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나5586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심판결의 주문 제1항 중 "2019. 5. 28.부터"를 "2019. 5. 29.부터"로 경정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서울 영등포구 D에서 신문·잡지·서적의 출판 및 발행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는 2018. 1. 3. 피고와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피고가 발행하는 매거진 'E'의 편집국장으로 근무하였는데,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주요 근로조건은 다음과 같다.

다.

피고는 2018. 8.경 원고에게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급여 등 근로조건의 조정을 요구하였다. 이후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의 변경과 관련한 별다른 협의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피고는 2018. 10. 5. 원고에게 새롭게 작성한 근로계약서(계약일자는 2018. 9. 1.이고, 주요 변경 내용은 다음과 같다)에 서명할 것을 요구하였다. 원고가 피고에게 새로운 근로조건을 수용할 수 없다고 말하자,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변경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같이 근무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하였다.

라.

그러자 피고는 2018. 10. 10. 원고에게 사직서 작성을 요구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거부하였다. 원고는 같은 날 피고 회사의 H 과장에게 "피고가 자신(원고)의 짐을 택배로 보내준다고 하였으니 부탁 좀 한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고, 이에 H 과장은 같은 날 원고에게 주소를 묻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다. 원고는 2018. 10. 11.부터 더 이상 출근하지 않았다. 원고는 2018. 10. 15.부터 2018. 10. 19.까지 피고에게 "자신(원고)은 지난 10월 10일 피고로부터 정리해고되었다. 9월분 임금과 해고예고수당을 조속히 지급하여 달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수차례 발송하였으나, 피고는 이에 대하여 답변을 한다거나 원고의 출근을 독촉하지 않았다.

마.

피고는 2018. 9. 3. 피고가 발행하는 'F' 신문과 'G' 시상식 등의 제반업무를 총괄하는 편집국장으로 I을 채용하였다. 피고와 I이 체결한 근로계약서상 계약기간은 2018. 9. 3.부터 1년이며, 급여조건은 연봉 3,000만 원이다.

바.

피고는 2018. 10. 19. 원고에게 "당사는 귀하가 무단결근으로 인하여 근무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여 직권면직하였음을 통보하며, 추후 당사 근무시 취득한 비밀 등 제반 정보 사항 등을 외부에 노출하여 당사에 피해를 주는 일이 없도록 하여 주시고, 만약 이러한 일이 발생할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을 알려드리는 바입니다"는 내용이 포함된 '해고통보 및 손해배상 청구'라는 제목의 문서를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하였고, 이는 그 무렵 원고에게 도달하였다.

사.

이에 원고는 2018. 10. 22. 피고에게 "지난 10월 8일 J 대표가 개인면담을 통해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근로조건 하향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런데 저의 역할과 능력을 고려했을 때 수용할 수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중략) 10월 10일 갑작스런 정리해고 통고에 따른 업무 인수인계를 하고 있는 저에게 J 대표가 사직서를 쓸 것을 권유했으나 이건 분명히 경영상의 이유로 저를 정리해고 한 것이니 사직서를 쓸 이유가 없다고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는 내용이 포함된 문서를 내용증명우편으로 보냈다.

아.

원고는 2018. 10. 26.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피고를 상대로 피고가 2018. 10. 10.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하였음을 주장하면서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12. 24. 원고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여 피고의 해고를 부당해고로 인정하고, 원고의 원직복직에 갈음하여 원고에게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포함한 8,070,600원을 지급하라고 판정하였다(피고의 재심신청은 기각되었다).

자.

피고는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제1심법원은 피고의 청구를 인용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2020. 5. 21. "피고의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른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항소를 인용하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피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며, 피고가 이에 상고하였으나 기각되었다(서울행정법원 2019구합3810, 서울고등법원 2020누31929호, 대법원 2020두40310 사건).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하였으므로 부당해고로 인하여 원고가 근로하지 못한 기간에 대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가 자발적인 의사에 의하여 사직한 것일 뿐 피고가 원고를 해고한 것이 아니므로, 피고는 해고 주장 일자 이후의 기간에 대한 임금 지급 의무가 없다.

3.

판단

가.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가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 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이라 할지라도, 사직의 의사가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대법원 1992. 7. 10. 선고 92다3809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2018. 10. 10. 일방적인 의사에 따라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피고가 제안한 변경된 근로계약은 이 사건 근로계약에 비하여 월 급여가 50만 원 가량 줄고 매월 지급하던 30만 원의 활동비를 더 이상 지급하지 않으며 원고에게 매월 500만 원 이상의 영업매출을 올릴 의무를 지우는 등 여러 모로 원고에게 불리한 내용이었는데, 당시 원고가 피고의 처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변경될 근로계약을 수용할 상황이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정황을 찾을 수 없다. 나아가 피고는 원고로부터 확답을 받지 못하였음에도 원고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할 편집국장 I을 채용한 다음, 처음 이 사건 근로계약의 변경이 논의된 때로부터 한 달이 넘게 지난 시점인 2018. 10. 5.경 비로소 변경된 근로계약서를 제시하며 동의할 것을 요구하였는바, 피고로서는 원고가 변경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원고의 의사와 무관하게 근로계약을 종료할 의사가 있었다고 볼 볼 여지가 가많다.

(나)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에게 변경된 근로계약서를 제시하며 여기에 서명하지 않는다면 계속 근무할 수 없다고 말하였던 점, ② 피고가 2018. 10. 10. 원고가 변경된 근로조건에 동의할 의사가 없다는 전제 하에 원고에게 사직서를 작성할 것을 요구하였고, 원고가 이를 명시적으로 거부한 점, ③ 원고가 2018. 10. 11.부터 출근하지 않았음에도 피고가 원고에게 출근독촉을 하지 아니한 점, ④ 피고가 그 무렵 원고로부터 퇴사에 따른 후속조치를 요구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여러 차례 받고도 이에 대한 반박을 하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변경하지 않을 경우 근로계약관계를 종료하겠다는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따라 퇴사하게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원고가 2018. 10. 10.자로 근로관계를 종료하기로 한 것에 동의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피고가 근로관계 종료의 의사를 표시하고 그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고 하여 근로관계 종료시점을 2018. 10. 10.자로 하겠다는 것에 동의한 것일 뿐, 근로관계 종료에 동의한 것은 아니라고 보인다.

나.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제2항은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제1항에 따라 서면으 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는 과정에서 해고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의 해고는 근로기준법상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여 절차적으로 위법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의 해고는 효력이 없다.

다.

임금지급의무의 존부 및 그 범위

(1)

관련 법리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무효인 경우 근로자는 근로계약관계가 유효하게 존속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근로제공을 하지 못한 셈이므로 민법 제538조 제1항에 따라 그 기간 중에 근로를 제공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반대급부인 임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1994. 10. 25. 선고 94다25889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18. 6. 1.부터 2018. 8. 31.까지의 92일간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임금이 총 9,900,000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 다음날인 2018. 10. 11.부터 원고가 구하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일인 2018. 12. 24.까지의 75일간의 임금에 해당하는 8,070,600원[= 107,608원(= 9,900,000원 ÷ 92일) × 75일, 원 미만 버림]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 송달 다음날인 2019. 5. 2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제제1심판결의 주문 제제1항 항 중중 "2019. 5. 28.부터 "는 "2019. 5. 29.부터"의 오기임이 분명하므로 이를 경정한다.

판사 최정인(재판장) 김현석 당우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