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원심은 ① 근로기준법위반죄에 있어서 고의 입증이 불필요하다거나, ② 혹은 고의의 부존재에 대한 입증책임이 피고인에게 있는 것처럼 입증책임의 전환을 인정하는 듯한 판시를 하였으며, ③ 피고인에게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한 심리를 다하지 못하였는바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 피고인은 근로계약서 작성 및 교부를 거부할 의사가 전혀 없었으므로, 이 사건 범행에 대한 고의가 존재하지 않는다.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근로조건이 기재된 서면 교부 의무는 사용자인 피고인의 의무로 담당직원의 실수라거나 업무가 바빴다는 사정만으로는 근로계약서 미교부에 대한 피고인의 범의가 부정될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법리
피고인이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인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 범의 자체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으므로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다. 이때 무엇이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에 해당하는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으로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6도15470 판결 참조).
피고인에게 고의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즉, ① D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원장인 피고인과 면담한 후 2019. 6. 17.부터 같은 해 7. 2.까지 위 병원에서 일을 하였는데, 근로계약서는 입사하고 2일 내지 3일 정도 지난 후에 작성은 하였으나 서면으로 교부받은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② D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서울강남지청에 진정서를 접수하니 비로소 위 병원의 팀장인 G이 근로계약서를 사진으로 찍어 D에게 전송한 점, ③ D가 건강보험료나 실업금여수급 등과 관련하여 근로계약서에 명시되어있어야 할 정보들을 알고 있지 못하였던 점, ④ 피고인은 E과 2019년 7월 11일, 같은 달 25일 두 차례 직접 면접을 진행한 후 채용을 결정하였고 E은 같은 해 8월 1일부터 위 병원에 출근하여 근무를 하였으나, 피고인이 근로계약체결 당시 근로계약서 작성을 요구한 사정은 드러나 있지 않은 반면 같은 달 5일에서야 E이 먼저 근로계약서의 작성을 요청하였던 점, ⑤ 피고인은 D, E과의 채용 과정에서 면접 등에 참여하는 등 직접적으로 관여하였고, 이미 상시근로자 20명 이상 규모의 병원을 운영하고 있어 근로기준법상의 사용자인 피고인 본인의 의무로서 근로계약서 작성 및 교부의무에 대하여 인식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D, E과의 근로계약에서 근로조건이 명시된 근로계약서를 작성·교부하지 아니한 점에 관한 고의가 있었음이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이 사건 범행에 관한 고의가 없었다거나 검사에 의하여 피고인의 고의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주장은 모두 이유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가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성학(재판장) 장윤선 김예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