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얻어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피고와 채권추심 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2010. 1. 29.부터 2018. 2. 28.까지 피고의 중앙지사에서 채권추심업무를 담당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으로 70,551,86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스스로의 판단과 재량에 따라 수임 받은 업무를 처리하였을 뿐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피고의 지휘 · 감독을 받은 근로자가 아니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고,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당해 사건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아니하는 등의 경우에는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등 참조).
원고의 근로자성 여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4 내지 21, 29 내지 39, 44, 49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계약의 계약서상 명칭은 '위임계약서'이다. 이 사건 계약 제2조 제2항은 원고의 신분에 관하여 "위임직 채권추심인은 회사의 근로자가 아니며, 위임직 채권추심인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음은 물론 회사 정규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및 제반규정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라고 정하고 있고, 실제로 원고들을 포함한 채권추심원들에게는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 등이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근무내용이나 근무시간과 관계없이 채권의 회수실적에 따른 일정 비율의 수수료만을 지급받았을 뿐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지급받지 않았는데, 이러한 수수료는 근무내용이나 근무시간과 관계없이 오로지 추심결과물인 추심실적에 따라 산정되었다는 점에서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는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의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피고가 일방적으로 실적에 따라 채권을 배정하였고, 채권추심원들은 피고가 배정하는 채권의 매출액에 따라 차등한 수수료율을 적용받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채권추심원의 실적에 따라 채권을 차등배분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리고 이 사건 계약 제5조에서는 피고가 정한 수수료 지급기준에 따라 원고에게 수수료를 지급하도록 명시적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피고가 수수료율을 정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는 개인사업자 지위에 있기 때문에 소득세를 납부함에 있어서도 수수료 수입의 상당부분을 필요경비로 공제받고, 3.3%의 낮은 원천징수세율을 적용받음에 따라 소액의 세금만을 납부하는 등 개인사업자로서의 여러 이점을 받아왔다.
또한 원고가 받은 수수료는 실적에 따라 매월 큰 편차가 있었는데, 2017년도의 경우 최저 월 수수료액(8월 1,471,415원) 대비 최고 월 수수료액(5월 32,209,461원)을 비교하면 약 21배에 이른다. 이와 같은 급격한 급여의 차이는 통상적인 근로계약관계에서는 이례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원고는 추심3팀장으로서 팀원들의 실적에 따라 팀장수당을 지급받았고, 피고에게 팀원들의 월별 예상실적 또는 마감 예상실적을 취합·정리하여 제출하였으며, 피고는 채권추심원들로 하여금 피고의 전산시스템에 매일 당일의 수행업무 및 채권회수실적 등을 입력하도록 하였으고, 반기별로 매출액 실적(수금액 기준)이 우수한 채권추심원들에게는 포상을 실시하기도 하였으며, 때때로 캠페인을 실시하여 그 기간 내에 높은 실적을 달성하는 경우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채권추심원들로 하여금 피고의 전산시스템에 매일 당일의 수행업무 및 채권회수실적 등을 입력하도록 한 것은 피고가 채권추심원들의 추심진행 상황을 알 수 없어서 최소한으로나마 위임 사무의 진행 상황을 파악하는 위한 것으로 통상의 위임계약에서도 수임인에게 요구할 수 있는 수준의 조치로 보이고, 추심 실적을 관리한 것은 수수료 액수가 정확한지를 정산·확인하기 위한 조치로 볼 수도 있다. 또한 추심실적에 관하여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피고가 추심실적을 높이기 위하여 팀장수당을 지급하고 회수실적이 우수한 채권추심원에게 포상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원고들과 피고의 관계를 근로계약 관계로 보는 경우에만 설명이 가능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가 위와 같이 채권추심원들의 실적을 관리하였다고 하여 업무수행 과정에 대하여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원고는 피고가 퇴직금 소송에서 패소한 2014년경부터는 채권추심원들 각자 지사장에게 직접 전화 또는 문자로 출·퇴근 보고를 하도록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2015년도에 외근시 중앙지사장(C)에게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고 있다는 문자메시지 또는 오전에 일을 보고 사무실에 가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몇차례 보냈거나(갑 제11호증), 중앙지사장이 2015년 10월 및 11월말경에 마감시까지 최선을 다해 달라고 독려하는 문자메세지를 몇 차례 보냈을 뿐(갑 제36호증)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바와는 달리 원고의 구체적인 출퇴근 시간이 정하여져 있었다거나 피고가 원고의 출퇴근 관리를 하였다고 단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를 비롯한 중앙지사 소속 채권추심원들이 출퇴근시간 미준수를 이유로 피고로부터 제재나 징계 등 불이익을 받았음을 인정할 자료도 없다.
원고는 피고가 각 지사에 정규사원인 지사장을 두면서 지사장으로 하여금 팀장회의를 통하여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하도록 하였고, 신입 사원 및 팀장들에 대한 주기적인 직무교육을 실시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금융감독원의 '채권추심 및 대출채권 매각가이드라인'에서는, ① 금융회사등(금융회사 및 채권추심회사)은 금융회사등임직원(금융회사등에 소속되어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는 임직원 및 위임직채권추심원)이 관련 법규 및 내규를 준수하도록 적극 지도하여야 하고, 금융회사등임직원에 대한 내무통제 및 지속적인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어야 하며, 금융회사등 임지원이 채권추심 과정에서 관련법규 또는 내규를 위반하는 경우 제재 등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하고(제8조), ② 채권추심회사는 채권추심업 종사자(채권추심회사에 소속되어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는 임·직원 및 위임직채권추심인)를 채용(등록)하는 경우, 관련 법규 및 이 가이드라인 내용에 대하여 교육을 실시하여야 하며, 정기(반기 1회)또는 수시로 기존 채권추심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민원예방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여야 하고(제11조 제5항), ③ 금융회사등은 일체의 추심활동상황이 전산으로 기록·관리될 수 있도록 전산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하며, 금융회사등임직원이 불법·부당한 추심행위를 하는지 여부를 수시로 확인하고, 적법한 추심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관리·감독하여야 하며(제29조), ④ 금융회사등은 민원발생 행위자에 대한 제재조치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민원처리 담당자를 지정하여야 한다고(제30조) 권고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가 지사장 등을 통하여 채권추심업무와 관련하여 지시나 교육을 하고 전산프로그램을 운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위 가이드라인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뿐만 아니라 위임계약에도 모두 권고되는 불가피한 조치이므로, 이를 두고 피고가 원고의 업무 수행 과정에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원고는 채권추심업무가 전산화되어 있었던 관계로 정해진 사무실에 출근하여 피고가 제공한 업무용 컴퓨터 등 집기를 사용하여 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로부터 일정액의 우편요금, 서류발급비용 등의 실비를 보전받기도 하였으나, 피고로부터 집기와 비용 등을 제공·보전 받는 것은 위임계약관계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민법 제687조, 제688조 참조).
소결론
결국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퇴직금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한성
각주1) 제4조(위임업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