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원심 및 당심의 소송비용은 피고인이 부담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항 중 ③ 부분(E에 대한 근로계약서 작성·교부 위반) 및 범죄사실 제2항(임금 청산의무 위반)에 관하여, (i) 피고인과 E 사이에 임금액에 대한 합의가 없었으므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할 수 없어 E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고, (ii) 가사 E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당시 피고인과 E 간에 근로조건 협상과정 중에 있어 임금액, 숙소 제공 여부 등 근로계약의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의사의 합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었던 만큼, 피고인은 그 근로조건에 대한 의사 합치로 그 내용의 확정이 되어야 작성하는 것을 전제로 한 근로계약서를 작성 및 교부할 수 없었고, 그에 따른 임금도 지급할 수 없었던 정당한 이유가 있었음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주장
원심의 양형(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부분
E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해당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다만 사용자가 정한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는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되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9두50168 판결 등). 또한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대한 위 여러 징표 중 일부 사정이 결여되었거나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도11087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E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근로기간 동안 피고인이 경영하는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소방시설공사 현장에서 공사부장직책으로 소방전기보수공사를 담당한 사실(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E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기간 동안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였음을 인정하였다), 이와 같은 공사는 E이 이 사건 회사의 상무 D의 지시를 받아 하였던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는바, 그렇다면 E은 임금을 목적으로 하여 종속적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E은 근로기준법(제2조 제1항 제1호)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피고인은 피고인과 E 사이에 임금액에 대한 합의가 없었으므로 E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과 E 사이에 임금액에 대한 합의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위에서 본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종속적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한 E의 근로가 제공된 이상, 가사 피고인과 E 사이에 임금액의 액수에 관하여 다소 다툼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들어 E의 근로자성을 달리 볼 것은 아니다. 이와 결론을 같이 하는 원심은 정당하고, 여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근로조건의 확정 여부(및 그에 따른 근로계약서 미작성·미교부 유무, 임금 미지급의 정당한 사유 유무)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각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과 E 사이의 (구두) 근로계약 체결 당시 이들은 E에 대한 임금액을 연봉 5,500만 원으로, 숙소비용을 월 40만 원으로 약정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E은, 수사기관에서 '2019. 4. 11. 피고인과 면접을 볼 때 연봉 5,500만 원에 퇴직금과 숙소비는 별도로 지급하기로 정하였고, 2019. 4. 19.경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려고 하였으나 숙소비에 이견이 있어 서명을 하지 않았는데, 그 후 피고인과 연봉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이 연봉을 5천만 원 정도로 하여 다시 제시하였고, 이에 자신은 거부의사를 밝히고 이 사건 사업장을 이탈하였으며, 상무이사이던 D이 전화하여 피고인과 연봉 문제가 5,500만 원으로 해결되었으니 정상 출근하라고 하여 출근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50쪽). 이 사건 회사에서 2018. 8. 8.부터 2019. 8. 5.까지 상무이사로 근무하였던 D은 원심 법정에서 E과 피고인 사이에 연봉 액수에 관해 다툼이 있었던 것은 알고 있었다고 진술하기도 하였지만,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제출한 진술서 및 원심 증인을 통해, 'E이 중간에 연봉액이 맞지 않아 일을 그만두고 나와 버린 당일에 자신이 E에게 전화를 해서 사장님(피고인을 가리킨다. 이하 D의 진술상 사장님도 같다)과 이야기가 다 잘 되었으니 즉, 사장님(피고인)이 요구조건을 다 수용하기로 했으니까 다시 출근하라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이는 사장님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지 자신이 임의로 한 것이 아니다'라는 취지를 밝혔다(공판기록 72쪽, 증거기록 39쪽). E의 위 진술은 원심 증인 D의 이러한 진술과 부합하며, 아래에 설시된 피고인과 E 사이의 대화녹음내용이라든지 피고인이 제시하였던 근로계약서 초안내용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어 이를 믿을 만하다.
피고인과 E 사이의 대화내용(증거기록 137쪽에 첨부된 USB 음성파일, 증거기록 226쪽 이하의 그 녹취록)에 따르면, 피고인이 E에게, 2019. 5. 20.경 "연봉을 5,500만 원으로 했잖아. 연봉이 5천5백만 원짜리 이상은 없을 거야,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연봉이야"(1번 파일 7분 6초부터 7분 21초까지, 증거기록 234쪽)고 말하였고, 2019. 5. 24.경 '퇴직금은 별도로 하기로 얘기됐다'는 E의 말에 그렇다고 대답한 후, '연차수당과 일반급여를 합쳐서 5,500만 원이고, 연차수당의 경우 연봉 5,500만 원을 365일로 나눈 금액을 12일로 곱한 금액으로 산정한다'는 취지로 말하였으며(증거기록 254쪽), 2019. 5. 28.경 '피고인과 퇴직금 별도로 하고 연봉은 5,500만 원으로 하기로 얘기됐다'는 E의 말에 긍정의 답변을 하였다(증거기록 305쪽). 즉, 이처럼 세 차례에 걸친 E과의 대화에서 피고인이 E의 연봉을 5,500만 원으로 언급한 것을 보면, 이미 그 이전에 피고인과 E 사이에서는 E의 연봉을 5,500만 원으로 정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E이 피고인측으로부터 2019. 4. 19.경 제시되었다는 근로계약서 초안(증거기록 101쪽)에도 E의 연봉은 5,500만 원(연간급여 53,191,780원 + 연차수당 1,808,220원)으로 기재되어 있다. 그 초안에는 위 연봉과는 별도로 퇴직급여(4,583,000원)가 기재되어 있고, 급여와는 별도로 월 30만 원의 숙소비용을 지급한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다(E은 그 초안상 숙소비용이 당초 얘기된 월 40만 원과 다르다는 이유로 그 초안에 서명하지 않았다고 한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E과 면접을 할 때 연봉 4천만 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가(증거기록 106쪽), 근로를 제공한 첫 달에 대한 임금액은 연봉 5천만 원 정도를 기준으로 지급하였다고 진술하여 그 진술이 일관되지 아니하고 그 자체로도 모순된다.
이와 같은 일련의 경과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E과 당초에 임금액을 연봉 5,500만 원으로 하고, 이와 별도로 월 40만 원의 숙소비용을 지급하기로 정하여 구두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따라 E을 근무현장에 투입하였다가, 번의하여 그 임금액, 숙소비용을 낮추어 협상하고자 하였으나 E이 이에 응하지 않았고, 이에 다시 E에게 D을 통해 연봉을 5,500만 원으로, 숙소비용을 월 40만 원으로 정하자고 전하여 E을 근무현장에 복귀하도록 하였으나, 그 이후에 다시 번의하여 임금액을 낮추려고 하였던 이유로, 지속적으로 E과 임금액에 대한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피고인과 E 사이에 임금액 등 근로조건에 관한 합의가 있었음에도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그 근로조건을 명시한 서면을 작성하여 E에게 교부하지 아니하였고, 그 합의된 임금액을 기준으로 해당 기간에 상응하여 산정한 임금을 E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 역시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며, 피고인 스스로 임금 미지급 상태를 초래한 만큼 피고인의 이와 같은 임금 미지급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도 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 하는 원심은 정당하고, 여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 부분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를 기초로 살피건대, 당심에서 유의미한 새로운 양형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여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조건에 변화가 없고, 고령, 일부 자백 등 피고인이 양형부당 사유로 주장하고 있는 사정들은 이미 원심의 양형사유에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점, 동종전력(2017. 근로기준법위반죄의 선고유예), 임금 미지급상태의 유지, 일부 범행에 관하여 그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한 피고인의 태도 그 밖에 피고인의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고, 원심 및 당심 소송비용은 형사소송법 제191조 제1항, 제190조 제1항, 제186조 제1항 본문에 따라 이를 피고인에게 부담하게 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양섭(재판장) 반정노 차은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