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10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의 점은 무죄.
위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고단1114,2020
판결선고
2022. 3. 3.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범죄전력
피고인은 2010. 12. 27. 제주지방법원에서 사문서위조죄 등으로 벌금 100만 원, 2015. 5. 4.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사기죄로 벌금 600만 원, 2016. 10. 26.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로 벌금 300만 원을 각각 선고 받고, 2020. 6. 30.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위 판결이 2020. 10. 29. 확정되었다.
『2020고단1114』
피고인은 2017. 2. 27.경 서울 강남구 B건물 C호에 있는 D의 사무실에서,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항의하는 위 D에게 행사할 목적으로 권한 없이 2017. 3. 14.까지 공사대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지불각서’를 작성하면서 위 각서의 연대보증인 이름 란에 ‘E’, 주민등록번호 란에 ‘(주민등록번호 1 생략)’, 주소 란에 ‘경기도 남양주시 F아파트 G호’이라고 각각 기재한 다음 E의 이름 옆에 임의로 조각하여 소지하고 있던 E의 도장을 찍어 권리의무에 관한 사문서인 E 명의의 연대보증인 지불각서 1매를 위조하고, 위와 같이 위조된 지불각서를 그 정을 모르는 위 D에게 마치 진정하게 성립된 문서인 것처럼 제출하여 이를 행사하였다.
『2020고단1897』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H에 있는 ‘I’ 매장을 운영하는 사람으로 2017. 6.경 피해자 J과 피고인이 피해자의 물건을 받아 판매한 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원가 및 이익의 50%에 상당하는 금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상품위탁판매 계약을 체결한 후 2017. 6. 9.경 금세공품 47개를 넘겨받은 것을 비롯하여 2017. 8. 29.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시가 합계 약 53,959,800원 상당인 피해자 소유의 금세공품 133점을 넘겨받아 보관하게 되었다.
피고인은 2017. 6. 9.경부터 2017. 12.경 사이에 위와 같이 보관하고 있던 금세공품 중 약 5점을 임의로 성명불상자에게 무상으로 교부하고, 약 15점을 판매하여 그 대금 합계 불상액을 받아 피해자를 위해 보관하던 중 이를 임의로 사용하고, 2017. 12.경부터 2018. 1.경 사이 어느 날 보관하고 있던 나머지 금세공품 약 118점을 상호불상의 전당포에 임의로 넘겨주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재물을 횡령하였다.
증거의 요지
(2020고단1114)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일부 진술기재
D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지불각서, 수사보고(참고인 E 전화통화), 판결문
판시 전과 : 범죄경력조회, 각 판결문
(2020고단1897)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일부 진술기재
J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고소장, 쥬얼리 위탁 내역 목록, I위탁판매계약서, 문자메시지, 수사보고(피해액 특정)
판시 전과 : 범죄경력조회, 각 판결문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231조(사문서위조의 점), 형법 제234조, 제231조(위조사문서행사의 점), 형법 355조 제1항(횡령의 점), 각 징역형 선택
경합범처리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지불각서의 연대보증인 부분을 위조하여 행사하였고, 횡령한 금세공품의 피해 금액이 적지 아니하여 그 범행 내용이 좋지 아니하다.
다만, 사문서위조죄와 그 행사죄의 실질적 피해자로 보이는 D과 합의하였고, 횡령죄의 피해자와도 합의하였다.
판시 확정된 범죄와 이 사건 범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건강,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의 동기 및 경위, 수단과 방법, 범행 이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공판과정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은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2020고단1114 사기의 점)
피고인은 2016. 12.경 서울 강남구 H에 있는 카페에서, 인테리어 공사업을 하는 피해자 D에게 “내가 H 빌딩에 카페와 부동산 중개사무실을 결합한 ‘I’ 이라는 점포를 오픈할 계획인데 철거 공사와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해 주면 공사대금을 틀림없이 지급하겠다.”라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당시 피고인이 운영하던 K의 음식점은 직원들의 임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적자 운영 상태였고, 별다른 수입이나 개인 재산이 전혀 없이 오로지 타인의 자금을 빌려 또 다른 점포를 오픈하기 위해 연쇄적으로 부채만 늘어가고 있는 형편이어서 피해자가 위 공사를 진행하더라도 약정대로 피해자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2017. 1. 12.경부터 2017. 1. 26.경까지 철거 및 인테리어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진행하게 한 후 2017. 1. 19. 공사대금으로 500만 원만 지급하여 그 차액인 6,54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법리
공사대금 상당의 재산상 이익의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도급계약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도급계약 이후 경제사정의 변화로 공사대금을 변제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순한 민사상의 채무불이행에 불과할 뿐 형사상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으며(대법원 1997. 4. 11. 선고 97도249 판결,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5도2844 판결 등 참조),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경위와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8도2893 판결 참조). 한편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사기죄의 주관적 요소인 범의를 인정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05. 10. 14. 선고 2005도12 판결, 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10도14731 판결 등 참조).
더욱이 이 사건과 같이 사업의 수행과정에서 이루어진 거래에 있어서 그 채무불이행이 사전에 예측된 결과라고 하여 그 사업경영자에 대한 사기죄의 성부가 문제가 된 경우에, 거래시점에서 그 사업체가 경영부진의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사정에 따라서는 채무불이행에 이를 수 있다고 예견하고 있었다는 것만으로 곧바로 사기죄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하는 것은 발생한 결과에 의하여 범죄의 성부를 결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부당하고, 위와 같은 경우에 사업경영자가 채무불이행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태를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상당한 정도로 있다고 믿고, 성실하게 계약이행을 위한 노력을 할 의사가 있었을 때에는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1. 3. 27. 선고 2001도202 판결,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5도1809 판결, 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도14187 판결 등 참조).
판단
피고인이 2016. 12.경 별다른 재산이 없었고 채무초과 등으로 신용상태가 좋지 아니하여 이 사건 공사대금의 변제능력이 충분하지는 아니하였던 것으로는 보이기는 하지만,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I과 관련한 투자금을 지급받아 그것으로 이 사건 공사대금을 지급하려고 했는데 위 투자금 지급이 제때 이행되지 아니하여 이 사건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민사상 채무불이행 책임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검사가 제출한 각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2016. 12.경 피해자와 이 사건 공사계약을 체결할 무렵 그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인의 편취 범의를 인정할 수 없다.
피고인은, 부동산 중개 솔루션 어플을 개발하여 I 카페와 연계하여 복합서비스를 제공하려고 L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위 서비스를 위해 ‘I’을 H에서 확장이전하기로 하고 2016. 12.경 피해자와 사이에 ‘H에 있는 I 카페 및 레스토랑 인테리어 공사(이 사건 공사)’를 공사대금 2억 원으로 하는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피해자에게 투자금을 지급받아 위 공사대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으며, 실제로 인테리어 공사를 의뢰할 당시인 2016. 12.경 M, N 등으로부터 투자계약이 체결되어 투자금을 지급받을 예정이었으나 위 투자금이 지급되지 아니하여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이므로,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라고 변소하고 있다.
피해자 D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투자금을 받아야 공사대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따로 투자받을 것이 있으니 그때 투자받아서 주겠다. 그런 이야기는 있었다’고 진술하였고 이는 피고인의 위 변소에 일부 부합한다. 또한 일반적인 인테리어 공사와 달리 이 사건 공사 과정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의 계약금을 지급받지는 않았는바, 피해자도 이 사건 공사 개시 당시에 피고인에게 계약금을 지급할 자금이 없었던 것은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N은 2016. 7.경부터 자신의 회사에 투자금이 들어오면 I 사업과 관련하여 2017. 3.경까지 피고인에게 5억 원 투자하기로 하였고(N의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고단4206 사건 판결문 중 일부), 실제로 2017. 3. 27.경 피고인과 6억 원을 2017. 3. 31.까지 피고인에게 현금으로 투자하기로 하는 투자계약을 체결하였다(N은 이 법정에서 위 투자금 중 일부는 인테리어 비용에 필요한 것으로 진술하였다). 그런데 N은 위 투자금을 마련하지 못하여 피고인과의 위 투자약정을 이행하지 아니하였고, 피고인이 투자금 지급을 독촉하자 2016. 12. 28.경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피고인에게 500만 원을 이체하도록 하였다.
피고인이 2016. 2. 15. M과 체결한 투자계약서를 제출하였는데 ‘M이 2017. 2. 23.까지 피고인에게 3억 원을 투자한다’는 것을 주요한 내용으로 하고, 여기에는 2017. 2. 8.자 M의 인감증명서가 첨부되어 있다(위 투자계약대로 이행되지는 아니하였다). M의 인감증명서가 계약일 이후 일자에 발급되어 첨부되어 있기는 하지만 M이 위와 같은 투자계약이 있었음을 확인한 것으로는 볼 수 있다. 위 투자계약서의 M 주소지인 ‘수원시 장안구 O건물 P호’의 전입신고가 위 투자계약서 작성일(2016. 2. 15.) 이후인 2016. 5. 11.이기는 하지만, 주소지 전입신고가 그 거주 시작일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것과 M이 이 법정에 증인으로 소환이 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위 투자계약서가 허위라고는 단정할 수 없다.
피고인이 2017. 1. 3.경 Q 주식회사로부터 5,000만 원을 차용할 때 연대보증을 하였던 R도 이 법정에서 2017. 2.경 피고인에게 I 관련하여 5억 원 가량을 투자하기로 구두 약정하였는데 위 약정이 이행되지 아니하였다.
N, M, R의 위 각 투자계약이, 어떻게 투자자금을 조달하고 투자한 자금을 어디에 집행할 것인지, 투자에 따른 수익금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 등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지만, N, R는 위 각 투자계약에 따라 실제로 투자금이 지급되면 그때 구체적인 투자계약의 내용을 정하기로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 그것이 특별히 불합리하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위 각 투자계약이 허위였다고는 단정할 수 없다. 더 나아가 이 사건 공사는 임차인인 피고인이 임대인으로부터 목적물을 임차한 후 부동산 중개 플랫폼 사업으로 보이는 I을 영위하기 위하여 피해자에게 위 사업장의 철거와 인테리어 공사를 도급해 준 것인바, 피고인에게 위와 같은 공사를 도급하기 위하여 반드시 재산이 있어야 한다거나 채무초과 등의 상황이 아니어야 한다고는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사업을 영위하려는 임차인의 입장에서는 투자금을 유치할 가능성이 있다면(이것이 지나치게 막연하거나 허위가 아니라면 확정적인 투자계약이 아니더라도) 위와 같은 공사를 도급해 주고 사업을 영위할 준비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영세 사업자의 경험칙에도 부합하고 합리적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N, M 등과 피고인 사이에 구체적인 투자에 관한 계약이 체결되지 아니하고 피고인에게 별다른 재산이 없어 피고인이 공사대금을 지급할 수 없을 것이 예견 가능하였다거나 피고인이 실제로 피해자에게 공사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하였다고 하여, 피고인이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더라도 어쩔 수 없음을 인식하거나 용인하였다고 쉽게 단정하여서는 아니된다.
그렇다면 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위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이원중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