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원고는 2021. 9. 30. 텔레마케팅(아웃바운드, 인바운드) 영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는 2020. 12. 14. 텔레마케팅 영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 원고와 C는 모두 증권정보제공업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D(2021. 7. 2. '주식회사 E'으로 상호 변경, 이하 상호 변경 전후를 불문하고 'D'이라 한다)을 구성하던 하나의 회사였다가 구조조정을 통하여 분할설립된 D의 관계회사들이다.
피고는 2020. 11. 9. D과 계약기간을 2020. 11. 9.부터 2020. 12. 31.까지로 정하여 '텔레마케팅 아웃바운드 업무위촉계약(이하 '이 사건 제1 위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제1 위촉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계약기간을 갱신하며 D이 제공하는 고객정보 등을 활용하여 텔레마케팅 업무를 수행하다가 2021. 4. 1. 이 사건 제1 위촉계약을 해지하고 퇴사하였다.
이후 피고는 2021. 5. 24. C와 계약기간을 2021. 5. 24.부터 2021. 6. 30.까지로 정하여 '텔레마케팅 아웃바운드 업무위촉계약(이하 '이 사건 제2 위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제2 위촉계약의 주요 내용 중 이 사건 제1 위촉계약과 상이한 부분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계약기간을 갱신하여 텔레마케팅 업무를 수행하다가 2021. 7. 12. 이 사건 제2 위촉계약을 해지하고 퇴사하였다.
피고가 이 사건 제1 위촉계약을 해지한 후 발생한 고객들의 환불금액은 170,530,353원이고, 이 사건 제2 위촉계약을 해지한 후 발생한 고객들의 환불금액은 44,379,452원으로, 합계 214,909,805원이다. 한편, 피고는 D 및 C로부터 이 사건 각 위촉계약 체결 기간 동안 프로모션금액으로 합계 32,570,000원을 지급받았다.
원고는 2021. 10. 13.경 C로부터, 2021. 10. 29. D으로부터 위 각 회사가 피고에 대하여 가지는 이 사건 각 위촉계약에 따른 약정금 지급청구권 및 계약해지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 등을 양수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가 D 및 C로부터 피고에 대한 채권을 양도받게 된 경위, 즉 원고가 D의 분할 및 구조조정 과정에서 D 및 C와 채권양도계약을 체결한 점에 비추어 보면 위 각 채권양도계약은 오직 이 사건과 같은 소송행위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진 소송신탁행위로서 무효이므로 이 사건 소는 각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가 2021. 9. 30. 설립되어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021. 11. 4.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사실은 기록상 분명하다. 그러나 한편, 원고가 원래 C와 함께 D을 구성하던 하나의 회사였다가 구조조정을 통해 분할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4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D 및 C로부터 채권을 양수하면서 C의 D에 대한 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한 사실이 인정되기도 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이나 위 인정 사실만으로는 D 및 C가 원고로 하여금 소송행위를 하게 하기 위하여 피고에 대한 채권을 양도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본안전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본안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각 위촉계약을 계약기간이 끝나기 전 임의로 해지하였으므로, 이 사건 제1 위촉계약 제12조 제1항 제3호, 제4호, 같은 조 제5항, 이 사건 제2 위촉계약 제12조 제1항 제3호, 제4호, 같은 조 제4항에 따라 해지 이후 발생한 환불금액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21,490,980원과 D 및 C로부터 지급받은 프로모션금원 전액인 32,570,000원의 합계 54,060,98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D 및 C로부터 약정금 지급청구권 및 손해배상청구권을 양수한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의 주장
D 및 C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각 위촉계약은 근로계약이므로, D 및 C가 피고에게 지급하였던 돈은 피고가 제공한 근로의 대가로서 임금에 해당한다.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금전 반환을 구하는 근거로 제시한 이 사건 각 위촉계약 제12조 제1항 제3, 4호의 해지고객 환불금의 10% 반환 약정 및 이 사건 제1 위촉계약 제12조 제5항, 이 사건 제2 위촉계약 제12조 제4항의 계약 해지 시 프로모션금원 반환 약정은 근로자인 피고에게 마땅히 지급되어야 할 임금을 D 및 C에 반환하기로 하는 내용이고, 그 취지가 D 및 C가 입은 손해의 내용과 정도에 관계없이 곧바로 소정 금액을 D 및 C에 지급한다는 것이므로, 근로기준법에서 강행규정을 두어 금하고 있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계약조항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판단
피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이 사건에서는 피고가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 원고가 청구의 근거로 삼고 있는 이 사건 각 위촉계약 해당 조항의 효력 여부가 달라지므로, 먼저 피고를 근로자로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통하여 드러나는 피고의 실제 업무 수행 내용, 업무 수행 방식(근로의 시간적 · 장소적 제약, 업무방식의 정형성 · 비자율성, 계속적 · 실질적 · 전속적인 노무 제공) 내지 D 및 C의 구체적인 지휘 ·감독의 정도(근태 및 실적관리), 급여의 산정 및 지급 방식 등을 앞서 살펴본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D 및 C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각 위촉계약은 그 실질이 피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위 회사들에 근로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D 및 C가 제공한 스크립트대로 교육을 받아 주식정보제공 서비스를 유료로 받을 것을 권유 및 안내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위 스크립트에는 피고가 고객과의 통화에서 전달할 내용과 방법 등에 관하여 매우 구체적인 지시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D 및 C는 피고를 비롯한 영업직원들의 근무시간, 근무장소를 구체적으로 감독 · 통제하였다.
D 및 C는 이 사건 각 위촉계약 체결 당시 피고로부터 회사의 내부통제기준을 준수하겠다는 서약을 받았다.
피고는 업무를 수행하여 잠재적 회원, 무료회원을 유료회원으로 전환시킨 경우D 및 C에 그 실적을 즉시 보고하여야 했고(이 사건 각 위촉계약 제5조 제3항), 위 회사들의 관리자는 피고를 비롯한 영업직원들에게 업무 매출목표를 할당하였으며, 피고를 비롯한 영업직원들이 할당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심한 질책과 압박을 받았다.
D과 C가 피고의 업무에 지원하는 모든 제반비용(DB 제공, 사무실 제공, 기타 비품 제공 등)은 매월 지급하는 보수에서 차감하도록 되어 있지만(이 사건 각 위촉계약 제12조 제2항), 위 회사들이 그 의사에 따라 제반비용을 직원들에게 지원할 수 있고, 실제로 위 제반비용을 직원들의 보수에서 차감한 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자신의 업무를 제3자에게 대행시키고자 할 경우에는 제3자의 업무개시일 2주 전까지 해당 제3자의 인적사항 등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와 학력, 경력 등의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D과 C에 제출하여야 하고(이 사건 각 위촉계약 제6조 제2항), 피고는 유사투자자문업 및 투자자문업의 직무를 겸직할 수 없으며, 유사투자자문업 및 투자자문업 외의 다른 직무를 겸직하고자 할 경우에도 겸직개시일 2주 전까지 겸직기관, 겸직내용, 근무형태 등을 위 회사들에 통지하여야 하는바(이 사건 각 위촉계약 제6조 제4항), 사실상 피고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거나 다른 업무를 겸직할 수 있는 가능성은 상당히 제한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각 위촉계약상 환불 약정 및 프로모션 반환 약정의 효력
근로자가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기로 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소정 금원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경우, 그 약정의 취지가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그로 인하여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소정 금액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것이라면 이는 명백히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반하는 것이어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또한 그 약정이 미리 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였다는 이유로 마땅히 근로자에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을 반환하기로 하는 취지일 때에도, 결과적으로 위 조항의 입법 목적에 반하는 것이어서 역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다37274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① 이 사건 각 위촉계약 제12조 제1항 제3호, 제4호는 피고가 퇴직한 이후 발생한 고객들의 환불에 관하여 그로 인하여 D 및 C에 실제로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관계없이 바로 피고로 하여금 환불금액의 10%를 배상하도록 하고 있는 점, ② 이 사건 제1 위촉계약 제12조 제5항 및 이 사건 제2 위촉계약 제12조 제4항도 피고가 약정한 계약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D 및 C에 실제로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관계없이 바로 피고로 하여금 프로모션금액 전부를 배상하도록 하고 있는 점, ③ 위 규정들은 피고에게 퇴직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위촉계약 제12조 제1항 제3, 4호의 해지고객 환불금의 10% 반환 약정 및 이 사건 제1 위촉계약 제12조 제5항, 이 사건 제2 위촉계약 제12조 제4항의 계약 해지 시 프로모션금원 반환 약정은 피고의 의사에 반하여 계속 근로를 부당하게 강제한다고 할 것이어서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가 D 및 C의 피고에 대한 채권을 양수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양수 채권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더 나아가 살피지 않고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임상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