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1. 24. 선고 2020가합601874 판결

주문

1.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20. 10. 27.자 전보명령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5. 18.부터 2022. 11. 24.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5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34,836,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송달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유아동용 의류, 신발, 악세서리의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이고. 원고는 2012. 12. 3.경 피고에 입사하여 영업팀 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9. 2.경 이사로 진급하여 근무하던 중 2022. 6. 30.경 피고로부터 해고통보를 받은 자이다.

나.

피고는 2020. 10. 21.경 원고에게 권고사직을 제안하였으나 원고는 이에 응하지아니하였고, 이후 2020. 10. 27.경 원고에게 ‘2020. 11. 2.부터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라’는 취지의 전보명령(‘이 사건 전보명령’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피고는 원고에게, 2022. 4. 29.경 ‘지위를 이용한 직장내 괴롭힘, 직장내 성희롱행위, 사내 풍기문란 및 부적절한 발언으로 인한 조직문화 저해, 기타 관리자로서의 품위를 손상하고 조직기강을 해이하게 한 행위 등과 연관되는 비위행위에 대한 제보 및 조사 결과에 따른 확인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2022. 4. 29.부터 해제사유 발생시까지 자택대기발령을 명하였고, 2022. 6. 30.경 ’대기발령시 언급한 사유에 관하여 조사한 결과 성희롱은 인정할 수 없으나 다수의 피해자 및 참고인이 직장 내 괴롭힘 행위, 임원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이나 언사에 관해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피해자에 대한 미안함이나 개전의 정이 확인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해고를 통보하였다.

라.

피고의 취업규칙 중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2, 14, 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전보명령의 무효확인 및 위자료 청구

1)

이 사건 전보명령은 ① 업무상의 필요성이 전혀 없는 반면, 이로 인하여 원고는 상당한 생활상의 불이익을 입었으므로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를 벗어난 권리남용에 해당하고, ② 그 실질이 징계처분에 해당하므로 피고의 취업규칙에 따라 사전에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함에도 이를 거치지 않았으며, ③ 설령 이 사건 전보명령이 징계처분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전보명령의 필요성에 대한 설명, 고려기간의 부여 등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서 위법·부당하여 효력이 없다.

2)

이 사건 전보명령은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인하여 원고는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은바, 피고는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3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미지급 임금 및 성과급 청구

피고의 전무인 소외 C가 원고에게 연봉 5.6% 인상 및 10,000,000원 이상의 성과급을 약속하였음에도, 피고는 원고에게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고, 부당한 인사평가에 따라 원고의 2020년 연봉을 0.4%만 인상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위법한 전보명령 및 인사평가가 없었더라면 원고가 지급받았을 성과급 10,000,000원, 정당한 인사평가에 기한인상률(5.6%)에 따른 2020년 연봉과 기지급 2020년 연봉의 차액인 4,836,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전보명령 무효확인청구 부분에 대한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전보명령 이후 원고를 해고하였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전보명령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은 과거의 법률관계에 대한 것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없다.

나.

판단

근로자들이 전보명령 이후 해고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해고의 효력을 둘러싸고 법률적인 다툼이 있어 그 해고가 정당한지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아니하였고, 전보명령의 적법성 여부가 해고의 사유와도 직접 관련을 갖고 있다면, 그 전보명령의 무효 여부에 관한 확인의 이익이 있다(대법원 1995. 2. 17. 선고 94누7959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소송 계속 중이던 2022. 6. 30경 원고를 해고한 사실은 인정되나, 원고가 2022. 9. 28. 피고를 상대로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해고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한 사실(이 법원 2022가합552327)은 이 법원에 현저하며, 피고는 이 사건 전보명령의 사유가 원고의 업무태도(유관부서들과의 빈번한 마찰, 독단적 의사결정 성향 등 리더로서의 자질 부족 등)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원고에 대한 해고 사유에도 ’임원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이나 언사가 있었고, 이에 대한 반성을 하지 않고 있는 점‘이 포함되어 있는바, 이 사건 전보명령의 적법성과 해고의 적법성이 서로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에게는 이 사건 전보명령의 무효여부에 관한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전보처분의 무효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고,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7다54498,54504 판결 등 참조). 전보명령 등에 있어서의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란 사용자의 일방적인 전보명령을 제한하기 위한 절차적 정당성을 말하는 것으로 전보의 필요성에 대한 설명, 고려기간의 부여, 반대급부에의 배려 등 근로자의 동의를 얻기 위한 노력의 정도나 근로자의 사정을 어디까지 고려하였는지의 정도 등을 의미한다.

2)

판단

우선, 이 사건 전보명령 당시 원고의 직책이 이사였기는 하나, 피고는 피고의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제25조에 근거하여 이 사건 전보명령을 하였고, 이후 취업규칙 제91조, 제92조에 따라 원고를 징계해고한 사실, 이사 승진 후에도 원고에대한 인사평가가 이루어졌고, 그 결과에 따라 원고의 임금 상승률이 결정된 점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볼 때, 원고는 업무수행에 있어서 피고의 지시·감독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고, 달리 이 사건에서 피고가 원고의 근로자성을 다투지도 아니한바,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판단한다.

앞서 든 증거, 갑 제3, 18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전보명령은 피고가 원고를 물류센터로 전보하여야 할 업무상의 필요성에 비하여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훨씬 더 크고, 원고와 사이에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도 거치지 아니한 채 이루어진 것이므로, 피고가 인사에 관한 재량권을 남용하여 한 부당전보에 해당하여 효력이 없다.

가)

원고는 2012. 12. 3.경 피고에 경력직으로 입사하여 영업팀 팀장으로 근무하였고, 이사로 승진한 후에도 2020. 10. 27.경 이 사건 전보명령이 있기 전까지 영업 관련 업무를 담당하였다. 즉, 피고는 이 사건 전보명령이 있기 전까지 물류 관련 업무를 담당한 적이 전혀 없었다.

나)

피고는 이 사건 전보명령의 업무상 필요성에 대해 ’① 원고가 유관부서들과의 빈번한 마찰을 일으키고 독단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등 리더로서 자질이 부족했으며, ② 법인카드로 부서원의 개인 신병치료 병문안 비용을 지불하는 등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였고, ③ 연차 승인권자라는 본인의 지위를 이용하여 연차 신청 전날 음주를 한 뒤 연차를 신청하는 등의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원고가 영업이사로서 자질이 부족하다고 판단되어, 타 부서와 협력, 의견조율 및 소통 등의 필요성이 적은 물류센터로 보직을 변경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전보명령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 질서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人和) 등의 목적이 있었다‘고 주장하나, 당시까지 원고는 물류업무를 담당한 적이 없었고 2019.경 암진단을 받아 투병한 적이 있어 물류업무를 수행하기 적합하지 않은 자였던바, 이 사건 전보명령이 ’업무능률 증진‘을 위한 것이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원고에 대한 질책성 조치로 보일뿐이다.

라)

피고의 취업규칙에서 전보명령 등 인사발령을 징계와 구분하여 규율하고 있고, 취업규칙상 인사발령시에는 징계와 달리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칠 필요가 없다. 그러나 피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전보명령 사유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전보명령의 실질은 징계와 유사한 것으로 보이므로 취업규칙상 요구되는 인사위원회 의결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사전에 원고에게 전보명령의 사유 및 그 필요성, 전보 후 수행하게 될 업무에 관해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원고로 하여금 이에 대한 의견 내지 입장을 밝힐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였어야 한다. 그러나 피고는 이 사건 전보명령 전 원고에게 전보명령이 예정되어 있다는 점이나 전보명령의 필요성에 대해 알려주지 아니하였고, 고려기간을 부여하거나 앞으로 하게 될 업무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준 사실도 없었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명령은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준수하지 아니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위자료 청구에 관한 판단

1)

관련법리

전보인사가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로 판단된다는 사유만으로 곧바로 그 전보인사가 불법행위를 구성하게 된다고 볼 수 없으나, 인사권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한 보복감정 등 다른 의도를 가지고 인사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음이 명백한 경우 등 전보인사가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도저히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는, 그 전보인사는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당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6다33999 판결 등 참조).

2)

판단

이 사건 전보명령이 부당함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에 더하여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전보명령은 2020. 10. 21.경 원고에게 권고사직을 제안한 직후에 이루어졌던 점, ② 영업업무를 담당해 온 이사인 원고에게 직책에 전혀 맞지 않는 물류창고 업무를 담당하게 한 점, ③ 2019.경 암투병을 하였던 원고에게 물류창고 업무는 상당한 신체적 부담이 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보명령은 위법하게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위자료액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의 근무기간, 이 사건 전보명령 전후의 사정, 기타 제반 사정을 모두 종합하면, 위자료 액수는 10,000,000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3)

소결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송달일 다음 날인 2022. 5. 18.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11. 24.까지는 민법상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

다.

임금 등 청구에 관한 판단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측이 원고에게 임금 인상 및 상여금의 지급을 확정적으로 약속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 전무인 소외 C가 원고에게 임금 인상 및 상여금의 지급을 약속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C에게 임금 인상 및 상여금의 지급을 결정할 권한 또는 피고를 대리하여 원고에게 임금 인상 및 상여금의 지급을 확약해 줄 권한이 있다는 등 C가 한 약속의 효력이 피고에게도 미친다고 볼 증거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기선(재판장) 현재언 최윤영

각주1) = 5,208,000원(= 기존연봉 93,000,000원 × 5.6%) - 372,000원

각주2) 해고통지서에는 제97조로 기재되어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