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7. 18. 선고 2021가단5330771 판결

퇴직금 청구의 소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110,385,291원 및 이에 대하여 2021.9.15.부터 2023.7.18.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 중 20%는 원고가, 나머지 80%는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위원회로부터 허가를 받아 채권추심업 및 신용조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는 2005.7.4. 피고와 채권추심원 위촉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2021.8.31.까지 피고 인천지점에서 피고가 채권자들로부터 수임한 채권의 관리 및 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

[인정근거]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가지 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 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해당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위촉계약의 형식과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으며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법정기준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12.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2)

갑 제5 내지 4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계약의 형식에도 불구하고 그 실질은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계약관계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는 근로기준법의 적용대상인 근로자에 해당한다.

가)

신용정보법령에 의하면, 위임직 채권추심인 제도를 마련하고 있고, 채권추심회사에 위임직 채권추심인을 포함하여 소속 채권추심인의 업무가 법령 등에 위반하지 않도록 감독할 의무가 부여 되어 있으며, 금융감독원이 작성한 채권추심 및 대출채권 매각 가이드라인(을 제1호증)에, 감독사항으로 법령 준수에 대한 내부통제, 채권추심과 관련한 교육, 정보 조회의 필요최소화를 위한 관련 시스템 구축, 서면 변제 촉구시 공식적 서식, 문구 사용, 추심활동의 전산시스템화 등 채권추심회사의 채권추심인 감독지침이 마련되어 있는 점 등이 인정되기는 하나, 채권추심회사가 소속 채권추심인들에게 관련 법령 등에 따른 관리행위를 하였다 하여 그 자체만으로 곧바로 채권추심인들의 근로자성이 부인된다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관련 법령에서 법률상 감독의무를 부여하여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민·형사상 책임 추궁이 가능하다는 점은 채권추심회사가 소속 채권추심인에게 업무상 지휘·감독을 행사할 유인이 된다고도 볼 수 있는바, 법정감독의무 부여나 가이드라인 준수 자체로 업무상 지휘·감독 관계의 존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

이 사건에서 피고의 원고 등 소속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업무상 지휘·감독 양상은 채권추심업무의 구체적 내용을 내부전산관리 시스템에 입력하도록 하고, 관리기준을 설정하고 교육 등을 하는 것 외에도 지점장이 소속 채권추심원들에게 ‘1. 심한 독촉을 문자로 보내지 말고 근거도 남기지 마라, 2. 독촉이나 독촉 문자를 보내는 시간은 오전 2시 이전, 오후 9시 이후에 해서는 안 된다, 3. 채권자를 대신해 직접 소송 제기 등 법률행위를 해서는 안 되며 절대로 전산에 관련 양식을 저장해서도 안 된다’ 등 법령 준수 뿐 아니라 적발 방지를 위해 구체적인 양상을 지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갑 제20호증의 2), 채권추심인이 채무자를 방문할 경우 출발시간과 복귀예정시간, 방문목적을 특정하여 일일출장명령보고를 작성하도록 하고(갑 제12호증의 1), 지점운영계획을 세우면서 매출부진을 독려하고 매출 증대 대책을 세우고(갑 제15호증의 1), 추심제한채권에 대해 활동 재개나, 회수가능성 낮은 채권의 종결을 위해 지점장 결재를 요구하며(갑 제6호증의 4 내지 8), 지점에서 매출증대를 위해 육성팀장 제도를 운영하여 채권추심원 중 팀장을 임명하여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성과 등을 평가해 관리자로 활용하는 등(갑 제19호증의 1) 업무상 지시 및 그 외에도 근무기강 확립을 위한 준수사항을 세우거나, 매출액 독려 및 실적관리 등을 하였는바, 위와 같은 정황들은 피고가 원고의업무수행에 관하여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나)

원고 등 채권추심원들이 피고 정규직원의 인사규정을 적용받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나, 피고는 본점에서 해촉 대상 산정 기준을 마련하였고(갑 제16호증), 우수한 실적자를 포상하거나 팀장으로 활용하여 조직 및 인사관리를 하였다.

다)

피고는 채권추심인을 상대로 추심기법 습득, 자신감 고취 등을 목표로 특별교육을 실시하였고(갑 제28호증의 7), 신규 채권추심인에게 수수료율을 높게 지급하여 업무를 독려하였다(갑 제33, 40호증).

라)

원고는 지정된 사무실 자리를 배정받았고, 피고는 책상, 컴퓨터, 전화기 등 사무집기를 제공하고 각종 서류발급 비용 등을 부담하였다.

마)

원고는 약 16년 동안 계속하여(2006.12.7.부터 2007.5.16.까지는 질병으로 쉼) 피고의 채권추심원으로 종사하여 업무의 계속성이 인정된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제출된 위임계약서는 원고가 퇴직 무렵 작성한 2021.5.14.자 위임계약서 뿐으로 위 위임계약서 작성 전후로 원고의 업무 양상에 변화가 있었다 판단되지 않는다.

바)

위촉계약서에 의하면 겸업이 허용되기는 하나, 회사에서 배정받은 채권추심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받는 업무 양상을 고려할 때 겸업이 사실상 가능하였으리라 보이지 않고, 실제로 원고가 겸업을 하였다는 정황도 보이지 않는다. 또한 위촉계약서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 승낙 없이 채권추심업무를 제3자에게 대행하도록 할 수 없다(제9조제3호).

사)

원고가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추심실적에 따라 매출액의 28 ~ 50.5%에 달하는 수수료를 지급받은 사실, 각 월별로 소득이 일률적이지 않고 추심실적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발생하는 점이 인정되기는 하나(다만, 원고가 2006.12.7.부터 2007.5.16.까지 질병으로 일을 쉰 정황에 비추어 2007.9. ~ 12.까지 수수료가 현저히 적은 것은 유의미하게 보기 어렵다), 수수료는 건별이 아닌 월별로 산정되어 매월 정해진 날짜(매월 15일)에 정기적으로 지급되었고, 산정기준이 되는 수수료율과 할당 채권의 수는 피고의 업무수행과정에 대한 평가를 포함하여 등급별로 정해지게 되므로, 수수료가 업무수행의 결과물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격만 가지는 것이 아니라 원고가 제공한 노무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서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의 성격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비록 원고가 월별 근무량에 따라 차이가 크게 나는 불규칙한 액수의 수수료를 지급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업무의 특성과 수수료 지급체계상 불가피한 것으로서 그 점으로도 달리 볼 것이 아니다. 또한 원고가 피고에 의해 실적관리를 받으면서 사실상 겸직을 하지 않고 채권추심인 업무만 한 정황, 전체적으로 원고가 지급받은 수수료 액수 등에 비추어 보았을 때 수수료 액수가 불규칙한 것과 별론으로 생계유지적 성격이 있다고 판단된다.

아)

원고가 피고로부터 받은 수수료 등과 관련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다른 사회보장제도에서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들은 사용자인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를 들어 원고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쉽사리 부정할 것은 아니다.

[피고는 원고가 위촉계약을 체결하여 자유로운 채권추심 활동을 보장받고 높은 수수료율에 따라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누렸으면서, 이제 와서 퇴직금 청구를 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고 주장하나, 앞서 판단한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계약의 형식과 관계없이 원고의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이상 피고가 우월적 지위에서 종속적 근로자인 원고와 형식적 위촉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불과하다 할 것이어서, 형식적 위촉계약의 존재가 근로자로서 근로기준법에 따른 법정 퇴직금을 구하는 원고의 권리 행사에 장해가 된다 볼 수 없는바, 피고의 신의칙 위반 주장은 이유 없다.]

4.

퇴직금 청구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퇴직금 지급의무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서 1년 이상 계속하여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다가 퇴사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퇴직금 액수의 산정

1)

계속근로기간

피고는 원고가 질병으로 채권추심원 업무를 중단한 2006.12.7.부터 2007.5.16.까지 기간은 퇴직금 산정시 계속근로기간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위 기간이 5개월 가량 정도에 불과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전후로 원고의 채권추심원 업무는 양상의 변화 없이 지속되었으며, 달리 원고가 사직서나 해촉계약서 등을 제출하여 퇴직의 의사를 명확히 하였다는 정황이나 이에 부합하는 증거가 없는 이상 위 기간 역시 계속근로기간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판단된다.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평균임금

원고는 퇴직 전 3개월을 기준으로 계산한 평균임금 액수가 퇴직 전 1년을 기준으로 계산한 평균임금보다 현저히 적으므로 근로기준법의 정신상 퇴직 전 1년을 기준으로 계산한 평균임금을 토대로 퇴직금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근로기준법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의 퇴직을 즈음한 일정 기간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임금액 변동이 있었고, 그 때문에 위와 같이 산정된 평균임금이 근로자의 전체 근로기간, 임금액이 변동된 일정 기간의 장단, 임금액 변동의 정도 등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볼 때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게 산정된 것으로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이를 기초로 퇴직금을 산출하는 것은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출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의 정신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는 것이므로,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다른 방법으로 그 평균임금을 따로 산정하여야 한다. 그러나 근로자의 평균임금이 위와 같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다고 볼 예외적인 정도까지 이르지 않은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5.28. 선고 2006다17287 판결, 대법원 2010.4.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1) 원고의 퇴직 전 3개월 수수료 합계금과 퇴직 전 1년 수수료 합계금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은바, 평균임금의 차이가 퇴직 전 1년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40% 가량 증가하기는 하나 이는 원고가 지급받는 수수료 액수의 변동이 본래 컸기 때문으로 보이는 점, (2) 이 사건 퇴직일 직전 달인 2021.8.경 원고의 수수료 액수는 17,612,890원으로 통상보다 많은 편에 속하고, 3개월 수수료를 합산하여 산출한 평균임금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다고 볼 예외적인 정도에 이르렀다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의 경우 근로기준법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하는 경우라 판단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표 생략>

3)

퇴직금 계산

원고가 지급받아야 할 퇴직금은 위 평균임금 227,515원에 따른 110,385,291원(= 평균임금 227,515원 × 30일 × 5,903일/365일, 원 미만은 버림)이 된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110,385,291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 이후로 14일이 경과한 날의 다음날임이 역수상 명백한 2021.9.15.부터 피고가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대법원 2019.10.18. 선고 2018다239110 판결 등 참조) 이 판결 선고일인 2023.7.18.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정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원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