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120시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사실오인, 원심판결의 각 사기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은 2014. 초순경부터 자금사정이 어려웠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2014. 7.경부터는 근로자의 임금을 체불한 점, 피해자 O은 피고인이 소유한 부동산의 시가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변제자력이 있다고 생각하고 금원을 대여하였는데, 실제로 2016. 5. 16.경 피고인 소유 부동산의 담보가치가 전혀 없었고 피고인에게 별건 채무도 상당하여 피고인에게 변제 자력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 O으로부터 금원을 차용할 때 편취의 범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판단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
『2018고단8722』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H에 있는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 대표이다.
피고인은 L과 함께 2011. 10. 19.경 광주시 M에서 임대사업을 하기 위하여 총 대금 33억 원에 위 N 등 4필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의 지분 1/2을 각각 매입하는 방법으로 위 지분을 매수한 다음 그 무렵 위 임대사업자 등록 사무를 위 C 소속 직원 피해자 O에게 지시하였고, 피해자는 그 무렵 위 등록사무를 대행해 준 것을 기화로 피고인과 L이 위 지분을 33억 원에 매수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피고인은 2016. 5. 16. 위 C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사업자금 1억 5,000만 원을 빌려주면 월 2%의 이자를 지급하고, 원금은 2016. 8. 31.에 갚겠다. 또한 위 지분 1/2 시가 약 20억 원 상당을 소유하고 있으므로 이를 매도하는 등 처분하여 당신의 돈을 우선적으로 변제하겠다"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이미 9,500만 원을 차용하여 그에 대한 이자 3,350만 원 포함 약 1억 2,850만 원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고, 2014년 초경부터 C의 주력 품목인 '월풀 욕조'에 대한 공급계약이 급격히 줄면서 매출이 30억 원 상당으로 줄어 거래처 어음을 결제하는 것도 어려울 정도로 C이 운영난에 빠져 계속된 적자로 2014. 7.경부터는 소속 직원에 대한 임금조차 체불하고 있었던 상황이었으므로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이를 약속한 바와 같이 변제할 능력이 없었고, 위 금원 차용 당시인 2016. 5.경 피고인 소유의 위 지분 1/2의 시가가 20억 원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1. 12. 21. 토지 매수를 위해 8억 원 상당을 대출받으면서 채권자인 중소기업은행에 채권 최고액 19억 2,000만 원 상당의 근저당권, 2014. 3. 6. 거래처인 P주식회사에게 1억 원 상당의 근저당권, 2015. 9. 8. L에게 6억 원 상당의 근저당권(2016. 5. 19. 2억 원으로 감액)을 각각 설정하였으며, 그 이후에도 위 지분에 2016. 12. 15. L에게 8억 원 상당의 근저당권, 2018. 1. 9. 피고인의 장모 Q에게 7억 원 상당의 근저당권을 각각 설정하여 위 지분을 처분하더라도 피해자의 차용금을 우선 변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같은 날 피고인의 채권자인 R의 S은행 계좌(T)로 150만 원을 송금하게 하고, C S은행 계좌(U)로 1억 4,850만 원을 송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17. 3. 15.까지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25회에 걸쳐 합계 285,591,840원을 교부받아 편취하였다.
『2019고단885』
피고인은 2017. 6. 27.경 서울 강남구 H에 있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C 사무실에서 위 회사의 경리직원인 피해자 O에게 "돈을 빌려주면 현금서비스를 모두 정리하여 신용등급을 회복한 후 회사 명의로 1억 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대출 받은 돈으로 변제하겠다"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 당시 피고인의 현금서비스 채무액은 2,140만 원, 회사 채무액이 2억 4,000만 원에 이르렀고, 2017. 7.말경 만기에 도달하는 약 1억 6,000만 원 상당의 어음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현금서비스를 모두 상환하더라도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도 불확실한 상태여서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이를 변제할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차용금 명목으로 2017. 6. 28. 500만 원, 같은 해 6. 29. 1,500만 원, 같은 해 7. 12. 1,000만 원, 같은 해 7. 17. 1,300만 원 등 합계 4,300만 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2018고단8722』 부분에 관하여, ① 피해자 O(이하 'O'이라고만 한다)은 공소사실 기재 금전 대여 당시 피고인이나 C과 V의 재정 상태를 훤히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O은 공소사실 기재 금전 대여 당시 C이 심각한 운영난에 빠져 있고, 피고인에게 자력이 거의 없었음을 알고 있었다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변제자력에 대한 기망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가사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기망행위와 처분행위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운 점, ③ 당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 총액에 비추어 잔존담보가 차용금에 미치지 못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④ 2016. 12. 16. L에게 피고인 의 각 지분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8억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 선순위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이 20억 1,000만 원에 이르게 되었으나 이는 범죄일로부터 약 7개월 후에 발생한 일인 점, ⑤ 피고인이 위 8억 원의 근저권당설정등기를 예정하고 금원을 차용하였다고 볼 사정이 없는 점, ⑥ 위 근저당권 등기 이후에도 O은 지속적으로 피고인에게 자금을 대여한 점, 『2019고단885』 부분에 관하여, ① 피고인은 O으로부터 차용한 2,000만 원 중 직원 R에게 급여로 지급한 300만 원을 제외한(증거기록 제1권 제56쪽) 나머지 돈을 차용명목과 같이 C의 현금서비스채무를 상환하는데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위 직원 R에게 급여 명목으로 이체한 300만 원도 피고인이 아닌 O이 직접 이체한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제1권 제216쪽), ③ 이 부분 대여가 이루어진 2017. 6. 28.은 O이 피고인 소유 토지에 관하여 강제경매신청을 하고 위 토지 등기부등본에 강제경매개시결정등기가 기입된 이후인바, 당시 O은 C의 현금서비스채무 변제만으로 그 신용등급이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사정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였던 것으로 봄이 상당한 점, ④ O은 담보 없이 어음채무 변제에 필요한 자금 2,300만 원을 피고인 또는 C에 추가로 대여해 준 점 등 원심 판결문 10쪽 이하에서 판시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합리적 의 심의 여지없이 이 부분 공소사실이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경위와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8도2893 판결 참조). 한편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사기죄의 주관적 요소인범의를 인정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05. 10. 14. 선고 2005도12 판결, 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10도14731 판결 등 참조).
사기죄가 성립하는지는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 소비대차 거래에서 차주가 돈을 빌릴 당시에는 변제할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비록 그 후에 변제하지 않고 있더라도 이는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불과하며 형사상 사기죄가 성립하지는 아니한다. 따라서 소비대차 거래에서, 대주와 차주 사이의 친척·친지와 같은 인적 관계 및 계속적인 거래 관계 등에 의하여 대주가 차주의 신용 상태를 인식하고 있어 장래의 변제 지체 또는 변제불능에 대한 위험을 예상하고 있었거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경우에는, 차주가 차용 당시 구체적인 변제의사, 변제능력, 차용 조건 등과 관련하여 소비대차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허위 사실을 말하였다는 등의 다른 사정이 없다면, 차주가 그 후 제대로 변제하지 못하였다는 사실만을 가지고 변제능력에 관하여 대주를 기망하였다거나 차주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2도14516 판결 참조).
『2018고단8722』 부분
원심이 원심 판결문 7쪽 이하 부분에서 판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더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부분 차용 당시 그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없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 부분 차용금을 편취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 하는 원심은 정당하고, 여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O은 수사기관에서, C의 경리업무를 하면서 회사의 자금이 부족한 경우 피고인에게 보고를 하면 피고인의 요구에 따라 개인 자금 또는 지인으로부터 빌린 돈으로 집행을 하였는데 당시에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V의 매출과 이익이 괜찮았고 피고인이 이 사건 토지도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믿고 빌려준 것이라고 진술하였는데{2018고단8722 사건의 증거기록(이하, 이를 2018고단8722 사건과 관련한 부분에서 증거기록으로만 표기한다) 1권 39쪽, 40쪽}, 위와 같은 진술의 취지에 비추어 보더라도 O이 피고인에게 자금을 대여할 때 피고인의 변제능력이나 의사에 관한 구체적인 기망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O은 2016. 5. 16. 피고인에게 1억 5,000만 원을 대여하면서 피고인이 위 금원을 상환하지 않을 경우 이 사건 토지 중 일부(4억 원 해당)에 관하여 소유권을 이전받기로 하였으나 피고인이 이를 이행하지 않았고, 그 이후에는 돈을 더 빌려주지 않으면 회사가 망하는 상황이어서 빌려준 돈을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빌려주었다고 진술하였는데(증거기록 1권 241쪽), O이 피고인 회사의 회생을 위해 피고인에게 자금을 투입함에 있어서 피고인의 변제능력에 관하여 착오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부작위에 의한 기망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는 없다{피고인이 O으로부터 자금을 차용할 당시 변제능력이 다소 부족하였더라도, O은 2004. 7.경부터 2017. 7.경까지 C의 경리직원으로 13년동안 근무하면서 C의 재정, 회계 업무를 전담하여 C의 재정상황을 자세히 알고 있었다. O은 원심법정에서도 2014년 초경부터 C이 적자상태였고, 2014. 7.경부터는 직원들에 대한 임금조차 체불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424쪽). O은 업무상 지출이 필요할 경우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O 자신의 자금 등으로 회사 업무에 필요한 자금을 직접 집행하였는바, O은 피고인의 장래의 변제지체 또는 변제불능에 대한 위험을 예상하였거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O이 편취당하였다고 주장하는 이 사건 편취금 거래 이외에도 같은 시기에 피고인과 사이에서 자금의 입출금이 빈번히 이루어졌는데, O이 특정한 이 사건 대여금만 기망에 의해 지급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기 어렵다(피고인이 2016. 5.경 이후 O에게 입금한 금원의 합계는 5억 여 원에 이르는데, O은 위 금원의 상당부분은 별건 차용거래로 인한 변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피고인은 이 사건 차용 이후인 2016. 5. 16. 이후부터 수회에 걸쳐 O에게 이 사건 차용금의 이자를 비교적 꾸준히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O은 이 사건 토지 중 분할되어 경기도에 수용된 토지의 수용보상금 배당절차에서 이 사건 대여금의 합계보다 많은 3억 8,400여 만 원을 배당받았다.
O이 위 배당절차에서 주장한 채권액수나 회수한 금액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이 O으로부터 차용한 이 부분 금원만을 편취금이라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은 없고, 그 밖에 피고인이 이 부분 금원을 차용하는 과정에서 O에게 이 사건 회사나 자신의 변제능력 등에 관하여 거짓된 설명을 하였다고 볼만한 정황도 찾아보기 어렵다.
『2019고단885』 부분
원심은 원심 판결문 14쪽 이하에서 자세한 사정을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원심이 들고 있는 그 판시와 같은 사정에다가 위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은 피고인의 재산 상태, 범행의 경위와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를 더하여 보면, O은 피고인 회사의 자금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회사의 갱생을 위해 자금을 투입했던 것으로 보여 피고인이 O으로부터 이 부분 금원을 차용할 당시 회사의 자금상황이나 차용명목을 기망하였다거나 피고인에게 편취범의가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여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하고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당심에서 특별히 새로운 양형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여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체불 임금 및 퇴직금과 횡령액이 적지 않고, 피고인에게 동종의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범죄전력이 있는 점 등을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하고,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 피해 근로자의 체불 임금 및 퇴직금 합계 약 9,200만 원 중 약 7,200만 원 정도가 변제된 것으로 보이는 점, 횡령죄 피해회사와 합의하여 위 피해회사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아니하는 점,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하며,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및 경위, 범행의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차은경(재판장) 김양섭 반정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