속 근로자들이 근무하는 구체적 공정만을 변경할 수 있는 정도여서 통상의 도급과는 거리가 멀다.
피고는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투입한 근로시간에 비례하여 도급대금을 지급하여, 사실상 피고가 정한 임률에 따라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임금이 지급되었다. 또한 피고는 피고 노조와의 협의에 따라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인상 및 수당, 상여금, 격려금 지급 등 사내협력업체 소속 원고의 복지와 관련된 주요 사항을 결정하거나 집행하였다.
원고가 담당한 업무의 특정성·구별성, 전문성·기술성 부족
이 사건 도급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어 있지 않고 원고가 맡은 업무가 피고 소속 정규직 근로자의 업무와 명확히 구별되지도 않을 뿐 아니라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사내협력업체의 담당 공정이 피고의 필요에 따라 수시로 변경되었음에도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노동력이 피고의 생산과정에 곧바로 결합될 수 있었던 점, 자동차 생산 작업 중 특정 공정을 담당하던 사내협력업체가 피고와의 계약을 해지당하는 등으로 다른 업체로 변경되는 경우, 기존에 근무하던 근로자의 대부분이 신규 업체에 고용이 승계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사내협력업체가 전문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다거나 고유하고 특화된 업무를 위탁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즉, 사내협력업체들의 업무는 피고 소속 정규직 근로자의 업무와 명확히 구별되기 어렵고, 그들만의 고유하고 특별한 업무가 존재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구체적인 작업 내용을 살펴보더라도 피고 소속 정규직 근로자들과 구별되는 전문적 기술이나 근로자의 숙련도가 특별히 요구되지 않는 반복적인 작업들이 대부분이다.
이 사건 도급계약은 그 목적 및 기한이 명확하지 않다. 이 사건 도급계약상 도급대금은 매월 말일을 기준으로 산정된 기성금을 다음달 15일에 지급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피고가 사내협력업체에 지급하는 도급대금은 기본적으로 투입된 근로시간에 비례하여 책정됨으로써 ‘일의 결과’라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투입된 노동력의 양과 근로시간에 따라 변동적으로 지급된 것으로 보이므로, 이를 기한으로 보기 어렵고, 기성금 역시 일의 완성보다는 노동력 제공 자체에 대한 대가로 보이므로, 이 사건 도급계약의 목적은 근로자의 노동력 제공 그 자체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내협력업체는 피고로부터 투입인원(피고가 정한 표준T/O가 기준이 된다)이나 생산량(피고가 설정한 UPH 등 컨베이어벨트의 이동속도에 전적으로 좌우된다)에 따라 산정된 도급대금을 수령할 뿐, 계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스스로의 노력과 판단 여하에 따라 독자적인 이윤을 창출할 여지가 사실상 봉쇄되어 있었다. 이런 점에서 자신이 공급한 근로자의 수에 비례하여 이익을 취하는 통상의 근로자공급업체와 이 사건에서 사내협력업체를 달리 평가할 만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
사내협력업체의 독립적 기업조직, 설비 등 미비
대부분의 사내협력업체가 피고만을 상대로 사업을 영위하였으며, 피고가 작업현장 내에 제공하는 사무실 외에는 별도의 사무실을 가지고 있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사내협력업체의 독립적 기업조직은 이 사건 도급계약의 수행을 주된 목적으로 하여 존재하였다고 할 것이다.
사내협력업체들이 작업과정에 사용되는 소모품이나 사무실, 작업장 내 비품을 마련하거나 지게차, 트럭 등을 일부 보유하고 있으나, 원고가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핵심적으로 필요한 생산 관련 시설·장비, 작업도구, 부품 등은 모두 피고 소유이다. 또한 사내협력업체들이 고유 기술이나 특별한 자본을 투입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부족하다.
기타 사정
컨베이어벨트에서 자동흐름방식으로 진행되는 자동차 생산 작업의 경우, 제공된 노무 자체와 그로 인해 완성된 일의 결과를 개념상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아 사내협력업체의 자율적이고 독자적인 개입 가능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해당 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내협력업체의 전문성이나 고유의 기술성이 발휘될 여지를 상정하기도 어렵다. 원고로서는 마치 컨베이어벨트의 일부와 같이 분절화된 업무만을 반복하는 것으로 자신의 임무를 다하게 된다. 이와 같이 원고의 작업은 직접 피고의 자동차 생산에 제공되는 것으로, 피고 정규직 근로자들의 작업과 마찬가지로 일의 완성·수령 절차가 필요 없다.
피고가 정한 작업 속도와 방식에 따르지 않아 불량이 발생한 때에는 정규직 키퍼 등에 의해 즉시 시정지시가 이루어졌는데, 이러한 시정지시 등은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작업의 매 순간에 걸쳐 실시됨으로써, 완성된 일의 결과물을 인도하는 단계에서 통상 실시되는 도급인의 ‘검수’와는 그 내용을 달리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부품공급 지연이나 불량 발생 등으로 컨베이어벨트가 정지된 시간을 분, 초 단위로 산정한 다음, 이를 근거로 사내협력업체에게 클레임을 청구하는 것도 위와 같은 상시적인 통제·감독의 측면에서 이해될 수 있다.
임금 지급청구권의 발생
임금 지급청구권의 발생
원고는 2001. 12. 21. 사내협력업체에 입사하여 피고 아산공장에서 2년을 초과하여 계속 근무하였으므로, 구 파견법 제6조 제3항에 따라 파견근로를 개시한 날로부터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 날인 2003. 12. 21. 직접고용이 간주되어, 그때부터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동종 또는 유사업무를 수행하는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로서 받을 수 있었던 임금에서 같은 기간 동안 협력업체에서 받은 임금을 공제한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임금의 범위
갑 5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소속 근로자에 대하여 입사와 동시에 1호봉을, 그 중 군필자에 대하여는 3호봉을 부여하고, 입사 이후 최초 도래하는 4. 1.을 기준으로 근무기간이 6개월을 경과하지 않은 경우에는 1호봉, 이후 도래하는 4. 1.(2013년부터는 1. 1.)부터 2호봉씩 정기 승급하였으며, 2014, 2015년에는 각 특별호봉 2호봉을 승급한 사실, 피고는 원고와 동종 또는 유사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에게 제수당 지급 기준 및 상여금 지급 시행 세칙, 단체협약 등에 의하여 호봉에 따른 기본급, 상여금, 성과급, 연간 일시금, 근속수당, 가족수당, 생산성 향상수당, 개인연금, 업무능률향상비, 통합수당, 특별승호분, 근무능률향상수당, 연속2교대전환수당, 심야분보전수당, 연월차수당, 연장근로수당, 장기근속포상금, 의료비를 산정하여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가 2003. 12. 21. 입사한 것으로 보고 2017. 8. 1.부터 2020. 12. 31.까지 위와 같은 방식으로 산정한 기본급에 각종 수당들을 합산한 금액에서 원고가 위 기간 동안 실제로 얻은 수입을 공제한 차액은 별지 미지급 임금표 ‘합계’란 기재 금액과 같다(금액 산정의 기초가 되는 사실과 계산방법에 관하여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50,528,857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11. 3.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송달 다음날인 2021. 11. 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봉기(재판장) 김성준 이진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