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당사자들의 관계
원고는 텔레마케팅(아웃바운드, 인바운드) 영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유사투자자문회사로, 원고와 주식회사 D(변경 전 상호 '주식회사 E', 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는 원래 주식회사 F(이하 'F'이라고 한다)을 구성하던 하나의 회사였으나, 2021.경 구조조정을 통해 원고와 소외 회사 등으로 분할되었다.
소외 회사와 피고들 사이의 위촉계약의 체결
피고 B은 2021. 2. 17. 소외 회사와 사이에 '텔레마케팅 아웃바운드 업무위촉계약'을 체결하고 위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2021. 5. 3.경 임의로 위 계약을 해지하고 퇴사하였다.
피고 C은 2021. 2. 15. 소외 회사와 사이에 '텔레마케팅 아웃바운드 업무위촉계약'을 체결하고 위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2021. 6. 16.경 임의로 위 계약을 해지하고 퇴사하였다.
소외 회사와 피고들 사이에 체결한 각 텔레마케팅 아웃바운드 업무위촉계약(이하 '이 사건 각 위촉계약'이라고 한다)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 사건 각 위촉계약 해지 이후 발생한 피고들이 유치한 고객들의 환불금액
이 사건 각 위촉계약 해지 이후 발생한 고객들의 환불금액 중 10%에 해당하는 금액은 피고 B 15,694,752원, 피고 C 25,322,133원이다.
이 사건 각 위촉계약 체결 기간 동안 피고들에게 지급된 각 프로모션금액
이 사건 각 위촉계약 체결 기간 동안 지급된 프로모션금액은 피고 B 23,000,000원, 피고 C 48,130,000원이다.
원고의 채권양수
원고는 2021. 10. 20.경 소외 회사로부터 소외 회사가 피고들에 대하여 가지는 이 사건 각 위촉계약에 따른 약정금 내지 손해배상금 채권 및 이에 부대하는 권리 일체를 양수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각 가지 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들은 이 사건 각 위촉계약을 계약기간 내 임의로 해지하였으므로, 위 위촉계약 제12조 제1항 제3호, 제4호, 같은 조 제4항에 따라 해지 이후 발생한 환불금액의 10%에 해당하는 금액과 피고들이 지급받은 프로모션금원 전액의 약정채무금을 채권양수인인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가사 피고들의 주장과 같이 피고들에게 근로자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청구 중 환불금 반환 부분은 소외 회사와 피고들의 이익조절을 위한 규정이고, 프로모션금 부분은 계약상 약정금 청구의 성격을 갖는다고 할 것이므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 예정이 아니다.
피고들의 주장
피고들은 소외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회사에서 제공한 DB 명단 및 스크립트대로 교육을 받아 주식정보제공의 유료가입을 안내하는 텔레마케팅 업무를 하였는바,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각 위촉계약은 형식상 위탁계약에 불과하고 실질은 근로계약이다. 소외 회사가 피고들에게 지급한 금원은 피고들이 제공한 근로의 대가로서 임금에 해당하고, 원고가 약정금반환청구의 근거로 제시한 이 사건 각 위촉계약 제12조 제1항 3, 4호의 해지고객 환불금의 10% 반환 약정, 같은 조 제4항의 계약 해지 시프로모션금원 반환 약정은 근로자인 피고들에게 마땅히 지급되어야 할 임금을 소외 회사에게 반환하기로 하는 내용이며, 그 취지가 소외 회사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소정 금액을 소외 회사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것으로서, 이는 모두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하여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계약 조항에 해당하므로 무효이다.
판단
피고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증거들과 을가 제1 내지 5호증, 을나 제1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등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나타난 피고들의 출퇴근 시간과 근무장소의 지정, 사무실 및 기타 비품 등 제공의 실질적 주체, 소외 회사의 업무에 대한 구체적인 지휘·감독, 피고들의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전속성 등을 앞서 본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소외 회사와 피고들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각 위촉계약은 그 형식만 위촉계약으로 되어 있을 뿐 실질은 피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소외 회사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계약관계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각 위촉계약에서 '고용관계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제2조)'라고 규정하고 있고, 피고들이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 당한 사정 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들은 사용자인 소외 회사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커서 피고들의 근로자성을 뒤집는 사정이라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소외 회사는 피고들을 비롯한 영업직원들로 하여금 출근시간 오전 9시, 퇴근시간 오후 6시로 정하여 소외 회사 사무실로 출퇴근하여 사무실 내 지정된 자리에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였고, 사무실 내부 곳곳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었다. 소외 회사는 이 사건 위촉계약 체결 당시 피고들로부터 회사의 내부통제기준을 준수하겠다는 서약을 받았다. 소외 회사는 피고들을 비롯한 영업직원들의 근무장소, 근무시간을 구체적으로 감독·통제하였다.
소외 회사는 피고들을 비롯한 영업직원들에게 휴대전화기를 비롯하여 업무 수행에 필요한 시설과 용품 등을 모두 제공해주었고, 피고들은 오로지 소외 회사들의 계산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다.
소외 회사는 피고들을 비롯한 영업직원들에게 상황별로 고객을 응대하는 통화대본을 제공하는 등 고객과의 통화에서 전달할 내용과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하였고, 'G'이라는 내부 시스템을 통하여 통화내용, 통화건수, 통화시간 등을 관리하였다. 소외 회사는 피고들이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그 업무내용을 구체적으로 지시하였다.
소외 회사는 수시로 피고들을 포함한 영업직원들의 근태관리를 하였다. 소외 회사는 본부장들을 통하여 팀장들에게 팀원의 근태를 보고하도록 수시로 지시하였고 팀장들은 이에 따라야 했다.
소외 회사가 피고들의 업무에 지원하는 모든 제반비용(DB 제공, 사무실 제공, 기타 비품 제공 등)은 매월 지급하는 보수에서 차감하도록 되어 있지만(계약 제12조 제2항), 소외 회사는 그 의사에 따라 제반비용을 직원들에게 지원할 수 있고, 실제로 위 제반비용을 직원들의 보수에서 차감한 적은 없다.
소외 회사는 피고들이 사전 협의 없이 3영업일 이상 업무수행을 중단한 경우 이 사건 위촉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계약 제10조 제1항 제4호), 위 위촉계약이 해지되는 경우 피고들은 자신이 수행한 업무를 소외 회사 또는 소외 회사가 지정하는 자에게 인수인계하고, 업무 관련 자료 일체 역시 인도하여야 한다(계약 제10조 제4항).
피고들이 자신의 업무를 제3자에게 대행시키고자 할 경우에는 제3자의 업무개시일 2주 전까지 해당 제3자의 인적사항 등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와 학력, 경력 등의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소외 회사에게 제출하도록 하고 있고(계약 제6조 제2항), 피고들은 유사투자자문업 및 투자자문업의 직무를 겸직할 수 없고, 다른 직무를 겸직하고자 할 경우에도 겸직개시일 2주 전까지 겸직기관, 겸직내용, 근무형태 등을 소외 회사에게 통지하도록 하고 있는바(계약 제6조 제4항), 사실상 피고들이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거나 다른 업무를 겸직할 수 있는 가능성은 상당히 제한되어 있다.
근로기준법 제20조 위반 여부
근로자가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기로 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소정 금원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경우, 그 약정의 취지가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그로 인하여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소정 금액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것이라면 이는 명백히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반하는 것이어서 효력을 인정할 수 없고, 그 약정이 미리 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였다는 이유로 마땅히 근로자에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을 반환하기로 하는 취지일 때에도, 결과적으로 위 조항의 입법 목적에 반하는 것이어서 역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다3727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위촉계약 제12조 제1항 3호, 4호, 같은 조 제4항은 피고들의 의사에 반하는 계속 근로를 부당하게 강제한다고 할 것이므로,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반하여 무효라고 판단된다.
이 사건 각 위촉계약 제12조 제1항 3호, 4호는 피고들이 퇴직한 이후 발생한 고객들의 환불에 관하여 그로 인하여 소외 회사에게 실제로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관계없이 바로 위 피고들로 하여금 환불금액의 10%를 배상하도록 하고 있다.
이 사건 각 위촉계약 제12조 제4항 역시 피고들이 약정한 계약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소외 회사에게 실제로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관계없이 바로 위 피고들로 하여금 프로모션금액 전부를 배상하도록 하고 있다.
이 사건 각 위촉계약 기간 동안 피고 B이 받은 보수는 37,125,769원, 피고 C이 받은 보수는 76,205,109원인 반면, 위약금 지급의무를 규정한 위 위촉계약의 규정으로 인하여 원고가 피고 B에게 배상을 구하고 있는 액수는 38,694,752원, 피고 C에게 배상을 구하고 있는 액수는 73,452,133원인바, 피고들은 위 위촉계약의 규정으로 인하여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재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