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7. 24.부터 2023. 6. 23.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6/7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게임 회사인 주식회사 C(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에 2018. 8.경 입사하여 2021. 5. 25.경까지 게임 디자이너로 근무하였던 자이고, 피고는 2020. 6.경 소외 회사에 개발자로 입사하여 근무하고 있는 자로서, 업무관계에 있어 피고가 원고의 디자인 작업물을 게임 프로그램에 구현하는 업무를 하는 등의 협업관계에 있었다.
원고는 2020. 11.경 피고의 성희롱 발언 등을 문제 삼아 직속 상급자에게 고충을 호소하였고, 소외 회사의 대표에게 피고에 대한 징계를 요청하였다. 이에 소외 회사는 외부기관(노무법인)에 위 사건에 대한 조사를 의뢰하였고, 그 결과 외부기관은 약 4주 동안 원·피고, 참고인들의 진술을 청취하는 등의 방법으로 진상조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원고가 신고한 피해사실 중 2가지가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소외 회사의 인사위원회는 위와 같은 조사결과에 근거하여 2021. 1. 11. 피고에게 ‘감봉 1개월’이라는 징계처분을 하였고, 피고는 위 징계처분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하지 않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10호증, 을 제1, 2,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아래 제3의 나.항 표 중 각 행위 내용란 기재의 행위를 하여 원고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였으므로 원고를 성희롱하였는바, 이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① 성희롱 행위자에 대한 분리배치 등의 조치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여 원고가 무급 휴직한 기간(2021. 2. 18. ~ 2021. 5. 18.) 동안의 급여 상당의 손해 합계 24,699,999원, ②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과 치료를 위한 치료비 및 진단서 발급비용 합계 1,656,402원, ③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10,000,000원을 합한 36,356,401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관련 법리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호는 ‘직장 내 성희롱’을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면서, 제12조에서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의 직장 내 성희롱을 금지하고 있다.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소결론
결국 피고의 위 표 중 순번 2, 4번 기재 행위는(이하 ‘이 사건 각 성희롱 행위’라 한다) 근로자가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한 행위로서 남녀고용평등법 제12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위와 같은 불법행위를 저지른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각 성희롱 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무급휴직 기간 동안의 급여 부분
원고가 피고에 대한 징계처분이 확정된 이후인 2021. 2. 18.부터 2021. 5. 18.까지 무급휴직을 한 사실은 인정되나, 피고가 외부기관의 진상조사를 거쳐 감봉 1개월의 징계처분을 받는 등 피고에 대한 회사 차원의 공식적인 조치가 이루어진 점, 외부기관의 조사기간 도중 원고의 업무장소가 피고와 분리되거나 피고가 재택근무를 하는 등 원고의 피해를 최소화할 방법이 마련되었던 점, 원고는 위 무급휴직 기간이 종료된 직후인 2021. 5. 25. 소외 회사를 퇴직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이 사건 각 성희롱 행위와 원고가 주장하는 위 무급휴직 기간 동안의 급여 상당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질병치료비 및 진단서 발급비 부분
원고가 지급을 구하는 치료비 및 진단서발급비는 2020. 11.경부터 2021. 4.경까지 사이에 지출한 것으로서 이 사건 각 성희롱 행위와는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있는 점, 원고가 장기간 정신건강의학과적 진료를 받은 데에는 이 사건 각 성희롱 행위 외에 장기간의 휴직에 따른 불안감 또는 소외 회사 내의 다른 직원들과의 소원한 관계 등 추가적인 요인이 개입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의 이 사건 각 성희롱 행위와 원고가 주장하는 위 진료비 및 진단서 발급비 상당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위자료
앞서 본 바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의 이 사건 각 성희롱 행위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겪었음은 넉넉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금전으로나마 이를 위자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의 이 사건 각 성희롱 행위의 태양과 성희롱 행위가 이루어진 경위, 이 사건 각 성희롱 행위 이후 피고가 보여 준 태도, 위 표 중 순번 1번 기재 발언은 업무관련성이 없이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정되지는 않았으나 불쾌감을 주는 성적 언동에 해당함이 명확하고 위 발언이 이 사건의 최초 발단이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에 대한 위자료를 5,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피고의 항변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하여 피고가 정신적 고통을 입었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고, 피고는 위 손해배상채권으로 앞서 본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채권과 대등액에게서 상계한다.
판단
살피건대, 을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소외 회사에 원고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였다고 신고하여 외부기관에 의한 조사가 이루어졌고 그 결과 일부 인정된 사실은 있으나,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의 위 신고 및 그에 대한 조사는 원고가 소외 회사를 퇴사한 이후에 이루어져 피고의 진술 등에만 의존하여 이루어진 점, 외부기관에 의한 조사결과보고서에도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존재하였지만 이에 대해서는 피고에게도 일부 책임이 존재한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주장하는 내용의 원고의 불법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뿐만 아니라 채무가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것인 때에는 그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하는바(민법 제496조), 피고가 상계의 대상으로 삼은 원고의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이 피고의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채권임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설령 피고에게 손해배상채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위 손해배상채권과 상계할 수 없다 할 것이어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러한 점에서도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의 최초 불법행위일인 2021. 7. 24.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6. 2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정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