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2. 16. 선고 2020노612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기준법위반의 점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하여 벌금 700만 원을 선고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인 각 사기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항소하지 아니하였고 검사는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에 대하여만 항소하였으므로, 피고인과 검사가 항소하지 아니한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은 그대로 분리·확정되었다. 따라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에 한정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①

2017고단5519 사건(피해자 F에 대한 사기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이 직접 자금투자계약서를 작성하였던 점, 피고인이 면세점 입점 및 독일 수출계약을 위한 사전 협약을 체결한 사실이 있으나 피고인에게는 제품을 생산할 능력이 없었던 점, 당시 주식회사 C의 자금상황이 매우 좋지 않았던 점, ② 2018고단906 사건(피해자 L에 대한 사기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C의 자금상황이 매우 좋지 않았던 점, L이 교부한 5천만 원이 M 제조비용으로 사용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2019고단293 사건(피해자 P에 대한 사기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이 P으로부터 금원을 교부받을 당시의 상황에 비추어서도 C 주식회사 명의로 계약자 명의 변경을 신청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P이 정부 지원금을 수령하는 것도 불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부분 각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금원을 편취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음에도, 원심은 이 부분 각 사기의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모든 증거를 종합하여 보더라도, 이 부분 각 사기 공소사실의 피해자들이 피고인에게 기망당하여 금원을 교부하였다거나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각 사기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①

이 부분 각 사기의 공소사실 기재 피해자들은 경찰관인 S의 소개 또는 권유로 이 부분 각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금원을 교부하게 되었는데,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 S은 상당한 돈을 투자하여 피고인의 사업과 관련하여 깊은 이해관계를 가지게 되었다.

②

피해자 F은 S의 고등학교 동창이고, 피해자 L은 이 사건 이전에 자신의 아들을 통하여 경찰관인 S을 알게 되었고, 피해자 P은 2002년경 의경으로 근무하면서 상관인 S을 알게 된 후 이 사건 당시까지 친분을 이어 오고 있었다. 이와 같은 S과 피해자들의 친분 관계, 앞서 본 바와 같은 피고인과 S의 사업 추진 과정, S의 위 사업과 관련된 이해관계 등에 비추어 보면, S은 피해자들에게 이 부분 각 공소사실 기재 사업의 내용, 전망 등에 관하여 미리 설명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③

피해자 F은 2015. 12. 29.경 S과 함께 피고인을 만난 이후 바로 다음날에 1억 원을 투자하였는데, 이는 S으로부터 미리 사업내용에 관하여 설명을 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주식회사 C은 위 피해자가 투자할 당시 공소사실 기재 각 면세점에 입점할 예정이었고, 그 후 실제로 입점하였으며, 독일 I와도 수출계약을 위한 사전 협약을 체결하였던 상태였고, 위 피해자가 투자한 이후에 실제로 수출계약을 체결하기도 하였다. 다만, 위 사업들은 피고인의 예상과 달리 실적이 좋지 않았으나 피고인은 위 피해자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위 면세점 사업이나 독일 I와의 수출계약 이행을 위한 준비작업 등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고, 일부 다른 용도로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피고인의 편취범의를 인정하기는 어렵다.

④

피고인이 피해자 L으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실제로 M의 용기 등 제품 제작비용으로 사용하였는데, 용기 제작업체가 부도나 화재 등으로 제작이 지연되었고, 제품도 원하는 정도의 품질이 나오지 않아 수출하지 못하게 되었다.

⑤

주식회사 C은 공장부지로 사용하기 위하여 2012. 8. 10.경 영주시와 사이에 영주시 AA 내의 토지에 관하여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납입하였다. 주식회사 C은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지원금을 수령하여 위 분양계약의 대금을 납입하려고 하였으나, 주식회사 C의 대표이사가 자주 바뀐 사정 등으로 위 지원금 지급대상으로 선정되지 못하였다. 이에 위 분양계약자의 지위를 승계하고 위 지원금을 수령하기 위하여 S은 2013. 1. 15.경 피해자 P과 함께 5,000만 원씩을 투자하여 새로운 법인인 C 주식회사를 설립하였다(위 새로운 법인의 대표이사는 위 피해자, 감사는 S의 동생인 N 명의로 등기되었다). 위와 같이 새로 설립한 C 주식회사의 은행계좌는 위 피해자가 S과 상의하여 관리하면서 지출하였고, 피고인은 법인카드 중 1개를 사용하였다. 위 피해자는 위와 같이 자신과 S이 투자한 자금으로 위 공장부지의 매입자금을 비롯한 C 주식회사의 사업자금으로 사용하였고, 사업의 진행이 어렵게 되자 법인 계좌에 남아있던 3,000만 원이 넘는 돈을 인출하여 갔다. 이와 같은 사정을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금원은 위 피해자가 S으로부터 사업내용에 관한 설명을 듣고 C 주식회사의 설립 및 그 사업운영을 위하여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나.

당심의 판단

1)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경위와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한편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이는 사기죄의 주관적 요소인 범의를 인정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05. 10. 14. 선고 2005도12 판결, 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10도14731 판결 등 참조). 더욱이 사업의 수행과정에서 이루어진 거래에 있어서 그 채무불이행이 사전에 예측된 결과라고 하여 그 사업경영자에 대한 사기죄의 성부가 문제가 된 경우에, 거래시점에서 그 사업체가 경영부진의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사정에 따라서는 채무불이행에 이를 수 있다고 예견하고 있었다는 것만으로 곧바로 사기죄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하는 것은 발생한 결과에 의하여 범죄의 성부를 결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부당하다. 위와 같은 경우에 사업경영자가 채무불이행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태를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상당한 정도로 있다고 믿고, 성실하게 계약이행을 위한 노력을 할 의사가 있었을 때에는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대법원 2016. 2. 18. 2015도14187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원심이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가사정을 보태어 보면, 결국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각 사기의 공소사실 기재 피해자들이 피고인에게 기망당하여 이 부분 각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금원을 교부하였다거나,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심이 이 부분 각 사기의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1)

피해자 F에 대한 사기의 점

①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은 피해자 F이 투자할 당시 공소사실 기재 각 면세점에 입점할 예정이었고 그 후 실제로 입점계약을 체결하여 입점하였으며, 재무제표에 의할 때 ㈜C은 비록 영업손실이 더 크기는 하였으나 2016년 1사분기에는 주식회사 AM(공소사실 기재 H G 면세점)에서 매출을 올리기도 하는 등(2017고단5519 사건의 증거기록 30쪽) 제품을 판매하여 2015년, 2016년 상당한 매출을 올렸다.

②

피고인은 2015. 3. 5. 독일 수출계약을 위한 사전 협약을 체결한 사실이 있었고(위 증거기록 84, 85쪽), 피해자 F이 투자금을 지급한 이후인 2016. 5. 27. 같은 독일 회사와 거래한 내역이 확인된다(공판기록 154, 155쪽).

③

피고인은 ㈜C의 투자자인 S으로부터 피해자 F을 투자자로 소개받은 것인데, S은 피해자 F에게 피고인의 사업에 관하여 설명한 후 피고인의 사업이 비전이 있을 것 같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피해자 F을 투자자로 유치하였는바(공판기록 383, 398쪽) 이와 같은 경위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피해자 F을 적극적으로 사업에 끌어들인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④

이 부분 공소사실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피해자 F에게 '사업자금이 부족하다'고 말하였다는 것이므로, 피해자 F은 ㈜C의 자금상황이 나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도 1억 원을 투자하는데 나아갔다. 그 밖에 피고인이 이 사건 금원을 투자받는 과정에서 피해자 F에게 이 사건 회사의 자금상황 등에 관하여 거짓된 설명을 하였다고 볼만한 정황도 찾아보기 어렵다.

(2)

피해자 L에 대한 사기의 점

피고인은 피해자 L이 투자금을 지급한 후 실제로 M을 생산하여 판매한 사실이 있고(공판기록 395쪽, 2018고단906 사건의 증거기록 11쪽), 용기 제작업체를 운영하였던 AB은, 피고인이 자신의 업체에 M의 생산을 맡긴 사실이 있다는 점 및 피고인이 피해자 L으로부터 투자금을 지급받을 무렵 공장에서 화재가 난 사실이 있어 생산이 늦어지게 되었는데, 그 이후인 2012. 5.경 1차로 4,000개, 2013. 12.경 2차로 3,000개의 M 제품을 생산하였고 그 대금도 총 3,500만 원 중 370만 원을 제외하고는 피고인으로부터 지급받았다는 것을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확인하여 주기도 하였던 점(공판기록 432쪽 내지 440쪽, 위 증거기록 33쪽)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 L으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실제로 M의 용기 등 제품 제작비용으로 사용하였다고 판단된다.

(3)

피해자 P에 대한 사기의 점

①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피해자 P에게 "내가 탈모 샴푸 및 애견 관련 특허 사업을 하고 있다. C 주식회사라는 법인을 설립하면 정부보조금을 받아 사업을 할 수 있게 해 줄 테니 나에게 돈을 좀 빌려달라"고 말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피해자 P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피해자 P 명의의 사업 진행을 도와주겠다고 하여 법인을 설립하고 금원을 송금하였다는 것인 점(2019고단293 사건의 증거기록 9, 11쪽), 대여금이라면 반환시기를 약정하는 것이 통상인데 그러한 반환시기의 약정조차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 P이 위와 같이 금원을 송금할 당시에는 이를 투자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보이고 그 당시에 피고인이 '위 금원을 상환하겠다'는 취지의 약정은 하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②

피고인은, ㈜C이 계약한 경북 영주시 AA 내 1,780평 공장 부지에 대한 계약자 명의를 C 주식회사{이하 'C(주)'라고 한다}로 변경하고 영주공장 부지에 제조공장을 설립하는 것을 골자로 S 및 피해자 P과 함께 사업을 진행하려고 하였고, 그 외에도 위 C(주) 명의로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공장 설비 및 운영 지원금을 지급받고자 하였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피해자 P이 진행을 포기하고 이탈하여 나간 것이라고 변소하는바, 피해자 P과 S은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위 AA 내 공장 부지를 인수하여 사업을 하려고 하였다고 하여 위 변소와 일부 부합하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피고인과 피해자 P의 원심 법정 및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따르면 피해자 P은 2013년 중순경 사업을 그만둔다고 하면서 법인 명의의 계좌에 남아 있던 3,200만 원 정도의 금원을 출금하여 회수하여 간 적이 있으며(공판기록 524쪽), 그 이후로부터 4년이 지난 2018년경에 이르러서 피고인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는 등 피고인의 위 변소에 부합하는 정황들이 있다.

③

검사가 당심에서 제출한 사실조회서 확인결과 회신 및 사실조회서 송부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결과적으로 위 계약자의 지위 승계 및 정부 지원금 수령이 불가능하였으나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 P으로부터 금원을 송금받을 당시 새로운 법인을 설립할 경우 계약자의 명의 변경 및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지급받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고서 피해자 P에게 C(주)를 설립할 것을 권유하였을 가능성이 있고, 피고인과 S, 피해자 P의 진술에 비추어 보면 그와 같은 절차를 진행하고자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4.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반정모(재판장) 차은경 김양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