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서울 강남구 C 인근에서 ‘B’라는 상호로 3개의 사업장(D, E, F)을 운영하면서 미용서비스업을 영위하고 있다.
피고 사업장에서는 미용사 자격을 가진 초보 미용사가 정규직원인 스탭으로 입사하여 헤어디자이너 보조 업무를 수행하다가 피고가 주재하는 디자이너 시험에 합격하면 약 1년간 고용디자이너로 근무하게 되고, 고용디자이너로서 근무기간이 종료한 뒤에는 매출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받는 사업디자이너<1>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피고 사업장에서 2004. 12. 11.경부터 2009. 12. 31.경까지는 스탭으로 근무하며 헤어디자이너 보조 업무를 하였고, 2010. 1. 1.경부터 2011. 6. 30.경까지는 고용디자이너로, 2011. 7. 1.경부터 2019. 3. 31.경까지는 사업디자이너로 미용시술 업무 등을 하였던 사람이다.
원고는 2015. 3. 14. 피고와 사이에 ‘서약 및 각서’를 작성하였는데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상기본인은 피고와 협업계약(자유직업소득계약)을 체결하여 미용서비스업을 수행함에 있어 다음 사항을 성실하게 준수할 것임을 서약하며, 만일 이를 위반할 경우 그 즉시 협업계약을 해지하여도 아무런 이의가 없음은 물론 손해가 발생된 경우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것임을 각서 합니다.
본인은 자본이 부족한 관계로 피고의 시설이나 기구 등을 이용 또는 사용하여 미용서비스업을 수행하여 수입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피고와 협업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피고 소속 근로자인 스텝과는 그 신분이 다름을 인정함
본인은 위와 같이 시설물 이용 및 사용에 관한 협업계약을 체결한 자유직업소득자이므로 노동관계법령에 따른 제반 금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음을 인정함 마. 원고는 2019. 4. 1. 피고와 사이에 위촉계약서(이하 ‘이 사건 계약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는데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회사와 미용사는 미용업무에 관한 위촉계약(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며 미용사는 회사가 제공한 브랜드와 매장을 사용하여 독립적으로 사업을 수행하도록 한다. 미용사는 회사의 브랜드와 매장을 사용함에 따라 본인이 발생시킨 매출액을 별도 합의된 소득배분율표에 따라 회사와 분배하도록 하며, 회사는 미용사 본인이 직접 매출 및 소득배분을 관리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여 해당 업무를 위임받아 미용사가 발생시킨 매출에 대하여 정산 및 지급관리를 수행하도록 한다.
제2조 (미용사 신분 및 기본사항)
미용사는 소득창출의 재량권을 갖는 독립사업자로서 본 계약에 의하여 회사로부터 위탁받은 업무를 수행한다.
미용사는 회사직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및 제반규정의 적용을 받지 아니한다.
미용사는 법률적, 회계적으로 자신의 계획과 책임 하에 위탁업무를 수행하고, 회사가 관리하는 미용사의 매출액으로부터 제세공과금과 매월 소정의 관리비용 및 제수수료를 공제한 후의 매출정산금을 지급받는다.
미용사의 업무수행에 필요한 도구 등은 미용사 본인이 직접 자비부담으로 소유하고 이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부득이한 경우에는 사전에 동의를 받거나 사후에 승인을 얻어 회사의 집기, 비품 등을 이용할 수 있고 그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매출정산 시 공제한다.
제4조 (위탁업무의 내용)
회사가 미용사에게 위탁하는 업무는 다음과 같다.
회사가 중개하는 고객에 대한 미용서비스
이에 부수된 업무
미용사가 회사에 위탁하는 업무는 다음과 같다.
고객과의 계약체결에 대한 중개업무
보유고객의 유지관리 업무
고객 신규모집을 위한 상담업무
매출 및 소득배분에 관한 관리업무
기타 이에 부수된 업무
제7조 (수수료 지급 등)
회사는 위탁계약 체결 시 당사자간 합의에 의하여 정한 소득배분율표에 따라 미용사가 발생시킨 매출의 미용사 배분금액을 정해진 기일에 지급하도록 한다[별지1. 소득배분율표].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2,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모두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사업디자이너로 지위가 전환된 뒤에도 실질적으로는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 36,972,580원 및 미지급 연차휴가수당 1,808,268원 합계 38,780,848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미용시술이라는 용역을 이행하고 그 대가로 사업소득인 용역료를 지급받은 프리랜서로서 자신의 사업을 영위한 것일 뿐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는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여부 등의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의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마음대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판단
위에서 든 이 사건 계약서의 내용과 갑 제3 내지 17호증, 을 제3, 4, 6 내지 9, 11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 증인 G의 서면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지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와 같은 사업디자이너들은 개별적으로 고객명단을 관리하며 각자의 휴대폰 및 SNS 계정 등을 통해 고객과 예약일시를 정하였고, 연예인 고객의 경우 사업장 운영시간 외의 시간에 사업장 밖에서 시술을 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독자적으로 미용시술 내용과 방법을 결정하였고 가격이나 할인율의 범위 등의 사항에 관하여 재량권을 행사하는 등 업무수행 시 피고로부터 일일이 지휘, 감독을 받지 않았다.
원고는 고정급이 없이 매출액에 따라 정해진 비율로 계산한 보수를 지급받았다. 2018년경부터 2019년경 사이에 원고는 매월 약 230만 원 ~ 590만 원 상당의 보수를 지급받았는바, 매출액에 따라 매월 보수의 격차가 상당했다. 원고와는 달리 피고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스텝 및 고용디자이너의 경우에는 매월 고정급을 지급받았다.
스텝 및 고용디자이너의 경우 9시 50분에 조회를 하고 지각 시 벌금을 내야 했지만, 원고와 같은 사업디자이너는 조회 참석 대상이 아니었고 지각비를 내지도 않았으며 예약 고객이 있는 시간에 출근을 하였다. 또한 고용디자이너에게 외출보고서 작성의무가 있었던 것과는 달리 사업디자이너의 경우 외출이 자유롭게 허용되었다. 원고를 포함한 사업디자이너들이 각자 휴무 요일을 정하기도 하였던 사실은 인정되지만 피고 사업장 운영 및 스텝 배정을 위해서는 디자이너들 사이에서도 어느 정도 근무하는 요일 및 시간 등의 조정은 필요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원고를 포함한 사업디자이너들의 지각, 조퇴, 결근 여부 등 근태현황이나 월차사용현황 등을 관리하거나 이와 관련하여 디자이너들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등 불이익을 가한 정황도 보이지 않는다.
이 사건 계약서상 원고는 피고 사업장 운영에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신의 업무를 제3자에게 재위탁 할 수 있으며(제5조 제2호), 동종의 사업을 개시하거나 타 회사에 고용되어 일하더라도 계약사항을 위반하거나 피고의 사업에 피해를 발생시키지 않는 한 피고가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등(제16조 제1호) 자신의 업무를 제3자가 대행하게 할 수 있고 겸업도 가능하였다.
원고는 시술에 필요한 가위, 빗, 드라이어, 고데기, 셋팅기, 왁스, 스프레이, 에센스 등을 자신의 비용으로 구매하여 사용하였다.
미용시술 후 고객 클레임이 발생하는 경우 사업디자이너가 재시술 또는 환불 여부를 결정하였고, 환불하기로 결정하여 피고 관리팀에 알리는 경우 해당 디자이너의 매출액에서 해당 금액이 공제되어 수수료가 정산되었다. 이와 달리 스텝 등의 잘못으로 염색약이 옷에 이염되는 등의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피고가 고객에게 이를 배상하였다.
원고와 같은 사업디자이너들에게는 원하는 전담 스텝이 배정되었는데, 매출 대비 스텝 사용이 과다한 경우에는 일정한 부담금을 피고와 사이에 정산하였고, 스텝이 배정되지 않는 사전 휴무일에 예약 고객에 대한 시술을 하는 경우에는 디자이너들이 직접 스텝 비용을 지급하여야 했다.
피고의 관리직원, 스텝, 고용디자이너들은 복무규정, 복지규정, 교육평가규정 등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았으나 원고를 비롯한 사업디자이너들은 적용을 받지 않았고, 원고는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등 이른바 ‘4대 보험’에 피고의 사업장 근로자로 가입되어 있지 않고 원고에 대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가 원천징수 되었는바, 이는 원고와 피고 사이 법률관계의 실질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4.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경정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