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다음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5,604,679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6. 15.부터 2022. 9. 29.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10%는 원고가, 9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성남시 수정구에서 ‘C병원’이라는 이름의 종합병원(이하 ‘피고 병원’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의료재단으로, 2015. 5. 1. 간병인 소개․알선업체인 D협회로부터 간병인을 소개받기로 하면서 위 협회와 다음과 같은 내용의 공동간병계약(이하 ‘이 사건 공동간병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간병인이 될 수 없다.
원고는 D협회에 회원으로 가입한 다음 D협회의 소개를 받아 2017. 1. 25.부터 2019. 5. 31.까지 피고 병원의 중환자실에서 간병인으로 일하였다. 원고는 간병인 업무의 대가로 피고로부터 월 170만 원을 받았고, 그 중 월 7만 원을 D협회에 수수료로 지급하였다. D협회는 1, 2주에 한 번 정도 직원을 피고 병원에 파견하여 D협회 소속 간병인들의 업무수행 상황을 점검하였다.
피고는 2019. 5. 31.경 원고가 몇 차례 환자 보호자와 마찰을 일으켰다는 이유 등으로 D협회를 통하여 원고에게 간병인 업무의 중단을 요청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그 무렵 피고 병원에서의 간병인 업무를 종료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 을 제2, 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이 법원 증인 E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D협회를 통하여 피고에게 고용된 피고의 근로자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의 퇴직에 따른 퇴직금 3,904,679원, 해고예고수당 1,700,000원 합계 5,604,679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D협회 소속 간병인으로 D협회에서 파견되어 위 협회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피고 병원에서 근무하였을 뿐 피고와는 아무런 계약관계가 없으므로, 피고에게는 원고에게 퇴직금과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 단
원고와 D협회 사이의 관계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D협회는 간병인으로 일하고자 하는 사람을 회원으로 모집하여 간병인을 필요로 하는 병원이나 개인에게 소개․알선하고 그 대가로 간병인 회원으로부터 수수료 등을 받는 직업안정법상 유료직업소개사업자로서(이 사건 공동간병계약 제8조 참조), 원고와 D협회 사이에는 간병업체 소개․알선을 내용으로 하는 회원가입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D협회가 간병인 회원이 일하고 있는 병원 등을 정기적으로 순찰하면서 간병인들의 업무 수행상황을 점검․관리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고, 을 제1, 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D협회가 소속 간병인 회원들을 피보험자로 하는 전문직업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한 사실이 인정되나, 이는 자신이 소개한 간병인의 업무수행의 적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부수적인 조치에 불과하거나, 간병인들의 업무상 잘못으로 인하여 위 협회가 소개로 인한 책임을 부담하게 될 경우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와 D협회 사이에 간병업체 소개․알선 관계를 넘어 업무상 지휘․감독관계까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관계
피고와 D협회 사이의 계속적인 간병인력 수급을 위한 협약인 이 사건 공동간병계약에서는 간병인의 업무 내용, 자격, 준수사항, 근무시간 및 간병료 등을 일률적으로 정하고 있다. D협회는 이 사건 공동간병계약 소정의 근무자격을 갖추고 그 근무조건을 수락한 회원들을 피고에게 소개하여 피고와 회원들 사이에 위 공동간병계약에서 정한 근무조건대로 간병인 업무 수행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였다. 원고 역시 위와 같은 방식으로 피고와 계약을 체결한 다음 피고 병원의 중환자실에서 간병인으로 근무하였고, 피고로부터 직접 보수를 지급받았다. 피고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아무런 계약관계가 없고 원고와 D협회 사이에만 계약관계가 있다고 주장하나, 위와 같이 D협회는 직업소개업체로서 원고를 피고에게 소개․알선한 것일 뿐 직접 간병서비스를 수행하는 당사자의 지위에서 원고를 피고 병원에 파견한 주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간병인 업무수행과 관련된 법률관계의 상대방은 피고라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원고의 간병인 업무수행에 관한 피고와의 계약관계가 근로계약관계인지, 위임계약 또는 이와 유사한 관계인지 여부는, 형식적으로 계약서가 작성되었는지, 그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위에서 든 증거에 갑 제3호증, 을 제1, 3, 4, 7호증의 각 기재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수행한 간병인 업무는 피고의 상당한 지휘․감독 하에 근로자로서 한 업무라고 판단된다.
㈎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의 간병인 업무에 관하여 명시적인 계약서가 작성되지는 않았다. 다만 원고가 D협회의 소개․알선으로 그 협약업체인 피고에서 근무하기로 함으로써 피고와 D협회 사이의 이 사건 공동간병계약의 조항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계약조건으로 편입되는 것에 동의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원고의 업무내용, 준수사항, 근무시간, 보수(간병료) 등의 근무조건은 이 사건 공동간병계약 내용에 따라 정하여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사건 공동간병계약에 의하면, ① 원고는 환자의 개인위생과 급식을 돕고, 환자의 안위를 위하여 환경을 정리정돈하며, 환자의 상태를 돌보고 담당간호사에게 보고하거나 간호사의 정당한 지시사항을 이행하는 업무를 수행하여야 하고(제1조), ② 원고는 환자의 비밀을 누설하지 않을 것, 지정된 복장을 착용할 것, 근무시간에 누워있지 않을 것, 환자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고 다른 환자의 일에 참견하지 않을 것 등의 준수사항을 지켜야 하며(제3, 5조), ③ 근무시간은 8시부터 20시까지, 또는 20시부터 익일 8시까지이고(2개조 교대근무), 이에 대하여 월 180만 원에 사업소득세를 가산한 금액의 고정적인 보수를 지급받으며(제4조), ④ 원고가 준수사항을 위반하거나 원고의 행동으로 환자 및 병원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피고는 D협회에 간병인의 교체를 요구할 수 있다(제3, 6조). 이처럼 원고의 업무내용, 준수사항, 근무시간과 보수 등 기본적인 근무조건이 피고측에 의하여 정하여졌고, 원고에게 피고 직원의 지시에 따를 의무가 부과되어 있으며, 원고가 계약을 위반하는 경우 피고에게 간병인 교체의 불이익을 가할 수 있는 수단이 주어진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는 원고가 종속적인 지위에서 피고의 지휘․감독 하에 간병인으로 근무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근로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 원고는 중환자실에 배치되어 아침 7시에 출근하여 12시간 근무 후 19시에 퇴근하고, 24시간 후인 다음날 19시에 출근하여 12시간 근무 후 그 다음날 7시에 퇴근하는 방식으로 근무하면서(즉 이 사건 공동간병계약에 정해진 출퇴근 시각인 8시, 20시보다 1시간씩 앞당겨진 시각에 출퇴근하였다), 피고로부터 정기적으로 월 1,758,010원씩 지급받았다(이 사건 공동간병계약상 금액보다 조금 적은 금액으로, 그 중 58,010원이 사업소득세 등으로 공제되어 실제로는 170만 원을 지급받았다). 이처럼 원고의 보수가 간병인 업무수행의 구체적인 성과와 무관하게 정기적, 고정적으로 지급된 점에서, 이는 근로 자체의 대가인 임금의 성격을 갖는다.
㈐ 원고는 피고 병원 중환자실에서 2년간 4개월 남짓 계속적으로 간병인 업무를 수행하였고, 비록 2개조 교대근무를 하여 다음번 근무와의 사이에 24시간의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하더라도, 한번에 12시간 연속근무를 하였던 사정으로 피고 병원 간병인 외의 다른 업무를 겸직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였으므로 피고 병원에 전속되어 근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간병인 자격이 D협회 회원으로서 일정한 교육을 받은 사람으로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원고가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업무를 대체하도록 하는 것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의하면 원고의 근무에 연속성, 전속성, 대체불가성이 인정되었음을 알 수 있고, 이는 근로계약관계의 징표에 해당한다.
㈑ 피고는 간병인들에게 적용되는 복무규정이나 취업규칙을 따로 두지 않았고, 간병인들에 대한 공식적인 근무평가제도를 실시하거나 간병인들의 출퇴근 시각을 확인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간병인들은 개인적 사정으로 근무일정을 바꾸어야 할 경우 피고에게 보고하지 않은 채 동료 간병인들과 협의하여 일정을 조정하거나 간병인들 중에서 대직을 구하는 등 자율적으로 처리하였다. 그러나 이처럼 피고가 간병인들의 근태관리를 엄격히 하지 않은 것은 간병인의 업무가 환자의 식사와 배변을 돕고 체위를 변경하는 등 환자의 수발을 드는 업무로 정형화되어 있어 평가의 필요성이 적고, 시간적 단절없이 개호가 필요한 중환자들을 소수의 간병인들이 교대로 간병하는 업무방식상 자율적인 통제로도 업무시간의 준수가 보장되었기 때문이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간병인들이 피고의 지휘․감독에서 배제된 상태로 근무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 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중환자실 투입 간병인에 대하여 업무 시작에 앞서 1주일 가량의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하여 업무에 필요한 사항을 교육하였다. 또한 의료인력이 부족한 경우 소속 간호사 등을 통하여 간병인들에게 간단한 의료보조행위를 수행하도록 요청하기도 하였다.
㈓ 원고는 피고로부터 간병인 업무에 필요한 장갑․물수건 등의 물품과 식사․편의시설을 제공받았으므로(이 사건 공동간병계약 제12조), 원고가 직접 업무수행에 필요한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부담이 없었다.
㈔ 원고는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보수에 대하여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으나, 이는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사항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사정이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정할 만한 요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의 의무
퇴직금 지급의무
㈎ 원고가 1년 이상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에서 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퇴직금은 아래와 같이 계산한 4,045,830원의 범위에서 원고가 구하는 3,904,679원이다.
1일 평균임금 : 57,326.4원
퇴직 직전 3개월인 2019. 3. 1.부터 2019. 5. 31.까지의 기간 중 원고가 받은 임금 총액 5,274,030원(= 1,758,010원 × 3개월) ÷ 총 일수 92일(소수점 둘째 자리 이하 버림)
재직기간 : 2017. 1. 25.부터 2019. 5. 31.까지 2년 4개월 7일
계산 : 57,326.4원 × 30일 × (2 + 4/12 + 7/365) = 4,045,830원(원 미만 버림)
해고예고수당 지급의무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 30일 전에 서면으로 해고사유와 시기를 밝힌 해고예고를 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예고수당으로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1,758,010원의 범위에서 원고가 구하는 1,7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근로기준법 제26, 27조).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과 해고예고수당 합계 5,604,679원(= 3,904,679원 + 1,7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퇴직한 날로부터 14일 후인 2019. 6. 15.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법원 판결 선고일인 2022. 9. 2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알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피고에 대하여 원고에게 위에서 인정한 금액을 지급할 것을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정인(재판장) 김창형 당우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