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0. 13. 선고 2020가합60721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각종 자동차 및 수송용 기계기구와 동 부분품의 제조 및 판매, 자동차의 정비 및 검사대행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피고는 고객들에게 자동차의 정비․수리․검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울 성동구에 성동서비스센터를 두고 있다.

나.

피고는 C 주식회사(이하 ‘C’이라고만 한다)와 매년<1> ‘자산관리 위탁 기본 계약’(이하 ‘이 사건 위탁계약’이라고만 한다)을 체결하고 성동서비스센터를 비롯한 서비스센터, 영업사옥, 연수원 등 자산에 대한 관리를 위탁하여 왔다.

다.

C은 다시 2012. 12. 31. 이전에는 주식회사 D와, 2013. 1. 1.경부터는 주식회사 E와, 2018. 7. 1.경부터는 주식회사 F(이하 위 각 회사에 관하여 ‘주식회사’를 생략하고, 위 각 회사들을 통틀어 일컬을 때는 ‘이 사건 각 협력업체’라 한다)와 각 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각 재위탁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위 각 회사에 성동서비스센터 건물에 관한 시설관리, 청소관리, 경비보안관리 업무를 재위탁하여 왔다.

라.

원고는 2006. 1. 1.부터 2013. 1. 1.까지는 D, 2013. 1. 1.부터 2018. 7. 1.까지는 E, 2018. 7. 1.부터는 F에 소속된 근로자로, 피고 성동서비스센터에서 건물 시설관리 업무를 수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청구의 요지

가.

원고는 2007년경부터 피고 성동서비스센터에서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아래 건물 시설관리 업무 및 그 밖에 공구실에서의 자재 불출 업무, 비품 관리·구매 등 운영팀 업무, 고객안내 업무 등을 수행하면서 피고에게 직접 근로를 제공하였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고만 한다)에 따른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였는데, 원고가 피고 성동서비스센터에서 근무한 기간이 2년을 초과하였으므로, 피고는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3호에 따라 원고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다.

나.

한편 피고는 원고에게 위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피고 서비스센터 소속 기술직 사원이 지급받는 임금에서 원고가 이 사건 각 협력업체로부터 실제로 지급받은 임금액을 공제한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파견법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대법원 2022. 4. 28. 선고 2021다290160 판결 등 참조).

2)

각 기업이 협력업체와의 분업 내지 도급을 통해 효율성과 전문성, 경쟁력을 도모하는 것은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의 영역에 속한다. 그러나 이러한 자유도 근로자의 보호라는 헌법적 가치와 충돌하는 경우까지 무한정 보장되는 것은 아니고, 파견법 등 노동관계법이 정한 바에 의하여 제한될 수 있다. 다만 파견법이 파견근로자의 보호를 위하여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할 경우 해당 근로자와 사용사업주 사이에 고용관계를 의제하거나 사용사업주에게 고용의무를 부과하더라도, 이는 계약자유원칙에 대한 중대한 예외에 해당하므로, 해당 근로자가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음은 이를 주장하는 자가 증명하여야 한다.

나.

구체적인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 특히 갑 제3 내지 19, 25 내지 28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영상 등을 면밀히 살펴보더라도, 위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구체적인 판단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피고 성동서비스센터의 목적

기초 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주된 사업 목적은 각종 자동차 및 부품의 제조 및 판매이고, 원고가 근무하고 있는 성동서비스센터는 피고의 자동차를 구매한 고객들에게 정비․수리․검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피고와 같은 사업체가 주된 사업 목적에 직접 연관되지 않는 일반적인 건물 시설관리 업무에 관하여 직접 근로자를 고용하지 않고 전문업체에 도급을 주어 효율성과 전문성을 도모하는 것은 그 합리성을 수긍할 수 있고,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2)

C 및 이 사건 각 협력업체의 기업조직

이에 관하여 피고와 이 사건 위탁계약을 체결한 C은 시설관리, 미화, 보안 등의 업무에 관하여 여러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고 그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시설관리 전문업체이다. 원고의 이 사건 변론종결일 현재 소속업체로서 C으로부터 업무를 재위탁받은 F 역시 1984년 설립된 회사로 자본금이 16억 7,200만 원에 이르며, 건물관리․유지․보수, 청소용역, 경비용역업 등을 실제로 수행하고 있는 회사이다(을 제1호증). 원고는 D 내지 E가 독립적인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나(소장 8쪽), 위 주장사실을 뒷받침할 아무런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다.

3)

위탁계약의 목적 범위 및 원고의 업무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와 구별되는지,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가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는지

가)

피고가 C과 체결한 이 사건 위탁계약은 위탁업무의 범위를 별지1과 같이 자산관리, 미화, 보안, 시설관리, 조경관리, 안전관리, 구매관리 업무로 한정하고 있고, 다시 C이 이 사건 각 협력업체와 체결한 이 사건 각 재위탁계약은 재위탁업무의 범위를 별지2와 같이 시설관리, 청소관리, 경비보안관리 업무로 한정하고 있다.

그중 전기설비, 냉·난방설비, 공조설비, 급배수설비, 위생설비, 방재소화설비, 구내방송설비, 정화조 및 폐수처리장 설비의 운전 및 유지관리 등의 시설관리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전기, 설비 등 각 분야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에 기초한 기술적 판단이 필요하다. 실제로 이 사건 각 협력업체의 현장소장이었던 원고는 스스로의 기술적 판단에 따라 자체적으로 운전 및 유지관리, 보수 작업 등을 수행해 온 것으로 보인다. 한편 건물 내외부의 일상청소 업무, 위생관리 및 특별청소 업무, 미화관리 업무 등의 청소관리 업무나 출입인원 및 물품의 반출입 통제, 방문객 안내 등의 경비보안관리 업무 역시 원고가 피고의 구체적인 지시 없이 주기적이고 일상적으로 수행해 온 것으로 보인다. 달리 원고와 동일하게 시설관리, 청소관리, 경비보안관리 업무를 수행한 피고 소속 근로자가 존재하였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갑 제5호증 참조), 원고가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인정할 증거도 부족하다.

나)

한편 원고는 이 사건 각 재위탁계약에서 정한 시설관리, 청소관리, 경비보안 관리 업무 외에도 공구실에서의 자재 불출 업무, 비품 관리·구매 등 운영팀 업무 등도 수행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7, 8, 9, 2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영상을 살펴보더라도 원고는 공구실장이 자리를 비우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물품 반출입 통제 업무[이 사건 재위탁계약 제3조 (3)항 라.목]를 수행하는 경비보안관리 담당자로서 공구실 출입을 통제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공구실에서의 자재 불출 업무를 주로 담당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또한 갑 제10 내지 14, 25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을 살펴보더라도 원고는 성동서비스센터 건물에 부속된 설비를 관리하고 위생관리 등에 필요한 비품을 구매한 것으로 보일 뿐, 피고 운영팀에 편입되어 그 소속 근로자들과 하나의 작업집단을 이루어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4)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피고의 상당한 지휘․명령이 있었는지

원고가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업무지시나 상당한 지휘·명령을 받았다고 인정할 증거는 부족하다. 원고가 증거로 제출한 카카오톡 대화내용 및 문자메시지 등은 주로 이 사건 소 제기 직전인 2020년경 작성된 것들로서, 그 내용을 살펴보더라도 원고가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업무 수행 등에 관한 사진을 보낸 것이지 피고가 원고에게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나아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원도급인으로서 하수급인의 직원인 원고에게 성동서비스센터 내 시설의 고장 등을 신고하고 업무요청 등을 전달한 것으로 보일 뿐, 그 구체적인 방법 등 업무수행 자체에 관하여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오히려 원고는 스스로의 기술적 판단 하에 이 사건 재위탁계약에서 정한 이 사건 각 협력업체 본연의 업무인 시설관리, 청소관리, 경비보안관리 업무 등을 수행해 온 것으로 보인다는 점은 앞서 판단한 바와 같다.

5)

원고에 대한 인사권 행사

피고가 원고의 선발이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여하였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이에 관한 원고의 주장·증명도 없다. 원고는 2020년 말경 전기기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피고 구로사옥으로 전보되었는데(갑 제23호증의 31, 을 제4호증의 3), 위와 같은 전보에 피고가 관여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

4.

결론

원고의 고용의 의사표시 청구 및 이를 전제로 한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이기선(재판장) 현재언 최윤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